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의·인성교육을
위한 공간조성의
해외 사례

|조진일

 

최근 들어 학교건축에 대한 사회적 관심과 일선 학교현장에서의 시설에 대한 요구도가 점점 높아져 가고 있다. 사실 우리나라 학교는 1990년대 이전까지는 일제 강점기의 전형적인 건축기술을 전수받아 ‘학교시설설비기준령(1967)’과 표준설계도(도시형, 농촌형)1)에 의해 획일적이고 정형화된 학교시설을 양산하였다. 요즘은 다양한 노력으로 학교건축이 기술적 으로 많이 발전했지만, 아직까지도 실제 학교현장을 둘러보면 과거 정형화된 학교시설과 별다른 차이를 느끼지 못하는 부분이 많다.

오늘날 세계 각국들은 국가사회 전반에서 지능정보기술 및 지능정보화사회 구현을 위해 필사적으로 노력하고 있다. 필자는 이러한 지능정보화사회 구현을 위해서 교육이 가장 앞서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최근 우리나라도 2030 인재강국 실현을 위한 미래교육 청사진2) 을 발표(2016.12.)하였다. 또한 최형주(2016)는 21세기 융·복합시대에 글로벌 인재가 갖추 어야 할 핵심역량으로서 창의성의 중요성이 전 세계적으로 강조되고 있음을 주장하고 있다. 교육시설분야에서도 OECD CELE(Centre for Effective Learning Environments)의  GNEEFE(Group of National Experts on Educational Facilities Evaluation) 및 컨퍼런 스에서 “창의(Creativity)”와 “혁신(Innovation)”을 강조하고 있다. 물론 창의성 교육의 중 요성 못지않게 오랜 기간 동안 교육의 중요한 덕목으로 인식되던 인성교육의 중요성과 필 요성도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공감하고 있는 현상이다.

그렇다면 창의성을 촉진하고 인성을 함양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는 학교공간은 과연 어 떻게 조성해야 하는가? 필자는 이번 원고를 통해 다소 막연하고 추상적인 창의·인성적 공 간을 일선 학교현장에서 보다 쉽게 이해하고 조성하는 데 구체적인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몇 몇 해외사례를 소개하고자 한다.

Ørestad School의 드라마실, Denmark. 실내는 방음구조로 하고, 필요에 따라 벽면에 거울을 설치함.

North Sydney Boys High School의 드라마실, Australia. 드라마실의 크기는 대략 일반교실의 1.5칸 정도(약 100㎡)임.

Søgaard School의 드라마실, Denmark. 소규모 무대뿐만 아니라, 필요에 따라 각종 음향, 방송, 조명, 암막장치 등을 설치함.

St. Thomas School의 Commons, USA. 드라마실은 각종 학교행사, 학부모회의 등 다목적 용도로 활용이 가능함.

1. 드라마실 등 다양한 지원시설을 갖춰라

대체로 우리나라는 해외 선진국의 학교시설과 비교해 보면, 교실 위주의 교수-학습시설 의 비중은 높은 반면에 도서실, 컴퓨터실, 다목적실, 드라마실, 무용실, 체육관 등 교수-학 습을 지원하는 시설의 비중은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다. 특히 해외 우수시설학교를 견학하 다보면, 우리나라 학교에서 쉽게 찾아볼 수 없는 공간을 발견하게 되는데 그 중 하나가 드 라마실이다. 이 드라마실은 딱히 특정 교과만을 위한 공간이라기보다는 다양한 교수-학습 활동뿐만 아니라, 창의적 체험활동, 동아리 활동 등을 위해 항시 개방되어 있고, 교사와 학 생들은 이를 언제든지 자유롭게 사용하고 있다.

한편 체육관도 이제는 더 이상 운동(Sports)만을 위한 공간이 아니다. 여러 교과의 다양 한 학습장소인 동시에 다양한 학교문화 및 예술장소로 변해야만 한다.

Edmons Woodway Highschool의 체육관, USA .체육관 한쪽 벽면을 활용하여 (전동)접이식 좌석을 설치함.

Corpus Christi Primary School의 체육관, Australia. 실내 체육관에서 직접 옥외 운동장과 연결되도록 한쪽 벽면을 접이문으로 계획함. http://qoharchitects.net.au/projects/ educational/corpus

Grundschule Gemeinde Schulzendorf의 체육관, Germany. 체육관 내부는 2개 이상 학급이 동시에 수업 가능하도록 (전동)스크린을 설치함.

도서실도 과거 단순히 서고와 열람실로만 구성된 공간으로부터 탈피하여 스토리텔링 (storytelling)공간, 수업 및 토론 공간, 정보검색 공간, 시청각 공간 등 다양한 공간으로 탈 바꿈하여야 한다.

Coatesville Primary School의 도서실, Australia. 도서실 내부는 다양한 수업 및 토론, 정보검색공간으로 조성함.

Coatesville Primary School의 도서실, Australia. 학급 또는 그룹별 토론 및 스토리텔링(storytelling)을 위한 공간을 조성함.
http://www.idea-awards.com.au/2012/coatesville-primary-school

2. 기존 교실의 형태(Form)로부터 벗어나자

우리 주변의 일반교실이나 특별교실, 교과교실을 살펴보자. 과거로부터 지속되어온 교실 형태와 다른 것이 있는가? 한마디로 너무나도 획일적이다. 크기, 형태뿐만 아니라, 심지어 내부 인테리어까지 매우 흡사하다. 기존 교실의 변화는 그 교실을 사용하는 학생, 교사 등 직접적인 사용자 스스로가 기획하고, 실내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정답이다. 최근 북유럽에 서는 ‘교실(classroom) 없는 학교’를 운영하고 있다. 이는 건축가가 바닥, 기둥, 코어(계단 실, 화장실 등) 등 최소한만 설계하고, 나머지 공간은 사용자(교사와 학생)가 직접 이동이 편리한 가구 등을 활용해서 원하는 목적과 용도에 적합하게 공간을 조성하여 활용한다는 것 이다.

덴마크 코펜하겐에 위치한 Hellerup School의 평면도 건축당시 기본적인 공간(左)→실제 활용하고 있는 공간(右) *출처 : https://www.google.co.kr/search?q=hellerup+school&newwindow=1&hl=ko&biw=1866&bih=1054&site=webhp&tbm=isch&tbo=u&sourc e=univ&sa=X&ved=0ahUKEwiN5v-j3KbOAhWGEpQKHQQ-AcsQsAQIMw&dpr=0.9#imgrc=z3dZYZq7ICgthM%3A (검색일 2016.8.4)

 

South Region Elementary School의 교실, USA. 일반교실에서도 최소 2가지 이상의 교수-학습형태가 이루어지도록 가구를 설치함.
http://www.architizer.com/en_us/projects/view/south-regionelementary-school-9/45842/?sr=1

Kastellet School의 교실, Norway. 1개 학급교실 내 최소 3개 이상의 서로 다른 교수·학습공간(T자형)을 구축하고 있음.

Kingsdale Foundation School의 과학실, UK. 특별교실의 내부는 이론 강의(극장식 의자)와 실험·실습이 가능하도록 공간을 조성함.

런던 Northamton Academy의 컴퓨터실, UK. 컴퓨터실은 회전의자와 계단식 구조를 통해 이론강의시 전면을 향하고, 실습시 후면을 향하게 계획함.

3. 홀(Hall)과 복도도 훌륭한 창의적 공간으로 변모할 수 있다

과거 학교에서의 홀과 복도는 말 그대로 교사와 학생들이 출입, 이동하는 공간으로만 이용되었다. 하지만 이제는 학교운영방식과 사용자의 요구에 따라 얼마든지 다양한 창의적 공간으로 변모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중앙 홀에 도서 및 정보검색 공간을 조성한다든지, 휴게, 놀이 및 자기표현의 무대공간을 조성한다든지, 복도 어디에서나 학생 스스로 학습(wi-fi) 할 수 있는 공간을 조성하는 방법 등으로 학교와 학생이 원하는 창의적 공간을 조성할 수 있다.

Nordistjerneskolen의 중앙홀, Denmark. 피라미드 형태의 공간에 도서, 정보검색, 음악감상, 휴게 등 다양한 활동을 유도함.

Vittra Telefonplan School의 오픈스페이스, Sweden. 다양한 형태의 오픈스페이스를 두어 어디에서나 정보검색(wi-fi)이 가능하도록 함. http://www.archdaily.com/202358/vittra-telefonplan-rosan-bosch

Ørestad Gymnasium의 라운지, Denmark. 오플플랜형의 고등학교로 각 층마다 라운지를 설치하여 다양한 활동이 이루어짐.

Eudora Elementary School의 표현무대, USA. 홀에 간이무대를 설치하여 학생들이 자유롭게 자기표현을 할 수 있도록 함.

4. 가장 좋은 창의·인성교육의 장소는 옥외공간이다

필자는 개인적으로 우리 아이들의 창의력과 인성 함양은 책이나 교과서보다 자연으로부터 꾀하는 것이 훨씬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학교급에 무관하게 대부분의 옥외공간을 운동장이 차지하고 있고, 대부분이 축구 경기 위주의 구조로 되어 있다. 한마디로 초등학교에서부터 고등학교에 이르기까지 총 12년 동안 한결같은 운동장의 모습인 것이다. 그리고 대지의 여유 공간이나 가장자리는 농구장, 각종 놀이 공간, 휴게 공간(pagora), 주차장 등으로 구성돼 있다. 이렇듯 자연이 무시된 옥외공간에서 어떻게 창의력과 인성을 키울 수 있을까? 필자는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옥외공간은 학교급에 따라 그리고 학생들의 연령에 맞는 정신적, 육체적 특성을 고려하여 최대한 자연에 가깝게 조성하는 것이 가장 기본적인 원칙이어야 한다.

쾰른 Freie Waldorf Schule의 옥외공간, Germany. 경직되고 구조화된 운동장이 아닌 실제 아이들의 정서에 맞는 자연의 옥외공간을 조성함.

The American School of the Hague의 옥외공간, Netherlands. 아이들의 연령에 따라 자연을 실제 느끼고 즐길 수 있도록 옥외 놀이공간을 조성함.

끝으로 학교 내부의 창의·인성적 공간으로의 변화를 위해서는 우선 학생들의 행위와 활동을 있는 그대로 존중하면서 학교문화, 생활문화, 학습문화 등을 고려하여야 한다. 아울러 이러한 문화의 바탕이 되는 각 학교의 자율성과 다양성을 인정해 주어야 한다. 그리고 공 간조성 과정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교사와 학생의 직접적인 참여이다. 관리자보다는 주된 사용자인 교사와 학생이 공간조성의 기획단계에서부터 향후 공간 운영 및 관리단계에 이르기까지 직접 참여해야만 살아 숨쉬는 공간으로 지속될 수 있다. 만약 이러한 과정이 수월하지 않다면 필자는 공간을 있는 그대로 비워두기를 바란다. 실제 공간은 비어있다고 해도 사용자가 있는 한 그들이 원하는 자연스러운 행위와 활동으로 공간을 채우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하카다(博多)초등학교의 옥상 교실, 일본. 최상부층의 교실 하나를 옥외교실로 조성하여 에너지, 생태 등 친환경 교육장소로 활용함.

동경코우와(光和)초등학교의 친환경교실과 우수로, 일본. 솔라(solar)패널 지붕의 친환경 실외교실과 옥상 빗물을 모으기 위한 경사로를 설치함.

Redding School of the Arts의 옥외놀이공간, USA. 아이들의 놀이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다양한 악기, 기구들을 설치함.
http://www.architizer.com/en_us/projects/view/redding-school-ofthe-arts/35411/?sr=1

미나토시립시바우라(港区立芝浦)초등학교, 일본. 수목마다 이산화탄소 흡수량을 실제 아이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는 푯말을 설치함.

참고 문헌

교육부 보도자료(2016.12.23.). 2030 인재강국 실현을 위한 대한민국 미래교육 청사진 : ‘지능정보사회에 대응한 중장기 교육정책의 방향과 전략’시안 발표.

조진일 외(2013). 창의·인성교육을 고려한 공간조성 가이드라인 개발 연구. 한국교육개발원.

최형주(2016). 창의성을 촉진하는 초등학교 공간계획방향에 관한 연구. 한국교원대 박사학위논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