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획2021 여름호 (243호)

[신연중학교] 수업혁신을 통해
성찰적 행위주체성을 지닌 학생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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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종(신연중학교, 교사)

생태전환교육으로 수업 혁신하기

우리 학교(교장 한성희)는 안산 중턱에 자리잡은 넓은 운동장과 짜임새 있는 건물로 아이들이 다양한 운동을 즐기고 있어서 “신연체육중학교”라는 별명이 있습니다. 뒷문 근처는 바로 벚꽃이 만발하는 안산 중턱이기에 이곳에서 동아리, 체육, 미술, 국어수업 등 다양한 교육활동을 할 수 있어서 마치 경치 좋은 시골 학교 같은 느낌이 납니다.
학생자치 중심교육을 하면서도 좋은 자연 환경 덕분에 다양한 환경 교육을 하고 있었습니다. 이러던 차에 혁신학교 3기를 맞이하여 환경 교육을 중심으로 수업 혁신을 하자는 의견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2020년에 생태전환교육 중장기 종합계획이 발표된 것을 계기로 생태전환교육의 개념 아래 기후위기 대응 교육을 하자는 논의가 모아졌습니다.

생태전환교육 디자인하기

가. 생태전환교육을 어떻게 할 것인가?

기후위기 대응 교육은 환경 교과에서 프로젝트 학습으로 실시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생각하곤 합니다. 그렇지만 환경 교과의 선택률이 저조하고 기후 위기 문제가 우리 모두의 문제임을 생각하면, 이를 모든 교과에서 다루는 것이 바람직할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 학교에서는 생태전환교육 차원에서 ‘기후위기 대응 교육’을 다양한 교과에서 운영하기 위한 기후 위기 대응 교육 흐름도(다음쪽)를 작성해보았습니다.

나. 교육과정 재구성하기

이제 하나의 목표를 위해 각 교과의 성취기준을 분석하고, 다른 교과의 성취기준과 비교한 뒤 주제별로 성취기준을 통합합니다. 통합된 성취기준을 근거로 수업을 설계한 후 수업을 실행하고 평가를 합니다. 이때 우리 학교와 관련이 있는 기관과 지역 자원을 잘 활용한다면 교과 수업을 진행하거나 행사를 진행하는 데 힘이 덜 들고 완성도 있는 프로그램을 진행할 수 있을 것입니다. 관련 교과의 수업 요소와 창체의 실천활동을 연계한다면 더욱 효과적일 것입니다. 그래서 애니메이션반, 방송반 등 영상제작과 관련된 동아리를 행사에 참여하게 하고 자율동아리를 활성화시켜 동아리 단위로 행사 참여를 유도하였습니다.

다. 주제 정하고 교육과정 분석하기

2월 신학년 준비 기간에 ‘기후위기 대응 교육을 위한 교육과정 재구성’이라는 주제로 연수를 하였습니다. 그리고 기후위기 대응교육에 참여를 원하는 선생님들을 중심으로 교원학습공동체를 꾸리기로 했습니다. 3월 한 달 동안 성취기준 분석을 통한 생태전환교육 수업 요소 분석표를 만들었습니다.

라. 기후위기 대응 교육을 위한 수업 주제 정하기

각 교과 성취기준 분석을 통한 생태전환교육 수업요소 분석표를 바탕으로 주제 통합 수업을 준비했습니다. 앞의 표는 교원학습공동체 모임 후에 지속적으로 추가하고 보완했습니다. 흐름도를 만들 때 서울특별시교육청에서 개발한 ‘성찰적 생태전환 수업 모형’을 적용했습니다. 성찰적 생태전환 수업 모형은 학생이 ‘사건’을 통해 탐구, 내면화, 공감, 사회화 과정을 학습하고, 실천하는 모형입니다. 이 수업 모형으로 채식 먹거리 교육 모델을 만들었습니다. 이 모형의 특징은 ‘사건’을 제시하는 것입니다.

기후위기 대응 교육 중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는 것이 채식입니다. 공장식 축산은 동물윤리 면에서도 문제가 있고 또한 사람들이 과잉영양상태가 되는 문제가 있습니다. 그리고 과도한 탄소를 배출하기 때문에 기후위기 대응 차원에서 지양해야 할 방법이기도 합니다. ‘채식 먹거리 교육’ 모델처럼 체계적인 채식 먹거리 교육을 통해서 학생들이 스스로 채식 또는 절식을 선택한다면 효과가 있을 것입니다. 첫 번째 주제는 기후위기 대응 프로젝트 수업입니다. 3학년을 가르치는 선생님들이 모여서 기후위기 대응 방식을 고민했습니다. 성취기준을 분석해본 결과 지구온난화는 과학3에서 3학년 초에 배웁니다. 출판사마다 해당성취기준을 교과서에서 다루는 층위가 달라 이 내용을 어떻게 가르쳐야 하는지 고민을 했습니다. 그런데 2학년 때 배우는 도덕2에서 인간중심주의와 생태중심주의를 배웠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그래서 도덕, 과학, 국어, 사회 선생님들이 모여 이것을 어떻게 주제통합을 할지 고민하여 기후위기 대응프로젝트 수업 흐름도를 만들었습니다. 이 주제통합 수업에서 ‘사건’은 급격한 기후 위기로 발생하는 홍수, 태풍, 가뭄, 먹거리 위기 등입니다. 도덕2에서는 2학년 말에 인간중심주의와 생태중심주의의 차이를 배우면서 인간에 대한 탐구를 합니다. 그런 후 과학3에서 3학년 초에 기후 변화에 대한 탐구를 합니다. 이 때, 도덕 시간에 배운 인간중심주의와 생태중심주의에 대한 선수학습을 통해 기후 변화에 대해서 어떻게 해석할지 생각을 하게 합니다.

다음 주제는 기후 변화와 전염병수업 흐름도입니다. 2학년 보건, 수학, 체육 선생님들이 모여서 수업을 구성했습니다. 이 주제에서 사건은 코로나19로 정했습니다. 보건 시간에 기후 변화와 감염병에 대해서 배우고 수학 시간에 보건 시간에 배운 내용을 바탕으로 감염재생지수를 이용해서 전염 정도를 예측하는 수업을 할 예정입니다. 그리고 체육 시간에는 두 수업의 내용을 바탕으로 기후 변화에 따른 신체활동을 탐구할 예정입니다. 이외에 여러 주제통합 수업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마. 통합주제 행사하기 및 성과 나누기

여러 교과에서 프로젝트 기반 생태전환교육을 시작하려면 먼저 교육과정 분석이 필요할 것입니다. 각 교과의 성취기준을 분석해서 유사한 것들을 통합하면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는 여지가 생깁니다. 그리고 이렇게 각 교과에서 수업을 진행하고 모인 역량을 학교 행사에서 펼칠 수 있습니다. 우리 학교에서는 Mini C-40, 환경영상제, 손수건 워크숍, 태양광 워크숍을 계획했습니다. C-40(도시 기후 리더십 그룹, Cities Climate Leadership Group)은 세계 온실가스 80% 이상을 배출하고 있는 대도시들이 기후 변화에 적극 대응하기 위해 2005년 발족시킨 세계 대도시 협의체로, 런던·뉴욕·파리 등 40개 정회원 도시와 협력회원 도시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Mini C-40은 학생들이 C-40 회원 도시의 시장이 되어 지속가능한 친환경 도시 간 협력 방안 발표 및 토론 콘퍼런스를 하는 것입니다.

이런 행사를 한 이유는 각 교과에서 실시한 기후위기 대응 교육으로 학생들의 역량을 표출하게 해주기 위해서였습니다. 각 행사는 학생자치회에서 이끌어 나가게 함으로써, 학생들이 기후 위기 문제의 당사자임을 알고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게 하였습니다.

 손수건 워크숍

생태전환교육의 슬로건은 ‘손수건에서 태양광까지’입니다. 개인적 실천에서부터 전체 시스템의 전환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3회에 걸쳐 전문 디자이너를 초빙하여 교육했으며 그중 기후 위기 시대 극복 메시지를 가장 잘 담은 작품을 선택하여 손수건 2종류를 제작할 예정입니다.

<손수건 디자인1>

이 손수건은 전교생과 전 교직원에게 나누어 손수건 사용을 생활화할 것입니다. 또한 손수건 제작 시 페트병을 이용한 재생실로 제작한 원단을 사용하여 기후 위기 극복의 의미를 담을 생각입니다.

<손수건 디자인2>

 신연 환경영상제

신연 환경영상제는 올해로 3번째를 맞이하며, 코로나19로 학사 일정 운영이 어려웠던 상태에서도 성황리에 진행되었습니다. 작년의 경우, 심사는 구글클래스룸을 활용해 학생들이 직접 투표했습니다. 2019년에는 ‘잡식가족의 딜레마’ 등 환경 다큐멘터리를 만드는 황윤 영화감독을 초빙하여 시나리오 작성법, 영화촬영 기법, 촬영 시 주의 사항 등의 내용으로 특강을 주최해서 학생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었습니다. 시나리오 점검도 받아 영상의 완성도를 높였습니다.

<영화제작 특강하는 황윤 감독>

이외에도 계획되지 않은 의외의 생태전환교육이 여러 교과에서 시도되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과학 시간에 실시한 기후 변화 비주얼씽킹 활용 수업에 이어 3학년 미술 시간에 기후 위기에 관한 용어를 사용하여 캘리그래픽 지도를 계획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3학년 역사 시간에는 17세기 조선을 비롯해서 전 세계가 겪었던 소빙하기로 인한 피해를 다루고 지금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기후 위기와 비교하는 수업을 준비 중입니다.

바. 평가하기

이 모든 교육활동이 끝난 후 우리 학교의 생태전환교육에 대한 평가를 실시할 계획입니다. 특히 학년별 교육과정을 만들어 신연중학교에 입학하면 체계적인 생태전환교육을 통해 성찰적 행위주체성을 가진 학생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계획하고 있습니다.

생태전환교육으로 어떤 인간을 키워낼 것인가?

생태적 전환을 위해 필요한 역량은 무엇일까요? 성찰적 행위주체성일 것입니다. 핵심역량을 최초로 언급한 문건은 DeSeCo(Definition and Selection of Key Competencies) 프로젝트입니다. 이 프로젝트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연구자금을 지원하여 유럽의 주요 12개 국가가 실시한 교육 프로젝트입니다. 여기서는 핵심역량을 크게 다음 그림의 세 범주로 분류하고 있습니다. 이것을 근간으로 2015개정 교육과정에서 핵심역량을 풀어 표현하였습니다. 그런데 여기에 빠진 부분이 있습니다. 이 세 범주는 각각 분명하게 지향하는 것이 있지만 3가지 역량이 합쳐지면 성찰성(reflectiveness)을 갖출 수 있다는 것을 가정합니다. 성찰성은 일반적인 관례대로 상황에 대응할 수 있는 능력은 기본이고 변화에 대처하는 능력, 경험에서 배우는 능력 그리고 비판적인 자세로 생각하고 행동하는 능력도 포함합니다. OECD 교육 2030에는 10여 년 뒤 미래를 전망하면서 학생들에게 필요한 핵심역량으로 ‘학생 행위주체성(stu-dentagency)’을 지목했습니다. 내적으로 성찰적 사고와 행위가 가능한 학생이 기후위기의 상황에 직면했을 때 행위주체성을 가지고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세계시민으로 성장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기후위기 대응 교육은 기후위기에서 ‘나’를 중심으로 극복 역량을 갖출 수 있게 하는 것입니다. 더불어 우리의 행동이 나를 넘어서 지역, 국가, 세계 그리고 생태계에 미칠 영향을 고려하고 분별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게 하는 것을 목적으로 합니다. 만일 지역에서 생산한 친환경 농산물과 GMO 수입 농산물이 있다면 내 몸의 건강을 넘어 탄소발자국과 생태계 영향을 고려해서 소비할 수 있는 ‘성찰적 행위주체성’을 갖는 학생으로 교육해야 합니다. 이것을 기후위기 대응 주제통합 수업의 목표로 삼는다면 각 교과에 분산되어 있는 역량을 하나의 실질적인 방향으로 수렴하여 효과적으로 교육을 실시할 수 있을 것입니다.

과학 시간에 기후 위기에 관한 비주얼씽킹 수업 후, 이 주제와 관련된 선생님들과 대화를 나누다가 한 한생의 그림이 화제에 올랐습니다. 평소에 품행이 그리 단정하지 못한 학생이었는데 굉장히 열심히 수업에 임했고 자신의 생각을 솔직하게 그림에 담았다는 이야기였습니다. 또한 기후 변화에 대해서 인간중심주의와 생태중심주의의 견해로 아주 분석적으로 잘 표현하고 있었습니다. 이런 다양한 수업을 많이 해야 이런 아이들이 학교에 긍정적인 생각을 가지고 즐겁게 생활할 것이라고 의견을 모았습니다. 성찰적 생태전환교육 모형에 의해 이 학생의 탐구-내면화-공감-사회화의 인식과 행동의 변화 과정에 대한 기록이 가능하다면, 효과적인 수업기법을 연구하는 것을 넘어서 한 인간의 생태적 전환을 분석하는 것도 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 기초자료를 바탕으로 성찰적 행위주체성을 가진 인간을 교육해 나갈 수 있을 것입니다.

참고문헌
이상원, 김강석, 김윤태, 남상덕, 양덕환, 이명성, 이성희, 이수종(2021), 교육과정 재구성을 통한 생태전환교육의 내재화 방안 연구, 서울특별시교육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