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로운 세상을 꿈꾸는 세계시민교육 ‘함께 살아가기’

홍윤빈 정원여자중학교 교사

들어가며

“학생들에게 가장 필요한 교육이 무엇일까?”
“내 수업의 가장 근본적인 목표는 무엇일까?”
“나는 무엇을 위한 혹은 어떤 가치를 위해서 수업을 하고 있는 것일까?”

대부분의 교사들이 매일매일 교실에서 하는 질문들이다. 모두가 이야기하지만 그 정확한 실체는 알 수 없는, 그렇기 때문에 더욱더 우리를 불안하게 하는 4차 산업혁명이 화두가 되는 이 시대에 우리의 아이들에게 심어줄 가장 중요한 가치는 무엇일까를 생각해 보면 역시 ‘함께 살아가기’가 아닐까 싶다.
어렸을 때 우리가 공부를 하지 않을 때 부모님께 흔히 듣던 말은 “공부해서 남 주냐?”라는 말이었다. ‘공부를 하면 할수록 공부한 사람에게 이익이다.’ 라는 논리는 아주 오랜 시간 동안 우리의 사고를 지배했었다. 그렇지만 이제 한 나라가 혼자서만은 해결할 수 없는 전 지구적인 문제들이 하나 둘씩 늘어나고 이에 대한 전 지구적인 대응이 필요한 시기가 되었다. 또한 바야흐로 한반도의 평화의 기운이 돌고 있는 시기이다. 이러한 평화의 기운을 정착시키기 위해서는 우리의 의지뿐만 아니라 지구촌의 다양한 국가들의 지지와 협력이 필요하다. 따라서 오늘의 우리 학생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평화적인 삶을 위한 ‘함께 살아가기에 대한 연습’이 아닐까 한다.

함께 살아가기 – 그림책 천천히 읽기

중학교 1학년 자유학기제 선택 프로그램의 하나로 영어 그림책 읽기 프로그램 “Happy Bookers”를 운영하였다. 영어 그림책은 비교적 쉽게 접근할 수 있으면서도 의미 있는 메시지를 전달해 주는 경우가 많아 중학생이나 고등학생들에게 읽히기에도 부족하지 않다. 18차시 동안 2~3권의 책을 천천히, 함께 읽으며 언어적인 면뿐만 아니라 책의 삽화와 배경, 저자의 의도를 같이 보면서 책의 메시지를 생각해 보고 이를 자신의 삶과 연결지어 볼 수 있었다.

「Archie Snufflekins Oliver Valentine Cupcake Tiberius Cat」은 아주 쉽게 쓰여 있기 때문에 초등학생들과 함께 읽어도 좋을 만한 책이다. Blossom 거리에 살고 있는 고양이는 말하자면 길고양이지만 거리의 모든 사람들을 매일 방문하고 그들에게 즐거움을 준다. 이 거리의 사람들은 ‘자기에게 가장 의미가 있는 이름으로’ 이 고양이를 부른다.
어느 날, 이 고양이가 이 거리에 살지만 그 누구하고도 소통하지 않는 외로운 부인을 만나게 되고 그 부인의 집에 머물게 되면서 다른 사람들이 고양이를 찾아 나선다. 재미있는 것은 사람들이 각자 자기가 알고 있던 이름으로 그 고양이를 부른다는 것이다. 문득 자신들이 같은 고양이를 찾고 있다는 것을 알고 나서야 그들은 혼자 살고 있는 부인을 찾아간다. 그래서 그들이 부인과 친구가 되고 그 이전까지 혼자서 외롭게 살던 부인은 마을 사람 전체와 친구가 되게 된다는 이야기이다. 이 이야기를 학생들과 함께 읽으면서 학생들과 책의 내용을 읽고 질문 만들기 활동을 하였다.
학생들이 많이 만들었던 질문은 다음과 같다.

학생들은 이 거리의 사람들이 이 고양이에게 각기 다른 이름을 지어준 것은 이 고양이가 자신들에게 각각 다른 방식으로 의미 있는 존재가 되어주었기 때문이라는 데 주목했다. 학생들은 우리가 누군가에게 도움이 된다는 것은 거창한 것이 아니라 아주 작은 것이라도 그 사람이 원하는 것을 함께 하는 것, 혹은 아주 사소한 순간에 상대방과 함께 있어주는 것임을 알게 되었다. 이 활동을 통해서 학급의 친구들 혹은 지역 사회의 소외된 사람들을 어떻게 도와 줄 수 있을지에 대한 이야기를 할 수 있었다.

두 번째로 함께 읽은 책은 “Last Stop on Market Street”이다. 이 책은 할머니와 손자가 비오는 일요일 오후 가난한 지역의 무료 급식소로 봉사를 하러 가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아이는 끊임없이 질문을 한다. ‘비가 오는데 왜 우리는 자가용이 없나요?’, ‘일요일 오후에 왜 난 놀면 안 되나요?’, ‘나도 음악을 들을 수 있는 기계를 갖고 싶어요.’ 이런 질문에 할머니는 여유 있는 표정과 침착한 태도로 아이에게 답을 해 준다. 그 답을 함께 학생들과 함께 읽어 보면서 학생들은 내가 갖고 있는 것에 감사하는 법과 내가 무엇을 다른 사람들과 함께 나눌 수 있는지에 대해서 깨닫게 된다. 일요일 오후에 많은 질문과 불만을 갖고 할머니와 여정을 떠난 주인공 CJ는 할머니와 함께 봉사하러 온 것에 기쁨과 감사를 느끼게 된다. 이 이야기를 읽으면서 아이들은 CJ의 감정에 공감하고 할머니를 이해하면서 내가 가진 것으로 무엇을 다른 사람과 나눌 수 있을지, 나에게 감사한 것은 무엇인지에 대해서 함께 이야기할 수 있었다.

두 권의 동화책 수업을 통해서 학생들과 “함께 살아 감”에 대해서 깊이 있는 성찰을 할 수 있었다. 즉 함께 살아간다는 것은 다른 사람의 소소한 요구에 반응해 주고 내가 가진 것에 감사할 줄 알고 내가 할 수 있는 범위에서 다른 사람을 위해서 봉사하는 것, 최소한의 마음을 써 주는 것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학생들은 Blossom Street에 사는 외로운 Murray 아주머니의 불편함을 생각해 보고, 그와 연결지어 우리 반의 Mrs. Murray가 누구인지를 생각해 보고 어떻게 다가가야 할지를 고민하면서 CJ가 느끼는 불편함에서 감사로의 감정 여행을 하면서 ‘함께 살아가는 일’의 소중한 가치를 느낄 수 있었다.

함께 살아가기 – 세계의 평화를 기원하는 메시지 쓰기

영어 교과의 다양한 쓰기 활동과 연계하여 해당하는 시기의 다양한 국제적인 이슈, 분쟁을 연계하여 수업할 수 있다. 실례로 2015년 11월에 프랑스 파리지역에 테러 사건이 일어났을 때 본교는 프랑스 남부 지역의 학교와 국제수업 교류로 프로젝트 수업을 운영하고 있었다. 그 와중에 파리는 아니지만 프랑스에 일어난 사건에 대해서 그 당시 프랑스의 학교와 공동 프로젝트 수업을 운영하고 있었기 때문에 학생들은 더욱 충격을 받았고, 이와 관련하여 친구들을 위로해 주는 엽서를 써서 파트너 학교로 보내주었다. 다른 나라에서 일어나는 일이 단지 그 나라의 문제만이 아니라 우리와 함께 연관이 될 수 있음을 학생들이 자각하게 되는 순간이었다. 학생들과 담당 교사, 교장 선생님까지도 함께 엽서를 보내주었고 프랑스 파트너 학교에서도 감사 인사로 성탄카드와 선물을 보내주었다. 이와 연계하여 전 세계적으로 평화를 기원하는 다양한 수업 활동이 가능하다. 영어 교과와 연계한다면 다음과 같은 수업을 구상할 수 있다.

평화를 위한 밈(Meme) 수업

밈[Meme]이란 인터넷 상의 재미난 말이나 그림을 다시 포스팅한 그림이나 사진을 가리킨다. 넓은 의미로는 모방을 통해 개인에서 개인으로 전달될 수 있는 이해 가능한 문화나 행동 요소를 밈이라고 한다. 학생들과 수업을 할 때 다양한 이미지 자료(Meme)를 활용하여 교육의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 이미지 자료를 활용하여 카드뉴스를 만드는 것도 좋은 수업 방법 중의 하나이다. 여기서 사용한 복스 미디어의 밈 제너레이터는 미국의 언론사 복스(vox)에서 제공하는 디지털 저널리즘 툴 오픈 소스이다. 스마트폰이나 디지털 카메라로 찍은 현장 사진을 첨부하여 카드뉴스 형식으로 이미지
뉴스 콘텐츠를 제작하기에 유용하다. 이미 갖고 있는 이미지를 사용할 수도 있다. 이미지를 다루고 읽는 데 익숙한 학생들이 매우 관심을 갖는 활동이다.

● 수업의 전개
– 읽기 자료 혹은 영상을 통해서 분쟁 지역에 대해서 알아본다.
– https://imgflip.com/memegenerator 웹사이트를 활용하여 평화를 전하는 Meme을 만들어서 SNS에 공유한다.
– 관련 대회를 운영할 수도 있다.

나가며

학생의 입장에서 보면 학교생활은 갈등 해결의 연속이다. 매일 매일이 그런 싸움으로 이루어질 수도 있다. 지혜롭게 평화적으로 갈등을 해소하고 다른 사람과 공존할 수 있는 법을 배워가는 것이 학교생활에서 배울 수 있는 큰 부분 중의 하나라고 생각한다. 그렇기에 영어 교과서를 넘어서 영어 수업을 통해 영어 그림책 읽기나 평화 기원메시지 쓰기뿐만 아니라, 여성 인권을 고민해 보기도 하고, 환경 문제를 해결하는 방안을 모색해 보기도 하였다. 세상의 여러 문제들을 함께 고민하고 이 문제를 해결하고 함께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는 과정 속에서 학생들에 평화로운 갈등 해결의 장에 한 걸음 더 나아갈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