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 그 아름다운
이면(裏面), 수학체험
이렇게

|김남준

정팔면체의 재발견

겨냥도는 직육면체나 각기둥과 같은 입체도형의 모양을 잘 알 수 있도록 어느 한 방향에서 보이는 대로 그린 그림이다. 필자가 중학생 시절에 입체도형을 공부하면서 정팔면체의 겨냥도를 연필로 쓱싹쓱싹 잘 그렸던 기억이 난다. 그때 그렸던 정팔면체는 피라미드 두 개를 위아래로 붙여 놓은 것과 같은 뾰족한 팽이 모양이었다. 당시 정팔면체를 교과서의 그림으로만 접했을 뿐 정팔면체를 처음 만져 본 것은 교사가 된 이후이다. 폴리드론이라는 수학교구로 만든 정팔면체는 더 이상 팽이처럼 보이지 않았고, 바닥에 놓으면 위아래 면이 평행이고 합동인 기둥이 되었다. 정팔면체가 기둥이 된다는 것을 처음 발견하는 순간이었다.

정사각쌍뿔(사각뿔 2개를 이어붙인 모양이다.)
엇삼각기둥(밑면이 서로 엇갈린 삼각기둥을 말한다. 옆면은 삼각형 여러 개로 이루어져 있다.)

직육면체가 사각기둥인 것처럼, 정팔면체도 분류하는 기준에 따라 다양하게 이름 지어질 수 있다. 정팔면체는 뿔 2개를 이어 붙인 모양이어서 쌍뿔이 되기도 하고, 두 밑면이 서로 평행이고 합동이어서 각기둥도 된다. 수학교구를 활용하여 만져보고 생각하는 활동을 통해 그림으로 공부할 때는 경함할 수 없었던 입체도형이 갖는 새로운 성질들을 찾아낼 수 있었던 것이다.

팔면 트러스(Octet Truss)와 지오데식 돔(Geodesic Dome)

이왕 정팔면체를 다루었으니 생각을 좀 더 확장해 보자. 정팔면체는 기둥이기 때문에 평면에 나란히 펼쳐놓을 수는 있다. 하지만 정팔면체만으로 정육면체와 같이 면과 면을 이어 붙이는 방법으로는 공간을 빈틈없이 채울 수 없다. 정팔면체 사이의 빈틈을 채우려면 정팔면체와 모서리의 길이가 같은 정사면체가 여러 개 필요하다.

(정팔면체와 정사면체를 함께 사용하면 공간을 빈틈없이 채울 수 있다.)

팔면체 사이를 정사면체로 채울 수 있는지 확인하려면 입체도형을 만들 수 있는 수학교구를 활용해 보면 된다. 그림에서 보는 것처럼 정팔면체와 정사면체를 이용하면 공간을 빈틈없이 채울 수있다. 정팔면체와 정사면체의 모든 면이 삼각형이기 때문에 이와 같은 구조를 삼각형 구조라고 한다. 삼각형 구조는 다른 도형에 비해 튼튼하고, 특히 공간을 일정하게 채울 수 있기 때문에 건축물이나 다리를 지을 때 많이 활용된다.

정팔면체와 정사면체를 이어 붙여 만든 입체도형을 팔면 트러스라고 한다. 팔면 트러스는 지오데식 돔을 발명한 미국의 건축가 풀러(Fuller, 1895~1983)가 유치원에 다닐 때 처음 고안한 것이라고 한다.

지오데식 돔(1967년 몬트리올 엑스포 미국관)                                       팔면 트러스(정팔면체와 정사면체가 이어 붙여 만든다.)

풀러는 1940년대에 지오데식 돔을 발명하고, 1967년 캐나다 몬트리올 엑스포 미국관에 지름이 75m인 지오데식 돔을 적용하면서 세계적인 명성을 얻게 되었다. 지오데식 돔은 팔면 트러스와 마찬가지로 삼각형 건축물로 삼각형이 갖고 있는 많은 장점을 활용하고 있다.
삼각형은 변의 수가 가장 적은 도형이면서 가장 안정적이고 튼튼하다. 변의 개수가 삼각형보다 많은 사각형, 오각형 구조물은 쉽게 변형이 생기지만 삼각형 구조는 부러지지 않는 한 절대로 모양이 변하지 않는다. 오늘날 다리를 짓거나 송전탑과 같은 높은 구조물을 지을 때 삼각형 구조를 사용하는 것도 바로 삼각형이 갖는 도형의 성질 때문이다.

프랙털은 무한한 자기 복제로 도형의 한 부분이 전체의 모습과 닮은 도형을 말한다. 프랙털은 자연에서도 발견할 수 있는데, 번개, 강줄기, 유리창의 서리 결정, 로마네스코 브로콜리의 모습을 살펴보면 크기는 달라도 닮은 모양이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수학이 아닌 자연에서 프랙털이 자주 발견된다는 것은 수학과 자연이 닮은 점이 많다는 것을 느끼게 한다.
이제 피보나치수열에 대해 알아보자. 이탈리아의 수학자 피보나치(Fibonacci, 1170-1250)가 쓴 책에는 다음과 같은 문제가 나온다. 한 쌍의 토끼가 매달 한 쌍의 토끼를 낳고, 태어난 한 쌍의 토끼는 생후 2개월째부터 한 쌍의 토끼를 낳기 시작한다. 한
쌍의 토끼로부터 일 년 동안 몇 쌍의 토끼가 태어날까? 이 문제에서 매달마다 토끼의 쌍을 구하면
1, 1, 2, 3, 5, 8, 13, 21, 34, 55, … 이 되는데,
이 수열을 피보나치수열이라고 부른다. 또 피보나치수열에 나타나는 수를 피보나치 수라고 한다. 피보나치수열은 앞의 두 수를 더해 그 다음 수가 만들어지므로 초등학생들도 이해하기 쉬운 수열이다. 피보나치 수는 식물의 잎차례, 꽃잎, 솔방울 등과 같은 자연에서 찾을 수 있다.
솔방울이나 해바라기는 작은 공간에 최대한 많은 씨를 품기 위해 피보나치 수를 선택했다. 솔방울과 해바라기 씨가 품고 있는 나선의 수를 세어 보며 수학과 자연의 신비를 느껴 보자. 솔방울의 안쪽에서 시계방향으로 나선이 13줄, 반시계방향으로 나선이 8줄 있다.

수학은 숫자와 기호가 갖는 상징만으로도 아름답지만 수학과 자연, 수학과 실생활이 연결되어 우리 눈에 펼쳐지는 아름다움도 크다. 학생들이 다양한 수학적 체험 활동을 통해 수학에 대한 아름다움을 경험해 볼 수 있다.

왜 수학체험인가요?

수학체험이란, 기존의 문제풀이 중심의 정적인 활동에서 벗어나 수학을 보다 역동적인 방법으로 탐구하는 활동을 의미한다. 그래서 대부분의 수학체험은 수학교구나 신체적 활동을 동반한 조작활동을 강조한다.

그동안 우리나라 수학교육에 대한 반성으로 ‘학업성취도 국제비교연구(PISA)’와 ‘수학·과학 성취도 추이 변화 국제비교연구(TIMSS)’의 결과를 인용하곤 하였다. 높은 학업성취도에 비해 매우 낮은 수준의 수학에 대한 정의적 특성은 우리나라의 수학교육에 대해 반성하게 한다. 많은 학생들이 수학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을 갖고 있으며, 대학 입시를 위해 어쩔 수 없이 공부한다고 말하고 있다.

수학과 친해지는 날 운영 (2017. 3. 14.) – 원주율에서 내 생일 찾기

이러한 학생들에게 수학에 대한 올바른 인식과 긍정적 태도를 심어주기 위한 방법 중 하나가 수학체험이다. 수학체험은 학생이 주도적으로 참여하므로 수학에 대한 긍정적 태도를 길러주며, 수학의 여러 분야를 경험하게 됨으로써 수학에 대한 인식의 폭을 넓히는 계기가 된다.

수학마술                                                                수학체험전 수학놀이터                                       움직이는 착시도형 관찰

수학체험 어떻게 해야 하나요?

수학을 체험하는 방법은 의외로 쉽다. 산에서 솔방울을 주워 피보나치 수가 있는지 확인해 보는 것도 수학체험이 될 수 있고, 수학체험관을 찾아 프로그램에 참여해 보는 것도 한 방법이다.

또 학교에서 수학을 활동적인 방법으로 공부하는 것도 수학체험이 될 수 있다. 수학 교구를 사용하지 않아도, 역동적인 활동을 동반하지 않더라도 수학에 대한 학생들의 인식의 폭을 넓히기 위한 활동이라면 모두 수학체험이 될 수 있다. 수학체험에서 다루는 소재는 별다른 제약을 받지 않는다.

수모형으로 세 자리 수의 덧셈하기                수학체험관에서 사각바퀴 자전거 타기            수학독서대회 참가 안내 포스터

수학체험은 외부 기관이나 시설을 이용하는 것만을 의미하지 않으며, 수학에 대한 조그만 관심에서 수학체험은 시작된다고 볼 수 있다. 교실 내에서 다양한 수학 체험활동을 시도해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며, 학생들에게 다양한 수학체험의 기회를 제공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학생의 입장에서 경험할 수 있는 수학체험은 어떤 것이 있는지 살펴보자.

이 밖에도 수학을 체험하는 방법은 무궁무진하다. 한국과학창의재단이 운영하는 ASK MATH나 한국교육방송에서 운영하는 EBS MATH 사이트에서 다양한 콘텐츠를 활용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