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과교육2020 가을호(240호)

[체육] 코로나19 시대,
체육 수업 어떻게 해야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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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기백 (서울동구로초등학교, 교사)

1. 코로나19 시대, 체육 수업의 현실

코로나19 바이러스와 함께 생활한지 반 년이 넘어간다. 사회적 거리두기라는 낯선 단어가 이제 익숙해져 가고 있다. 우리 생활이 참 많이 바뀌었다. 마스크는 기본이고, 만났을 때 악수보다는 주먹을 맞대는 모습이 흔해졌다. 학교 수업도 마찬가지다. 학생 참여형 수업을 위해 모둠 수업을 권장했는데, 이제 오히려 시험 대형으로 책상을 배치하고 학생들끼리 거리두기를 하라고 한다. 수업의 형태는 온라인 수업과 오프라인 수업이 함께 진행되는 블렌디드 러닝이다. 이 모든 것들이 학생이나 교사 모두 처음이라 참 어색하다.
특히, 체육 수업은 더 어색하다. 국어, 수학, 사회, 과학과 같은 과목들은 온라인 수업이든 오프라인 수업이든 책상에 앉아서 공부하면 된다. 그런데 기존의 체육과 교육과정은 장소와 교구, 2가지 전제 조건에서 만들어졌다. 첫째, 학교에서 운동장, 체육관 등 넓은 장소에서 수업을 하고, 둘째, 다양한 교구를 가지고 수업할 수 있는 조건 말이다. 그런데 온라인 수업에서는 이 2가지 조건이 철저히 외면 당한다. 온라인 수업에서 학생들은 집이라는 한정된 공간에서 활동에 참여해야 한다. 그리고 체육 교구가 하나도 준비되어 있지 않다. 등교하는 오프라인 수업에서도 마찬가지다. 학생들은 친구들과 교구를 함께 쓸 수 없고, 체육관에서는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 마스크를 착용한다는 것은 마음대로 뛰지 못하는 것을 의미한다.
결국, 기존의 방식대로 체육 수업을 하려고 보면 제대로 할 수 있는게 없어 보인다. 그렇다고 여기서 포기할 수는 없다. 교사들의 전문성은 상상력과 창의력이라고 생각한다. 이럴 때일수록 상상해야 한다. 어떻게 체육 수업을 의미있고 재미있게 할 수 있을까?
지금부터 코로나19 상황 속 온라인, 오프라인이 함께 진행되는 블렌디드 러닝 체육 수업을 어떻게 준비하고, 실행했는지 소개하고자 한다.

2. 코로나19 상황 속 수업 준비

코로나19 상황이 아니었다면 수업 준비를 어떻게 했을까? 2015 개정교육과정(체육과)은 건강, 도전, 경쟁, 표현, 안전의 5가지 영역으로 구성되어 있다.
5가지 영역의 성취기준을 달성하기 위하여 심동적, 인지적, 정의적 활동들을 고민했을 것이다. 그런데 코로나19 상황에서는 체육 수업의 전제 조건에 대한 제한(교구와 장소의 제한) 때문에 할 수 있는 영역이 상당히 줄어든다.
여기서 교사들은 고민한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따로 나눠서 수업을 디자인 할 것인가? 온라인과 오프라인 수업을 함께하는 블렌디드 수업을 할 것인가? 필자의 경우 전자를 먼저 고민하고 경험한 후, 후자로 넘어갔다.
온라인 수업을 기획했던 과정은 다음과 같다.
먼저, 오프라인 체육 수업과 온라인 체육 수업의 다른 점에 대해 생각했다. 오프라인 체육 수업은 여럿이 한 공간에서 함께 하지만 온라인 체육 수업은 집에서 혼자 참여해야 한다. 그리고 오프라인 체육 수업은 학교에 있는 여러 체육 교구를 사용할 수 있지만, 온라인 체육 수업은 집에 체육 교구가 없다.
결국, 이런 상황에서 할 수 있는 체육 수업은 ‘혼자 하면서 도구 없이 할 수 있는 것’이어야 한다. 그걸 충족할 수 있는 체육 활동에 제일 적합하다고 생각한 것이 ‘홈트레이닝(Home Training)’이다.

첫째, 집에서 영상을 보며 하는 홈트레이닝도 충분히 운동이 된다.
필자는 최근 5년 동안 집에서 홈트레이닝으로 운동을 하고 있다. 집에서 스마트패드에 유튜브의 홈트레이닝 영상을 검색해 틀어 놓고 20~30분 따라 하면 땀나게 운동을 할 수 있다. 학생들도 온라인 체육 수업에서 이런 경험을 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둘째, 홈트레이닝은 초등학교 체육과 교육과정 중 ‘건강 영역’과 연계성이 있다.
건강 영역은 체력과 관계되는 내용이 많은데, 홈트레이닝 전에 체력에 대해 배우고, 건강 체력과 운동 체력을 홈트레이닝을 통해 기르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셋째, 매년 5, 6학년을 대상으로 학교에서 이루어지는 PAPS(학생건강체력평가)와 연결 지으면 괜찮겠다는 생각을 했다.
등교 개학을 하면 PAPS 측정을 할 텐데 등교 개학 전 온라인 수업을 할 때 홈트레이닝을 통해 미리 연습하면 좋기 때문이다. 그래서 홈트레이닝이 포함된 건강 영역으로 10차시 수업을 기획했다.

3. 건강영역-콘텐츠 제시형 수업의 흐름 속 실시간 쌍방향 수업 도전하기

홈트레이닝이 포함된 건강 영역(10차시)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1. 건강 단원의 수업 구성안(총 10차시)]

1~2차시에는 체육 수업을 안내한다. 3차시는 체력에 대해 배우고, 그 내용을 바탕으로 4~9차시까지는 건강 체력 및 운동 체력을 기를 수 있는 홈트레이닝을 배운다. 마지막으로 10차시에서는 수행평가를 하기 위해 운동 계획을 세우는 시간을 갖는다.
위와 같은 체육 수업을 학생들에게 2가지 형태로 제공할 수 있다. 하나는 과제 제시형이고 다른 하나는 실시간 쌍방향 원격 수업이다.
과제 제시형은 교사와 학생이 함께 있는 플랫폼에 교사가 학생들에게 학습활동을 안내한다. 이 활동에는 교사가 직접 수업 영상을 제작하거나 다른 곳에서 찾은 영상이 제시된다. 학생들은 그 영상을 보고, 교사의 안내에 따라 각자의 집에서 활동을 한다. 교사는 학생들이 활동에 참여했는지 확인하기 위해 진도율을 살피거나, 수업 후기를 댓글로 쓰도록 과제를 제시하고 확인하기도 한다.

필자의 경우 자체 제작한 영상을 활용했다. 학생들에게 학급 플랫폼에 다음과 같이 제시했다.

이번 수업의 형성평가는 정의적 영역에서 학생들의 소감을 보고 교사가 학생들의 마음가짐에 대해 피드백을 주는 것으로 수업을 진행하였다.
특히 건강 영역 10차시 중에 5차시 ‘유산소 운동하며 체력 기르기1’은 실시간 쌍방향 원격수업으로 진행하고 싶어 Zoom을 이용하였다.
Zoom에서 만나 오늘 할 과제에 대해 소개를 하고, 교사 컴퓨터에서 오늘 함께할 홈트레이닝 영상을 공유하였다. 공유된 영상을 실시간으로 각자의 집에서 보며 함께 운동을 했다. 다른 공간에 있지만 같은 시간대에 같은 운동을 하는 새로운 경험이었다. 교사인 필자도 학생들과 함께하며 땀을 흘렸다. 35분 동안 활동 3가지를 한 후, 남은 5분은 학생들과 운동 소감을 나누었다. ‘패들렛(padlet)’이라는 도구를 사용하여 온라인 상에서 소감을 작성하고, 그것을 보며 함께 이야기를 나누었다. 확실히 쌍방향으로 하는 체육 수업은 함께한다는 공동체 의식이 함양되는 느낌이 있었다.

< 원격수업자료 제작 준비 >
< 실시간 쌍방향 체육수업 모습 >
< 실시간 쌍방향 수업에 참여한 학생들 >

마지막으로 건강 영역의 수행평가는 10차시 ‘자기 체력에 맞는 운동 계획 세우고 실천하기’로 하였다. 학생들이 등교하지 않았지만 학습 꾸러미를 나눠주는 날 해당 차시 수행평가지를 학생들에게 나눠 주었다. 그리고 학생들에게 한 달 동안 10개 차시를 통해 경험한 홈트레이닝을 반복적으로 꾸준히 집에서 실시하여 그 결과를 수행평가지에 잘 적어오라는 과제를 제시하였다. 그렇게 한 달이 지난 후 학생들의 결과물을 보고 수행평가를 하였다.

< 학생들이 ‘건강영역’ 수행평가로 제출한 학습지 >

4. 도전 영역 – 블렌디드 러닝으로 온라인 수업에 날개 달기

앞에서 제시한 10차시 건강 영역이 끝나고 등교 개학을 할 줄 알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았다. 온라인 수업과 병행하는 체제의 등교 수업이 진행되었다. 본교는 등교 수업을 주 1회, 온라인 수업을 주 4회로 진행하게 되었다.
초반에는 온라인 수업과 오프라인 수업을 별도로 구성하였다. 앞서 건강 영역 10차시를 해냈기 때문에 다음으로 도전 영역을 준비하였다. 도전 영역의 표적 도전으로 정하고, 양말공을 이용해서 종이컵과 같은 표적을 맞히는 활동으로 진행하였다. 표적 도전 8차시 내용은 아래와 같다.

[양말공 표적 도전 수업 구성안(총 8차시)]

그런데 온라인 수업만 하다 보니 문제점들이 몇 가지 생겼다.

첫째, 온라인 수업 기간이 길어지다 보니 학생들이 온라인 수업에 참여하는 태도가 점차 느슨해졌다.
교사가 동영상을 제시해도 학생들이 보는 둥 마는 둥 하였으며, 결과물로 댓글 달기를 제시해도 학생의 절반이 하지 않는 경우가 발생하였다.

둘째, 도전 수업 준비물인 양말공을 학생들이 집에서 만들어야 했는데 1/3 정도의 학생들이 만들지 않았다. 그러니 온라인 수업이 잘 될 리가 없었다.
온라인 수업에 활기를 불어넣기 위해 오프라인 수업과 함께하는 블렌디드 수업으로 수업 구성을 수정하였다. 1차시에는 학생들이 양말공을 만들고, 2~3차시는 양말공과 친해지기 위해 다양한 방법으로 양말공을 던지고 받는 활동을 한다. 3차시 수업은 오프라인 수업으로 하였다. 등교 수업 전날 학생들에게 각자 만든 양말 공 3개를 학교에 가져오라고 하였다. 그 양말공을 이용해서 교실에서 3차시 수업을 진행하였다.

< 블렌디드 러닝 중 오프라인 수업 활동 모습 >

온라인으로 1차시 수업을 했을 때는 양말공을 절반만 만들었는데, 3차시 오프라인 수업에서는 학급의 18명 학 생 중 16명이 양말공을 다 가져왔다. 결국, 학생들이 온라인에서 느슨했던 학습 태도가 교사와 직접 만나는 오프라인 수업에서 개선되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교실에서 진행된 3차시 수업 후 학생들은 가정에서 교사가 제시한 영상을 보고 따라할 때보다 자신들이 더 잘한다고 이야기하였다. 학교에서 할 때는 2차시의 복습이 되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더 잘할 수 있었다.
또한 학교에서 친구들과 직접 모여서 활동하니 경쟁심을 느끼며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는 반응이 많았다. 온라인 상에서 하면 나 혼자 하는 것 같고 귀찮았지만, 오프라인 상에서는 친구들의 모습을 보며 나의 위치를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더 열심히 하게 된다.
결국 온라인 수업과 오프라인 수업을 함께하는 블렌디드 수업은 수업 구성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오프라인 수업을 통해 온라인 수업에 날개를 달 수도 있다. 지금처럼 코로나19 상황이 진정되지 않는 상황에서 온라인 수업이 지속된다면, 오프라인 수업과 온라인 수업이 적절히 구성된 ‘블렌디드 러닝’이 다양한 과목에서 긍정적인 모습 을 보여줄 것이라고 예상된다.

5. 나오며

코로나19로 인해 우리는 ‘뉴 노멀 시대’에 접어들었다. 바이러스는 결국 종식되겠지만 이번 사태를 통해 우리 삶의 많은 부분들이 변할 것이다. 체육 수업도 블렌디드 수업 형태가 보편적인 수업 형태로 자리 잡을 것이라 생각한다. 체육 수업에서 다양한 블렌디드 수업 사례가 현장에 많이 소개되면 좋을 것 같다.
그리고 이 상황에서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은 ‘체육 수업의 가치가 무엇인가?’ 에 대한 답을 찾는 것이라 생각한다. 온·오프라인 수업 형태와 상관없이 체육 수업의 가치를 실현하는 수업이 학생들에게 제공 되어야 한다. 필자는 그 가치가 다음과 같다고 생각한다.

“학생들 개개인이 자신의 건강 유지를 위해 운동이 필요하다고 느끼고 실천해야 한다.”

교사들이 이것을 느낄 수 있는 수업을 기획하고 실행하면 좋겠다. 지금은 그 어느 때보다 교사들의 비판적 사고력과 창의력이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