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정 중심평가 연계 독서 수업. 수업과 평가를 바꾸는 한 학기 한 권 읽기

-정미선 개원중학교 수석교사

1. 책을 읽으며 미래를 탐한다

길 가에 세워둔 자전거가 심한 바람에 쓰러져 신사의 자동차에 흠집을 냈다. 수리비를 물어내라는 신사의 요구에 물어줄 돈이 없는 주인공이 자신의 자전거를 들고 도망치는 모습에서 아이들은 다양한 생각들을 쏟아놓는다. “바람 때문에 어쩔 수 없었던 상황인데 수리를 물어 주는 게 마땅해?”, “여전히 바람이 불고 있었다고 했으니 좀더 자신의 자전거를 단속했어야 하지 않을까?”, “구경꾼들이 자전거를 들고 도망치라는 말을 듣고 자기 자전거를 들고 뛰는 주인공의 모습은 남에게 핑계를 대는 인간의 나약한 모습을 보여줘.”
단편소설 한 권을 읽으며 학생들은 자연 재해에 대한 책임은 누구에게 있는지, 수리비를 물어내라고 하는 사람과의 갈등 관계를 어떻게 해결하는 것이 바람직한지, 작가의 의도와 표현의 의미 등으로 토론의 꼬리를 문다. 이러한 생각의 고리들은 서로 엮여 앞으로 우리가 살아가야 할 세상의 바람직한 모습을 제시하게 된다. 사회의 변화를 반영하고, 변화의 방향이 최선일 수 있는가를 탐구하게 한다.
2015 개정 교육과정에서는 ‘한 학기 한 권 읽기’를 제시하였다. 학생들이 주체가 되어 글을 읽고 자신의 감상을 타인과 나누는 과정에서 깊이 있는 읽기 능력이 향상되고 삶의 문제에 대해 함께 고민하여 나아가 바람직한 태도와 합리적 사고의 성장을 가져올 수 있도록 수업 개선에 초점을 두었다. 이것은 새로운 형태의 읽기 수업은 아니다. 기존에 펼쳐져 있던 읽기 수업을 모듈화하여 수업 안에서 지속적인 학습경험을 제공함으로써 교실수업을 개선하고자 하는 것이다.

2. 2015 개정 국어과 교육과정에서 ‘한 학기 한 권 읽기’를 살펴보다

2015 개정 국어과 교육과정의 변화의 핵심은 ‘활동하는 가운데 배움이 일어나는 수업’ 이 되도록 핵심내용을 선별하고, 수업시간에 한 학기 한 권을 읽고, 생각을 나누고, 쓰는 통합적 독서 활동을 강화하는 것이다. 즉 ‘무엇을 가르쳤느냐.’가 아닌 ‘무엇을 배웠느냐.’ 에 초점을 두는 것이다. 독서 교육을 중심으로 2015 개정 교육과정에서 수업의 변화를 이끌어 내는 독서와 연극 교육의 변화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제시된 국어과 역량을 간단히 요약하면 지식 정보의 수용과 생산 능력으로 볼 수 있다. 학생들이 말이나 글을 매개로 공동체 구성원과 상호작용하면서 소통하는 과정에서 지식과 경험을 수용하고 생산하며 문화적 소양과 비판적·창의적 사고 능력을 배양하게 되는 것이다. 이는 교과와 일상생활, 교과와 타교과, 교과 내 통합을 통해서 미래 사회를 대비하는 창의·융합형 인재를 양성하고자 하는 통합형 교수·학습으로, 그 대표적인 예가 ‘한학기 한 권 읽기’이다.

국어과 교육과정에 반영된 ‘한 학기 한 권 읽기’는 학습자가 한 학기에 한 권, 학년(군) 수준과 학습자 개인의 특성에 맞는 책을 긴 호흡으로 읽도록 설정되었다. 이를 위해 교사는 도서 준비와 독서 시간 확보 등의 물리적 여건을 조성하고, 읽고, 생각을 나누고, 쓰는 통합적인 독서 활동을 진행하게 된다. 학년 수준과 학급 특성에 따라 읽고, 생각 나누고, 표현하는 활동을 설계하되, 학습목표를 고려하여 생각 나누고, 표현하는 활동의 비중을 다르게 할 수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수업시간에 책 한 권을 제대로 읽는 것으로, 이 때의 ‘제대로’는 ‘완독’과 ‘정독’을 의미한다. 특히 삶과 연계한 의미 있는 수업이 되도록 설계하는 것이 중요하다. 한 편의 완성된 글을 읽어내는 독서 경험이 중요한 이유는 학생이 읽기의 가치와 즐거움을 나눌 수 있는 평생 독자로 살아갈 수 있도록 만들어 주기 때문이다. 성인이 되어서도 책을 가까이 하는 습관이 형성되게 하는 것이다. 국어과 교육과정에 제시된 성취기준의 해설은 다음과 같다.

3. 교과서에 구현된 한 학기 한 권 읽기 수업을 들여다보다

2015 개정 교육과정의 성취기준을 반영한 교과서의 읽기 활동을 분석해 보면 ‘한 학기 한 권 읽기’의 취지를 적극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중학교의 경우 읽기와 이야기하기, 그리고 표현하기의 언어활동 통합 모형을 적용하여 구성하였다. 고등학교의 경우는 ‘讀·討·論(독·토·논) 모형’을 적용하여 책을 꼼꼼히 읽어 내고, 책에 대한 각자의 생각을 대화, 설명, 토의, 토론하고 여러 형태의 생산하기 활동을 경험하도록 구조화하였다.
먼저 중학교 교과서에 반영된 한 학기 한 권 읽기 활동은 다음과 같이 유형화할 수 있다.고등학교의 한 권 읽기 활동은 개인 활동과 모둠 활동으로 나누어 구성하였다. 주로 독서 활동은 개인 활동으로, 토의·토론은 모둠 활동으로, 쓰기와 표현 활동은 개인 활동으로 구조화하였으며 진로 연계 활동이 많았다. 독·토·논의 모형 안에서 독서와 감상문 중심의 쓰기 활동으로 이루어졌다.

4. 과정중심 평가 연계 ‘한 학기 한 권 읽기’ 수업으로 독서수업을 개선하다

‘한 학기 한 권 읽기’는 지식과 정보의 수용과 생산에 있으며, 학생 활동을 통해 평생 독자로서 살아갈 수 있는 역량을 강화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하였다. 그래서 학생들이 책을 읽어오고 감상문으로 자신의 생각을 드러내는 데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수업 안에서 함께 읽고’, ‘생각을 나누며’, ‘다양한 형태로 표현’해 보는 독서 활동을 하도록 수업으로 설계하는 것이 중요하다. 스스로 배움이 일어날 수 있도록 교사의 안내가 있어야 하며, 학생에게 배움이 일어나는 과정이 성장의 과정이 될 수 있도록 평가 기준을 제시하고, 피드백을 주어 자신의 독서 과정을 살필 수 있도록 설계해야 한다. ‘한 학기 한 권 읽기’가 이제까지 해 왔던 독서와 다른 색다르고 별스러운 독서 활동이라 생각해서는 안 된다. 다만 배움이 있는 수업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과정중심 평가를 연계하여 수업으로서의 한 권 읽기 과정을 소개해 본다.

<수업 설계>
수업은 일차적으로 모둠독서- 독서일지- 희곡쓰기- 연극공연으로 구성하였다. 읽기 과정에서는 한국 단편소설이나 장편소설 읽기와 연극으로 공연하고 싶은 작품 소개하기를하였고, 이야기하기 활동에서는 모둠에서 선정한 작품을 함께 읽고 갈등의 구조를 파악하고, 질문하기를 함께 하였다. 표현하기 활동에서는 소설을 희곡으로 각색하는 쓰기 활동과 실제로 무대를 구성하고 연극으로 공연하는 경험을 하도록 하였다. 학생들은 토의활동을 하면서 다양한 생각과 비판적 관점을 발전시킬 수 있다. 각 단계를 실천하는 동안 학생들은 책을 읽는 것으로 끝나지 않고 ‘책과 대화하기’, 책을 인생과 사회를 연결하여 ‘생각의 폭을 확장하기’를 실천하면서 개인적인 심미적 감성과 더불어 공동체 함양 등의 범교과 역량을 개발하고 발전시키는 기회를 가질 수 있다.

<수업 과정>
1단계: 책 읽기+독서 일지 작성하기
모둠원 각자 문학 작품을 읽고 독서 일지를 작성한다. 독서 일지에 기록하면서 연극으로 공연하기에 적절한 작품을 생각해 보면서 읽는다. 40분 읽기와 5분 정리하기 시간을 준다.

2단계: 책 소개하기+연극 공연 작품 선정하기
모둠원이 모여 연극으로 공연하고 싶은 작품을 소개한다. 작품의 내용 구성 및 공연의 적합성을 살펴볼 수 있다.

3단계: 작품에 대해 이야기하기 + 희곡 쓰기

모둠에서 작품을 선정한 뒤 선정한 작품을 모둠원이 함께 읽고 질문을 통해 내용을 이해한다. 깊이 있는 내용 이해와 삶의 문제에 대한 사고 확장을 위한 질문 만들기 활동을 하고 사건을 재구성하면서 희곡 쓰기를 한다.

4단계: 연극 공연하기
연극 공연은 준비 단계와 공연, 그리고 감상 단계로 나누어 활동을 하였다. 준비 단계에서는 희곡을 바탕으로 배우와 스텝 역할 나누기, 대본 읽기, 행동으로 표현하기, 무대 구성하기, 소품 준비하기 등으로 이루어지며, 공연 단계에서는 실제의 음향과 의상을 갖추어 5분 분량으로 공연하였다. 감상 단계에서는 다른 반 학생들을 초대하여 감상하거나 다른반 공연에 참가하여 감상하기 활동이 이루어지도록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