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위학교 재정 자율성 강화를 위한 목적사업비 관리방안

|이은갑

1. 들어가며

학교회계에서 학교운영비와 목적사업비는 각각의 교육적 목적을 지니고 수레의 양 바퀴처 럼 단위학교 재정의 핵심기능을 수행한다. 학교운영비는 총액으로 배분받아 단위학교 구 성원의 자율적인 의사결정에 의해서 예산을 집행하는 것이라면, 목적사업비는 정부정책 또 는 자치단체 시책사업 이행을 위해 분명한 목적을 명시하여 단위학교에 배정하는 예산이다. 그러므로 단위학교에서 학교운영비와 목적사업비 비율은 재정의 자율성 정도를 구분할 수 있는 중요한 척도이며 사용 목적과 용도가 지정되어 전입되는 목적사업비 비율이 높을수록 단위학교 재정의 자율성은 낮은 것으로 이해될 수 있다.

단위학교 자율화는 중앙정부 차원에서 1995년 5.31 교육개혁안 이후 단위학교 책임경영 제 추진, 2008년 4.15 학교자율화 조치를 통해 교육의 자율과 자치를 강화하기 위한 노력 을 해왔다. 그러나 실제 학교현장에서 느끼는 것은 표면적으로는 자율성을 부여한다고 하 지만 이면적으로는 다양한 형태의 평가와 보상·제재를 통해서 통제를 강화하고 있어 자율 성 측면에서 큰 진전은 없었다고 평가한다. 특히 재정분야는 운영구조에서 중앙정부(일반 회계)-교육청(특별회계)-단위학교(학교회계)로 이어지는 탑다운(Top-Down) 방식의 계 층제적 운영형태를 취하고 있어 단위학교의 자율성 강화를 위해서는 재정운영 시스템의 재 구축이 반드시 필요하다. 본 정책연구는 이러한 취지로 지방교육재정 흐름(확보-배분-운 영) 전반을 점검하고 단위학교 재정운영의 자율성 확대에 대한 올바른 대안을 모색해 보고자 한다.

 

2. 지방교육재정의 확보와 배분체계

가. 지방교육재정의 확보

지방교육재정 재원의 확보와 관련된 근거 법령은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이하 교부금법’) 에 의하여 법률로 보장하고 있다. 교부금법은 1971년 의무교육재정교부금법(1962)과 지방 교육교부세법(1963)이 교부금법으로 통합·제정되면서 현재의 지방교육재정에 관한 제도 적·법률적 기반이 되어 왔다. 현행 지방교육재정은 중앙정부이전수입, 지방자치단체전입금 및 자체수입이며, 중앙정 부이전수입 중에서는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지방교육재원 은 조세와 연계되어 있으며, 국가차원에서는 내국세의 일정률, 지방세, 특정세 부가 형식의 교육세(목적세) 등의 3가지 형식, 지방 차원에서는 교부금, 전입금, 보조금 등이 혼합된 형 식(한국교육개발원, 2016)으로 확보되고 있다. 지방교육재원 확보의 법률적 구조를 대략 살 펴보면 크게 중앙정부이전수입, 지방자치단체전입금, 자체수입으로 구분한다<표-1>.

중앙정부이전수입은 지방교육재정교부금과 국고보조금으로, 지방자치단체전입금은 지 방교육세, 담배소비세, 시·도세로, 자체수입은 학생납입금, 재산수입, 전년도 이월금, 지 방교육채 등으로 나눌 수 있다. 이 중에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지방교육재정교부금 은 보통교부금과 특별교부금, 국세분 교육세로 전체 교육청 세입재원의 50~60%의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

지방교육재정의 확보와 관련하여 제기된 쟁점사항은 필요재정과 확보재정 간의 격차 문 제이다. 국가적으로 가장 중요한 공공 서비스의 하나인 교육활동은 필요한 총 교육재정 소 요 규모를 정확하게 예측하고 그에 따른 재원을 확보하는 형식이어야 한다. 그러나 현행 재 원확보 방식은 필요한 총 교육재정 수요에 따른 재원확보가 아니라, 당해 조세규모의 일정 비율을 교육활동에 투자하고 있어 실제 필요한 교육재정 예측 규모와 실제 확보된 교육재정 규모 간의 일치도는 매우 낮게 나타나고 있다(한국교육개발원, 2016). 그리고 일반자치단체에서 비법정전입금으로 확보하여 교부하는 교육경비는 교육청에서 추진하는 교육활동계획에 따른 체계적 자원 투입이 아니라 일반자치단체에서 일방으로 단 위학교에 예산을 배정하고 있어 지역 간 교육격차 해소와 일관된 교육정책 추진에 혼선을 빚고 있다. 이외에도 복잡한 전입절차를 갖고 있는 자치단체 재원확보구조의 단순화 방안, 자체수입 재원확충 등이 재원확보와 관련하여 논의되고 있는 문제들이라고 볼 수 있다. 이와 같이 지방교육재정 확보를 둘러싼 다양한 쟁점에 대한 개선과제로 국가차원에서는 내국세 교부금 비율 상향 조정, 특별교부금 규모 축소, 규모가 크고 안정적으로 확보되어야 할 재원에 대해서는 별도의 회계 설치(유아교육지원특별회계 등)를 통한 예산 편성, 국가시 책사업의 국고보조금 확보 등의 대안이 꾸준히 강조되었고, 지방수준에서는 일반회계전입 금제도의 개선, 교육청 가용재원 확대, 일반자치단체와의 재정적 연계협력 강화 등이 주요 개선방안으로 제시되고 있다(한국교육개발원, 2016).

3. 지방교육재정의 운영실태 분석

가. 교육비특별회계

교육청은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로부터 배분받은 재원으로 교육비특별회계(교육청)와 학교회계(유·초·중·고) 시스템으로 재정을 운영하고 있다. 교육비특별회계는 인건비, 기관운영비, 교육사업비, 시설사업비, 학교운영비, 예비비 및 기타 등으로 구분하여 세출예 산을 편성하고 집행기관으로 교육청 직접 집행과 학교단위 집행으로 구분하여 운영하고 있 다. 예산편성 절차는 인건비, 학교운영비, 기관운영비 등 경직성 경비를 우선 배정하고 가 용재원으로 교육사업비와 시설사업비를 편성하고 있다. 가용재원은 경직성 경비를 제외한 여유재원으로 조세와 연결된 현행 재원구조상 경제침체, 세수결손 등 외부 환경에 영향을 많이 받을 수 있다. 그러나 과거 우리 교육청 세출예산의 통계자료(2005-2014)를 분석해 보면 경직성 경비인 학교운영비는 평균증가율 6%, 총 증가율 66.8%인 반면에 교육사업은 평균증가율 18.4%, 총 증가율 332.0%로 가파른 증가세를 유지했다. 물론 최근 급성장한 교 육복지관련 사업이 교육사업비에 포함되어 총 증가율을 끌어올린 측면도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학교기본운영비와 비교한다면 상당한 재원이 투입되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반대로 동일한 가용재원 성격의 시설사업비는 동 기간 동안 평균 증가율 –6.9%, 총 증가율 –70.9%으로 가용재원 간에도 재원 투입 편차가 심하다는 것을 알 수가 있다. 교 육사업비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는 교육사업비 집행방식이 단위학교 자율성에 직접적인 영 향을 주기 때문이다. 교육사업비는 교육청 사업부서에서 예산을 확보한 후 집행방식을 결 정할 때 교육청 집행분과 학교 집행분을 구분한 후 학교 집행분을 목적사업비(공립 620- 03, 사립 620-10)로 단위학교에 전출하기 때문이다. 목적사업비는 특정 목적을 지정하여 지원하는 사업비로 정해진 목적대로만 집행하게 되어 있어 단위학교의 자율적인 결정이 제 한되는 예산이다.

나. 학교회계

일선 학교의 학교회계 세입예산 구성체계는 학교운영비(총액배분)와 목적사업비, 교육경 비보조금, 학부모부담수입 등으로 이루어진다. 총액배분으로 예산배정이 이루어져 자율성 이 최대한 보장되는 학교기본운영비와 목적사업비를 비교하면 학교급에 따라 조금씩 상이 하지만 53:47의 비율을 유지하고 있음을 아래 <표-3>을 통해 알 수 있다. 달리 표현하면 단위학교 재정의 자율성은 53% 정도의 규모에 그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교육청 목적사업, 자치단체 교육경비보조금 등은 분명한 목적을 명시하여 교부하는 예산 이므로 단위학교 입장에서는 집행을 대리하는 기능과 더불어 집행에 따른 많은 행정업무 (성립 전 예산 사용, 정산, 결과 보고 등)가 수반되므로 행정력 낭비는 물론이고 집행에 저 항감을 가지게 되고 수동적이다.

4. 단위학교 재정운영 자율성 강화를 위한 방안

단위학교의 재원은 행정기관 측면에서 교육부-교육청-학교로, 예산회계 측면에선 일반 회계-교육비특별회계-학교회계라는 복잡한 단계를 거쳐서 학교로 유입되고 있는 구조이다. 교육재원을 확보하고 배분하며 운영하는 과정 전체가 재정의 자율성 측면에서의 메커니즘 으로 모두 개입·작동할 수밖에 없지만, 본 연구에서는 운영 측면에서 단위학교의 자율성 을 강화하는 방안을 모색해 보고자 한다. 재정의 자율성 확대를 위해서 가장 우선시하는 것 은 예산 편성권과 집행권이 일치할 때 자율성이 가장 강하게 확보된다는 점이다. 그러므로 집행권만 있는 목적사업비를 축소하고 단위학교의 자율성이 보장되는 학교운영비를 확대 할 수 있는 방안을 단기와 중장기 과제로 나누어서 그 대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첫째

당장 실행할 수 있는 단기 과제로 학교회계전출금(목적사업비, 공립 620-03, 사립 620-10) 총액제 도입을 제안한다. 앞서 언급한 바 있지만 목적사업비는 특정 목 적을 달성하기 위한 사업으로 별도로 예산을 확보하여 다른 용도로는 사용할 수 없게 하고 사업의 효과성 및 성과를 점검하기 위하여 집행과정과 정산보고를 필 요로 하는 사업이다. 학교의 교육계획과는 관계없이 추진되며, 단위학교를 집행 기구화시키고 학교 행정업무를 가중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다. 그러므로 목적사 업비의 관리·통제의 방법으로 매년 해당 예산과목을 총액으로 관리 및 공개하 여 점증적으로 확충되는 것을 방지하여야 한다. 물론 교부금법 상의 특별교부금 이 교육청의 의지와 관계없이 배정되고 있지만 예산과목(원가통계목) 설정은 교 육청에서 주관하고 있고 재원의 규모도 매년 일정비율로 교부되는 걸 감안할 때 통합하여 예산과목으로 관리한다면 실행 가능한 대안일 것이다.

둘째

앞서의 예산과목 관리에서 더 나아가 세출사업의 성질별 영역에서 교육사업 전 체를 총량으로 관리할 것을 제안한다. 교육사업은 교육의 본질적 역할에 충실하 기 위하여 생성되는 다양한 정책사업이라고 할 수 있다. 교육사업 자체가 문제시 될 수는 없으나 개발하고 생성하는 주체의 적정한 균형 배분이 필요하다고 본다. 현재는 교육청 단위에서 일방적으로 생성 개발·운영하는 구조로 단위학교가 배 제되어 있다. 그에 따른 재정의 주도권이 교육청이 되면서 단위학교는 통제와 성 과 평가의 대상이 되고 있다. 실제 2010년 전후로 교육감 지역주민 선출제로 제 도가 바뀌면서 교육사업은 급격하게 증가세를 유지했고, 반면에 시설사업비는 급감하는 재원상의 구조 조정이 있었다. 그런 여파로 교육사업비 증가분의 상당 부분이 목적사업비로 배정되었고 단위학교 행정업무는 과중되고 재정의 자율적 기능은 진전될 수가 없었다. 이벤트성, 과시성 사업 등에 대한 견제와 더불어 새 로운 사업이 투입되면 기존의 사업이 폐지되는 형식으로 교육사업을 총량제로 관 리하여 추가적인 교육사업이 계속해서 만들어지지 않도록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 여야 할 것이다.

셋째

장기적 방안으로 교육비특별회계 재원배분 방식을 학교가 재정운영의 주체가 되 도록 재검토해야 한다. 현 중앙정부는 교육청에 교부금 교부시 96%를 총액배분 (보통교부금) 방식으로 예산 배정하고 있고, 4%는 특별교부금으로 본예산 성립 후 회계연도 중에 교부하고 있다. 교육부는 총액배분의 기준인 기준재정수요항 목 중 일부항목은 의무지출경비로 정하여 강제하고 있지만 전반적으로는 시·도 교육청의 자율성을 보장하고 있다. 그러나 교육청은 교육부로부터 총액으로 교 부받고 있음에도 단위학교 예산편성 시에는 총액배분하는 학교기본운영비가 전체 세출예산의 30%이내(인건비와 지방채는 제외)인 반면에 교육사업비는 55% 이상의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 시·도교육청 중심으로 재정권한이 집중되어 있 는 현 시스템 상 단기적으로 현실화하기가 힘든 부분이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단 위학교가 재정권한의 중심이 되어 학교의 자율적 기능을 전면화하고, 교육청은 현재의 관리·감독적 기능에서 학교를 지원하는 시스템으로 변화해야 한다.

그리고

앞선 제언 외에도 추가하여 다음의 내용도 검토할 수 있다. 교육청 단위의 학교 재정을 운영하는 담당부서와 단위학교 간의 재정 과부족을 판단하는 인식 차가 너무 크다. 인식 차의 큰 원인 중의 한 요인으로 학교별로 회계연도 말 순세계잉 여금(불용액)이 과도하게 발생하고 있기 때문인데 이는 학교 재정이 부족하지 않 다는 통계로 활용되고 있다. 그러므로 순세계잉여금 과다발생 학교(3-4단계)를 중심으로 컨설팅 기능을 강화하여 재정운영의 효율화를 기할 수 있도록 지원하 여야 할 것이다. 그리고 최근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는 교육복지 사업을 교육사업 에서 분리하여 별도로 관리 운영할 필요가 있다. 이를 통해 기존의 교육사업비 증가율을 통계적으로 드러나게 함으로써 교육사업의 방만한 운영에 따른 목적사 업비 생성을 억제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그밖에도 교육정책사업 집행 시 평가 모니터단 운영, 정책사업 일몰제 도입도 고려해 볼 만하다.

5. 맺음말

단위학교의 자율성 강화와 책무성 제고를 위한 재정의 총액배분 확대와 목적사업비 축소 추진은 학교단위의 교육자치를 실현하고, 또한 개별 학교구성원들이 주체가 되어 학교교육 을 위한 최선의 결정을 할 수 있는 교육환경을 구축한다는 데 중요한 의의가 있다. 그러므 로 단위학교 자율성 확대는 인공지능 시대 미래교육을 준비하고 교육환경의 변화에 탄력적 으로 대응하는 데 반드시 필요한 과제라 하겠다. 미래의 학교는 행정개념의 기관이 아니라 단위학교가 스스로 교육과 학교 운영에 필요한 결정을 행하고, 이해당사자인 교직원, 학부 모, 학생, 그리고 지역사회 구성원이 함께 참여하며, 그 결과에 대한 책임을 학교가 책임지 는 진정한 학교자치가 실천되는 공간이 되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현재의 교육행정기 관이 주도하는 교육사업 위주의 재정운영을 지양하고 단위학교와 지역사회가 주인의식을 갖고 자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재정 시스템을 재구축하여야 한다. 학교 자율화의 방향 성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이므로 교육주체들이 강한 의지를 갖고 단계별 실천 가능한 목표를 설정하여 실천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