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획 운영사례Vol.233.겨울호

통일로 가는 ‘정석(定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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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경쟁 방식을 통해, 남북 화해와 소통 방법을 모색하다 –

정성혜 상명고등학교 교사

교육부와 통일부가 주최한 2018년 전국 학생 통일이야기 한마당이 ‘우리가 꿈꾸는 통일 한국 맛보기’라는 주제 하에 2018년 9월 7일부터 8일까지 한반도 통일미래센터에서 개최되었다. 이 행사는 변화하는 남북관계 속에서 전국 초·중등 학생들이 통일에 대해 자신들의 의사를 개진하고 통일 관련 체험을 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올해 전국 학생 통일이야기 한마당의 특이점은 경연대회가 아닌 의견 나눔의 장으로 바뀌었다는 데에 있다. 참가팀들의 평화 통일 체험과 참가팀들의 남북통일에 대한 탐구 내용을 다른 팀과 나누는 장으로 진행되어 통일의 의미를 되새기는 뜻깊은 행사가 되었다.

전국 대회의 가장 인상 깊었던 점은 각을 세우며 상대방을 공격하는 토론이 아닌 토의의 방식으로 운영되었다는 것이다. 의견 나눔의 장으로써 한마당은 소통 공간이 되었다. 사실 토론이라고 하였으면 다른 지역에서 온 처음 보는 학생들 앞에서 나의 진실된 생각을 이야기했을까 하는 의문이 들기도 하다. 오직 우리 편의 유리한 이야기만 언급하고 다른 편에 반박하기만 하려고 했다면 진정한 의사소통이 되지 못했을 것이다.
이번 전국 한마당이 비경쟁적인 소통방식을 채택하여 학생들이 자신이 학교에서 연구해왔던 이야기들을 자유롭게 펼칠 수 있어서 긴장이 덜 되고 심도 깊은 내용까지 소개할 수 있었던 것 같다.
특히 ‘통일 이야기 작은 마당’에서 우리 팀이 다 각기 다른 모둠으로 나뉘어 다양한 학교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우리가 미처 생각하지 못한 부분에서 통일의 씨앗을 본 것 같아 놀라웠다. 통일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었다.
이번 한마당은 무한 경쟁 시대에 살고 있는 대한민국 고등학생인 우리로서는 사막의 오아시스 같았다. 우리는 시험과 성적의 숫자에 얽매여 진정한 소통에 대한 목마름을 이번 한마당을 통해 해소한 것 같아 보람찼다. 우리는 무한 경쟁 사회에서 벗어나 모두가 함께 화합하는 사회의 희망을 이번 한마당을 통해 본 것 같다.
– 상명고등학교 ‘통일의 정석’ 팀의 참가 소감문 中

2018년 전국 학생 통일이야기 한마당을 위해 서울 예선 대회가 2018년 7월에 열렸다. 서울 지역 참가 신청팀이 제출한 탐구 보고서 및 발표 동영상 심사를 통해 각 학교급 별 6개 서울 예선 참가팀이 사전 심사를 통해 선발되었다. ‘통일의 정석’ 팀으로 이 행사에 참가한 본교는 2018년 전국 학생 통일이야기 한마당 서울 예선 2차 대회인 발표심사를 통해 금상을 수상하며 최종 서울 지역 대표로 선발되었다.
본교의 ‘통일의 정석’ 팀원들은 평소 정치학, 외교학, 역사학 분야에 관심이 많은 학생들로 이루어졌다. 본교가 유네스코 한국위원회의 ‘유네스코학교’로 지정되어 있어 평소 학교생활 중 소통, 통합, 인권, 환경, 사회적 약자 문제에 관한 실질적 활동을 이어오고 있던 차라, 참가 학생들에게는 더욱 의미 있는 연구 활동이 되었다.
‘통일의 정석’ 팀은 남북한 학생들의 실질적 소통의 장을 만들고자 하는 계획을 세우고, ‘남북한 통합 청소년 단체 설립과 운영 방안에 관한 연구’를 대회 참가 주제로 선정하였다.
남북이 분단된 지 70여년이 흐른 지난 2018년 4월 27일과 5월 26일 남북 두 정상이 만나, 남북은 평화 국면에 접어드는 추세이다. 하지만 정작 통일의 주체가 될 청소년들에게는 아직까지 능동적이고 적극적인 교육이 이루어지고 있지는 못한 실정이다.
본교의 ‘통일의 정석’ 팀은 이러한 시대적 추세에 발맞추어 청소년들의 역할을 강조하였다. 청소년들은 감수성과 수용성이 높고 미래를 향한 꿈과 비전을 공유할 수 있다는 점에서 남북 청소년 간 통합은 남북 간 사회문화적 통합에 큰 기여를 하게 될 것이라는 의견을 펼쳤다. 그간 남한 내에서 통일 관련 단체 설립에 관한 연구는 있었으나 남북한 통합 청소년 단체 설립에 관한 연구는 없었다. 이러한 점에 착안하여 본교 ‘통일의 정석’ 팀이 남북한 통합 청소년 단체 설립과 운영 방안에 관한 연구를 실시하게 되었다는 것은 남북 화해와 소통의 시대에 청소년들의 인식을 바꾸어 줄 수 있는 의미있는 진전이라고 볼 수 있겠다.
본교 ‘통일의 정석’ 팀은 연구를 위하여, 본교 사회과 교사와 1학년 재학생들을 대상으로 ‘통일교육의 만족도 및 남북청소년교류 시 참여 의향에 관한 설문조사’를 실시하여 현재 통일교육의 문제점과 남북 청소년 간 교류에 관한 교사 및 청소년들의 생각을 직접 들을 수 있었다. 외교전문가인 김창범 대사(전 한반도평화교섭본부 평화체제교섭기획단 단장)와 전자메일을 통한 서면인터뷰를 통해 남북 청소년 교류에 대한 의견도 접할 수 있었다. 또한, 선행 연구 분석을 통해 독일 통일 과정 속 청소년 교류의 역할과 중요성에 대해 탐구하여 한반도에 적용시킬 수 있는 방안에 대해 탐구하기도 하
였다.
‘통일의 정석’ 팀은 미래의 주인공이 될 남북 청소년들이 서로의 생각과 경험을 공유하고 소통하여 이해하게 되었을 때 남북 간의 정신적 통합이 가능하고 우리가 꿈꾸는 민족 공동체로 거듭날 수 있다는 의견을 펼쳤다. 통일 한반도의 미래를 위한 행복한 공동체로 나아가는 첫 단추가 남북 간 청소년 통합단체 설립 및 운영이라는 것이다.

본교 1학년 학생들 128명을 대상으로 한 통일 교육 및 남북 청소년 교류에 대한 설문조사에서는 117명(91.4%)의 학생들이 북한 청소년과 교류의 기회가 생긴다면 직접 하고 싶다는 응답 결과를 얻었다. 학생들은 북한청소년을 만난다면 하고 싶은 활동으로 평양냉면과 같은 음식 문화 교류(79명), K-POP과 같은 음악 분야 교류(51명)를 비롯하여 개인 취미 교류, 스포츠 분야 교류 순으로 선호도를 보였다. 또한 학생들은 청소년 간 교류가 통일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질문에 평균 4.2점(5점 만점)을 주기도 하였다. 학생들의 98명(76.6%)은 청소년 통합 단체 구성 시 가입할 의사가 있다고 응답하였으며, 설문 조사의 대상자가 한정적이기는 하지만 청소년층의 남북한 간의 소통과 통합에 대한 열망이 있음을 부인할 수는 없을 것 같다는 의견을 펼쳤다.
이에 ‘통일의 정석’ 팀은 한반도청소년네트워크에 대한 제안을 하게 되었다. 한반도청소년네트워크는 남북 청소년 통합단체로서 미래 통일 한반도를 위해 문화 이질성을 극복하고 양국 청소년 간 정확한 정보 제공과 비전 제시, 확실한 소통 창구를 할 수 있을것으로 본다는 것이다.
현재 전망대와 다용도 공간(연건평 1,473평 (지상 4층))으로 구성되어 있는 판문점 자유의 집(경기도 파주시) 4층을 한반도청소년네트워크의 사무실과 회의실로 용도를 변경하여 사용하는 계획도 선보였다. 단체의 운영은 단체 조직에 있어 현실적인 문제를 다각적으로 검토하기 위해 2년 간 단체 시범 운영 기간을 두어 점진적으로 단체 설립을 추진하며, 운영 위원에 남측 청소년(14세~19세) 50명과 북측 청소년(14세~19세) 50명을 선발한다, 청소년 간 적극적인 교류를 위해 각 정부는 행·재정적 지원을 한다, 운영위원들은 매달 2회 이상 정기적인 회의를 갖고 의장의 직권이나 총회의 의결에 따라 비정기적으로 만날 수 있으며 총회의 대표는 의장이 맡고 모든 운영위원을 의원으로 둔다, 의장과 부의장은 각 1인씩 남북 협의를 통해 선출하며 임기는 순번제로 실시한다, 이상의 계획 하에 한반도청소년네트워크를 운영하고자 한다는 등의 구체적인 실시안을 제시하기도 하였다.

‘통일의 정석’ 팀은 한반도청소년네트워크의 핵심 중점 사업으로 ‘아띠와 함께’, ‘국제청소년 통일 박람회’를 선정하기도 하였다. ‘친한 친구’를 의미하는 아띠의 ‘아띠와 함께’ 는 한반도청소년네트워크를 중심으로 각 학교별로 회원학교를 상시 모집하여 남측 학교 1교와 북측 학교 1교를 자매결연 학교로 한다는 것이다. 상호 수학여행과 홈스테이(home-stay), 공동 체육대회 개최 등을 실시해 ‘내가 아는 북한 친구 1명, 남한 친구 1명’과 같이 통일의 상대를 추상적인 대상인 아닌 구체적인 사람으로 인식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도록 하고자 한 것이다.
‘국제 청소년 통일 박람회’는 매년 1회 6월에 실시하도록 하며 국제박람회의 기준을 따른다는 의견도 내었다. 장소는 판문점 일대에서 열고 한반도청소년네트워크의 분과위원회가 분과별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하며 세계 각국의 청소년들의 사교 활동의 장으로서 국제평화와 화합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하고자 하였다.
본교 ‘통일의 정석’ 팀원들은 타자와 다름을 인정하고 인간에 대한 배려심을 전제로 한, 타자와의 통합의 중요성에 주목하였다. 어느 한편의 시혜로 인한 평화가 아니라, 타자와의 공존을 통해 남북 화해와 소통의 방법에 평화적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었다.
‘전국 학생 통일이야기 한마당’ 준비 기간 및 본선 대회 참가를 통해 ‘통일의 정석’ 팀원들은 남북 자주통일에 대한 관심을 높이게 되었고, 타인과의 소통에서 중심 역할을 수행하고자 하는 능동적 자세를 갖게 되었다. ‘통일의 정석’ 팀원들은 다른 팀원들과 자신들의 통일에 대한 견해를 토의하는 자리에서 평화 통일에 대한 의견과 접근 방식이 매우 다양하며, 그로 인한 실제적 평화 통일로 가는 길이 더욱 가속화될 것이라는 것을 인식하게 되었다.
미래의 주인공이 될 남북 청소년들이 서로의 생각과 경험을 공유하고 소통하고 이해하게 되었을 때 남북 간 정신적 통합이 가능하고 우리가 꿈꾸는 민족 공동체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다. 통일 한반도의 미래를 행복한 공동체로 나아가기 위한 첫 단추가 바로 남북 간 청소년의 교류일 것이다.
‘전국 학생 통일이야기 한마당’에서는 청소년들이 남북 화해와 소통의 방법을 머리를 맞대고 모색하였다는 점에서 ‘통일로 가는 정석’으로서 의미 있는 자리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