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과교육2019 겨울호 (237호)

창덕여중 교원학습공동체 시그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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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수란 (창덕여자중학교, 교사)

1. 왜 시작했을까?

내 교과에 전문성을 갖고 수업을 잘하는 것은 모든 교사의 바람일 것이다. 학생들 누구나 쉽고 재미있게 수업에 참여하게 하면서도 교과적 이해와 수행을 최대한 끌어내는 것, 그리하 여 학생도 성장하고 교사도 만족하게 되는 그런 수업을 하는 것 말이다. 이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교사들은 수업방법 개선이나 과정 중심 평가 등에 대한 연수를 받고 있다.
교사로서 교과 수업의 전문가가 되고 싶다는 것은 바람직한 바람이며 목적이지만 생각해 볼 것이 있다.

2015 개정 교육과정이 추구하는 인간상은 다음과 같다.

또한 2015 교육과정의 개정방향은 다음의 세 항목 으로 설명이 가능하다. (참조: 김선희/명일중학교 수석교사, 누구나 할 수 있는 융합수업, 서울교육 vol.234.봄호, 2019년 9월.)

  • 과목 중심에서 주제 중심으로
  • 지식 중심에서 직접 경험 중심으로
  • 교사 중심에서 학습자 중심으로
시그마 정기모임(매월 2회)

이런 교육과정 개정 방향을 통해 대한민국 학생들을 ‘자기관리 역 량, 공동체 역량, 의사소통 역량, 심미적 감성 역량, 창의적 사고 역 량, 지식정보처리 역량’을 갖춘 ‘자 주적이고, 더불어 살며, 교양 있는 창의적인 사람’으로 육성하고자 하 는 목표를 고스란히 보여준다. 그렇다면 개별교과 수업의 충실 함만으로 ‘이런 교육’이 가능하며, ‘이런 인재’를 키워낼 수 있을까?

이 질문에 대한 답은 자연스럽게 융합 수업으로 귀결되었다.
물론 개별 교과에서 최선을 다해서 자기 교과를 교육하고, ‘학생들’이 ‘자기 나름의 방식’으 로 배운 것들을 모두 종합하여 융합적인 체계를 만들어낸다면 좋겠지만 ‘융합’ 이라는 거대한 과제를 학생들의 몫으로 남겨두기에는 그 무게가 너무 크다. 학생 간 융합적 사고의 차이는 상이하며, 그들은 융합적으로 사고하는 방법을 학습해 오지도 않았다.
급변하는 사회 속에서 우리 아이들을 미래에 제 몫을 다하는 인간으로 키워내기 위해서는 분절 교과로서의 ‘좋은 수업’ 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학교 수업이 바뀌어서 그 과정을 더 쉽고 효율적으로 만들어 주는 것, 그것이 변화하는 시대의 교사의 역할이자 의무라는 생각도 지울 수가 없었다. 그래서 시그마가 모였다. 새학기가 시작되기 전, 2월에.

2. 어떻게 진행했을까?

1학년과 2학년을 담당하는 교사 7명이 2월에 모였다. 평소 친분이 있는 경우도 있었지만, 대부분 ‘융합수업 해 볼까?’ 하니 손 번쩍 들고 적극적으로 참여해 주었다. 창덕여중에는 매 월 2회 학습공동체를 위한 ‘학공’ 모임 시간이 별도로 마련되어 있다. 대부분의 교사가 관심 있는 주제별로 모여 학공을 진행한다. 융합수업을 제대로 해 보자고 모인 우리는 우리는 총 합을 나타내는 수학기호 ‘시그마’를 명칭으로 하여 2019년 창덕여자중학교 융합수업 교원학 습공동체를 구성했다.

2월에 모인 이유는 융합수업은 특수한 1회성 수업으로 끝내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교육과정 안에서 평가와 연결된 수업이어야 융합수업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할 수 있다 고 생각했기 때문에 교과별 융합 지점을 찾고, 그것을 평가 계획에 포함시키기고자 했다. 창덕여중은 2월 말에 다음 학기 평가계획을 확정하기 때문에 그 스케줄에 맞추기 위해서는 2월 협의회가 필수적이다. 이를 통해서 한 학기의 계획이 나온 상태에서 융합수업과 그에 대한 평가가 무척 안정적으로 진행되었다.

1학기에는 2월부터 함께 고민한 융합수업을 진행하면서 ‘교육과정 재구성과 융합수업’에 대한 강의도 듣고, 융합수업을 오래전부터 진행중인 ‘오디세이 학교’를 방문하여 학생들의 수업을 참관하기도 했다. 그리고 융합수업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진행 중인 다른 학교 학공팀(개원 중, 숭곡중, 경희여고)들과 만나 서로의 프로그램을 공유하기도 했다. 또 융합수업에 대한 경험이 많은 수석 교사 두 명(국어과 1명, 과학과 1명)에게 컨설팅을 받고 창덕여중의 다른 교사들과 융합수업에 대한 더 넓은 가능성을 타진하기도 하며 우리가 디자인한 융합수업이 어떤 의미를 갖고, 그 방향은 맞는지 계속 점검하였다.

경기 장곡중학교 강00 교사의 강의

2학기에는 1학기에 개발·적용한 프로그램의 의미 및 효과에 대한 평가를 진행하면서 마을결합형 융합수업을 공개하는 관내 학교를 방문하였다. 학교 전체가 주제별 융합수업을 진 행하며 그것을 학교 전체 교육과정으로 10년 이상 꾸준히 연결 시켜온 학교(경기 장곡중)의 교육과정 재구성 과정 및 방 향에 대한 강의를 들었다.

1학기가 고군분투하며 융합 프로그램 을 개발하고 적용한 시기였다면 2학기는 1학기 수업과 평가를 평가하고 차년도의 융합을 준비하는 시기라고 할 수 있다.
실제로 다른 학교 사례들을 공유하며 우리보다 앞서 간 학교와 교사들의 노력에 감동을 받기도 하고, 우리가 디자인한 융합수업에 대한 반성과 함께 확신을 느끼기도 했다.
더불어 시그마의 융합수업을 궁금해 하는 교사들을 위한 연수의 기회도 있었다. 어떻게 상이한 교과목들의 교육과정을 재구성하여 수업과 평가에 적용하였는지 과정에 대한 설명과 함께 우리가 했던 방법대로 워크숍을 진행하였는데, 이는 한 발 나선 우리의 경험을 나누는 계기가 되었다.

3. 1년 동안 성과가 있다면?

1학년, 2학년 각 학년별 2개의 융합수업 프로그램을 개발을 하였다.

모든 융합수업 프로그램은 창덕여중의 교육과정 안에 교수학습 계획 및 평가 계획과 함께 계획되었고 실제로 평가에 반영되었다.

다음은 1학년 진로융합수업의 흐름을 구조화한 것이다.

진로융합 수업 구조화

앞으로의 계획은?

창덕여중 ‘융합의 날’ 학생 산출물

올해 ‘시그마’로 인하여 창덕여중에 융합수업 에 대한 논의가 더 활발해졌다. 일부 교사는 기본 교과에 충실한 수업을 더 강조하고 있기는 하 지만 융합수업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교사들이 많아졌다. 시그마는 내년에는 새로운 교과간 융 합을 시도하여 올해 싹을 틔운 융합 수업을 더 크고 단단하게 자라게 하고자 한다. 그리하여 시 그마에 속한 선생님들은 내년에 같은 학년을 들 어가기를 희망하고 있다. 여기에 새로 융합 수업 에 도전하는 몇몇 분들이 가세하게 된다면 창덕 여중 안에서 융합 수업은 그 날개를 더 활짝 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그리고 창덕여중에서 매년 진행되어 오던 ‘융 합의 날’ 등 융합과 관련된 행사를 더욱 내실 있 게 다지기 위해 전방위적인 협력을 할 생각이다. ‘융합의 날’은 1학기 말 기말고사 후에 학생들이 그동안 학교에서 배운 것들을 여러 각도로 융합하여 산출물을 만들어 내는 학교 행사이다. 학생들이 팀을 짜고 지도 교사와 매칭이 되면 지도교사에게 지속적인 자문을 받으며 자신들이 기획한 융합 과제를 연구해 나간다. 교과 수업과 평가에만 국한되는 융합수업을 넘어 학 교 행사를 통해 학생들 스스로가 융합의 지점을 발견하고 연구할 수 있도록 돕고 싶은 것이 ‘ 시그마’ 교사들의 바람이다.
또 ‘시그마’의 자체 역량 향상을 위해 다른 학교들의 다양한 융합 사례들을 수집하고 그들과 교류하고 싶은 포부도 있다. 올해처럼 ‘시그마’ 내부적인 결속도 다지면서 우리의 경험과 우리 가 연구한 결과를 공유하고 싶은 교사들이 있다면 기꺼이 함께할 것이다.

참고문헌
교육부(2017) 2015 개정 교육과정 총론 해설서, 2017.
김선희 누구나 할 수 있는 융합수업, 서울교육, 통권 234, 2018Educational Review, 57, 1-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