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를 향한 서울 교육의 힘찬 발걸음을 기대한다

정제영 이화여대 교육학과 교수

서울 교육은 대한민국의 교육을 대표한다. 서울에서 시작해 성공한 교육 정책이 전국으로 확대되기도 하고, 서울의 일부 지역에서 나타나는 교육 관련 문제들이 전국적 문제인 것처럼 논의되기도 한다. 그만큼 서울 교육에 대한 우리 사회의 기대와 관심이 크다고 할 수 있다. 그래서 서울 교육이 변해야 대한민국이 변할 수 있다는 말이 과언이 아니다.
2018학년도가 시작되는 시점에서 언제나 그렇듯이 새로운 교육정책과 제도가 등장하고 있지만 예년과 달리 미래를 향한 교육 혁신 요구가 더욱 높아지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이라 고 일컬어지는 기술의 진보는 이제 현실로 등장하고 있다. 일부 미래 연구자들의 예측이 아니라 현실 생활에서 기술과 서비스의 변화를 체감할 수 있으며, 변화의 속도도 이전과 다르게 매우 빠르다.
하지만 학교교육 현장에서는 비슷한 일상이 반복되고 있어서 변화가 잘 느껴지지 않는 다. 학교 교육의 혁신적 변화 시도를 가로막는 가장 큰 요인으로 대입 경쟁을 꼽을 수 있 다. 우리 사회는 치열한 대학 입학 경쟁을 정점으로 교육 시스템 전반에 입시를 위한 교육 이 뿌리 깊게 자리 잡고 있다. 대입 경쟁을 완화하기 위해 수없이 제도를 바꿔왔지만 근본 적인 경쟁 구조는 바뀌지 않고 서열을 결정하는 방법만 변화해 왔다. 대입제도를 시험 중 심으로 단순화하면 암기 위주의 교육으로 변질되고, 다양한 정성적 평가 요소를 늘리면 학 생들의 부담이 가중되고, 공정성에 문제가 제기되는 상황이 반복된 것이다. 이로 인해 대 학입시를 바꿔야 교육이 바뀐다는 말과 대학입시 변화 때문에 교육 현장이 힘들어지니 바 꾸지 말아야 한다는 말들이 공존하게 된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래 사회의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교육이 본질적으로 변화해 야 한다는 생각이 확산되면서 혁신학교, 학교자율운영, 교원학습공동체, 자유학기제와 같 이 다양한 교육 혁신 정책들이 추진되었다. 이러한 혁신 정책들은 초등학교와 중학교에서 는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지만 고등학교에서는 상대적으로 호응을 받지 못하고 있다. 고등학교에서는 눈앞에 놓인 대학입시 때문에 교육 혁신과 다양한 변화는 오히려 학생 지도 에 걸림돌이 된다고 인식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우리는 최근 오랫동안 정상적인 제도와 문화로 인식되어 왔던 많은 것들에 대해 사회 구성원들이 비정상이라고 인식을 공유하는 순간 혁신이 급격하게 이루어지는 상황을 목도 하고 있다. 이와 마찬가지로 우리 교육이 문제가 있다는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되는 순간이 급격하게 다가올 수도 있다. 그 혁신의 시점이 예기치 않게 더 빨리 올 수도 있다는 점에서 교육 현장의 치밀한 대비가 필요하다. 특히 변화를 예견하고 교육 혁신을 주도하는 일을 서울 교육이 앞장 서야 하는 상황이라고 할 수 있다.

예정되어 있는 미래사회 변화

미래 사회의 변화를 예상해 볼 때, 좀 더 확실하게 정해져 있는 것과 불확실성이 높은 미지 의 미래로 나누어 볼 수 있다. 그 중에서 가장 확실하게 정해져 있는 미래는 인구구조의 변 화라고 할 수 있다. 저출산과 고령화는 거의 예정되어 있는 우리 사회의 변화 방향이다. 인 구구조와 관련하여 다문화 사회로의 변화도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 사회적 양극화 심화 와 교육 격차의 심화도 심각한 문제로 제기되고 있으며 향후 더욱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 사회의 인구구조 변화를 요약하면 저출산과 고령화라고 할 수 있다. 2018년에 발 표된 2017년도의 출생 통계는 우리 사회에 큰 위기감을 안겨주고 있다. 2017년도에 가 임기간 동안 여성이 낳는 자녀의 수를 의미하는 합계출산율이 1.05명이라고 발표되었는 데 이는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던 2016년의 1.17명보다 훨씬 낮아진 수치이다. 우리 사회 가 기존의 인구 규모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한 명의 여성이 2명 정도의 자녀를 낳아야 하는데 1.05명은 세계적으로 유래가 없는 낮은 수치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5개 회원국 의 2015년 평균 합계출산율이 1.68명이었던 것과 비교해 본다면 우리나라의 심각성을 더 욱 잘 이해할 수 있다. 특히 서울의 합계출산율은 0.84명으로 전국 17개 시도 중에서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나서 더 심각한 상황이다. 출산율의 저하는 학교에 다니는 학령인구인 학 생 숫자의 감소로 연결되며 이는 교육제도 전반의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저출산으로 인한 학령인구의 감소는 생산가능인구의 감소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우리 사회에 미치는 영향력 이 크다고 할 수 있다.

저출산과 함께 고령화가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 우리나라의 고령화 진행 속도는 세계적으로도 매우 빠른 것으로 나타나고 있는데 평균 수명의 증가가 저출산과 동시 에 일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전체 인구에서 65세 이상 인구가 차지하는 비율 7% 이상 14% 미만이면 고령화사회(Aging Society), 14% 이상 20% 미만이면 고령사회(Aged Society), 20% 이상이면 초고령사회(후기고령사회 post-aged society)라고 분류하고 있다. UN 보고서에서는 우리나라의 경우 2018년 고령사회에 진입, 2026년 초고령사회로 진입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2015년 UN에서 발표한 인간 생애주기 구분을 살펴 보면 0~17세는 미성년자, 18~65세는 청년, 66~79세는 중년, 80~노년으로 구분하고, 100세 이후는 장수 노인으로 명명하였다. 2017년에 개최된 노벨 프라이즈 다이얼로그 서 울에서 “인류의 기대수명이 110세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는 논의가 진행되었다. 또한 과 학한림원서울포럼에 참석한 DNA 나노로봇 개발자 머킨 박사는 “과학기술의 힘으로 ‘인간 150세’ 시대가 실현될 것이다.”라고 밝혔다. 세계적인 IT 기업인 구글에서 설립한 자회사 Calico는 죽음 해결하기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데 최근 보도를 통해서 ‘인간 500세 시 대’에 도전한다고 밝혔다. 인류의 새로운 인생 주기에 맞는 교육 시스템 혁신이 시급함을 시사하고 있는 것이다.

학령인구의 감소와 더불어 다문화 사회로의 급속한 진전도 이루어지고 있다. 2007년 외국 국적 동포에 대한 방문취업제를 시행한 이래 등록외국인의 숫자가 급속하게 증가하고 있 다. 2016년 12월 말 기준 체류외국인은 약 200만 명으로 우리나라 총 인구 5,170만 명의 4.0%에 근접하며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이다. 전체 초·중·고 학생에서 다문화 학생 이 차지하는 비중도 점차 증가하고 있는데, 2010년 0.44%에서 2015년 1.35%, 2016년 1.68%로 2010년 대비 최근 7년간 약 4배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문화 학생의 비중이 재학생의 과반수 이상인 학교도 등장하고 있다. 다문화 사회로의 급속한 진전은 기초교육 의 강화와 함께 개별화된 맞춤형 교육 지원의 필요성이 높아짐을 의미한다.

사회적 양극화 심화와 그로 인한 교육 격차의 심화도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유아 교육은 생애 첫 교육이자 전 생애에 걸쳐 커다란 영향력을 미친다는 점에서 중요함에도 불 구하고 교육격차는 매우 심각하다. 2014년 기준으로 국공립유치원의 학부모 부담금은 월 평균 8,300원인데, 사립유치원의 학부모 부담금은 월평균 195,100원으로 연평균 230만 원 수준이다. 원어민이 교육을 진행하는 일부 사립유치원의 경우에는 연간 교육비가 1천 만 원이 넘어서 사립대학 등록금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의 2016년 가계동향조사 결과를 살펴보면, 소득 1분위와 5분위간 학생의 학원 교육비 격차는 8.4배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정의 사회경제적 배경에 따라 사교육 참여와 사교육비 지출의 격차가 심하게 나타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유아기부터 시작된 교육격차는 교육투자의 격차를 통해 지속적으로 누적되어 결과적으로 학업성취도 격차로 나타나는데, 학년이 올라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고등학생들의 최종적인 학업성취 결과는 수능 성적과 대학입학 결과로 나타나며, 부모의 사회경제적 지 위가 대학 입학에 미치는 영향력이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대학에 입 학해서도 저소득층 학생들은 학비의 부담으로 근로하는 시간이 상대적으로 많고, 학업에 충실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우리 사회의 인구구조 변화는 매우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학령인구와 생산가능 인구가 급감하는 상황은 학교가 학생 한 명 한 명을 더욱 소중하게 교육해야 함을 시사한다. 우리 사회 구성원 모두가 각자의 소질을 충분 히발휘할수있도록교육지원이되어야우리사회가유지될수있음을의미하는것이다. 고령화와 관련하여 인생의 주기가 변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사회적 인구 구성의 변화에 대 응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평생교육 체제를 혁신적으로 강화하여 지원을 확대하는 것 이라고 할 수 있다. 교육이 경제·사회 양극화를 심화시키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고, 교육이 국민적희망이될수있는선순환의구조를만들어야하는상황이다.특히기술의독점적 발전으로 인해 승자 독식의 구조(‘Winner Takes All’ Society)를 가속화시킬 것으로 예상 되고 있는 상황에서 절대 다수를 차지하게 될 사회적 약자를 위한 교육정책이 시급하다고 할수있다.

4차 산업혁명과 불확실한 미래

2016년 1월에 개최된 세계경제포럼(World Economy Forum)에서 클라우스 슈밥 (Klaus Schwab) 회장은 제4차 산업혁명의 도래를 선언하였다. 18세기 증기기관의 발명 으로 1차 산업혁명이 시작된 이래 20세기 초 컨베이어 벨트의 등장과 표준화된 공정은 2 차 산업혁명의 대량생산 체제를 구축하였다. 20세기 후반에 이루어진 컴퓨터와 인터넷의 발전으로 인한 3차 산업혁명은 공장의 자동화 시스템을 구현하였다. 4차 산업혁명은 3차 산업혁명과는 질적으로 다른 기술적 진보와 사회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슈밥은 3차 산업혁명과 근본적으로 차이를 보이고 있는 4차 산업혁명의 특징을 속도 (velocity), 범위와 깊이(breadth and depth), 총체적 영향(systems impact)의 관점에 서 설명하고 있다. 첫째, 속도의 측면에서, 4차 산업혁명은 이전의 변화와는 다르게 기술 이 기하급수적인 속도로 변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둘째, 범위와 깊이의 측면에서, 부분적 기술의 진보를 넘어서 다양한 기술이 융합되면서 기술과 산업 분야에 국한된 변화가 아니 라 경제, 경영, 사회 그리고 개인 수준에서도 패러다임 전환을 초래하고 있다는 점이다. 셋 째, 총체적 영향의 관점에서, 생산이나 관리 그리고 거버넌스 등 모든 체제에서 일어나고 있으며, 변화의 속성에서도 세계 모든 나라 모든 산업분야에 걸쳐 이루어지고 있다. 이러 한 사회적 혁신은 기존의 선형적 변화(linear change)를 넘어서 파괴적 혁신(disruptive innovation)의 양상을 보일 것이라는 예측이 지배적이다.

4차 산업혁명의 특징을 창의적 기술의 융합적 활용으로 볼 수 있는데, 인공지능과 정보 통신 기술을 활용한 무인자동차, 인공지능 로봇, 드론, 사물 인터넷, 3D 프린팅, 나노테크 놀로지, 바이오테크놀로지의 변화는 융합적 기술의 산물이다. 기술적 진보가 단순하고 반 복적인 인간의 노동을 대체하는 기계의 발전으로 인류의 노동시장을 잠식하기 시작한 것 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의사, 변호사, 약사, 기자 등 소위 사회적으로 인정받는 전문직의 영역에까지 인공지능의 기술들이 활용되면서 더욱 주목을 받고 있다.

4차 산업혁명 논의는 교육 시스템의 혁신에 중요한 변곡점으로 작용하고 있다. 총체적 인사회변화는교육제도의변화를요구하고있으며,이러한압력은다른교육환경의변 화 요구보다 강하게 작용하고 있다. 교육혁신에 대한 요구는 오랫동안 지속되어 왔고, 다 양한 시도가 이루어져 왔지만 학교교육 문제의 근본적인 해결에는 이르지 못하고 있다. 이 지점에서 문명사적 변화에 따른 교육 시스템의 총체적인 변화 요구를 교육 혁신의 중요한 동력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

우선 미래 사회의 변화를 예측하고 이에 맞는 미래 인재상과 핵심역량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 미래 사회의 인재상과 핵심역량에 대한 논의는 교육 시스템의 설계에 방향을 제 시할수있다는점에서의미를갖는다.그리고미래사회의변화는학교를포함한교육시 스템의 총체적 혁신을 요구한다. 현재의 학교 시스템은 2차 산업혁명 시기의 공장형 구조 를갖고있기때문에사회발전에비해지체되는현상이나타나고있어서이에대한전면 적인 혁신을 요구하고 있다.

미래를 향한 서울 교육의 방향

우리나라에서는 국가교육과정에서 미래 인간상과 핵심역량을 제시하고 있다. 교육부가 고시한 2015 개정 교육과정에는 우리나라 정부의 공식적인 인간상과 핵심역량을 제시하 고 있다. 인간상은 4가지로 제시하고 있는데, ‘전인적 성장을 바탕으로 자아정체성을 확립 하고 자신의 진로와 삶을 개척하는 자주적인 사람, 기초 능력의 바탕 위에 다양한 발상과 도전으로 새로운 것을 창출하는 창의적인 사람, 문화적 소양과 다원적 가치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인류 문화를 향유하고 발전시키는 교양 있는 사람, 공동체 의식을 가지고 세계와 소통하는 민주 시민으로서 배려와 나눔을 실천하는 더불어 사는 사람’이다. 또한 교육과정 의 6가지 핵심역량은 ‘ 자기관리 역량, 지식정보처리 역량, 창의적 사고 역량, 심미적 감성 역량, 의사소통 역량, 공동체 역량’이다.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인재상은 다양하게 표현되고 있지만 가장 핵심적인 사회적 변화를 반영하면 “디지털 사회에서 급격한 변화에 유연하게 문화를 향유하는 창의적 인재”로 요약 해 볼 수 있다. 인류가 오랜 역사 동안 중요시 해온 인재상은 우리나라 교육기본법의 “홍 익인간”, “지식(knowledge), 기술(skill), 태도(attitude)를 고루 갖춘 인재”, “지덕체(智德 體)를 갖춘 전인적 인간” 등으로 다양하게 표현할 수 있는데 이러한 기본적인 인재의 덕목 은 변화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4차 산업혁명이 가져올 사회적 변화 양상에 맞추어 추가될 역량이 있을 것이다. 사회적 변화 양상으로 무엇보다 우선 삶의 기반이 디지털화되는 비중이 높아질 것으로 예 상된다. 기존의 인간관계, 의사소통의 방식이 상당히 디지털화될 것이라는 것이다. 현재도 인터넷, SNS, 모바일 기기 등으로 의사소통의 매체가 급속히 디지털화되고 있지만 앞으로 그비중이 더욱 높아질것이 예상된다. 또한인공지능 기반의 기계들에 의해 인간의 노동이 상당부분 대체될 경우 인간은 그동안 누리지 못하였던 많은 여가시간을갖게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변화에 맞춰 교육 받은 인재가 갖추어야 할 역량에 추가해야 할 부분이 있을 것이다.  4차산업혁명의도래로인한사회적변화에대응할수있는인재를키우기위한교육 적 관점에 5가지 역량을 추가적으로 제시하고자 한다.

첫째, 지능정보사회에서 자유롭고 적극적으로 생활하기 위한 디지털 리터러시(Digital Literacy)가 필요하다. 이미 의사소통의 매체는 오프라인의 소통을 넘어서 인터넷, 모 바일, SNS 등 디지털화 되고 있으며, 가상현실(Virtual Reality, VR)과 증강현실 (Augmented Reality, AR) 등의 발달은 디지털 세상의 비중을 더욱 높일 것으로 생각된다. 이제 세상과 소통하는 방식이 상당히 디지털화될 것으로 보이며 이러한 디지털 리터러시 는 자라나는 학생들 뿐 아니라 성인에게도 모두 강조될 필요가 있다.

둘째, 디지털 세상에서 조화롭게 살아갈 수 있는 디지털 시민의식(Digital Citizenship) 이 필요하다. 지금까지의 시민의식은 오프라인의 세상에 맞도록 형성되어 왔다. 한 마을 수준의 시민의식에서 국가 수준을 넘어 최근 세계시민의식(Global Citizenship)이 강조되 고 있다. 하지만 이제 새로운 디지털 세상에 맞는 디지털 시민의식이 새롭게 형성되고 공 유될 필요가 있다. 이는 우리 사회 구성원 모두에게 공유될 수 있어야 하며, 학교는 이러한 내용을 전수하는 기능을 담당해야 한다. 특히 최근 인공지능 등 첨단 기술의 개발과 활용 에 있어서 윤리적 문제가 다양하게 제기되고 있는데, 첨단의 과학자들에게도 이러한 디지 털 시민의식의 기준과 내용이 구체적으로 제시되어야 할 것이다.

셋째, 디지털화되는 세상에서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보존할 수 있도록 인류애에 기반한 인문적 소양이 더욱 필요하다. 기술의 진보로 인해 인간의 노동을 기계가 대체하게 되면 인 간의 노동이 감소하고, 결과적으로 소득의 감소와 여가 시간의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 따 라서 미래 사회의 중요한 역량은 여가시간을 문화적으로 향유할 수 있는 인문적 소양이라고 할 수 있다. 모두가 함께 문화를 향유할 수 있도록 인류애에 기반한 교육복지 체제를 강화 해야 할 필요가 있다.

넷째, 예측할 수 없는 변화가 더욱 가속화될 것이므로 변화에 대응하는 유연성을 길러 야 한다. 특히 우리나라의 학교교육은 정답이 정해져 있는 문제를 빠르고 정확하게 해결하 는 교육에 집중하고 있어서 학생들은 새로운 것에 대한 유연성을 기르지 못하고 경직된 학 습을 하고 있다. 다앙한 실패의 경험을 통해 성공적인 학습의 경험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 이 유연성을 길러줄 수 있는 방법이다.

다섯째, 제한된 인식의 틀을 바꾸어 새로운 장을 마련할 수 있는 인간 고유의 창의성을 길러줄 수 있어야 한다. 인공지능인 알파고가 바둑에서 인류를 이기고 세계 최고 수준으로 등극하였다. 하지만 인공지능 알파고에게 기존 ‘19줄×19줄’로 이루어진 바둑판을 ‘20줄×20줄’로 바꾸면 바둑을 두지 못할 것이다. 인공지능은 결과적으로 프로그램으로 정해져 있 는 경우의 수에서 최적의 결정을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지식과 기술의 융복합 을 통한 창의적인 산물은 결국 인간에 의해 만들어져야 할 것이다.

미래 교육을 향한 발걸음

근대식 학교제도는 상당히 효율적인 시스템을 통해 산업사회의 인력을 양성해 내는데 성과를 이루어 왔다. 특히 해방이후 우리나라는 근대화 과정에서 세계가 주목할 정도로 빠 른 속도로 교육의 양적 성장을 이룩하였다. 많은 학생들을 효율적으로 가르치기 위한 교 육제도인 학교 시스템은 2차 산업혁명의 대량생산 시스템과 닮은 대량교육 시스템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이제 변화하는 세상에 대비하여 새로운 교육의 방향을 설정하고 방법을 혁신해야 하는 상황에 놓여있다.
서울 교육은 눈앞에 놓여있는 현안만으로도 정신이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우리는 다가올 미래를 대비해야 하고, 또한 미래를 만들어가야 하는 상황이다. 미래를 이끌어나갈 우리 아이들 모두가 각자의 소질과 적성에 맞게 꿈과 희망을 펼쳐나갈 수 있는 맞춤형 교육 시 스템을 만들어가야 한다.
미래를 향한 교육 혁신의 노력을 “정해진 철로를 시속 300km로 달리고 있는 기차의 방 향을 바꾸려는 시도”에 비유해 볼 수 있다. 현재 교육 제도는 과거의 역사와 문화에 의해 만들어진 목표를 향해 철로를 빠르게 달리고 있는 기차와 같은데 갑자기 달리는 기차의 방 향을 바꾸고자 하는 시도는 매우 위험해 보인다. 방향을 바꾸려는 시도에 대해 기차를 타 고 있는 사람들은 위기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 그동안 정해진 경로를 따라 많은 길을 달려 온 사람들에게 목표와 방향, 속도를 바꾸겠다고 하는 것은 동의를 받기 어려운 제안이다. 기차를 타고 거의 종착역에 다다른 사람에게는 더욱 그러할 것이다.
우리 사회 구성원이 토론의 과정을 통해 기차가 올바른 방향으로 가지 못하고 있고, 그 대로기차가계속달려가는것이오히려더큰위기를초래하는일이라는것에동의할수 있을 때 변화가 시작될 수 있다. 기존의 철로를 조금 수정해서 해결할 수 있는 문제라면 그 야말로 땜질식 처방이 가능하다. 하지만 현재 교육의 상황은 공통의 목표를 설정하여 지금 기차가달리고있는철로자체를없애야하는상황이라고할수있다.많은승객을한번 에 실어 나르는 기차가 아닌 다른 교통수단이 필요한 상황인 것이다. 교육의 목표와 방향, 방법이모두변해야하는지금상황에서는땜질식처방이아닌전면적인교육혁신이요구 된다. 사회 구성원의 합의를 바탕으로 교육의 장기적인 비전을 설정하고, 교육제도 전반에 대한 새로운 디자인도 이루어져야 한다. 서울 교육에서 먼저 시작해야 할 이러한 합의와 혁신의 과정을 통해 교육선진국을 향한 담대한 전진을 시작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