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과교육2020 가을호(240호)

[기술] 언택트(Untact) 시대의 교육,
무엇을 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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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명한 (서울대학교사범대학부속여자중학교, 교사)

클라우드 활용 수업의 시작

구글 지스윗(Google G suite, 이하 지스윗)을 사용하면서 잊고 있던 예전 구글 계정의 드라이브를 살펴보니 2015년 2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했던 수업의 흔적이 남아 있었다. 2015년 무렵, 많은 포털 회사들이 앞다투어 제공하던 클라우드 서비스 중 인터넷이 되는 컴퓨터만 있으면 작성 가능한 구글 문서 도구를 이용해 학생들의 수행 평가가 이루어졌다. 학생들에게는 낯선, ‘공유’라는 개념을 이용해 제출한 수행자료들을 다시 보니 그때가 어제처럼 생생하다.

<건설기술 단원을 가르치면서 Floorplanner를 이용해 20년 뒤 살고 싶은 집을 꾸미는 활동을 했고, 구글 슬라이드를 이용해 발표자료를 만들고 공유를 통해 제출하게 했다.>

구글 서비스를 어렵게 수업에 활용하다가 2018년 3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구글 클래스룸을 소개하는 글을 접하고, 학교 수업에 도입했지만, 도입 초기 지스윗에 대한 인식이 부족해 구글 드라이브만 사용했다. 2018 년 2학기에는 한 학년 전체를 하나의 클래스룸에 초대하여 세부 활용 방법을 살펴보았다. 2019년부터 필자는 본격적으로 클래스룸을 사용하였고, 2020년 예상치 못한 코로나19를 맞이했다.

2020년 4월 9일 이전

2020년 1월 말, 2월 개학을 앞두고 국내 코로나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2월의 짧은 등교일은 질병 확산 예방에 초점이 맞추어졌다. 그때만 해도 3월에는 개학을 하고 새학기가 시작될 것 같았다. 하지만 모두의 예상을 깨고 급속히 퍼지는 코로나로 인해 개학은 3차례에 걸쳐 연기되었다.
평소 담임을 맡으면 학생들과의 소통 공간으로 밴드를 이용했다. 개학이 늦어지면서 3월 초에 진행하는 다양한 학급경영 활동들을 다른 학급 담임선생님과 같이 밴드를 이용한 경험을 바탕으로 온라인으로 진행했다. 자기소개서를 온라인으로 수합하여 전화 상담을 진행했고, 신발장과 사물함의 위치 및 학생들이 궁금해할 것들을 밴드로 안내했다. 교육부의 온라인 개학 발표 전 화상 접속 방법을 조사하고 간단한 사용법을 안내한 후 3월 24일 학 급 학생들과 줌(ZOOM)을 이용해 화상 조회를 진행했다.

3월 31일 교육부는 학교급과 학년의 상황을 반영한 온라인 개학을 발표했고, 본교는 다양한 원격 수업 환경 중 클래스룸을 선택했다. 중학교 2, 3학년 학생들은 기술 및 몇몇 수업에서 이미 클래스룸을 사용했고, 교사의 경우에는 2019년 교육실습생 지도 시 클래스룸을 사용한 경험이 있어 클래스룸에 익숙한 상황이었다. 원격 수업 환경 결정으로 모든 교사는 학급과 교과 클래스룸을 개설하고 학생들을 초대하면서 온라인 개학을 위한 준비를 했다.

2020년 4월 9일 온라인 개학 이후

중학교 3학년 온라인 개학을 시작으로 학생 없는 학교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학년부장이면서 담임으로 온라인 개학일의 첫 업무는 각 학급 클래스룸에 교장 선생님 인사말을 게시하는 것과 구글 미트로 학급 학생들과 화상 조회를 진행하는 것이었다. 학급 조회를 하면서 개인 사정으로 늦는 학생에게 조회 참여를 독려하는 안내 전화를 하는 모습이 학교 콜센터 상담원과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정신없이 아침 일과를 보내고 나면 그 다음에는 교과 교사로서 수업을 진행해야 했다.

< 많은 클래스룸만큼 수업 일정도 많다. 조종례, 수업 시작과 과제 기한 등 다양한 일정을 캘린더로 확인한다. >

온라인 개학 상황에서의 가장 큰 고민은 ‘원격 학습도 대면 학습처럼 진행할 수 있을까?’였고, 지금도 계속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찾고 있다. 2월말 교과 특성 을 살려 100% 수행평가로 평가를 계획한 상황에서, 온라인 개학으로 인하여 평가와 교수학습 방법의 변화가 필요했다. 또한 원격 수업에서 교사와 학생 간의 관계가 적절히 형성되어야 이후 대면 수업 시 관계 형성에 필요한 시간과 노력을 줄일 수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한 고민을 해야 했다. 교육부에서 제시한 3가지 원격 수업 유형 중 선생님들은 관계 형성에 효과적인 수업으로 실시간 쌍방향 수업을 선택하였고, 4월 9일 첫 온라인 수업부터 실시간 쌍방향 수업을 진행했다.

실시간 쌍방향 수업을 진행하면 카메라가 있는 학생들은 자신의 모습을 보여주며 수업에 참여하고, 교사는 학생의 얼굴을 보면서 수업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현실은 너무 달랐다. 3학년 21명의 학생이 수업에 참여한 수업에서 6명 정도의 학생이 카메라를 켰지만, 얼굴을 보여주는 학생은 더 적었다. 2주 뒤 진행된 1학년 첫 수업에서도 약 23명의 학생들 중 13명 정도의 학생들만이 카메라를 켰고 자신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그래도 1학년에서 카메라를 켠 학생수가 많았던 것은 첫 수업에 대한 호기심 때문인 것 같다. 두 달 여의 시간이 지난 지금은, 카메라를 켜는 학생의 수는 전 학년에서 더욱 적어졌다.
온라인 개학 후 일주일이 경과한 시점에서 1, 2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온라인 학습 유형별 선호도 조사를 진행했다. 조사 결과 콘텐츠 활용 중심 수업에 대한 선호도가 뚜렷했다. 학생들은 콘텐츠 활용 중심 수업은 이해가 안되는 부분을 다시 볼 수 있고, 비교적 안정적인 반면 영상이 지루하다는 의견이 많았다. 실시간 쌍방향 수업 은 대면 수업과 유사하다는 면에서 선호했지만 인터넷 상황에 따른 불안정한 접속과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을 다시 볼 수 없는 불편함을 부정적 요인으로 꼽았다. 이와 같은 설문 결과는 상대적으로 익숙한 콘텐츠 활용 중심의 수업과 학생들에게 익숙하지 않은 실시간 수업, 그리고 선생님들의 수업 능력 등 다양한 이유가 작용했을 것이라 판단했다. 실시간 쌍방향 수업을 고집한 사람으로서 다소 실망스럽기도 하였지만, 더 노력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된 계기가 되었다.

<4월 22일 1학년 첫 실시간 쌍방향 수업 모습이다. 3학년보다 낫지만 여전히 카메라를 안 켠 친구들이 많다.>

2020년 5월 27일 순차적 등교 이후

5월 4일 교육부는 5월 20일부터 순차적 등교를 시작한다고 발표하였다. 하지만 갑작스런 코로나 확진자 수 증가로 일주일 연기된 5월 27일부터 순차적 등교가 시작되었다. 중학교의 경우 학교 내 밀집도 최소화를 위해 1 개 학년 등교로 순차적 등교가 지속되고 있다.
순차적 등교가 결정되면서 평가 계획은 교육부의 평가 지침에 따라 등교 시 관찰·평가하는 방향으로 수정되었다. 필자가 담당하는 기술 교과는 3학년의 경우, 트랙카 만들기라는 주제로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동시에 수행평가를 진행하였다.

<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통한 수행평가 과정 – 순차적 등교 진행으로 수행평가를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통해서 총 5차시에 걸쳐 진행했다. >

등교가 이루어지는 첫 주에 학생들에게 수행평가용 재료를 배부하고, 트랙카의 기어 박스를 같이 조립하면서 향후 일정과 온라인 수업 중 유의사항을 안내했다. 이어지는 2주 간의 온라인 수업에서 학생들의 제작 모습을 관찰하면서 과정을 안내했고, 그 다음 등교 주간에 학생들의 작품을 평가했다. 평가는 모든 학생들의 작품 완성도 및 동작 정도를 평가하였고, 동작 평가를 위해 조립용 트랙을 제작해야 했다. 작품과 동작 평가 후, 사후 보고서 작성은 온라인 수업 2주 후 등교 주간에 진행하였고, 수행평가는 총 5차시에 걸쳐 진행하였다.

대부분의 교사는 여러 학년을 동시에 들어가다 보니, 등교 수업과 원격 수업을 동시에 병행하는 경우가 많다. 필자의 경우도 3학년과 1학년 각 6개 학급씩 총 12개 학급을 가르치고 있는 상황에서 등교한 학년과 원격 수업을 연달아 진행해야 하는 상황이 종종 발생한다. 수업 시간과 쉬는 시간을 탄력적으로 운영했지만, 교실 수업 후 온 라인 수업을 진행하기 위해 마치 단거리 달리기 선수가 된 것처럼 다음 수업을 위해 복도를 뛰어야 했다. 하지만 이조차도 실습을 위해 들고 다니는 무거운 짐들로 인해 뛰는 것이 쉽지 않아 잰걸음으로 걸어야 했고, 온라인 수업 교실에 앉아 가쁜 숨을 쉬며 수업을 준비하는 모습을 계속 연출하고 있다.

앞으로는 어떤 변화가 필요할까?

원격 수업에서 학생들이 참여할 수 있는 수업을 위해 여러 시도를 진행했다. 카메라를 켜는 것을 꺼려하는 학생들을 위해 활동지를 작성하게 하고 수업이 끝날 무렵 카메라에 결과물을 보여주고, 사진을 찍어 제출하도록 했다. 또는 소그룹을 만들어 대화와 함께 주어진 과제를 협업으로 진행하게 하는 활동, 하나의 문서를 협업으로 모든 학생이 작업하게 하는 활동 등을 진행했다. 이러한 다양한 노력이 헛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 크다.

끝으로 이 글을 작성하면서 학생들의 온라인 수업 유형에 대한 선호도에 변화가 있는지 살펴보았다. 전체 학생을 대상으로 한 학기 동안 경험한 온라인 수업 유형 중 선호하는 유형에 대해 설문하였고, 지난 4월 실시한 설문 결과와 비교했을 때, 실시간 쌍방향 수업에 대한 선호도가 증가한 것을 확인하였다.

< 응답률은 약 65%이고, 지난 4월 설문과 비교하면 실시간 쌍방향
수업에 대한 선호도가 약 5% 정도 증가한 것을 확인 했다. >

학생들의 실시간 쌍방향 수업 에 대한 경험 누적과 선생님들의 실시간 쌍방향 수업에 대한 노력이 작용한 결과라고 생각된다. 코로나19로 인해 학교 현장은 갑작스러운 변화를 맞이 하였고 여기에 적응하기 위해 고군분투 중이다. 그 현장에 있는 한 명의 교사로 변화하는 교육을 따라가기에 바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지만, 어제보다 나은 오늘, 오늘 보다 나은 내일을 기대하며, 언택트 시대의 수업 방법을 고민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