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획2020 여름호 (239호)

학습상담 사례를 통해 본
배움이 느린 아이들의 이야기
[서울학습도움센터방문기]

0

 어영미 명예기자

Ⅰ. 들어가며

굳이 거창한 저출산 문제, 학령인구 급감을 이야기하지 않더라도, 우리의 학생 한 명 한 명은 너무나 소중하다. 많은 교사들은 개별 학생의 잠재적 역량을 최대한 발현하기 위하여 교육과정을 재구성하고, 수업혁신을 위해 노력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학교급이 올라갈수록 학생들은 수업에 흥미를 잃고, 학습부진이 누적된 학생 수는 쉽게 줄어들지 않는다.
수업에 참여하지 ‘않고’ 책상에 엎드려서 잠만 자는 학생, 여러 차례 설명을 해주어도 과제나 결과물을 제출하지 ‘않는’ 학생 등 수업에 무기력한 학생을 마주하는 일은 수십 년 경력의 교사에게도 결코 익숙해지는 일은 아니다. 사실상 이들 중 대다수는 수업에 참여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참여하지 ‘못하는’ 학습부진 학생이다. 자신이 겪고 있는 학업의 결손, 심리적 어려움을 표현하지 못하고 문제행동으로 발현시키는 것인데 그 원인은 단순하지 않다. 학습 부진은 학습-정서-행동 등 다양한 영역에 걸친 복합적 원인으로 인해 발생하며, 교사 개인의 역량이나 단위학교 차원에서 도움을 주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기초학력보장에 대한 국가적 차원의 책무성이 요구되는 가운데 학교에 대한 사회적 요구 역시 증가하고 있다. 서울특별시교육청은 배움의 과정에서 소외되는 학생 없이 모든 학생들이 함께 성장하는 기반을 마련하고자 2012년 학습부진 학생에게 맞춤식 지원을 제공하는 ‘서울학습도움센터(이하 센터)’를 설치하였다. 배움이 느린 초·중·고 학생의 기초학력 증진을 위해 집중적인 지원을 펼쳐왔다. 센터에 대해 봄호(238호)에서 소개하였지만, 센터의 프로그램을 통해 학생들이 변화하는 실제 사례를 좀 더 자세히 듣고자 직접 센터를 방문했다.

Ⅱ. Why – 왜 학습부진이 누적 되었나?

센터는 오직 ‘학교 및 교사’를 통해서만 학습지원대상자 의뢰를 받는다. 학습부진 학생의 학부모나 학생 개인의 요청으로 센터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는 없다. 학생의 학습부진이 개선되려면 반드시 교사·학교 그리고 학부모가 함께하는 유기적 지원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센터로 의뢰가 들어온 학생들은 어쩌면 선택받은 행운아이다. 학습에 어려움을 겪는 학생은 많지만, 교사의 관심과 열정이 있었기에 센터 프로그램에 참여 기회를 얻었으니 말이다.
프로그램의 시작은 학습상담사와 학생의 첫 상담이다. 학생과의 상담이 끝난 후, 학습상담사는 학교 측과 협의회를 거쳐 학생의 학습부진 원인을 진단한다. 그렇지만 학습부진의 원인은 매우 다양하고 복합적 이라 한 번의 진단검사만으로 명확한 원인을 찾기는 어렵다.

“대부분의 학습지원대상자는 학습 방면뿐만 아니라 정서, 우울, 자존감의 문제를 함께 겪고 있습니다. 지능적인 면에서 뒤늦게 발견되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의 경우 결손된 학습이 누적되어 정서적으로 더 큰 어려움을 겪고, 이것을 비행행동으로 표출하기도 합니다. 반대로 교우관계나 가정환경에서 오는 낮은 자존감, 우울, 불안이 학습장애로 이어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복합적 요인으로 어려움을 겪는 학생들

이처럼 한 가지 명확한 요인이 아닌 복합적요인으로 어려움을 겪는 학생들이 바로 센터의 학생 선정 기준 1순위이다. 학습상담사는 학생에 대해 심도 있게 파악하려 애쓰고, 구체적인 목표를 설정한다. ‘불안감을 최소화하면 학교생활에 자신감을 가질 수 있다.’, ‘읽기 능력의 향상을 통해 어휘력과 학습에 자신감을 줄 수 있다.’ 같은 구체적인 목표가 설정되어야만 한정적인 기간 동안 효과를 거둘 수 있다. 그리고 학습상담사는 매 회기 마다 학생의 담임교사에게 상담내용을 전달하고, 학부모님에게 학생의 심리상태, 행동변화 등의 상담내용을 문자로 전송한다.
초등 학습상담사는 한 담임교사로부터 의뢰받은 초등학교 2년 학생들에 대한 한글교육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세 명의 학생을 처음 만났을 때, 모두 국어와 수학 능력이 ‘하(下)’ 수준이었습니다. 센터의 ‘또박또박’ 한글진단 검사결과, 한글 능력도 ‘미해득(가장 낮은 수준)’이었어요. 아이들은 한글이 싫다며 한글 시간표를 내던져버리기도 했습니다. 이 아이들의 공통점은 학습능력이 부족할 뿐만 아니라 학급에서 또래 친구들과 원만한 관계를 맺지 못한다는 것이었습니다.”

학습상담사는 같은 반이었던 세 명의 학생을 하나의 모둠으로 구성해 25회 학습상담을 진행했다. 방과 후에 진행된 상담의 회기가 거듭될수록 아이들은 변해갔다. 두 명의 학생은 한글 ‘미해득’ 단계에서 각각 ‘보충(중간 수준)’ 및 ‘완성(가장 높은 수준)’단계로 향상했고, 국어와 수학 능력은 모두 ‘하’에서 ‘중’으로 향상되었다. 한 명의 학생은 ‘미해득’ 단계를 벗어나지 못했지만 학습 이외의 부분에서 눈에 띄는 변화가 있었다. 가장 큰 변화는 학생들이 학교에서 공부하는 것을 좋아하게 되었다는 사실이다. 매일같이 학습상담사에게 한글 공부가 즐겁다는 휴대폰 메시지를 보내오며 즐거움을 표현했다. 또 이 모둠의 SNS 그룹채팅방은 분주하고 화기애애했다. 한글 능력이 부족한 아이들이었지만 각종 이모티콘과 사진, 영상 등을 공유하며 서로 소통을 이어갔다. 오늘도 학습상담사 선생님과 공부하고 싶다며 아우성을 치고, 할머니, 엄마와 함께 구구단을 외우는 동영상을 찍어 공유했다. 담임선생님의 진단 결과, 아이들의 받아쓰기 실력이 향상되었고 학급 친구들과의 관계도 크게 개선되었다.

결손이 누적되고 오래 지속되면 정서적 응어리도 심각

중등 학습상담사는 중등 부진 학생의 경우 학생 변화의 속도가 조금 더디다고 했다. 중·고등학생은 초등학생 때부터 학습 결손이 누적되어 있었기에 결손 상태가 심각하고, 정서적으로도 훨씬 더 큰 어려움을 겪으며 비행행동이나 무기력한 행동을 표출하기도 한다. 대부분 학습된 무기력이 지속된 기간이 길기 때문에 이로 인한 정서적 응어리도 심각하다.

“초등학교 4학년까지 발달 장애로 인해 특수학급에서 교육받던 중학생을 의뢰받았어요. 부모님들의 무한한 노력으로 5학년 이후 경계선 진단을 받고, 중학교는 일반학급으로 진학했죠. 그런데 이미 특수학생으로 낙인찍힌 학생은 또래들로부터 무시와 폭언 등 괴롭힘을 당했어요. 학습에 대한 자신감도 없는데다가, 심한 괴롭힘을 당한 아이는 마음의 상처가 컸고, 언제나 말없이 주눅이 들어 있었어요. 담임선생님께 의뢰받아 찾아간 첫 상담 때 제가 무슨 말을 시켜도 그저 ‘네’라는 말만 기계적으로 반복했고, 자신의 감정을 표현조차 하지 못했어요.”

결코 변화가 없을 것 같았던 이 학생은 학습상담사와 래포(rapport)를 형성해가며 조금씩 변화했다. 프로그램이 종료될 때까지 학습방면에 눈에 띄는 변화는 없지만 조금씩 학교 수업에 참여하기 시작했다. 학습상담사에게 사육사가 되고 싶다며 자신의 꿈을 이야기했고, 좀 더 공부하고 싶은 과목들을 나열했다. 왜 공부를 해야 하는지 이유를 알지 못하겠다던 학생은 학습에 대한 목표의식을 가지고 자신이 진학할 특성화고등학교를 직접 찾아 진학의사를 밝히는 등 정서적 영역에서 크게 변화하였다.

“의뢰받은 학생 중에 발표를 하지 못하는 학생도 있었어요. 세 명 이상의 사람 앞에서는 입을 닫고 말을 하지 않는 것이죠. 학생이 입을 열지 못하는 이유를 누구도 알지 못했어요. 학교에서는 그 아이가 인지적으로 문제가 있는 것으로 여겨졌죠. 담임선생님이 여러 차례 상담을 하셨지만 매번 답을 얻지 못해 센터로 의뢰를 하셨습니다. 사실 그 아이는 외국에서 생활하다 한국으로 들어온 케이스였는데, 한국정서에 동화되지 못한 채 입을 닫아버린 것이었어요. 학습상담과 함께 심리 역할극 치료를 진행했습니다. 프로그램이 종료될 때쯤 학급 친구들 앞에서 발표를 하게 될 만큼 좋아졌어요.”

이 밖에도 학습상담사들은 정서적, 학습적으로 변화한 아이들의 다양한 사례를 들려주었다. 학교와 담임교사의 노력만으로 변화하지 않았던 아이들이 어떻게 변화한 것일까? 무엇이 아이들을 움직인 것일까? 일주일에 1~2차례 만나는 학습상담사가 과연 어떤 마법으로 아이들을 변화시키는 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었다.

Ⅲ. What – 학습부진 학생들은 무엇으로 인해 변화하였나?

센터에서 진행하고 있는 대표적인 프로그램으로 ‘Only One, Only You’, ‘유레카 프로젝트’가 있다. 이 프로그램은 짧게는 25회 차, 길게는 70회차까지 1대1 혹은 소수정예 모둠으로 학습 전략, 정서행동을 맞춤형으로 지원한다. 모둠을 구성해 상담하는 ‘즐거운 공부 행복한 나(한글 익히기, 기초 수학, 학습전략)’가 있으며, ‘난독·경계선 지능’을 전문적으로 지원하는 프로그램도 있다. 또한 ‘한 걸음 더’ 방학캠프 프로그램 역시 눈여겨 볼만하다. 이처럼 센터에는 다양한 프로그램과 더불어 센터에서 직접 개발한 양질의 맞춤형 학습 자료 및 놀이 자료 그리고 석사 이상의 연구원 및 풍부한 경력의 학습상담사가 배치되어 있다.
센터의 학습상담사들은 단위 학교마다 배치되어 있는 상담교사와는 그 역할에 다소 차이가 있다. 상담교사는 아이들의 ‘정서적’ 영역을 주로 보살피는 전문가라면, 학습상담사는 ‘학습 전략’과 ‘정서·행동’을 함께 돌보는 전문가이다. 특히 ‘학습 전략’을 지도한다는 점이 특별하다. 학습상담사는 국어, 영어, 수학 등 학습의 도구가 되는 읽기 전략 즉 핵심문장 찾기, 정보의 입출력 등 학습 전략의 방법을 알려주는 역할을 담당한다.

학습상담사는 회기마다 학생에게 필요한 영역을 결정한다. 학습 동기, 시간전략, 읽기전략, 쓰기전략, 암기전략 등의 학습 방면에 중점을 두는 회차도 있고, 자아존중감 회복, 관계형성 등 정서· 행동 영역에 좀 더 중점을 두기도 한다. 이는 학생의 학습부진 상황을 총체적으로 세심하게 돌보기 위함이다.
위의 초등학생 한글교육 사례에서 아이들에게 가장 시급한 것은 정서적 상담이었다. 이 학생들은 또래 친구의 집에 놀러 가본 적이 단 한 번도 없으며, 학급에서 친구들과 협력하는 놀이에 참여하는 것조차 어려워했다. 학습상담사는 이 아이들과 감정카드 놀이를 하며 소통을 시작했다. 함께 그림을 그리고, 보드게임을 하며 다양한 모둠 놀이를 진행했다. 학습상담사와의 놀이가 익숙해질 때쯤 포스트잇 놀이를 활용한 한글학습, 보자기 배드민턴 놀이를 통한 한글학습, 협력해서 한글 그리기 등 놀이를 통한 학습으로 아이들을 변화시켰다. 더 나아가, 아이들의 문화 속으로 들어가 모둠의 한 아이가 운영하는 유튜브(YouTube) 채널로 소통하며 한글학습을 진행했고, 휴대폰 그룹채팅에서도 한글학습을 이어갔다.
이 사례가 특별했던 것은 학생들의 담임선생님이 늘 함께 프로그램을 참여하였다는 점이다. 매 회기마다 아이들의 간식을 풍성히 준비해주시고, 방과 후에 아이들이 원하는 도서관, 서점 등에 데리고 다니시며 책을 읽고, 다양한 체험활동을 진행해 주셨다. 또한 단원평가 일정을 학습상담사에게 귀띔해주어 학생들이 정규 수업에서도 성취감을 맛볼 수 있는 기회를 만들었다.
학습상담사와 담임교사의 열정에 학생들만 변한 것이 아니었다. 본인의 자녀가 학습부진 대상자가 되어 프로그램에 참여한다는 것을 달가워하지 않았던 부모님들은 가정에서 알지 못했던 모습까지 세심하게 관찰하고, 매번 아이의 상황을 알리는 상담사의 따뜻한 노력, 크게 변화하는 자녀의 모습을 경험하면서 감사의 마음을 장문으로 회신해왔다.

“영재아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프로그램은 홍보하기가 너무 쉽습니다. 그렇지만 학습 부진학생 프로그램을 홍보하는 것은 정말 어렵습니다. 학부모님과 학생이 쉽게 동의하지 않거든요. 아무리 프로그램을 통해 도움을 받았다 하더라도 자녀가 혹은 자기 스스로가 한때나마 학습부진이라는 사실을 공개하기 꺼립니다.”

교사의 세심한 관찰이 큰 역할

배움이 느린 아이들에게 센터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지원하는 것은 교사의 역할이 크다. 교사는 학습이 느리거나 정서행동 장애를 보이는 학생들을 세심하게 관찰해야 하며, 학교 내부의 노력으로 개선이 어렵다고 판단될 때는 센터에 의뢰해야 한다. 4월, 7월, 11월 센터에서 보내는 공문과 센터 공식홈페이지 그리고 리플렛 등을 무심히 지나치지 않길 바란다. 센터 프로그램에서 중도에 하차하거나 긍정적인 변화를 보이지 않은 학생은 단 한 명도 없었다.

“저희가 만난 아이들은 모두 충분히 사회에서 제 몫을 감당할 수 있 는 학생이었어요. 어떤 학생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합니다. 누구나 강점은 있어요. 기초학력이 부족한 아이들에게 학습전략만 알려주어도 더딜지언정 학습에 동기를 가지게 됩니다. 또 따뜻한 눈빛과 칭찬으로 소통한다면 무기력한 학생도 변화합니다. 특히 정서적 문제는 없고 학습능력만 부족한 중·고등학생의 경우 센터의 프로그램을 만나면 눈에 띄게 실력이 향상 됩니다. 위계성이 없는 과목의 경우 더욱 두드러지는 성적 향상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Ⅳ. How? – 학습부진을 예방할 수 있는 방법

현장의 교사들은 자신의 교과목과 생활 지도에 대해 전문적인 지식을 가지고 있으나, 학습 부진을 겪는 아이들을 어떻게 해야 도울 수 있는지 잘 모르거나 격무에 시달리는 교사 한 명이 극소수의 학생만을 위해 집중적인 보살핌을 지원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그러므로 학습부진이 발생하지 않도록 사전에 예방하는 것이 가장 중요할 것이다.
학습부진은 복합적인 원인에 의한 것이고 교육공동체가 함께 해결해야 할 부분이다. 그래도 교사가 학습부진 예방을 위해 학교현장에서 할 수 있는 일, 해야 하는 일은 무엇일까?
교사는 기본적으로 학습부진의 개념, 원인, 특성 그리고 지도방법에 대해 이해해야 한다. 특히 초등학교 저학년일수록 더욱 관심을 가지고 학습 결손이 발생하지 않도록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초등학교 저학년 때 학습 결손을 발견해 집중적으로 보완해줄 수 있다면 가장 좋습니다. 조금 늦은 초등학교 고학년 때라도 3R’s(읽기·쓰기·셈하기) 역량에 결손이 생기지 않도록 집중해야 합니다. 기초학력이 갖추어져야 학습에서 오는 우울·불안 및 사회성 문제를 예방하고 최소화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중·고등학교에 진학한 후에는 진단도 어렵고, 함께 따라오는 정서적 문제를 해결하는 데 훨씬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합니다.”

학습에 대한 흥미를 잃지 않게

이미 중·고등학교에 존재하는 다수의 학습 소외 현상은 어떻게 해야 할까? 학습 상담사들은 중고등학생에게 학교 교사가 할 수 있는 최선은 학습에 대한 흥미를 잃지 않게 도와주는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어떻게든 수업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예를 들면, 수업시간에 학습지를 두 가지 제공하는 방법이 있어요. 미국의 실제 사례를 소개하겠습니 다. 어느 학급에 전학 온 아시아계 학생이 영어 실력이 부족해 수업에서 소외되어 있었어요. 어느 날 미국 소설에 대한 수업이 진행되던 중 교사는 그 학생에게 소설 속 주인공들을 그림으로 그리는 학습지를 제공했습니다. 이 아이는 자신이 이해하고 생각한 대로 그림을 그리며 그 소설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즐겁게 수업에 참여하며 자신감을 회복했다고 합니다. 만약 교사가 그 아이를 그냥 지나쳤다면 아마 영원히 지능이 부족한 아이,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아이로 여겨졌을 겁니다.”

Ⅴ. 맺으며

올해 7월에 강서양천교육지원청과 동부교육지원청, 두 곳에 지역학습도움센터가 문을 연다.
각 교육지원청에 지역학습도움센터를 설치하기 위한 밑그림이다. 지금까지 11개 교육지원청으로부터 의뢰를 받다보니 모든 인원을 수용할 수 없었던 점, 지역적 특성을 반영한 세심한 지원을 할 수 없었던 점 등이 보완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제 서울학습도움센터는 기초학력보장의 컨트롤타워로서 지역학습도움센터와 연계해 배움이 느린 학생들을 지원할 것이다.
핀란드의 모든 학교에는 학습부진을 담당하는 학습상담사가 배치되어 있다고 한다. 언젠가 서울의 모든 학교에도 배움이 느린 학생들을 전문적으로 이끌어 줄 수 있는 학습상담사가 배치되어 함께 협력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마지막으로 센터장님은 학교 현장에서 학습부진 학생들로 인해 고민하고 계신 선생님들과 「서울교육」의 독자들에게 당부의 말씀을 전하셨다.

“센터의 프로그램이 아무리 전문적이라고 해도, 센터만의 노력으로는 결코 아이들을 변화시킬 수 없습니다. 학교-가정-센터가 특별삼위일체가 될 때, 아이들은 비로소 학습부진에서 벗어나 자신의 강점을 키워갈 수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교사의 역할이 가장 중요합니다. 부진 학생들이 수업시간에 엎드려 자는 이유는 제 각각이지만 속마음은 모두 똑같아요. 선생님의 따뜻한 눈빛과 ‘너 참 잘한다!’는 칭찬을 듣기를 원합니다.”

센터 방문이 끝나갈 때까지 센터에서 부진 학생들을 변화시킬 마법 같은 비법을 찾을 수는 없었다. 단지 학습 소외 학생을 바라보는 따뜻한 눈빛과 그들 역시 모두 자신만의 강점을 가지고 있으며, 언젠가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존재임을 믿어주는 마음이 전부였다. 엎드려 잠만 자던 그 아이, 아무 것도 하지 않던 무기력한 그 아이를 위해 단 한번 따뜻하게 웃어주며 넌 정말 잘 할 수 있다고 칭찬해줄 수 있는 교사가 있다면, 어쩌면 학습상담사가 필요하지 않을지도 모를 일이다. 학생 한 명 한 명이 모두 평등한 출발선에서 밝게 웃으며, 자신의 강점을 발휘할 수 있는 행복한 교육이 실현되기를 희망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