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업 혁신? 평가 혁신이 함께해야 한다

|김성보

 

1. 협력과 발달

가. 미래 교육

4차 산업혁명시대가 도래하니 교육도 변화해야 한다는 말들이 많다. 그러나 코팅교육과 같은 특정 프로그램이나 기술을 중심으로 교육변화를 상상하면 위기는 더 짙어질 것이다. 교육은 지성과 감성, 의지, 신체적 측면을 모두 고려하며, 협력적 방법을 통한 전면적 발달을 중심으로 삼아야 한다. 미래 역량을 이야기할 때 종종 등장하는 4Cs(협력, 비판적 사고, 창의력, 의사소통)도 이를 가르치는 특별한 과목이나 방법이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학교에서 학생들끼리 또는 학생과 교사가, 또는 학교와 지역사회가 새롭게 만나 ‘소통’하는 과정에서의 서로 다른 지식과 가치관은 ‘비판적 사고, 문제 의식’을 낳게 마련이고,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협력’이 필요하며 이를 바탕으로 ‘창의력’이 발휘되는 것이다. 일련의 활동들이 새롭고 더 넓은 영역의 이해와 소통을 만들어 다시 비판적 사고와 협력, 창의력을 자극하게 된다.

 

나. 배움 중심 학교
학생의 배움이 학교활동의 주인공이 되어야 한다. 학교의 구성원들이 협력적 방법을 써서 학생의 전면적 발달을 추구한다고 할 때학교 운영면에서 학생 자치의 영역과 권한이 확대되어야 하고, 학습면에서 자기 주도적 학습 환경이 조성되어야 한다. 교사들도 행정 전문가의 역할보다는 교육과정과 학생 발달의 전문가로서 더 비중있는 역할을 해야 한다. 학교장은 학생 배움 활동 중심으로 학교를 재구조화하는 ‘학교업무정상화’로 행정적 기반을 마련해 주어야 한다.

 

2. 수업 혁신 – 거꾸로 교실

가. 왕도는 없다

교사가 경쟁과 선발이라는 기존의 수업 방법과 목표를 바꾸어, 학생의 전면적 발달을 위한 협력적 방법들을 도입한다면 어떠한 형식이든 혁신적인 수업이다. 다만, 나의 경우는 학습 자체에 무기력하게 반응하는 학생들이 증가하는 현상을 해소하기 위해 학생 활동 중심으로 수업을 구성하는 ‘거꾸로 교실’ 방법을 도입했다.
나. 수업 환경 구성

1) 동학년 동교과 교사들과의 협력
동학년 동교과 교사들이 협력하지 않으면 수업 혁신은 시도하기 어렵다. 개학 전 겨울부터 과학 선생님들이 모여 수업 혁신을 위한 워크숍을 진행했다.

2) 온라인 커뮤니티
‘거꾸로 교실’ 방식은 평소 수업 중에 하던 교사의 강의를 10분 내외의 디딤 학습 자료로 만들어 온라인으로 공유하면, 학생들은 디딤 학습을 미리 하고 와서 수업 중에는 교사 강의 없이 ‘활동’을 하는 방식이므로, 디딤 자료와 활동 결과물을 공유할 온라인 커뮤니티가 필요하다. 학교 홈페이지가 수업에 최적화된 플랫폼이라면 더 좋았겠지만, 안타깝게도 부족함이 많았다. 스마트폰과 PC 모두에서 사용이 쉽고 학급 활동에 맞춰진 클래스팅(http://www.classting.com)이라는 커뮤니티를 활용했다. 교사들과 학생 모두가 가입했으며, 학부모들도 가입할 수 있다.

3) 인터넷 환경과 태블릿
학생들 대부분이 스마트폰을 가지고 있으나 실시간으로 온라인을 통해 피드백하기 위해서 무선랜 환경과 태블릿PC가 준비되어 있으면 도움이 된다. 서울특별시교육청이 지원한 무선망 Senwifi용 AP를 확장했고, 광진구청으로부터 수업용 태블릿PC 구입을 지원받았다.

4) 교과교실
대부분의 수업이 비슷한 방식을 취한다면 교과교실이 없어도 일반 교실에서 수업이 가능하겠지만, 교과교실이 있다면 모둠활동과 다양한 학생활동 준비물을 보관하기가 쉽다는 장점이 있다.

 

다. 수업의 실제

1) 디딤 학습 자료
디딤 학습 자료는 짧고 간단하게 만들수록 좋다. 많은 교사들이 영상편집 전문가가 아니므로 디딤 학습 자료는 상업적 자료에 비하면 가독성이 매우 떨어지기 때문이다. 수업 중에 교사가 강의를 하지 않기 때문에 디딤 학습 자료는 ‘짧은 강의 영상’으로 시작하는 것이 일반적이나 그림, 동영상 링크, 프레젠테이션 자료, 한글문서 등 그 매체는 다양할 수 있다. 나는 프레지를 활용하였다.

2) 실험실습 확대
수업 중에는 강의를 하지 않기 때문에 충분한 실험실습 시간 확보가 가능하다. 교과서에 나오는 웬만한 실험은 빠뜨리지 않고 할 수 있다.

 

 

3) 단어 구름에서 정답 단어 찾기
교과서에 나오는 단어를 구름 모양으로 만들어 주는 프로그램(wordle)을 활용해서 주요 단어 찾기 활동을 한다. 옆 모둠 학생이 문제를 내면, 모둠원들이 협의하며 정답을 찾는다.

4) 릴레이 쓰기
모둠원들이 문장을 암기하여 차례로 달려가 학습지를 완성하는 활동으로, 중단원을 정리할 때 쓰면 효과가 있는 방법이다. 교사가 초시계를 들고 1분 단위로 각 모둠별 학생이 순서대로 나갈 수 있도록 안내한다. 만우절에는 학생들이 의자를 들고 운동장으로 몰려나갔지만, 현관에 활동지를 붙이고 수업할 수 있을 정도로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도 집중력을 유지할 수 있다.

 

 

5) 태블릿 활용 수업
평소 수업에도 상시적으로 검색과 자료 저장에 태블릿이나 휴대폰을 자유롭게 쓸 수 있으나, 태블릿을 활동의 중심으로 두는 때도 있다. 각 모둠별로 태블릿을 가지고 교사가 정하는 순서에 따라 문제를 풀이하거나 그림을 그리는 활동을 한다. 소크라티브, 핑퐁, 퀴즐렛 등 앱(프로그램)을 이용한 쌍방향 수업이다. 모두가 동시에 협력적으로 활동하도록 수업을 설계하고, 매 수업 모둠활동 평가를 하면(평가의 실제 참조) 무임승차하거나 활동에 불참하는 학생이 없다.

6) 성장 게임, 사냥 게임을 활용한 모둠활동
알-애벌레-번데기-나비 카드를 활용해 문제를 풀 때마다 다음 단계로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하는 방식이다. 또는, 학생 각자가 낸 문제를 교실 곳곳에 숨기듯 붙여두고 학생들이 돌아다니며 문제를 찾아 풀이를 하는 활동으로 교실이 아수라장처럼 보이지만, 학생들은 사냥하듯이 문제를 풀러 다닌다.

7) 직소 퍼즐 모듬 활동
핵심 내용을 큰 글씨나 그림으로 그리면, 옆 모둠 학생이 와서 일정한 개수의 조각으로 잘라 직소 퍼즐을 만들어 주고, 모둠원들이 협력하여 다시 원래 그림으로 완성하는 활동이다.

 

 

8) 비주얼 씽킹 활용 모둠 활동
비주얼 씽킹의 다양한 형식을 활용하여 모둠원들이 협력적으로 내용을 정리하고 공유한다. 산과 염기의 특성을 핑거맵으로 정리하기, 우열의 원리를 보석맵으로 정리하기 등이다.

 

 

9) 키워드 헥사를 활용한 내용 정리
육각형 색지에 핵심 단어를 적어, 모둠원이 협의하며 생각의 구조에 맞게 배열하는 활동이다. 중단원을 시작할 때 기본 개념들을 알아보는 데 좋다. 마인드맵과 비슷하나 각 모둠원이 동시에 비슷한 비중으로 활동할 수 있고, 배열을 바꿔가며 토론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10) UCC 제작
주제에 대한 동영상이나 애니메이션을 제작하고 공유한다. 한 시간은 콘티를 짠 후 그림이나 사진을 찍고 다음 시간에 태블릿의 앱을 이용해 애니메이션을 제작한다.

11) 지식시장(월드카페)
교실 구석으로 각자 자신의 지식을 판매하기 위한 매대를 설치하고, 학생들이 자유롭게 돌아다니며 동료 학습을 한다. 지식 판매자와 구입자 모두 이익이 발생하는 거래 제도를 잘 구성해야 한다.

 

3. 과정 중심 평가

가. 용곡중학교 과학3 평가방법 개요

 

나. 평가 방법 개선

교과의 특성, 교사의 특성, 학생의 특성, 수업 방법 개선을 고려하지 않고 무턱대고 수행평가 비중을 확대하면, 학생과 교사 모두 지필고사보다 더 부담을 느끼고 교육적 성과도 나오지 않는다.

1) 개선 방향
상대평가에서 절대평가로, 양적 평가에서 질적 평가로, 결과 중심 평가에서 과정 중심 평가로, 선별 평가에서 성장 지향 평가로 변화해야 한다.

2) 바람직한 수행평가
정규수업 시간 내에서 해결할 수 있는, 학생들이 즐겁게 참여하고 교육적 성취감을 느끼게 하는, 학생의 참여도와 잠재력을 중심으로 점수를 부여하는, 점수를 여유 있게 부여하는, 교사가 즐거운 마음으로 손쉽게 채점할 수 있는, 학생들이 결과물을 소중히 간직하는 수행평가를 구성해야 한다.

3) 용곡중학교 과학3 평가 실제
실험 과정을 평가하는 것은 과학 교과에서는 오랜 전통이다. 올해 새롭게 도입한 것으로 지필 평가의 비중을 대폭 낮추고, 오픈북 자유 서술식으로 진행함으로써 단답형 암기 능력이 아니라 정보탐색과 지식의 구조화, 자기 의사 표현 능력을 평가하였다.

나머지 수행 평가는 모둠활동 포트폴리오 평가로 쉬운 디딤 자료를 이용한 자기주도 학습 능력과 수업 활동에서의 협력과 의사소통 능력을 포함한 과학적 소양 형성을 평가하였다. 모둠활동을 3단계로 평가하여 과도한 서열화를 지양하면서도 매 차시 평가하므로 성실한 학생이 우수한 결과를 얻는 변별력을 확보하였다. 실험 평가와 오픈북 자유 서술 평가 외에는 매 시간 모둠에서 자체 평가하기 때문에 교사의 평가 부담도 적다.

변화를 시도한 지 겨우 2년차 밖에 되지 않아서 성과를 부풀린다면 섣부른 속단일 것이나, 나 자신의 수업만족도가 높은 것과 수업 중 엎드려 있는 학생이 거의 없어진 점, 지필 고사 시 시험문제도 보지 않고 OMR카드에 한 줄로 찍고 잠자던 학생들이 시험 종료 때까지 교과서를 들추며 서술형 답안을 작성하는 모습은 긍정적인 변화라고 생각한다.

 

 

TIP

수업 개선 탐색 시 도움 받은 선생님
동대부고 정찬일, 독산고 박현희, 영동일고 유동걸, 천안 북일고 김광호

참고 사이트
미래교실네트워크 (https://www.futureclassnet.org)
용곡중학교 3 – 과학(https://www.classting.com/!b6gnl9)
한글지원 단어구름만들기(http://www.tagxed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