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미시간 주
중·고등학생들의
음악 활동

|김경태

 

새로운 교육과정의 시작에 앞서 학교 문화예술교육에 대한 관심이 늘고 있다. 우리보다 앞서 문화예술교육에 대한 정책을 실시하고 있는 미국, 특히 음악교육에서 강점을 보이고 있는 미시간 주에서의 음악교육활동 사례를 제시함으로써 문화예술교육의 방향에 대해 다 시 한 번 생각해보고자 한다. 미국은 주마다 특성이 다르며 각 주에 있는 교육부 혹은 각 도 시에 있는 교육청에서 교육을 관장하기 때문에 이 글에서 제시하는 미시간 주의 사례들이 미국의 전체 교육을 대표할 수 없다는 점을 미리 밝힌다.

미국 그리고 미시간 주의 중·고등학교 음악교육

앞서 언급한 것처럼 미국의 교육은 각 주 혹은 각 주의 카운티 단위로 있는 교육청에서 관 장하기 때문에 주마다의 교육내용, 목표 및 성취기준이 제각각이었다. 하지만 교육과정 및 성취 과정에 대한 동일한 기준을 제시하기 위해 1990년 국가기준(National Standards)이 만들어져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과정의 각 과목 학년별 목표들이 전 미국의 교육과정 에 동일하게 적용되기 시작하였고, 2001년 골2000(Goal 2000)의 발표를 통해 학생들의 학 습 목표, 성취해야 할 기준이 마련되었다. 이에 발맞추어 무용, 음악, 연극, 미술, 미디어 등 의 전문가들이 함께 문화예술교육을 위한 국가핵심예술기준(National Core Arts Standards)을 마련하게 되었고, 이를 통해 학생들이 예술교과를 통해 성취해야 할 것들이 무엇인지 명확하게 보여주게 되었다. 예술교과 중 음악교과에서는 가창, 기악, 즉흥연주, 창작, 악보 읽기, 악보 그리기, 감상, 비평, 융합, 역사와 문화의 관계에 대한 이해 등의 내용을 기본으로 학습목표 및 성취기준이 제시되고 있다. 이러한 국가적인 기준을 중심으로 각 주의 교육청에서는 각 주에 걸맞은 교육과정을 진행하고 있는데 미시간 주에서는 미시간 예술교육 지침 및 평가 프로젝트(Michigan Arts Education Instruction and Assessment Project)라는 이름으로 예술교육과정을 진행하고 있다. 이 프로젝트는 미술, 음악, 무용, 시각 예술, 연극의 전문가들로 이뤄진 협의회를 통해 진행된다. 이 프로젝트는 중·고등 학교의 예술교육과정에 대한 예술교육지침 및 평가를 제안하는데 이러한 예술교육과정에는 미술, 음악, 무용, 시각 예술, 연극이 포함되어 있다. 미시간 중·고등학교의 학생들은 졸업을 위해 예술교육과정을 일정 학점 이상 이수해야 한다. 학생들은 미술, 음악, 무용, 시각 예술 중 수강하고자 하는 과목을 선택하는데 음악분야는 합창, 오케스트라, 밴드 등의 다양한 과목으로 구성되어 있다. 일반 음악(General Music)은 음악이론, 음악사, 가창, 간단한 기악 등을 배우는 수업으로 우리나라의 일반 음악수업이라고 할 수 있다. 밴드(Band) 수업은 타악기와 관악기를 연주하는 수업으로 여기서 말하는 밴드란 흔히 미국의 크고 작은 행사 등에서 행진하면서 연주하는 마칭밴드이다. 합창(Choir) 수업은 노래를 익히고 파트를 나누어 함께 노래하는 수업을 말하며, 오케스트라(Orchestra Band) 수업은 현악기, 관악기, 타악기가 함께 어우러져 연주하는 수업을 말한다.

이러한 문화예술교육과정을 실시하고 있는 미시간, 그중에서도 와스트나우(Washtenaw) 카운티에 있는 중·고등학교의 오케스트라 활동을 기준으로 구체적인 사례를 이야기하고자 한다. 미시간 주의 음악교육 교수, 현직 음악교사, 중·고등학교 학생 그리고 학부모들과의 인터뷰 내용을 중심으로 기술하고자 한다.

테판중학교(Tappan Middle School)의 음악활동 사례

테판중학교는 일반적인 미시간 주의 중학교3)와 마찬가지로 음악활동과 관련된 선택교과로 일반 음악, 밴드, 합창, 오케스트라가 있다. 테판중학교의 오케스트라 수업을 선택한 신입 생들은 모두 초급 수준(Beginner Level)으로 시작한다. 초등학교 과정에서는 오케스트라 과정이 없기 때문에 모든 중학생들이 초급 수준에서부터 시작한다. 물론 악기 레슨을 미리 받은 학생들도 있지만 중학교 1학년 과정이 오케스트라 수업 정규과정의 첫 시작이기에     모두가 기초 수준으로 시작한다. 대부분 신입생들의 첫 학기에는 다양한 연주기초에 대한 서적4)을 활용하여 어떻게 연주하는지에 대한 연습을 주로 하게 된다.

이러한 과정을 통하면 학생들의 기본적인 연주 및 합주가 가능하기 때문에 학교 외의 과외수업을 따로 받지 않고도 누구나 오케스트라 수업을 받을 수 있다. 이 글을 위해 인터뷰 했던 테판중학교의 학생은 바이올린으로 오케스트라 수업에 참여하고 있고, 큰 공연에 독주 부분을 맡을 만큼 실력이 있는 학생이었는데, 학교에서 오케스트라 수업을 받기 전에 바이올린을 따로 배워본 적이 없다고 하였다. 학교 외의 개인레슨을 받는 학생들도 물론 있지만 개인 레슨을 받지 않고도 충분히 오케스트라 수업에 참여할 수 있다고 자신있게 이야기했다.

오케스트라 수업은 지휘자 한 명과 파트별 교사 두 명이 진행을 한다. 파트별 선생님들은 학생들의 개별 지도, 파트별 지도를 맡고, 지휘자 선생님은 전체 합주 연습을 맡는다. 학생 들의 개별 지도 및 파트별 연습이 필요할 경우 파트별 선생님들이 학생들을 지도하고, 전체 적인 연주 연습은 지휘자선생님이 맡는다.

오케스트라 수업에 참여하는 학생들이 악기를 준비하는 방법에는 세 가지가 있다. 우선, 악기를 갖고 있거나 직접 구입하고자 하는 학생은 개인적으로 악기를 구입한다. 그리고 악기를 구입할 의사가 없거나, 구입할 형편이 안 되는 학생들은 학교에서 제공해주는 서비스를 이용하여 악기를 준비한다. 학교에서는 일정 비용을 받고 악기를 제공해주는 대여 서비스와 저소득층을 위한 무료악기 대여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 저소득층을 위한 무료 악기 대여서비스는 미시간 교육으로 제정되어 있기 때문에 해당하는 학생은 누구나 악기를 무상으로 제공받고 사용할 수 있다. 이러한 교육법 덕택에 오케스트라 활동을 하고 싶은 학생들은 개인 환경과 상관없이 마음 놓고 음악활동을 할 수 있다.

오케스트라 연습은 오케스트라 수업을 통하여 진행이 되고, 수업의 일환으로 학기별로 한 번의 정기공연을 하게 된다. 정기공연 준비 및 무대에서의 공연을 통해 음악은 누구나 즐길 수 있고 경험할 수 있는 것임을 자연스럽게 느낄 수 있게 된다. 학교에서의 공연 외에도 다양한 행사, 공연에 참여할 수 있다. 2013년 테판중학교 오케스트라는 ‘I have a dream’이 라는 연설을 통해 인종차별에 대한 벽을 허무는 데 큰 역할을 한 마틴 루터 킹 주니어를 기념하기 위한 워싱턴 공연에 참여하여 수천 명의 사람들 앞에서 공연할 수 있는 기회를 갖기도 했다. 이를 통해 학생들은 음악활동 자체에 대한 경험은 물론 미국을 이루고 있는 모든 사람들은 인종, 종교적 배경에 상관 없이 모두 평등하다는 가치를 직접적으로 경험하 기도 했다. 이처럼 큰 행사 뿐 아니라 미시간 주의 행사 그리고 카운티의 행사 등에도 참여 하여 자신들이 살고 있는 공동체를 위해 봉사하고, 사회의 일원임을 직접적으로 느낄 수 있는 기회들을 자연스럽게 가질 수 있다.

이처럼 테판중학교의 학생들은 오케스트라 수업을 통해 음악활동에 대한 경험은 물론, 음악을 통해 그들이 살고 있는 공동체의 가치와 정의 그리고 사회의 일원으로 어떻게 성장 해야 할지에 대하여 생각할 수 있는 경험을 하고 있다.

파이오니아 고등학교(Pioneer High School)의 오케스트라 활동 사례

미시간 주 고등학교에서의 음악수업은 음악, 합창, 오케스트라 밴드를 중심으로 진행 되고, 방과후 수업으로 마칭밴드와 재즈밴드가 활성화되어 있다. 각 수업은 최소 4회의 공 연을 하며 이 공연은 모두 수업의 일환이다. 오케스트라의 연주 수준을 1-5레벨로 잡고 있 는데 미시간의 고등학교들은 5레벨 수준까지 연주할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

파이오니아 고등학교의 음악수업 역시 음악, 합창, 오케스트라 밴드, 마칭밴드 활동 등 으로 구성되어 있고, 특히 오케스트라 밴드의 수준이 높기로 유명하다. 파이오니아 고등 학교의 오케스트라 수준은 5레벨로 보고 있으며 이는 일반적인 대학의 수준과 견주어도 손색이 없는 수준이다. 파이오니아 고등학교의 신입생들은 오케스트라 수업을 듣기 위해 수업이 시작되기 전에 오디션을 본다. 이미 학생들이 중학교 과정에서 오케스트라 수업을 들었기 때문에 고등학교 신입생은 어느 정도의 실력이 있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오디션 결과에 따라 수업은 심포니, 콘서트, 필하모니의 단계로 나눠져 수준별 수업을 진행하게 된다. 각 반은 지휘를 맡은 교사의 지도에 따라 주로 합주 연습으로 수업이 진행된다. 파이 오니아 고등학교 오케스트라의 교육은 박사학위를 갖고 있는 전문적인 오케스트라 지휘 교사들이 맡아서 한다.

파이오니아 고등학교의 오케스트라도 중학교 오케스트라와 마찬가지로 학기 말에는 수업의 일환으로 그동안 준비한 공연을 하고 공연 참여 여부가 음악 점수에 영향을 준다. 학기 중 공연 외에도 방학을 이용한 다양한 공연활동을 하게 되는데, 학기 중에 이루어지는 공연은 필수로 참가해야 하며, 방학을 이용한 공연은 지원한 학생들만 진행한다.

이외에도 오케스트라 수업에 참여하는 학생들은 미시간 전역에서 치루어지는 오디션을 통과한 400명의 연주자들이 함께 공연하는 축제인 ‘올스테이츠(All States)’와 ‘미시간음악 협회(Michigan Music Conference) 공연’에 참여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한다. 올스테이츠는 미시간 주 전체에서 400명의 학생만을 뽑는 일종의 경연이기 때문에 실력을 인정받는다는 의미가 있다. 미시간음악협회 공연은 미시간에서 가장 큰 음악교육과 관련된 행사이기 때문에 큰 의미가 있다. 이러한 행사에서의 연주곡은 수업시간을 통해서 함께 연습하기 때문에 따로 방과후 시간을 잡아 연습하지는 않는다.

최고 레벨의 연주 수준을 보여주고 있는 파이오니아 오케스트라 수업을 받는 학생 중 음악대학에 진학하여 계속 오케스트라 활동을 하고자 하는 학생은 극소수라고 한다. 미래의 전공 여부와 상관없이 오케스트라 활동을 원하는 학생들이 참여하고 있는 것이다. 오케스 트라 활동과는 별개로 자신만의 관심사가 있는 것이다. 오케스트라 수업에 참여하는 학생 대부분이 음악전공으로 대학을 갈 것도 아닌데 대입과 관련하여 오케스트라 활동이 부담이 되지는 않을까하는 걱정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어찌 보면, 오케스트라 활동과 대입과는 연 관이 전혀 없어 보이기 때문에 그런 생각을 할 수 있겠지만, 파이오니아 고등학교 오케스트 라에 참여하는 학생들의 생각은 다르다. 미국 대학들은 입학심사에서 학생들이 고등학교 시 절 했었던 다양한 경험, 특히 팀 활동에 대한 평가를 하기 때문에 입시생들은 대학 입학을 위한 에세이를 작성할 때 오케스트라 활동에 대한 경험이 에세이 작성에 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부분이 오케스트라 활동을 꾸준히 할 수 있게 하는 동기 중 하나가 되는 것이다.

그들의 음악활동 그리고 우리

이번 글을 위해 앞서 소개한 두 개의 학교 외에도 미시간 ‘디트로이트’, 캘리포니아 ‘브레아’ 그리고 플로리다 ‘게인즈빌’의 사례들에 대하여도 인터뷰를 하였다. 인터뷰 중 놀랍게도 어느 지역에서는 오케스트라 활동을 위해 학교 외에서의 개인 레슨이 필수라고 하였고, 또 다른 지역에서는 학교 수업을 통해서 모든 연주가 가능하기에 따로 개인 레슨은 필요 없다고 하였다. 워낙 미국이라는 나라가 크고 주마다, 도시마다의 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일어나는 현상이라고 생각한다. 이렇듯 오케스트라를 위한 과외수업이 필요하다는 점에 있어서 각기 의견이 다르긴 하였지만, 놀랍게도 오케스트라를 비롯한 음악활동을 할 수 있는 여건이 매 우 좋다는 의견은 어느 지역이나 동일하였다. 이러한 의견들은 학교수업을 통해 음악의 기 초부터 배우고 익힐 수 있으며, 악기 준비에 대한 걱정도 적으며, 다양한 행사와 공연에 참 여할 수 있는 기회가 많고, 음악활동을 돕는 다양한 협회 및 정부의 지원이 있으며, 무엇보 다 이러한 음악활동이 대학 진학에 도움이 되는 환경이 조성되어 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 라 생각한다. 필자가 만 3년간 미국에서 석사과정 공부를 할 때 만난 많은 미국 친구들 중 음악에 관심이 없고 문외한인 친구들도 있었지만, 전공에 상관없이 음악에 대한 다양한 지 식들을 가진 이들도 많았고, 중·고등학교 때 했던 음악활동이 삶의 큰 자양분이 되었다고 이야기하는 친구들도 상당했다. 이번 인터뷰를 통해 그 친구들이 자신 있게 음악에 대해 이 야기하고, 음악을 즐길 수 있는 이유에 대하여 조금은 느낄 수 있었다.

다양한 음악적 활동을 통하여 음악의 아름다움을 경험하고 음악성과 창의성을 계발하며, 음악의 역할과 가치에 대한 안목을 기르는 것이 음악교과의 특징이라 할 수 있다. 이를 위해 우리나라 각 학교의 음악교사들도 학생들이 질 높은 음악활동을 할 수 있도록 치열하게 연구하고 노력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질 높은 음악수업을 통한 음악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합창대회, 등굣길 음악회, 각종 행사 참여 등의 직접적인 음악활동을 통해 음악을 즐길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자 노력하고 있다. 학생들에게 음악의 아름다움을 느끼고 경험시키고자 하는 교사들을 볼 때 감동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학교현장에서는 여전히 음악활동이 어렵다는 소리가 많이 들려온다. 과연 무엇 때문일까?

새로운 교육과정을 통해 문화예술교육을 강조한다고 한다. 이를 위해 새로운 교육과정에 맞춘 다양한 변화가 동반되어야만 한다고 생각된다. 미시간 중·고등학교의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학창시절 문화와 예술을 자연스럽게 접하고, 직접 경험하고, 그것들을 통해 공동체에 봉사를 하며, 더 나아가 사회와 정치에 대하여 배울 수 있는 사회적 환경이 필요하다. 또한 문화예술교육을 다각도로 지원하는 다양한 협회가 필요하고, 음악에서의 악기와 같은 문화 예술 활동을 영위할 수 있는 기본적인 재료를 지원해줄 정부와 지자체가 필요하며, 문화예술 활동에 대한 가치를 인정해주는 사회적 분위기에 그에 걸맞은 대입제도를 만들어내는 대학 들이 있어야 할 것이다.

인터뷰에 응해주신 분들께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Brian, Eric, Ethan, Dr. Shannan Hibbard, Dr. Heather Shouldice, Juan and Taehoon.

 

참고사이트

http://www.michigan.gov/mde

http://public-schools.startclass.com

http://public-schools.startclass.com

https://www.michigan.gov/documents/freetextbooksmaterialsandchargingfees_122776_7.pdf

http://www.themcba.org/theMCBA.org/Welcome.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