특별기획Vol.234.봄호

과정 중심 평가 운영사례2
-마곡중 ‘우리는 이렇게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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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서준 (은성중학교, 교사)
홍민순 (서울산업정보학교, 교사)

2015 개정교육과정의 적용에 따르는 ‘과정 중심 평가’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변화의 필요성에는 대부분 공감하지만 학교에서 과정 중심 평가를 실천하기 위해서는 학교 구성원의 공감과 더불 어 과정 중심 평가를 위한 학습내용을 구체화할 필요가 있다. 이에 따라 서울특별시교육청은 2018년 22개 중학교를 대상으로 과정 중심 평가 선도학교를 운영하였다.

선도학교에서는 지금까지의 선다형평가에서 서·논술형 평가 또는 수행평가로 성적을 산출 한다. 학습 과정 속에서 평가하고 평가의 결과를 피드백하여 재학습을 가능하게 하는 학생의 학습 성장모니터링 시스템 모델을 적용한 것이다. 22개 선도학교 중 마곡중학교의 과정 중심 평가를 통한 교육과정 및 교수-학습-평가의 일체화 운영 사례를 학교 구성원들의 생각의 변화에 초점을 두고 선도학교 운영담당 전종옥 선생님과 함께 살펴보았다.

방향설정을 위한 모니터링

선도학교 교사들의 고민 나눔

수행평가의 적절성, 공정성을 기하기 위해 교육과정을 재구성하였다. 학생들에게는 수행평가가 부담스러운 과제가 아니라 평가를 통해 자연스러운 배움이 일어나는 것이라고 안내하였다. 또한 여러 교과의 수행평가가 동 기간에 이루어짐으로써 학생들이 학습 부담과 심리적 압박을 느끼는 것을 최소화하기 위해 교사 간 분량을 수시 모니터링하였다. 모니터링을 통해 학생들은 새로운 평가 방법에 대해 학습부담, 공정성, 평가에 대한 정확한 이해, 학습 시간 등 에 대해 우려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교과서 재구성을 통한 과정 중심 평가 사례

국어 교과서 1-(1) 단원의 시 “사랑하는 까닭”(한용운)과 소설 “꽃신”(김용익)을 재구성 하였다. “사랑하는 까닭”의 학습 도입에서는 사랑에 관한 다양한 관점을 보여주는 영상과 데이트 폭력에 관한 웹툰을 소개한 영상을 활용였으며, “꽃신”(김용익)은 비교적 생소한 작품으로, 학습 내용(“박씨전”), 다른 교과(역사)의 연계를 고려하여 학습 제재를 “허생전”(박지원) 으로 교체하였다. 문학작품 감상 방법에 대한 학습에서 나아가 데이트 폭력, 가부장제 등 우리 사회의 문제를 분석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기도 하였다.

<수학>

[프로젝트 과정] 관찰 ‘교육과정-수업-평가의 일체화’를 추구하였다. 교실을 순회하며 학생들의 활동 과정을 관찰하고 대화를 들으면서 이해도를 확인하며, 오개념을 수정해 주거나 해결의 실마리를 유도하는 등 학생의 수업을 돕는다. 수업 과정에서 파악된 내용들로 차시활동을 수정하여 좀 더 완성도 있는 교육과정을 만들 수 있는 단계이다. 또한, 수학 활동에 대한 학생들의 정의적인 반응도 확인할 수 있어 학생에 대한 총체적인 평가가 가능한 과정이다.

[내면화 개인보고서] 모둠 활동이 끝난 후 자신과 동료들의 활동을 돌아보면서 그 속에서 수학적인 내용을 추출해내는 과정이다. 자신의 활동이 어떤 의미를 가진 것인지 자신의 글로 표현해 보게 함으로써 학습을 내면화하도록 구성되었다. 학생들은 자신감을 회복하고 여러 기록물을 통해 자신들의 생각을 자유롭게 표현하며 배움에 대한 자신감이 회복되었다는 반응을 보였다.

[수학 교과 일기] 쓰기 “우리는 튼튼한 텐트를 세우는 수업을 했다. 수업시간엔 텐트의 밑면을 어떻게 고를지, 기둥을 어디에 세울지를 논리적으로 의논해서 정하고, 그 텐트의 도면(모양, 기둥 세우는 점)을 작동하는 모습을 영상으로 만들었다. 우리는 세 변, 세 각이 같아 안정적일 거라고 생각해 밑면은 정삼각형, 기둥은 삼각형의 세 각의 이등분선이고 세 변에 이르는 거리가 같은 내심으로 정했다.
하다 보니 정삼각형의 내심은 외심과 위치가 같았다. 이것이 나는 생활에서 유용하게 쓰일 것 같다고 생각을 했다. 그래서 개인 보고서에 수학적으로 중요한 점에 이 내용을 썼다. 생각해 보니, 우리가 지금껏 써온 여러 증명들에는 다 합동이 들어간다. 어떤 길이와 길이, 각과 각이 같다는 증명들이라서 그런가? 어쨌든 초등학교에서 배운 ASA, SAS, SSS 합동 이름을 다시 듣게 되었다. 수행평가가 잘 마무리되어서 다행이다.”
[’10/20 김**의 수학일기]

이런 수학 일기 쓰기를 통해 수학적 사고를 한 번 확인하여 좀더 심화된 단계로 성장해 나갈 수 있도록 하였다.

<과학>

[프로젝트 수업] 예방의학 인턴 의사 되어보기를 통한 자기 평가를 실시하였다. 이 방법은 프로젝트 수업으로 진행되었는데 실제 역할을 맡는 것을 모두 어려워하여 먼저 자료를 조사하고 그 내용을 2절지로 작성하였다.

<국어>

[모둠 나눔] 학생들은 이런 생각을 하고 있었다.

수업 과정을 통하여 모둠원들과 소통하는 과정을 진행하였다. 고민하며 답을 알아내는 과정이 정말 재미있고 보람 있었으며 나만의 의견이 아니라 다양한 의견을 접할 수 있어서 좋았다고 만족감을 보였다. 발표 수업을 통하여 자유롭게 발표할 수 있어서 말수가 적고 말이 느린 학생들도 적극적으로 수업에 참여하였다. 발표를 하다 실패한 학생들에게도 격려를 하고, 잘한 점이나 부족한 점을 상세하게 알려주어 자신감을 갖도록 하였다. 수업 평가 과정에서 ‘왕께 상소문 올리기’라는 활동을 통해 학생들이 어려워하는 문법을 딱딱하지 않게 이끌어 갈 수 있었다. 소설 ‘순이 삼촌’에서는 몰랐던 역사적 사건을 알게 된 학생들이 매우 뿌듯해 했다.

과정 중심 평가에 대한 학생들의 반응

  • 기말고사를 앞두고는 어떻게 하나 하는 부담이 많았고, 평가 후 과정 평가를 실시하기 전 시험보다 훨씬 어려워 평가 결과에 대해 부모님의 반응이 좋지 않았다.
  • 논술형 평가에서 시험 출제 범위는 넓은데 평가 내용은 일부분에 한정되어 아쉬웠다.
  • 평가 방식이 우리 학교만 달라서 학원에서 받는 사교육이 도움되지 않았다.
  • 시험 답안을 어떻게 작성해야 하는지 몰라서 아쉬웠다. 특히 과목에서 요구하는 문장으로쓰는 방법을 몰라서 힘들었다. 시험 시간이 더 필요하다. 문항수가 적으면 한 문제의 점수비중이 커서 부담스럽고 문항이 많으면 평가 시간이 부족하다.
  • ‘오픈 북’은 공부를 적게 해도 된다고 생각했는데 시간은 더욱 많이 필요했다. 오픈 북이라 공부를 하지 않은 친구들이 더 많았다.

선생님들의 반응

  • 이전에도 과정 중심의 수업과 학생 중심의 협력적 모둠 활동을 해왔지만 수행평가를 제외한 지필평가(정기고사)는 선택형과 단답형 위주로 진행해 왔다. 때문에 무언가 균형이 안 맞는다는 생각을 했다.
  • 과정 중심 평가 도입 이전에도 수행평가가 있었으나 학생들은 학습에 대한 참여도가 낮았고 정기고사만 열심히 준비하는 결과 중심 평가였다.
  • 평가가 바뀌니 수업 준비와 수업 실행에 변화가 있었다. 교사 각자의 현실을 바탕으로 한 각개전투(各個戰鬪) 방식에서 벗어나 ‘범교과 학습공동체’로 수시 모임을 가지며 할 일을 함께 검토했다.
  • 교내의 다른 교원학습공동체에 속해 활동하고 있는 상황이었지만 ‘학생평가 개선을 위한 운영 협의회’에도 꾸준히 참여하는 열의를 보여 주었다.

학부모님들의 반응

  • 아이들의 ‘학력’이 떨어지는 것은 아닌지 불안하다.
  • 모둠 활동, 남학생에게 불리한 평가가 보완되어야 한다.
  • 합리적이고 객관적인 점수 부여가 가능할지 걱정스럽다.
  • 다양한 수행 스트레스가 크다.
  • 여러 교사가 같은 과목을 평가 할때, 평가 기준의 객관성이 보완되어야 한다.

마곡중학교는 많은 우려와 선생님들의 열정 속에서 과정 중심 평가를 우선 실시하였다. 과정 중심의 평가를 거치며 학생들은 많이 달라졌다. 1학기에는 단편적이고 즉각적인 접근이나 표현에 그친 데 비해 2학기는 대부분의 아이들이 어떠한 주제에 대해 글로 표현할 때에 완성된 문장을 사용하려 하고, 인과 관계를 밝히거나 근거를 제시하며 의사소통을 하려는 태도를 보였다. 교과 수업과 비교과 활동(자율, 봉사, 동아리 등)의 엄격한 경계가 옅어지고 상호작용이 더욱 활발하게 이루어졌다.

대부분의 교과에서 수행형 과정 중심의 평가가 이루어지기 때문에 모둠 협력학습이 훨씬 더 자연스러운 학습 방법으로 자리잡았다. 협력학습의 가치를 학생 스스로 발견하면서 학습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학생들의 수가 학기 초보다 훨씬 더 늘어났다.

수업과 일체가 되는 평가를 일관성 있게 시도하다 보니 평가가 다시 수업 방법의 개선을 가져오는 선순환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다가오는 4차 산업혁명 및 인공지능 시대에 어울리는 새로운 인재를 키우기 위해 과정 중심 평가로 새롭게 걸음을 내디딘 마곡중학교 선생님들, 학생들, 학부모님들의 소중한 경험은 서울형 행복교육이 학교현장에 뿌리내릴 수 있도록 하는 데 값진 자양분이 되었다. 마곡중학교의 사례가 ‘교육과정-교수ᆞ학습–평가’의 연계를 통해 학교 교육을 정상화 하는데 기여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평가를 더 이상 입시를 위한 줄 세우기가 아니라 학생들을 성장으로 이끌고 삶을 풍부하게 만들어주는 역할을 해야한다는 것, 그 기본에 충실하는 것이 서울형혁신교육이 아닐까? 인터뷰에 응해 주신 마곡중학교 전종옥 선생님께 다시 한번 감사 말씀을 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