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획2021 여름호 (243호)

[서울염리초등학교] 씨앗이 자라
꽃이 피고 열매가 될 때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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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영미 명예기자

‘왜’ 생태전환교육인가?

우리는 코로나19로 갑작스러운 인류 생존의 위기를 겪었다. 이를 통해 인간과 자연, 인간과 동물은 상호연결되었음을 새삼스럽게 깨닫고 교육적 전환이 필요한 시점임을 인정하게 되었다. 교육부는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그린 스마트 미래학교’를, 서울특별시교육청은 이미 2020년 6월 「생태전환교육 중장기 발전계획」을 발표하여 관련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환경교육’이 새로운 이야기는 아니다. 이미 ‘환경교육’은 진행되어 왔으며, 1996년 환경교육 진흥법을 제정해 ‘환경’ 교과를 채택하여 제도적으로도 뒷받침하고 있다. 그래서 ‘생태전환교육’이란 단어를 들었을 때, 아마도 많은 사람들은 그저 기존의 ‘환경교육’, ‘생태교육’의 명칭이 바뀐 것 정도로 인식할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과연 ‘생태전환교육’이란 무엇이며, 학교교육에 어떻게 적용해야 할까?’ 이러한 궁금증을 가지고 서울 마포구의 ‘생태전환교육 연구학교’를 방문하게 되었다. 4월의 비 내리는 어느 날 오후, 서울염리초등학교(이하 염리초)의 작은 숲 속에서 향긋한 라일락 꽃향기를 맡으며 나누었던 ‘생태전환교육’ 이야기를 전해보고자 한다.

씨앗 심기 – 생태전환교육의 시작

염리초는 올해가 서울특별시교육청 생태전환교육 연구학교로 지정된 첫 해이다. 아파트로 둘러싸인 평범한 초등학교에서 생태전환교육을 시작하게 된 이유가 궁금했다.

“누군가 먼저 주도하지는 않았습니다. 자연스러운 일이었어요. 굳이 그 시작을 찾아보자면 여러 해 전부터 미세먼지의 심각성, 그레타 툰베리(스웨덴 환경운동가) 연설 등의 영향을 받아 선생님들 몇 분이 ‘환경’을 주제로 융합수업을 운영하셨습니다. 또한 교장선생님께서도 평소 환경문제에 관심이 많으셨어요. 그래서 교무실 교원카페에 환경 관련 책들을 비치해 두셨는데 선생님들이 오가시다가 그 책들을 읽기 시작하셨고 차츰 생태계의 위기, 기후위 기 등의 상황을 인식하셨던 것 같아요.
또 작년에 마음 맞는 교직원들끼리 ‘프로젝트 100’을 운영하며 100일 동안 지구환경을 살릴 수 있는 행동을 매일 실천했어요. 그래서 생태전환교육 연구학교 기회가 있을 때 선생님들께서 먼저 ‘우리 학교가 한번 해볼까요?’ 라는 분위기가 형성되었습니다.”

김영희 교감선생님

염리초는 생태전환교육 운영을 위해 ‘탐·험·대 (탐구-체험-연대)’란 이름으로 학교교육계획을 수립하였다. ‘탐·험·대’의 ‘탐’은 탐구를 통한 생태 의식의 개선을 뜻하며, ‘험’은 체험을 통한 생활 양식의 전환, ‘대’는 연대를 통한 실천 역량 강화를 의미한다. 즉 ‘탐·험·대’의 첫 번째 단계는 학생 수준에 적합한 탐구 프로그램으로 학생들의 인식 전환을 유도한다. 다음 단계로 체험 프로그램을 통해 학생 개인의 행동 변화를 이끌고 최종적으로 연대 활동을 통해 모든 교육 주체가 변화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렇게 ‘탐·험·대’는 생태환경에 대한 ‘앎-삶-함’을 연계하여 학생들을 생태시민으로 양성하고자 한다.

<종이 없는 회의>

학교교육계획이 단계별로 촘촘히 잘 계획되었다는 것 이외에도 염리초에는 특별한 점이 있었다. 연구학교 추진을 위한 학교 문화 조성에 전 교직원이 적극적으로 행동하며 모두가 참여하고 있다는 것이다. 관리자만 앞에 나서 지휘를 하거나, 일부 부장 교사나 연구학교 TF팀만 움직이는 것이 아니었다. 우선 교장선생님은 실천하는 행동가셨다. 1회용 핸드타월 대신 손수건을, 새 종이 대신 재생 용지를 사용하셨으며 염리초 부장회의는 태블릿을 활용하여 종이 없이 진행되고 있었다. 더욱 놀라웠던 사실은 100여 명이 넘는 교직원이 재직 중임에도 불구하고 주차장에 주차된 차들은 한 손으로 꼽을 수 있는 정도였다.

“학생을 교육하기 전에 교사들이 먼저 작은 것부터 실천하고자 했습니다. 완벽한 비거니스트(우유, 달걀도 먹지 않는 적극적 채식주의자) 1명보다 여러 명이 육식을 조금씩 줄이는 게 훨씬 효과적이니까요. 육식으로 인한 탄소배출이 자동차로 인한 배출보다 높다고 합니다. 완벽한 채식은 못하더라도 조금씩 실행해야 합니다. ‘프로젝트 100’도 그 일환이죠. 인식이 변해 행동이 변하기도 하지만 행동을 실천하다 보면 그것이 내면화되어 인식을 변하게 할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정순자 교장선생님

아무리 거창하고 훌륭한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하더라도 조직문화가 변하지 않는다면 결코 결실을 맺을 수 없다. 염리초는 보여주기식 프로그램을 만드는 것에 급급하기보다는 관리자와 교사들이 솔선수범하며 학교 문화를 만들어가고 있었고, 학생들과 학부모까지도 이러한 변화에 자연스럽게 젖어가고 있었다.

<교내 미세먼지 알리미>

“생태전환교육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인식의 변화입니다. 기존 환경교육이 환경의 중요성에 대한 지식적 배움이었다면 생태전환교육은 그것보다 좀 더 근본적인 변화를 필요로 합니다. 생태적 지식을 가르치는 것을 넘어서 교육 자체를 생태적으로 전환하는 것이지요. 그래야 ‘인간’ 중심의 환경교육이 아닌 ‘생태’ 중심의 가치관과 태도 교육으로 거듭나, 생태교육이 삶을 변화시키는 행동으로 연결될 수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염리초는 ‘환경’에 대한 인식전환에서 출발해 모두가 함께 실천하는 의미의 연구학교입니다.”

정순자 교장선생님

이렇게 염리초에는 몇 해 전부터 이미 지구를 염려하고 사랑하는 작은 마음들이 자리잡아왔다. 이런 점에서 염리초는 생태전환교육을 위한 최적의 장소였다. 관리자의 확고한 철학과 든든한 지원이란 비옥한 토양이 마련되어 있었고, 많은 교사들이 사랑으로 뿌려놓은 씨앗들이 심어져 있었다. 이제 학생, 학부모가 동참하여 따뜻한 햇빛과 시원한 물을 주며 잘 가꾸는 일만이 남아있는 셈이었다. 이제 막 시작하는 단계이기는 하지만 ‘탐·험·대’ 프로그램이 어떻게 진행되고 아이들은 어떻게 변화하고 있을까? 아직은 어리기만 한 초등학생들이 과연 환경문제를 인식하고 움직일 수 있을까? 선생님들이 심어둔 작은 씨앗들이 과연 어떤 색깔의 꽃들을 피워낼지 궁금했다.

꽃 피우기 – 생태전환교육의 전개

‘탐·험·대’ 프로그램은 전교생을 대상으로 현재 진행 중이다. 총 교과시수의 10%(1·2학년군 88시간, 3·4학년군 98시간, 5·6학년군 110시간)를 확보하여 운영하고 있다. 학년별로 생태환경에 대한 다양한 흥미와 호기심을 자극할 수 있도록 발달 단계별 차별화된 콘텐츠를 제공한다. 이를 위해 가장 먼저 학년군별로 대주제를 선정하고 다시 공통 소주제를 추출하였다. 대주제는 각 교과 간 융합이 가능한 공통 주제를 선정하였다. 하위의 소주제 1은 『2021 생태전환기본계획(서울특별시교육청)』에서 권장한 내용을 바탕으로 선정하였으며, 소주제 2, 3은 유엔의 지속가능발전목표(SDGs:인류가 달성해야 할 발전목표)와 연계하여 선정하였다. 각 학년별 주제는 연계되도록 구성되었으며 그 내용은 아래의 표와 같다.

학년군별 수업 모형은 모두 4단계 (조사:Investigation → 탐구:Inquiry → 정보:information → 실행:Implementation)로 전개된다. 생태수업만을 위하여 수업시수를 따로 확보하는 것은 부담스러운 일이기에 교육과정 재구성을 통해 교과 간 통합 및 융합 수업을 시도하였다. 1·2학년 저학년군의 경우 어려운 환경문제에 접근하기보다는 사계절의 변화를 느껴보고, 동식물과 씨앗을 관찰하는 것부터 시작한다. 이를 위해 국어 교과와 슬기로운 생활, 바른 생활 등의 통합 교과를 융합한다. 3·4학년군의 경우 조금씩 환경문제에 대해 생각해본다. 국어, 사회, 과학, 음악, 미술 등 좀 더 다양한 교과들을 융합하여 기후 변화, 에너지 문제 등을 탐구해보고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생각한다. 5·6학년군은 기후 변화 관련 뉴스 등을 통해 좀 더 깊이있게 환경문제에 대해 논의하고 자신의 삶에 적용하면서 세계시민의식을 함양할 수 있도록 유도한다. 이렇게 염리초의 학생들은 환경문제에 대해 사고할 수 있는 능력을 기르고 환경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수 있는지 고민해 보는 시간을 가지기 위하여 대부분의 교과목에서 환경문제를 조금씩이나마 다룬다. 학년별 프로그램 중 3학년의 프로젝트 수업이 한 학기 동안 어떻게 운영되는지 그 세부내용을 좀 더 자세히 소개하고자 한다. 3학년 1학기 수업은 아래표와 같이 사회, 창체, 미술, 과학, 국어, 음악 총 6개 교과 간 통합이 이루어졌다.

학생들은 사회 교과의 ‘1. 우리고장의 모습’ 단원에서 우리가 버린 쓰레기가 가는 곳을 알아본다. 예를 들어 염리초가 속한 마포구에서 발생하는 쓰레기의 양과 생활폐기물 집하 시설 등을 검색해본다. 이를 통해 학생들은 환경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할 수 있다. 또한 스스로 환경문제 해결 방법을 생각해보도록 유도하고 탐색한 내용도 발표하여 공유한다. 교사는 쓰레기 문제 및 환경문제가 우리들의 삶에 영향을 주고 있으며 이는 국가적 차원의 노력만이 아니라 개인의 노력도 필요한 일임을 인지하도록 지도한다. 창체 시간에는 교과에서 벗어나 좀 더 자유롭게 토론이 가능하다. 염리초는 ‘질문이 있는 서울형 토론 모형’을 적용하여 ‘생태전환 토론 활동’을 운영하고 있었다. 먼저 교사는 학생들에게 우리 지역 환경문제 관련 뉴스를 제공해주고 생태전환적 관점에서 논의가 필요한 토론 주제 몇 가지를 제시한다. 학생들은 짝 토론, 모둠 토론을 통해 자유롭게 환경문제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고 상대방의 의견을 존중하는 태도를 기른다. 이때 자유로운 인터넷 검색, 도서 활용 등의 정보검색 활동을 허용한다. 교사는 학생들의 통합적 사고를 촉진할 수 있도록 적절한 탐구질문을 유도하며 토론의 안내자 역할을 한다. 이어지는 과학 시간에는 ‘5. 혼합물의 분리’ 단원의 학습을 바탕으로 ‘재생 종이 만들기’ 활동을 한다. 이는 미술과의 ‘1. 발견! 생활 속 미술’ 단원과 연계되는데, 미술 시간에는 전 차시의 ‘재생 종이 만들기’를 응용해 생활 속에 필요한 에코 제품을 만들어 본다. 학생들은 창의성을 발휘하여 생태 중심 ‘에코 제품 디자인→에코 제품 제작→동료평가 및 공유활동’을 통해 생태전환적 관점에서의 ‘자원 아끼기’를 내면화할 수 있다. 교사는 학생들이 재활용에 참여하는 목적을 확실하게 인식시키고, 재활용 및 재활용이 왜 필요한지 이해할 수 있도록 지도한다.

에코 제품이 완성되면 학생들은 국어 시간에 자신의 제품 설명서를 작성해보고, 음악 시간에는 ‘1. 친구와 음악놀이’ 단원과 연계해 자신의 ‘에코 제품 홍보 캠페인’의 일환으로 노래 가사를 작성한다. 학생들은 제재곡 노랫말을 바꾸거나 말 붙임새로 만들면서 재활용에 대한 보람과 필요성을 느낄 수 있으며 더 나아가 생태 중심 소비생활과 재활용에 대해 긍정적인 마인드를 기른다. 마지막으로 국어시간에는 한 학기 동안 진행되었던 활동들을 정리하며 생태감수성을 강화할 수 있도록 ‘생태전환적 삶’을 주장하는 글을 쓰고 발표한다. 이와 같은 학생 참여 중심 활동으로 학생들은 다양한 교과를 넘나들며 자유롭게 과제를 수행한다. 학생들은 활동 과정에서 학습의 주체가 되어 성취감을 느끼며 생태감수성을 함양한 생태시민으로 성장할 것이다. 이와 더불어 학생 간 협력 기반 프로젝트를 수행하며 소통과 나눔을 통해 협업을 체험하고 집단 지성을 바탕으로 창의적인 문제 해결력도 신장시킬 수 있다.

지금까지 상술한 교육과정을 만들기 위하여 신학기를 준비하는 2월 한 달간 학년별 교육과정에 대한 완벽한 분석이 필요했다. 이를 위해 염리초는 생태전환교육 핵심운영 교사를 한 학년에 1명 이상 배치하였다. 핵심운영 교사를 중심으로 교원학습공동체를 운영하며 주제 선정 및 콘텐츠 개발을 진행하였다. 또한 교과영역뿐만 아니라 학교 특색교육활동에도 생태 관련 내용을 결합하여 운영하였다. 예를 들어 독서교육에는 생태 관련 도서를 미리 구비하여 학생들과 함께 읽고 공유하였으며, 체험교육에도 생태 관련 내용을 첨가하였다. 또한 영재교육 및 과학행사에도 생태 관련 주제를 담아 콘텐츠를 개발하였다. 교원들이 운영하던 ‘프로젝트 100’은 각 학급에도 확대하여 운영 중이다. 그 밖에도 생태 자율 동아리 모집, 친환경 학생자치활동 운영 등 염리초의 교과·비교과를 막론한 모든 교육활동에 ‘생태적 관점’이 녹아 있었다. 이렇게 수많은 활동들을 수행하면서 학생들은 어떻게 변화하고 있을까?

“우리 학교 학생들은 학습 능력이 뛰어난 편이며 무엇이든 긍정적으로 수용하려고 합니다. 생태 관련 교과·비교과 활동들이 다양하지만 학생들이 가장 좋아하는 것은 학생들이 주도적으로 생각하고 만들어내는 활동입니다. ‘생태 어항 만들기’, ‘지진에 강한 건물 만들기’ 등을 주제로 메이커 활동을 했었는데 그때 학생들이 저마다 개성과 아이디어가 가득 담긴 어항을 만들면서 너무나 즐거워하던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5, 6학년 학생들은 크리에이터 활동에서 두각을 보였습니다. 스스로 심각한 생태 문제라고 생각하는 것을 주제로 삼아 취재를 하고 보도하는 모습이 너무나 진지했습니다. 학생들이 만들어낸 결과물들을 교내 생태 발표회를 통해 공유하였던 것도 의미있었습니다.”

이자혜 연구부장님

열매 맺기-더 나은 생태전환교육을 위하여

염리초 구성원들이 모두 열정적으로 생태전환교육을 위해 애쓰고 있기는 하지만 단위학교만의 노력으로 한계가 존재하는 부분도 많다. 아무리 역량 있는 교사라 하더라도 환경 분야를 전공하는 전문가가 아닌 이상 콘텐츠 개발에 한계가 있으며, 격무에 시달리는 교사들이 매 차시 교육과정을 재구성하고 수업 및 평가자료를 만드는 일은 쉽지 않다. 그러므로 반드시 가정 및 지역사회 그리고 교육지원청 차원에서의 지원이 필요하다.

“현재 생태전환교육을 운영하는 학교 간 네트워크가 구축되어 있습니다. 가정통신문이나 정보들을 공유하면서 공동연구에 힘쓰고 있어요. 그러나 지역별, 학교별로 학생들 특성이 뚜렷하고, 활용할 수 있는 인·물적 자원이 판이하게 다르기 때문에 아무래도 세세한 부분을 공유하는 것이 불가능합니다. 또한 학교 전체 프로그램의 단원별 연계를 위한 수업을 설계하는 것도 어렵습니다. 학년군별 단원 연계가 필수이기 때문에 지속가능발전목표(SDGs)의 주제별로 활동 예시 및 동영상 자료 등을 데이터베이스로 구축한다면 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이것이 과정중심평가와 연계된다면 더욱 활용도가 높을 것이라 예상됩니다. 교육청에서 지원할 환경전문가를 통한 컨설팅에 대한 기대도 큽니다. 또한 다른 사업에 비해 예산의 자율성이 많은 편이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창의적인 사업을 운영하는 데 다소 아쉬움이 있습니다. 예산의 자율성이 조금 더 확보되면 좋을 것 같습니다.”

이자혜 연구부장님

학교와 가정의 연계도 중요하다. 가정에서 학교와 같은 방향으로 자녀를 지도할 때 학교에서의 배움이 가정에까지 이어져 더욱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이에 염리초는 교사 연수뿐만 아니라 학부모 교육도 개설할 예정이며 학부모와 함께 만드는 생태전환교육을 실현할 것이다.

“우리 학교는 앞으로 주 1회 ‘채식의 날’을 운영할 예정입니다. 그렇지만 학교가 일방적으로 채식 식단으로 변경하는 것이 아닙니다. 학생과 학부모를 대상으로 한 ‘채식 식단 공모전’을 통해 육식을 대체할 수 있는 건강한 친환경 음식들에 대해 생각해볼 기회를 제공하고, 학생, 학부모와 함께 식단을 만들 것입니다. 나 혼자서는 힘들지만 다 같이 손을 잡고 환경을 위한 불편함을 감수해 나가다 보면 불편함을 견딜 수 있는 힘을 기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학생자치회를 중심으로 학생들이 주체적으로 생태시민으로서 실천하고 싶은 주제를 협의하고 실천하도록 2주에 1회 전교학생회 임원들과 정기적인 간담회를 하고 있으며, 학생과 학부모 대상 생태 그림책 나눔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는 염리 교육공동체 모두가 지구를 살리기 위해 자발적인 삶의 불편을 스스로 감수하겠다는 자기 선언이며, 그 힘을 믿고 있습니다.”

정순자 교장선생님

지역사회와의 연계도 필수적이다. 염리초는 마포구의 학교 생태전환교육 담당자와 의견 공유를 통해 지역연계 생태프로그램도 계획 중이다. 올 한해 마포구 생태사업인 텃밭 가꾸기, 마포도서관 사업인 숲산책, 숲체험교육, 재활용 창의교실 등에 참여하며 마을의 인적·물적 자원을 최대한 활용할 것이다. 이는 단순히 지역사회의 자원 활용을 넘어서 마을교육공동체의 성격을 갖는 결합이 될 것이다. 이를 통해 염리초의 영향이 지역사회까지 확장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

‘필(必)’ 생태전환교육!

영국, 덴마크, 일본 등 해외 몇몇 국가들은 이미 생태전환교육을 시작하였다. 특히 생태전환교육을 가장 먼저 시작한 핀란드에서는 7세부터 환경교육을 받는다고 한다. 한국의 생태전환교육 선구자로서 염리초 학생들의 작은 발걸음은 이미 시작되었다. 학교 현장에서 생태전환교육을 이미 실천하고 있는, 혹은 앞으로 실천할 선생님들에게 다음과 같은 당부의 말씀을 전하셨다.

“한 명의 열 발걸음보다 열 명의 한 발걸음이 더 큽니다. 지금의 작은 움직임들로 당장 큰 성과가 보여지는 것은 아니겠지만 미래의 디딤돌이 될 수 있도록 일선 학교들이 관심을 갖고 동참했으면 좋겠습니다. 대단한 것이 아닙니다. 한 달에 한 번 채식을 하는 것, 그것이 어렵다면 종이를 낭비하지 않는 것부터 간단한 기후행동 실천을 학생들과 함께 기획하고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지 않을까 합니다. 언젠가 우리의 아이들 중에서도 그레타 툰베리 같은 환경운동가가 나오지 않을까요?”

정순자 교장선생님

염리초 구성원들에게 ‘왜’ 생태전환교육이야? 라는 질문은 그 자체가 어불성설(語不成說)이었다. 이미 학교 곳곳이 생태교육의 장(場)이었고, 학교 구성원들의 마음과 행동 곳곳에는 지구를 위한 불편함이 일상이 되어가고 있었다. 미래학교 실현을 위해 와이파이를 구축하고, 에듀테크로 점철된 교수법을 익히는 것도 중요한 일이다. 그러나 미래 세대, 미래교육을 위해 가장 먼저 선행되어야 할 필수과제는 모든 교육활동이 ‘인간’ 중심이 아닌 ‘생태’적 관점으로 전환되어 모든 교육주체가 생태적 실천을 시작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현재 염리초의 생태전환교육은 작은 씨앗에서 시작하여 향기로운 꽃을 피우는 중이다. 조만간 염리초에서 맺은 알찬 열매들이 우리 서울교육 곳곳에서 또 다른 꽃과 열매들을 가득 피워낼 것이라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