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두칼럼2020 가을호(240호)

코로나 불시착!
교육의 본질을 깨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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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호규 (서울북부교육지원청, 교육장)

이번 코로나19 국면이 학교, 교사의 존재 가치를 확인해 주고 있습니다.

조호규 (서울북부교육지원청, 교육장)

코로나19 원격 수업 상황에서 우리는 ‘교육이란 무엇인가?’, ‘학교와 교사는 어떤 존재 의의가 있는가?’, ‘수업은 어떤 형태로 가야 하는가?’에 대한 본질적인 질문을 하게 됩니다. 코로나19 이전 학교와 교사들의 많은 노력과 역할의 중요성을 알게 된 것이죠. 아이들이 학교에 가서 친구들과 만나는 그 자체, 선생님, 친구들과 수업 등의 교육활동에서 전면적·전인적 만남을 통해 성장해 온 공간이 학교이기 때문에 온라인 교육에서 학교와 선생님의 고마움을 절절히 느끼게 된 것입니다. 지금까지의 대면 수업이 훌륭했고 교육 시스템이 좋은 것인가는 별개로 하더라도 학교와 교사의 존재는 아이들의 바람직한 성장에 매우 가치 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 사회가 성숙한 시민들로 인해 이만큼 성장·발전하고 있는 것이 우연이 아님을 다시 확인해 주고 있습니다.


우리는 온라인 수업이 ‘관계성 유지, 의미 있는 상호 작용, 모델에서 배우기, 학습을 통한 깊이 있는 지적 성장’에서 대면 수업보다 좀더 부족함이 있는 활동임을 확인하였고, 서로 얼굴을 보면서 대화하는 학교생활의 소중함을 알게 되었으며, 나아가 교육의 본질과 미래역량 함양을 위해서 무엇이 결정적으로 중요한지를 인식하게 된 것입니다. 온라인 수업의 부족한 부분이 대면 수업의 중요성을 알게 해 주었지만 그간의 대면 수업이 과연 그 질을 제대로 확보했는지를 확인 · 점검하는 계기가 되고 있는 것도 부인하기 어렵습니다. 그리하여 수업 혁신, 아이들과의 만남 방법 혁신 등 교사의 역할 변화를 요청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니까 말입니다.

원격 수업은 학생들의 학습, 교사의 수업에 대한 변화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코로나19 상황은 미래교육의 방향성을 고민하게 하고 있습니다. 코로나19 상황과 같은 경우가 언제든지 올 수 있다는 경고가 있음에 따라 우리에게는 대면 교육과 온라인 교육이 함께 가야 할 상황이 언제든지 도래할 수 있고, 학교는 이를 위해 교사, 학생, 학부모의 역량을 키울 수 있도록 대비해야 합니다. 온라인 수업 설계가 완벽하지 않는 한 온라인 수업이 오프라인 수업을 대체할 수는 없습니다. 따라서 미래 역량인 자기관리 역량, 창의적 사고 역량, 심미적 감성 역량, 의사소통 역량, 공동체 역량 등을 기르기 위해서는 대면 수업을 포함한 블렌디드 러닝으로 가야 하고, 수업 혁신의 한 방법으로 하브루타, PBL, 토론학습 등을 통해 플립러닝을 강화할 필요가 있습니다.
아울러 온라인 수업 설계를 잘하면 표준화 수업을 깨는 개인별 맞춤형 수업으로 갈 수 있습니다. ‘교육을바꾸는사람들’의 설문 조사에서도 개인별 맞춤형 수업의 가능성을 확인하고 있습니다.
최소한 2학기 온라인 수업에서는 대면 수업의 중요한 작동 요소인 교사와 학생, 학생과 학생의 상호 작용, 관심과 인정의 지속적인 관계 유지, 수업 내용 이해와 피드백 등을 구현하도록 해야 합니다.
온라인 수업이 지속되면 기존의 유튜버, 인터넷상 다양한 매체로부터 지식을 습득하는 기회가 더욱 체계화, 정교화되고 수업용 전자기기의 활용도가 높아질 것입니다. 이에 따라 이제는 교사들의 역할 변화가 필요합니다. 배움의 촉진자, 학습 코디네이터, 인성 교육 전문가, 감성교육 전문가 등의 역할이 필요합니다. 역할 변화에 따른 전문성 함양도 서둘러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아울러 아이들도 이러한 블렌디드 상황에서는 자기관리 역량(자기주도학습 역량)을 가져야 하고 문제 해결 능력과 혼자서 행복을 추구할 수 있는 힘을 가져야 합니다. 우리는 혁신교육 활동으로 아이들의 이런 능력을 키워줘야 합니다. 이런 능력은 미래 역량이기도 하니 더더욱 중요합니다.
또 우리는 선생님들이 짧은 시간에 만들어낸 크고 작은 성과물을 어떻게 잘 구성하여 수업 혁신 으로 연결시킬 것인가를 고민해야 합니다. 수업 혁신은 원격 수업 인프라 및 콘텐츠와 직결된 것이고, 이에 대한 고민은 수업 혁신으로 가는 지름 길이기 때문입니다.

학습 격차에 대한 대책을 세워야 합니다.

현재처럼 학교를 자주 못 나가는 상황에서 학교라는 학습 공간 대신 주로 집에서 이루어지는 온라인 수업의 학습 형태는 학습 격차를 심화시킵니다. 학교의 등교 수업이 정상화되는 상황에서 대면 활동을 통한 학습 격차 해소 노력은 기본적인 상수이고, 어차피 온라인 수업을 활용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면 온라인 수업의 장점(콘텐츠 반복 시청, 학생 맞춤형 수업 속도 등)을 잘 활용하여 학생 간의 학습 격차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을 찾을 필요도 있습니다. 또한 학부모와의 소통을 강화하여 학부모가 학생의 온라인 학습에 최대한 도움을 줄 수 있는 구조를 만들고 온라인 플랫폼을 최대한 활성화할 수 있도록 해야 함은 물론 학교에서는 별도의 학습 격차 해소 프로그램을 만들어 운영해야 할 것입니다.

교사 문화 개선을 지속화해야 합니다.

코로나19는 교사들의 관계 혁신 노력을 아주 중요하게 부각시키고 있습니다. 온라인 교육으로 지식 전달은 가능하겠지만 아이들의 전인적 성장을 돕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원격 수업 도구를 다룸에 있어서 서로 소통하고 협력하지 않고는 안 된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번 상황으로 교사들은 자발성과 공동체적 노력으로 난관을 극복하는 성공적인 경험을 하였기에 자신감을 갖게 되고 섬처럼 고립된 존재가 아님을 알게 되었습니다. 학교 구성원의 협력적 관계성 강화, 신뢰망 형성, 학습 공동체의 활성화라는 가치와 의미들이 이번 원격 수업, 방역 노력 등에서 자연스럽게 전이되는 경험을 하게 된 것입니다. 따라서 학교장과 구성원은 협력적 관계성 강화, 신뢰망 형성, 학습 공동체의 활성화를 위한 성공 경험을 체계적·지속적으로 쌓아 가는 노력을 기울여야 합니다. 협력적 관계성 강화, 신뢰망 형성, 학습 공동체의 활성화는 학교혁신의 가장 기초적인 경험들이기 때문입니다.

이제는 시스템의 혁신을 강력하게 추진해야 합니다.

이번 코로나19 상황을 겪으면서 학교는 서로 다른 성격의 경험을 했습니다. 상부의 지침을 기다리는 관료주의 말단의 경험과 원격 수업, 등교 수업을 함께 준비하면서 소통·협력하는 공동체적 자치역량을 키우는 경험이 그것입니다. 이는 다소 모순된 경험입니다. 학교 자체계획을 쉽게 무력화시키는 상부의 지침과 학교의 자율성과 성장 역량 강화가 서로 충돌하였습니다. 이는 교육(지원)청과 학교의 업무처리시스템과 그 운영에 문제를 던지고 있습니다.
이번 기회에 우리는 교사들의 동기가 강화되어 구성원 개개인의 역량이 향상되고, 학습 환경이 조성되며, 변화 과제에 대한 사회적 의미 부여가 되는 혁신을 확실하게 만들어 나가는 노력을 강화해야 합니다. 교사들의 동기 강화는 학교 자치역량을 키우는 것으로의 전략 수정에서 가능합니다.
교원 등 학교 구성원을 주체로 세우기, 행정을 함에 있어서 학교의 입장에서 판단하고 실행하기, 내부 및 학교 대상의 업무를 처리함에 있어서 과정의 민주성을 구현하도록 하기, 업무 추진에서 과감한 업무 혁신하기 등입니다.
하지만 중요한 과제는 학교 자율성의 최대화와 집단적 책임감의 최대화를 동시에 확보하는 학교 운영 시스템을 어떻게 만들 것인지일 것입니다.
뉴질랜드는 21세기 초반 단위학교의 자율성을 강화하기 위해 위로부터의 통제와 간섭을 전면 줄이는 개혁을 시도했지만 실패하였습니다. 또 많은 문헌을 보면 교육사적으로 학교 자율성만으로 성공한 사례도 없고 상급부서의 탑다운(top–down) 방식의 혁신만으로도 성공한 사례가 없다는 점을 유념하면서 학교 자율성을 강화해 가야 할 것입니다.

선생님의 책임감을 열정으로 세워내야 합니다.

이번 코로나19 위기에 대응하는 선생님들의 헌신적 모습에서 우리는 선생님들의 위대함을 보았지만 그 이면에서 꿈틀거리는 전혀 다른 이기주의와 편의주의도 보았습니다. 이기주의와 편의주의는 선생님들의 본질은 아닐 것입니다. 이는 미지의 세계에 대한 두려움의 발로일 뿐입니다. 두려워하지 말고 나아가야 합니다. 이미 우리는 작지만 성공적인 경험을 했습니다. 조금만 더 열정으로 그 경험을 쌓아 올리면 우리는 새로운 세계에 대한 두려움을 극복할 것입니다. 처음 우리가 교직에 몸담을 적에 가졌던 아이들에 대한 사랑과 교직에 대한 사명감, 교육에 대한 애정을 열정으로 모으는 노력을 해야 합니다.
교육에 대한 사명감과 열정을 잃어서는 안됩니다. 우리들은 옛 성현의 말씀을 가슴깊이 새겨야 합니다. 「논어(論語)」의 “君君, 臣臣, 父父, 子子”에서 가슴을 때리는 울림을 느껴야 한다는 것입니다. “임금은 임금다워야 하고, 신하는 신하다워야 하고, 아버지는 아버지다워야 하고, 자식은 자식 다워야 한다.” 이는 자신에게 맡겨진 직분을 다해야 하는 것을 말합니다. 교사는 진정으로 아이를 사랑하고 열정으로 가르쳐야 하며 교육 본래의 내 재적 가치에 전념하여 최선을 다해야 함을 의미합니다. 열정을 가진 교사, 사랑이 넘치는 가르침이 어느 때보다 필요한 코로나19 위기에 이를 선생님들의 교육적 좌표로 삼아 노력해야 합니다.
온 ‘마음’, 온 ‘목숨’, 온 ‘힘’을 다하여 노력하는 자세가 지금 절실히 필요합니다. 관리자의 입장에 있든, 아이들을 가르치는 입장에 있든 우리는 열정을 다해 교육 활동을 해야 합니다.
우리 학교와 교육청은 선생님들의 소통과 협력의 관계 윤리와 열정을 고스란히 잘 담아내어 원격 수업과 블렌디드 수업이 대면 수업에 조금도 부족하지 않은 수준 있는 수업이 되도록 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 학교에서는 선생님들의 원격 수업의 질을 높이기 위한 심화 연수를 마련하고 전문학습 공동체를 더욱 활성화하여 전문성을 높이는 노력을 해야 하며 아이들의 마음을 잘 어루만지는 교육적 노력을 강화해야 합니다.
교육(지원)청은 학교의 이런 노력을 지원하기 위해 ‘원격 수업 현장지원단’을 꾸려 양방향성이 보다 빈번한 플랫폼의 운영 변화를 지원하고 원격 수업 운영 역량을 높이며 질 높은 양방향 온라인 수업의 실제 사례 공유를 강화해야 합니다. 아울러 지원청의 위센터, 혁신교육지구의 인적 자원을 현재보다 더 조직화하여 아이들의 심리적·정서적 건강을 지키는 것에도 각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합니다.

※ 참고 문헌
조호규 기고문(EDUpress, 교육을 바꾸는 사람들)
교육을 바꾸는 사람들[(https://21erick.org) 교육칼럼]
– 진정한 교육개혁을 가로막는 잘못된 믿음 15 해제(1), 이찬승
– 교사들의 훌륭한 원격수업 대응과 수업혁신 가능성, 이찬승
– 코로나19이후, 초중고수업에 대한 기대와 우려-블렌디드 러닝과 플립 러닝을 중심으로, 박제원
– 우리 학교문화 유형 알아보기, 홍완기
코로나19가 우리교육에 남긴 것(김성천) 유튜브
매일경제 기고(코로나가 울릴 미래교육 경각심), 송명희(광주송우초등학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