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과교육2020 가을호(240호)

[국어] 온라인 수업으로 독서
프로젝트 진행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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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본희 (관악중학교, 교사)

1. 관악 청소년 문학상 프로젝트는

작년부터 주당 1시간씩 전학년의 독서 수업을 맡아 프로젝트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1학기에는 ‘관악 청소년 문학상 프로젝트 ’를 진행했다. 책을 미리 8권 선정하여 학생들에게 소개하고 원하는 책을 선택하여 모둠을 만들고, 함께 읽는다. 왜 우리 책이 청소년 문학상 수상작이 되어야 하는지 PT를 하고 투표를 통해 상위 3권을 가린다. 이 세 권의 책을 읽고 3자 대면 토론을 진행한 후 최종 투표를 거쳐 1등한 책의 작가님을 모셔와 상장을 전해드리면서 북토크를 하는 방식으로 진행했다. 작년에는 ‘어느 날 내가 죽었습니다’가 뽑혀 이경혜 작가님을 모시고 전교생이 함께 독서 행사를 열었다. 수업이 일주일에 한 시간씩이니 1학기 17차시에 2학기 1차시까지 꼬박 진행해야 하는 장기간 프로젝트였다. 올해도 비슷하게 진행되리라 예상했다. 코로나가 이렇게 삶을 뒤흔들 줄이야.

2. 학생들이 등교하기 전에

작년 자료를 바탕으로 학습지를 수정하고 수업계획을 세웠는데, 들려오는 이야기들이 심상치 않았다. 결국 3월 초 개학을 하지 못하고 4월 초 순차적 온라인 등교가 결정되었다.
수업 고민을 해야했다. 한 학기 한 권 읽기로 ‘관악 청소년 문학상 프로젝트’를 진행해야 하는데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했다. 잠시 망설였지만 다른 수업 대안이 떠오르지 않았다. 그때 삼정중학교에서 학생들에게 전부 책을 한 권 씩 사주기로 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 이야기를 듣자마자 바로 예산안을 살폈다. 코로나19로 인해 취소된 사업들이 생겼고, 해당 부서의 동의를 얻어 책 6권을 선정하여 주문했다. 다행히 3학년 선생님들께서 개학 전에 학생들의 학습결손을 줄이기 위해 학습지 꾸러미를 전해 준다고 해서 책도 그때 배부하기로 했다. 학생들에게 구글 설문지를 문자로 보내 읽고 싶은 책을 3위까지 정하게 한 후 임의로 모둠을 나누었다. 학생들은 ‘워킹 쓰루’ 방식으로 학습지 꾸러미와 책을 받고, 필자는 담임들 옆에서 학생들에게 일일이 2주 안에 다 읽어야 한다는 잔소리를 퍼부었다. 2학년, 1학년에게도 꾸러미를 나누어 주었다.

3. 첫 차시 수업(구글 프리젠테이션, 구글 문서, 구글 설문지)

일상적으로 하던 수업과 유사하게 수업을 설계하고 싶었다. 처음에는 상세하게 설명하는 학습자료를 올리려고 했다. 그러나 다른 학교보다 먼저 온라인 수업을 하고 있던 창덕여중에서 Zoom으로 전학년 학생들을 불러 수업을 하고 있다는 걸 듣고, Zoom을 이용해서 과제 설명을 하고 기존과 동일하게 공책도 사용하고, 구글 클래스에는 과제를 올린다.

먼저 공책 만드는 법을 설명하고 간단하게 표지를 꾸미도록 했다. 오프라인 상황처럼 친구들이 만든 표지를 구경 할 수 있는 방법을 궁리하다가 구글 프리젠테이션을 이용하기로 했다. 자기 번호에 자신이 만든 표지와 배움진행표 사진을 올린 후 친구들이 올린 글에 댓글을 달아주도록 했다. 표지를 어떻게 만들지 전혀 감을 잡지 못하는 학생은 다른 학생 활동을 보고 시작하기도 했다. 배움진행표는 항상 수업 시작할 때 그날 수업의 목표를 쓰고 끝나고 나면 ‘배우고 느낀점’을 쓰는 간단한 양식이다. 처음 적어보는 1학년을 위해 열심히 설명을 했지만 이해하기 쉽지 않을 것 같아서 예시 사진을 붙여주고 친구들 것도 살펴보도록 했다. 등교 수업 때 보니 그래도 한 반에 4명 정도는 공책을 제대로 만들지 못해서 다시 지도해야 했다.

<‘관악 청소년 문학상’의 이름을 공모 설문>

학생들의 프로젝트 참여 의지를 북돋기 위해 ‘관악 청소년 문학상’의 이름을 공모하는 설문을 만들었다. 작년에도 개인이 만들고, 모둠에서 정하고, 반별로 다듬고, 학년별로 결정하여, 최종적으로는 ‘어느 날 내가 상탔 상’으로 상 이름을 정한 후, 작가님께 그 이름의 상장을 전해드렸다. 작년에 오프라인 수업으로 할 때엔 시간이 많이 걸렸는데 온라인으로 하니 학생들도 쉽게 투표하고 교사도 수합하기가 편했다. 매 차시마다 구글 설문으로 개인이 상이름을 올리고(1차시), 반별로 좋은 이름을 정하고(2차시), 학년에서 괜찮은 이름을 정하여(3차시) 다른 학년이 정해지는 것을 기다렸다가 전체 상이름을 투표로 정했다(5차시). 전교생이 5번에 걸쳐 투표를 한 끝에 정해진 이름은 ‘관악중이 인정했상’. 작가님을 모시면 이런 이름의 상장을 드릴 예정이다.

4. 목표 세우기

<2단계 목표 세우기 학생 활동>

프로젝트 첫수업은 언제나 프로젝트의 ‘목표 세우기’로 시작한다. 목표 세우기는 먼저 ‘이 프로젝트를 왜 할까요? 하면 무엇이 좋을까요?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라는 질문으로 시작한다. 수업 시간이라면 2분 쓰기를 한 후 발표를 시켰을 텐데 온라인 수업이기 때문에 50자 이상 개인적으로 써 보게끔 했다. 다음 질문 은 ‘관악 청소년 문학상 프로젝트는 나에게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 이 프로젝트에서 나의 목표는 무엇인가요?’이다. 역시 개인적으로 50자 이상 쓰게 했다. 서로 공유하지 않는 대신에 학생들의 목표에 격려하는 댓글을 달아주었다.

그 다음은 채점 기준표를 읽고 자신의 상황에 체크한 후, A가 아니라 B, C, D를 받을 것 같은 평가 요소가 무엇인 지, 그 이유는 무엇인지 그리고 어떻게 하면 A로 갈 수 있을지 방법을 써 보게 했다.

<프로젝트 활동 전 평가요소에 대해 스스로 점검하기(3학년)>

5. 책 읽고 정리하기(구글 문서)

‘한 학기 한 권 읽기’의 핵심은 학생들이 실제로 책을 읽게 만드는 것이다. 온라인 상황이라는 것을 감안하여 쉽게 몰입할 수 있는 책들로 고른다고 골랐지만 오프라인에서도 잘 안 읽는 학생들이 제대로 읽을까 걱정되어 확인방법을 고민하며 수업을 설계했다. Zoom으로 첫 차시부터 언제까지 얼마큼 읽어야 한다고 계속 강조를 했지만 제대로 읽었는지 확인하기 위해 2차시에는 ‘ 줄거리 프로파일’ 3차시에는 ‘인물 감정표’를 작성하도록 했다.

6. 학년에서 읽은 책 나누기 (잼보드, 구글 질문)

3차시에는 책을 다 읽었으니 서로 책에 관한 생각을 공유하는 활동을 넣고 싶었다. 책에 관한 이야기를 많은 사람들과 풍부하게 나누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고민하다가 ‘잼보드’를 이용하기로 했다. 잼보드는 포스트잇을 붙이는 것과 비슷한 방식으로 되어 있어 의견 교환시 용이하게 사용할 수 있는 무료 협업 툴이다.
별점과 이유를 쓰고 책에 관한 질문을 하나 만들어 쓰는 활동을 잼보드를 이용해 작성하게 했다. 친구들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다양한 의견을 접할 수 있었다. 학생들은 자신의 책뿐만 아니라 다른 책들의 별점과 이유도 찾아 읽었다. 나도 게시판의 별점을 보며 ‘더 빨강’이라는 소설이 3학년에는 인기가 많지만 1, 2학년은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다는 걸 확인할 수 있었다. 학생들이 잼보드 쓰는 방법을 모를 수 있어서 Zoom으로 설명도 했고, 사용법 동영상을 올려 놓기도 했다. 하지만 당연히 생각지도 않은 일들이 발생했다. 3학년에서 활동한 후 학생들이 실수하거나 제대로 쫓아오지 못하는 부분을 수정해서 2학년에 적용하고, 2학년도 어려워하면 1학년에게는 분량을 나누어서 쪼개 넣었다. 잼보드의 경우 판을 날리거나 친구들이 작성한 것을 실수로 지우는 바람에 설명을 더욱 친절하게 작성하여 보드판에 첨부했다.

<잼보드를 활용한 활동>

3차시에 해야 하는 또 다른 활동 하나는 잼보드에 쓴 친구들의 별점과 질문을 읽고 그 중 하나를 골라 구글 클래스 ‘질문과 답변’ 기능에 그 질문을 복사해서 붙여넣고 자기 자신이 답을 다는 것이었다. 답변을 달고 제출하면 친구들의 여러 답변을 볼 수 있게 설정되어 있는데 그에 관해 다시 읽어보고 댓글을 달라고 했다. 학생들의 배우고 느낀점을 읽어보면 활동하는 것이 어려워보여 어떻게 하나 걱정했는데 막상 해 보니 할 만 했다는 이야기가 많았다.

7. 중간 점검과 전학년 나누기(패들렛)

4차시에는 읽기 점검표를 작성하고 목표를 점검해 보았다. 자신이 책을 읽을 때 어땠는지 돌아보고 처음에 채점 기준표로 접했던 프로젝트 목표도 다시 돌아보는 시간이었다. 두 표를 작성한 후 총평을 썼다.

또한 읽은 책과 관련된 다양한 일을 찾아보게 했다. 뉴스, 방송, 영화, 다른 책, 시, 그림, 음악 등을 찾아보거나, 자신의 경험을 쓰게 했는데 학생들의 다양한 생각들을 알 수 있었다. ‘모두 깜언’을 읽고 금천구에서 다문화 가정에 교복을 지원하지 않았던 신문 기사를 찾은 학생도 있었고, ‘봉주르 뚜르’를 읽고 뚜르에서 발견된 한국어 낙서를 보며 봉주가 독립운동가를 떠올렸다는 장면에 착안하여 윤동주의 ‘별 헤는 밤’을 찾은 친구도 있었다. 무엇보다 자신의 경험을 쓴 여학생의 글은 눈시울을 뜨겁게 했다.

잘 쓴 작품은 패들렛에 ‘명예의 전당’ 코너를 만들어 게시하여 모두가 볼 수 있게 했다. 그리고 장점과 단점 찾기, 반박하기를 해 보도록 했다. 패들렛 ‘선반’ 기능을 이용하여 왼쪽에는 공지사항 등 예시를 주고 그와 비슷하게 장점과 근거, 단점과 근거를 쓰게 했다. 학생들은 자신이 읽은 담벼락에 들어가 장점과 단점을 썼고, 친구들이 쓴 단점에 댓글로 반박을 달았다. 잼보드로 할 때에는 같은 학년에서 같은 책을 읽은 친구들과 생각을 나누었는데 패들렛을 쓰면서는 좀더 범위를 확장시켰다. 이후 PT 발표할 때 말해야 하는 항목 중의 하나이므로 아직 중학교 생활이 익숙하지 않은, 이 프로젝트가 어떻게 굴러갈지 감을 못 잡는 1학년 학생들도 보고 배울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얼굴을 맞대고 있으면 일일이 이런 방식으로 하라고 설명을 했을 텐데 그렇지 못한 상황에서는 선배들의 글을 보고 배우는 수밖에 없었다. 일일이 교사가 피드백을 해 줄 수도 없는 노릇이니.

8. 모둠 토의(카카오 오픈채팅)와 심사 기준 정하기(멘티미터)

5차시와 6차시는 앞반과 뒷반 교차로 진행했다. 카카오 오픈 채팅방으로 모둠 토의를 해야 하는데 두세반을 한 데 묶어야 6~12명 정도로 토론이 될 것 같았다. 학년별 시간표로 나뉘어 있으므로 반별로 토의를 진행할 수도 없었을 뿐더러, 학급으로만 했을 때 모둠원 2명이 제 시간에 채팅방에 들어오지 못하면 토의가 이루어지기 힘들기 때문에 두번으로 나누었다. 5차시에 토의를 한 반들은 6차시에 심사기준 정하기, 그렇지 않은 반들은 반대로 진행했다. 절반으로 나누었지만 동시에 채팅창이 6개가 열리는 것이기에 일일이 봐 주기가 벅찼다. 사서 선생님께 <장수 만세> 한 방을 부탁드리고 거기엔 가끔씩 들어가 진행 상황만 파악했다.

<오픈 채팅방으로 진행된 모둠 토의>

수업이 끝난 뒤 1학년 학생들의 소감에 유난히 마음이 아팠다.

모둠 채팅 토의와 교차로 진행한 차시는 ‘심사 기준 만들기’였다. 이것은 PT 발표할 때 중심이 되는 내용으로 자신이 선택한 책의 장점을 ‘청소년 문학상 심사 기준’으로 일반화시켜야 하고 왜 그 심사 기준이 ‘청소년 문학상 심사 기준’에 필요한지, 이 책은 왜 그 심사기준에 적당한지를 설명해야 하는 아주 고난도의 내용 분석이다. 또 1학년 학생들이 어려움을 겪을 것이 염려되어 2,3학년들은 자신의 심사 기준을 ‘멘티미터’에 넣었고 다음과 같은 워드 클라우드 방식으로 나온 결과를 1학년 학생들에게 제시했다.

심사기준 만들기에 관하여 1학년 학생들이 배우고 느낀점이다.
• ‘장수 만세’에 대해 더 많이 생각하게 되는 수업이어서 좋았던 것 같다. 처음에는 생각을 오래 해야돼서 머리가 아팠지만 점점 머리도 덜 아프고 생각도 잘 나는 것 같아 다행이고 뿌듯했다.
• 그냥 봉주르뚜르를 읽었을 때는 이유없이 되게 재미있다고 느꼈는데 심사기준을 정하니 내가 왜 이 책의 스토리를 좋아하게 되었는지 알게 되었다.
• 난 3반이라 청소년 문학상 기준 정하기를 했는데, 쉬운 게 아니었다. 특히 책의 장점을 찾아내 그 책의 장점과 기준을 연결하는 것이 특히 어려웠다. 역시 소설, 책 평론가도 그냥 하는 것이 아니다.

9. 모둠별 발표 준비(등교 수업, 크롬북, 구글 프리젠테이션)

7차시에 드디어 학생들을 만나게 되었다. 3학년부터 순차적으로. 얼마만에 만나는 건지. 1학년 때부터 가르쳐왔던 학생들이기에 저희들끼리는 좀 낯설었겠지만 나는 편하게 수업을 했다. 다음 오프라인 수업 때 모둠별로 발표를 해야 했으므로 아직 익숙하지 않은 친구들과 협업을 해야했다. 모둠 활동을 하기에 코로나가 아직 잠잠하지 않았기에 공간이 가장 넓은 도서관에서 크롬북을 깔아 놓고 멀찍이 떨어져 앉아 모둠별로 역할 분담을 하고, 프리젠테이션을 함께 만들었다. 구글 프리젠테이션에는 공유 기능이 있어 학생들은 채팅을 이용하거나 이야기를 하면서 자료를 만들었다.
구글 프리젠테이션을 만드는 형태는 매우 간단하기 때문에 역할 분담만 잘 된다면 충분히 한 차시에 끝낼 수 있었는데 학년이 내려갈수록 서로 서먹한 정도가 심해져 서로 쭈뼛거리며 이야기를 잘 나누지 못했다.
읽은 책으로 PT 발표를 한 후 다른 책을 한 권 더 읽고 서평쓰기를 할 예정이어서 가져온 책을 전 시간 설문조사 대로 바꾸었다. 제대로 쫓아오면 책 두 권은 읽을 수 있었다.

10. 말하기 발표 준비(구글 문서) + 가정과와 융합 수업

겨우 한 주 만났는데, 심지어 1학년은 한 반밖에 못 만났는데 다시 온라인 수업이 시작되었다. 다음 오프라인 수업 때 발표를 해야 하므로 발표 준비를 온라인으로 했다. 먼저 프로젝트 전체의 채점 기준표와 성취 기준에 비추어 말하기 발표 관련 채점 기준표를 제시했다 . 그리고 우려되는 점이 무엇인지 , 그것을 극복하기 위해서 무엇을 할 수 있을지 적어보게 했다.
그리고는 1분 정도의 발표 대본을 썼다. 일일이 피드백을 달아주는 일이 고되긴 했지만 대본을 제대로 봐주어야 수행 평가를 제대로 할 수 있을 것 같아 최선을 다 했다.

9차시에는 프리젠테이션도 다듬고 발표 대본도 더 길게 늘여 썼다. 지난 시간에 썼던 걸 옮겨 붙이고, 선생님의 피드백도 옮긴 후, 대본을 고쳐 써보고, 시간을 재가며 읽어보도록 과제를 제시했다. 내가 온라인에서 열심히 수행평가를 준비하는 중에 가정과에서도 수행 준비를 했다. ‘가정의 위기와 극복 방법’을 적어보는 수행평가를 하면서 작년에는 학생들이 본 영화를 분석하도록 했는데 올해는 학생들이 읽은 책을 분석하게 한 것이다. 2년차 가정 선생님이 수행평가를 구상 할 수 있도록 6권의 책을 브리핑해드렸고, 학생들이 자신이 읽은 책으로 작성하지 못할 것 같은 문항을 생각해 보며 대안을 찾아 보았다. 세 번 정도 수정을 거친 후 수행평가용 학습지가 완성되었고 3학년 학생들은 오프라인 수업을 하러 나오면서 한 권의 책을 읽고 국어 시간과 가정 시간에 수행평가를 하는 셈이 되었다.

11. 말하기 발표(등교 수업, 크롬북, 구글 문서)

드디어 발표를 하는 시간. 월요일 1교시 한 반에서 수업을 하고 혼이 다 나갔다. 도저히 한 시간에 6모둠을 발표하게 할 수 없었다.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진행을 했는데도 시간내에 모두 발표가 끝나지 않았다. 고민하다가 2, 3교시 사이에 다른 과목 선생님들께 쪽지를 돌려 여유가 있는 과목의 수업 시간을 활용하기로 했다. 부지런히 시간표를 맞춰 6교시에 다시 3반에 들어갈 수 있었다.
그렇게 2시간에 걸쳐 모두 발표를 마쳤다. 초반 한 시간은 채점 기준을 꼼꼼히 살피며 어떻게 발표를 해야 성취 기준에 도달할 수 있는지 설명했다. 개인적으로 기준에 맞게 연습할 시간을 2분 정도 주고 모둠별로 실제 발표 순서대로 5분 정도 발표해 보고 서로 피드백을 주도록 했다. 그리고 한 학급이 다 들어오는 구글 문서에 친구들의 발표를 듣고 칭찬과 들은 내용에 기반한 궁금증을 쓰는 방법을 설명했다. 오프라인이면 차분하게 질의 응답을 나누었겠지만 온라인으로 바뀐 상황에서 기필코 2시간에 발표를 다 끝내야 했기에 겨우 생각해 낸 방법이었다.
발표 후에 자기 평가서를 써서 제출해야 하는데 쓰는 방법도 알려준다. 발표를 시작하면 대략 한 모둠 정도 발표하다가 끝난다. 다음 시간에 나머지 발표를 한 후 시간이 남는 경우 친구들의 질문에 답변을 달아보게 한다.

다음 시간은 프로젝트를 마무리 하며 새로 바꾼 책을 읽고 서평 쓰기를 진행한다. 우선 관악 청소년 문학상으로 어느 책이 적합할지 투표를 한다. 현재 2,3학년은 끝났지만 1학년은 아직 진행중이다.

12. 프로젝트 마무리

마지막으로 채점 기준표를 다시 살피며 자기 자신의 프로젝트 수행 과정을 점검한다.

그리고 주어진 질문에 관한 답을 중심으로 프로젝트 전반에 관한 소감을 쓴다. 다음은 3학년 학생의 소감이다.

난 이번 수업을 통해 책 내용을 파악하는 방법을 알았다. 일단 책을 다 읽어보고 직접 왜 내가 이런 생각을 했고 어떤 문장이나 페이지가 핵심인지 정리하는 단계를 거치니까 전보다 더 깔끔하게 책의 내용과 의미를 함축시킬 수 있었다. 게다가 여러 책들을 정리한 PPT를 하나씩 보면서 다른 내용들도 읽기 전에 어느 정도 이해가 갔다. 읽고 싶은 책들도 몇 개 생겼고 말이다. ㅎㅎ 진짜 이번 과제는 고생한 게 태산이니 (물론.. 한 건 별로 없지만..) 좋은 점수 맞기를 기대한다. 그리고 수업이 전체적으로 쉬웠지만 난 그 대본 쓰는 게 좀 어려웠다. 아니. 쓰기보단 외우는 게 어려웠다가 맞을 거다. 정말 말하는데 대사를 까먹어서 머리를 한 대 맞은 기분이었다. 그래도 쭉 돌아보면 꽤 긴 여정이었고 내가 어떤 종류의 책들을 또 좋아하는지 정확하게 알게 된 계기여서 좋은 시간이었다. (3-2 K양)

1학년은 온라인 수업을 잘 못 쫓아 오는 것 같아서 아직도 발표 연습을 진행 중이고 그 와중에 새로 바꾼 책을 읽고 모둠별로 줄거리 정리도 하고, 인물 분석도 하는 활동을 패들렛으로 하고 있다. 1학년은 더 천천히 더 꼼꼼히 살피며 진행해야 할 것이다. 2, 3학년들은 다른 책으로 바꿔 읽고 서평쓰기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1학년이 말하기 발표를 마치고 투표를 끝내면 드디어 ‘관악중이 인정했상’ 수상자가 결정되고 작가님을 모셔 상장을 전달할 것이다.
이번 온/오프 동시에 진행되는 프로젝트를 통해 말로만 듣던 블렌디드 러닝을 직접 해 볼 수 있었다. 온라인 수업 때는 온라인의 장점을 최대한 살리고 오프라인 수업 때는 온라인 수업에서 했던 활동을 발판으로 면대면의 효과를 최대로 볼 수 있게 수업을 설계하고 운영했다. 이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학생들이 집에서 수동적으로 학습에 임하는 와중에도 자꾸 생각하고 서로 의견을 읽어보며 배우는 일은 꼭 필요한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학생들과 함께 새로운 상황에서 더 새로운 경험을 해 본 한 학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