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과교육2020 봄호 (238호)

[영어] BL기반 협력학습을 통한
탄탄한 기본기 쌓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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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정은 (서울방송고등학교, 교사)

2018-2019 서울특별시교육감 지정 연구교사제 2등급 수상작을 바탕으로 재구성함

요즘 교육계의 가장 큰 키워드라면 AI, 인공지능이 아닐까? 인공지능이 상용화되는 이 시점에 학생들은 어떤 역량을 갖춰야 하는지, 그리고 그런 역량을 갖추기 위해서 학생들에게 어떤 교육을 제공해야 하는지에 대한 논의가 굉장히 중요한 시기이다. 현재 존재하는 수 많은 직업들이 인공지능으로 대체되는 시대에 인공지능으로 대체되지 않으려면, 인공지능에게 지배되는 것이 아니라 인공지능을 활용할 수 있는 사람이 되게 하려면, 어떻게 학생들을 가르쳐야 할까? 이것이 인공지능이라는 말을 들을 때마다 필자의 머리에서 떠나지 않는 의문이자 과제였다. 특히나 인공지능 번역·통역의 발달로 인해 더 이상 외국어를 배울 필요가 없다는 인식이 날로 커져가고 있는 이 시점에서 필자가 가르치는 영어라는 교과가 학생들에게 어떤 의미일지, 영어수업시간을 통해 학생들에게 어떤 것을 가르칠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이 깊었다.
우선은 현재 상황에서 중요한 것에 집중하기로 했다. 많은 학자들이 말하듯, 인공지능이 발달하는 시대일수록 인간의 고유한 능력이 중요해진다. 즉, 텍스트를 읽고 이해하는 능력, 스스로 생각하는 능력, 생각한 것을 표현하는 능력, 문제해결능력, 공감 능력과같은 기본적인 능력들이 매우 중요해지는 것이다. 인간의 기본적인 능력부터 탄탄히 다진 상태에서 자기주도적으로 학습하는 능력을 갖추고 협력하며 문제를 해결해 나간다면 고차원적인 능력들도 키워질 수 있을 것이다. 영어수업을 통해 학생들이 이러한 기본적인 능력을 갖출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필자의 교육 목표가 되었다. 다음은 본교의 실태를 분석한 것이다.

본교의 실태는 대부분의 학교에서 볼 수 있는 일반적인 양상과 유사하다고 할 수 있다. 다양한 수준의 학생들이 한 학급에 모여 있어 수업의 목표나 수준을 개별학습자에 맞게 설정하기 어려워 중간 수준 정도에 맞추게 되는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기초학력이 부족한 학생들의 경우에는 처음부터 자신감이 없는 상태로 수업을 시작하게 되고, 수업내용을 따라가기 힘들어 수업참여도가 낮아지며 관심도 낮아지게 된다. 이러한 상황에서는 학생 개개인에 맞는 개별적 지도가
이루어지는 것이 가장 좋지만, 수업시수가 부족하여 교사가 개별 피드백을 제공하기 힘든 현실적 한계에 부딪히게 되었다.
따라서 학생들의 자기존중도 및 자아효능감을 높이고기초학력과자기주도학습능력을갖추도록하는것이 최우선적인 목표가 되었다. 또한 학생들의 어휘 실력을 향상시키고, 시간과 공간의 제약 없이 원할 때 학습을 하고 교사의 도움도 받을 수 있는 학습 플랫폼이 필요했다. 학년 초 이루어진 설문조사 결과에 따라, 가장 많은 학생들이 선택한 온라인 수업과 오프라인 수업을 혼합한 수업방식인 블렌디드 러닝(Blended Learning) 기반 수업 형태를 시도하기로 했다(그림1 참조). 포노사피엔스라고 불리는 현재 청소년들은유튜브 등의 플랫폼을 통해 영상으로 새로운 것을 배우는데 익숙하다. 때문에 교과 수업도 영상을 기반으로 한다면 학생들이 더 친숙해 하고 흥미를 가질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림 1 : 블렌디드 러닝그림

여러 종류의 블렌디드 러닝 모델 중 스테이션 순환 모델의 형태가 본교 상황에 가장 적합하다고 여겨져, 개별적으로 이루어지는 온라인 학습과 교사의 안내가 있는 오프라인 학습, 그리고 모둠별 오프라인 학습이 순환되면서 이루어지도록 설계해 보았다(그림2 참조).

그림 2 : 스테이션 순환 모델

개인적으로 테크놀로지 활용 수업을 선호하여 신규 발령받아 부임했던 학교에서부터 수업에 이러닝(E-learning)을 접목해 교육용 플랫폼을 도입·활용했다. 최근에는 구글 클래스룸을 활용하여 수업을 진행하고 있어 여기에 유튜브에서 업로드한 수업동영상을 링크하여 교사가 수업을 진행하기 전에 학생들이 학습할 수 있도록 하였다. 다만, 집에서 수업동영상을 보고 와서 수업을 진행하는 경우, 동영상의 시청 여부가 학생의 학습 동기나 환경의 영향을 많이 받을 것이라는 우려가 있어 학생들이 집에서 영상을 보고 오는 것이 아니라 수업시간의 일부를 할애하여 영상을 볼 수 있도록 하였다. 또한 대부분의 수업활동을 모둠기반으로 협력학습이 일어나도록 설계해 개인학습만으로 얻을 수 없는 기술과 능력을 습득할 수 있도록 하였다. 모둠원들 사이에 협력적으로 과제를 해 나갈 수 있도록 개인별로 적정한 난이도와 분량을 배분하고, 구글 클래스룸 상에서 학생 개개인의 기여도와 모둠별 작업 상황 등을 실시간으로 확인하면서 무임승차와 같은 부작용이 발생하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였다.
“모든 책, 학습자료, 평가는 디지털 방식으로 상호작용적이어야 하고, 각 학생에게 맞춤형이어야 하며, 그리고 실시간으로 피드백을 제공해야 한다.”는 스티브 잡스1의 생각에 동의하며 이를 교실 상황에서 최대한 구현해 보고자 하였다. BL기반 협력학습을 적용하기 위해 교육과정을 재구성하고 연간지도계획을 수립한 것은 <표 2>와 같다.

기초 어휘 학습의 측면에서, 교과서의 모든 본문에서 학습해야 할 단어들은 퀴즐렛(Quizlet) 웹사이트에 업로드해 두고 본문에서 사용된 단어의 의미로 학생들이 학습할 수 있도록 하였다. 학생들의 개인차에 따라 개인별 과제의 난이도가 달라지는 점이 큰 장점이며 학생들은 주어진 수업시간에 학습을 완료할 수도 있고, 시간이 날 때 컴퓨터나 휴대폰에서 학습을 할 수도 있어서 본인에게 맞는 맞춤형 학습이 가능하다. 교사는 학생들 개개인의 학습 현황을 확인하고 격려하는 등의 적절한 피드백을 제공할 수 있다. 비슷한 앱으로 클래스카드가 있는데 구글 클래스룸을 사용하는 경우 퀴즐렛이 구글 클래스룸과 호환이 되어 좀 더 편리할 수 있다.

퀴즐렛에서는 개인별 학습만 가능한 것이 아니고 퀴즐렛 라이브(Quizlet Live)라는 기능을 활용한 모둠별 협력학습도 가능하다. 단순히 빠르게 정답을 맞추는 것이 아니라 모둠원 모두가 정확한 답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해서 모둠원 모두가 어휘를 정확하게 학습해야 모둠이 승리할 수 있는 구조로 되어 진정한 협업이 일어날 수 있도록 하였다.
교과서 본문 학습의 측면에서 수업·평가 계획과 수업에 관련된 모든 자료는 구글 클래스룸에서 학생들과실시간으로공유하여학생들이스스로참고하고학습을 관리할 수 있도록 하였다. 교과서 본문은 구글 클래스룸 상에서 교사가 미리 녹화하여 올려 둔 수업동영상을 활용해 학습할 수 있도록 하였고 학생들의 학습 이해도는 확인 문제를 풀도록 하여 확인하였다.
매 시간 이해 확인 문제에 대한 학생들의 답변에 실시간으로 개별적인 피드백을 제공하였다. 이해한 내용을 모둠 내, 모둠 간 서로 설명하도록 하여 협력 읽기 활동도 진행하였다.

모둠별 협력학습을 위해서 구글 클래스룸의 구글 문서를 활용하여 학생들이 실시간으로 동시에 문서를 작성할 수 있도록 하였고 모둠원 각각의 기여도를 확인해서 무임승차를 방지하고 모둠원 모두가 결과물을 만드는 과정에 기여하도록 하였다. 발표에 쓰이는 슬라이드도 구글 프레젠테이션을 활용하여 모둠별 발표 슬라이드도 실시간으로 함께 작성하도록 하였다.
또한 자기주도적으로 영어로 글을 작성하여 문법 사항을 확인할 수 있도록 하였다. 나아가 자신이 쓴 글의 원어민 발음과 억양을 확인하고, 본인의 말하기가 원어민들에게 의미 전달이 가능한 정도로 정확한 발음과 억양으로 이루어져 있는지를 확인할 수 있는 웹 서비스활용방법을수업시간에학생들에게가르치고활용할 수 있도록 하였다. 교사나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기 힘든 상황에서도 모바일이나 웹 서비스 등을 이용해 스스로 영어로 의사소통할 수 있는 능력을 얻게 하려는 의도였다.

*구글 번역기 (Google Translate) : 단순히 한글을 번역기에 넣어 번역하는 것이 아니라, 영어 문장과 한글 문장의 차이와 품사 등의 차이를 생각해서 번역문의 완성도를 높일 수 있도록 지도하고 번역된 문장을 다시 수정하는 과정을 지도하는 자료를 준비하였다.
*그래머리 (Grammarly) : 작성한 문장의 문법을 검수해 보고 교사가 수정하기에 앞서 스스로 문법 오류 등을 수정해 볼 수 있도록 하였다.
*TTS 리더 (Text to Speech Reader) : 작성하고 수정한 대본을 읽어주는 웹사이트를 통해 미리 발음을 듣고 연습해 볼 수 있도록 하였다.
*구글 음성 입력 (Speech to Text) : 구글 문서의 음성 입력 기능을 활용해 본인이 읽은 문장이 의도한대로 인식되는 지를 확인하고 스스로 발음을 점검해 볼 수 있도록 하였다.

학생들의 흥미와 참여를 증진시키기 위해, 아이디어를 쉽게 공유할 수 있는 패들렛(Padlet), 구글 드로잉(Google Drawing), 학생들이 모바일 기기 없이도 활용 가능한 플리커스(Plickers), 모둠별로 퀴즈 대항이 가능한 카훗(Kahoot) 등의 다양한 앱과 웹도 함께 활용하였다.
2019학년도 2학기에 제작했던 모둠별 투어 크리에이터는 360도 이미지를 이용해서 실제 장소를 소개하는 구글 투어 크리에이터(Google Tour Creator) 웹을 활용했는데, 360도 이미지와 영어로 녹음한 오디오파일을 결합하여 본인들이 잘 알고 있는 장소를 소개하는 자료를 만드는 것이었다.

앞으로도 학생들이 홍보나 정보 제공, 여행지 소개 자료 등을 만들 때 실제로 활용할 수 있는 서비스이기 때문에 더 의의가 있었다. 마스터 플랜을 첨부한다.

모둠별 수업동영상 제작은 필자가 평소 사전 수업동 영상 제작에 사용하는 익스플레인 에브리씽(Explain Everything) 앱을 학생들이 사용하여 수업동영상을 만들어보는 활동이었다. 학생들은 모둠별로 배정된 지문을 이해하여 이를 다른 모둠에 설명하는 영상을 만들었고, 이 영상들을 사용해서 추후 수업을 진행하였다. 이 경험을 바탕으로 학생들이 지문을 읽고 이해하여 설명하는 능력뿐 아니라 추후 튜토리얼이나 필기 혹은 설명이 포함된 영상 등을 쉽게 제작하는 능력을 습득했을 것이라 기대한다.
우리 학교 학생들은 평소에도 콘티나 시나리오 등을 자주 작성하곤 한다. 이 때 모둠에서 수업동영상을 찍었던 부분에 대해 스토리 보드를 만들 때 웹사이트에서 제작할 수 있는 옵션을 주었더니 손그림의 한계를 넘어 더욱 창의적인 작품을 많이 만들어내는 효과도 있었다.
이러한 BL수업을 통해 학생들은 무엇을 얻었을까? 현장연구의 일환으로 학년 초와 학년 말에 각각 검사를 실시하여 결과를 비교분석한 결과, 학생들은 1년 동안 BL기반 협력학습을 경험하면서 모둠별로 협력하며 즐거움을 느끼고 영어에 관심이 많아졌을 뿐 아니라 수업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게 되었다고 응답했다. 어떻게 공부해야 하는지 알게 되면서 점차 스스로 공부하게 되어 결과적으로 영어 능력이 신장되고 자신감도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
이런 일련의 수업을 디자인하고 실행하는 데는 많은 사람들의 도움이 있었다. 우선 본교의 학교 안 교원학습공동체인 ‘구글리(Googley)’ 선생님들과 함께 구글 클래스룸 활용 수업에 대해 1년 동안 함께 서로의 수업을 공개하며 연구하고 아이디어를 공유하여 많은 격려와 도움을 받았다. 그리고 몇 년째 만나고 있는 학교 간 교원학습공동체 선생님들께 늘 좋은 피드백을 받아서 수업 디자인을 더 발전시킬 수 있었다.

협력학습 활동 장면

에릭 호퍼는 ‘극적인 변화의 시대에 미래를 물려받는 이들은 꾸준히 배우는 사람들 2’이라고 했다. 튼튼한 기본기를 바탕으로 자기주도적으로 학습할 수 있는 학생들은 미래 사회에도 인공지능으로 대체되지 않고 문제없이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다. 우리 학생들이 모두 미래를 물려받는 이들이 되기를!

<참고>수업에 활용했던 앱/웹사이트 목록
*구글 클래스룸(Google Classroom) : 구글에서 개발한 교육용 클라우드 기반 플랫폼 *퀴즐렛(Quizlet) : 어휘 학습용 프로그램으로 웹, 앱을 이용할 수 있으며 교사가 만든 단어 세트를 학생들이 자기주도적으로 학습할 수 있음
*그래머리(Grammarly) : 영어 문장의 기본적인 문법 사항을 체크해볼 수 있는 웹사이트
*TTS 리더 (TTS Reader) : 영어로 대본을 작성해서 붙여넣으면 실제 원어민 발음으로 읽어주는 것을 들어볼 수 있는 웹사이트 구글 음성 입력 : 자신이 마이크를 통해 말하는 문자를 타이핑 없이도 문자로 구글 문서에 입력해 주는 기능
*패들렛(Padlet) : 학생들이 실시간으로 의견이나 글, 이미지, 영상 등을 반 전체와 함께 공유할 수 있는 웹사이트
*구글 드로잉(Google Drawing) : 온라인에서 간단한 드로잉을 하고 이미지 파일로 저장할 수 있는 구글 도구
*플리커스(Plickers) : 학생들이 모바일 기기를 사용하지 않고도 종이에 출력한 플리커스 카드를 사용해 실시간 응답할 수 있는 웹/ 앱 도구
*카훗(Kahoot) : 모둠별로 온라인 퀴즈 대항을 할 수 있는 웹사이트
*구글 투어 크리에이터(Google Tour Creator) : 360도 이미지를 활용해서 실제 장소를 소개하는 자료를 만들 수 있는 구글 웹 도구
*익스플레인 에브리씽(Explain Everything) : 화면에 필기하는 내용과 음성을 동시에 캡쳐하여 영상을 제작할 수 있는 앱
*스토리보드댓(Storyboardthat) : 디지털 스토리 보드를 제작할 수 있는 웹사이트

참고문헌
• 최재붕(2019), 포노사피엔스, 쌤앤파커스.
• 이정은(2019), BL기반 협력학습을 통한 영어과 핵심역량 함양, 서울특별시교육감 지정 연구교사제 연구보고서.
• Walter Isaacson(2011), Steve Jobs: The Exclusive Biography, U.S.: Simon and Schuster.
• 마이클 혼(2015), 블렌디드, 에듀니티.
• Eric Hoffer(2006), Reflections on the Human Condition, Hopewell Publications.

  • 각주
    1. “All books, learning materials and assessments should be digital and interactive, tailored to each student and providing feedback in real time.”(Walter Isaacson)
    2. “In a time of drastic change it is the learners who inherit the future. The learned usually find themselves equipped to live in a world that no longer exists.”(Eric Hoff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