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과교육2020 겨울호(241호)

[학교스포츠클럽] 학교스포츠클럽의 새로운 패러다임,온라인 스포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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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영근 (고려대학교사범대학교부속중학교, 교사)

1. 코로나19로 인한 학교생활의 변화

매년 3월이면 학교는 새로운 환경을 접하는 학생들로 가득했다. 새로운 학교에 입학한 학생들, 새로운 친구와 선생 님을 만나는 학생들, 새로운 목표를 가지고 한 해를 계획하는 학생들 등 각자 다양한 이유로 설렘과 기대감이 가득한 모습이었다. 학생들과 마찬가지로 교사들도 새로운 학생들을 맞이하며 다양한 수업을 준비하고 분주한 신학기를 시 작했다.
하지만, 올해 2월 코로나19는 이러한 학교의 일상들을 변화시키기 시작했다. 학생들은 정상적으로 등교를 하지 못하고 가정에서 원격수업에 참여하면서 처음 경험하는 새로운 학교생활에 적응해야 했다. 자가진단을 통해 등교 여부가 결정되었으며, 마스크를 착용한 답답한 학교생활은 학생들과 교사 모두에게 처음 겪는 너무나 고통스러운 시간이 었다. 특히 체육관과 운동장을 본인의 안방처럼 생각하며 체육 시간과 스포츠 활동 시간만을 고대하던 학생들은 큰 절망에 빠졌다. 작년부터 다양한 대회 참가와 스포츠클럽 활동을 계획하던 학생들은 목표를 잃어버리고 무기력한 모습으로 학교생활을 이어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이런 학생들에게 원격으로 실시되는 체육 수업은 학생들의 욕구를 충족시키기에 턱없이 부족했다. 코로나19는 기존의 대면 스포츠 활동을 차단했으며, 학교스포츠클럽 운영 자체를 마비시켰다. 학생들의 건강과 체력은 저하되었으나, 반면에 학생들의 신체 활동 욕구는 늘어나고 있었다.

2. 새롭게 태어난 학교스포츠클럽 활동

끝날 것처럼 끝나지 않는 코로나19는 학생들과 교사들 그리고 학부모까지 모두를 지치고 힘들게 만들었다. 무기력하고 지루한 일상으로 사회 전반이 정체되어 있던 시기에 ‘2020 서울학생 온라인 스포츠 한마당’ 운영 회의에 참석하게 되었다. 처음 경험하는 여러 가지 상황 속에서 코로나19를 극복하고 새로운 학교스포츠클럽 문화 정착을 위한 이 회의는 난항의 연속이었다.
기존의 스포츠 활동을 할 수 없는 시점에서 온라인 비대면 스포츠 활동은 학교스포츠클럽 활동으로 인정하기 어려웠고 새로운 경기 규정과 방법을 만드는 것은 새로운 스포츠 종목을 만드는 것 이상의 많은 노력이 필요했다. 우리나라의 민속놀이인 ‘제기차기’와 ‘저글링’ 등 스포츠클럽 활동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던 종목들을 착안하고, 개인이 가정 에서 연습할 수 있는 종목들로 편성하는 것이 쉽지 않았지만, 많은 우려와 고정관념을 극복하고 새로운 형태의 학교 스포츠클럽 활동이 탄생하였다.

3. 교내 온라인 스포츠 챌린지(Challenge)

새로운 학교스포츠클럽 문화 정착을 위해 큰 기대 없이 교내 온라인 스포츠 대회를 실시했다. 서울특별시교육청에서 주관하는 온라인 스포츠 한마당과 동일한 방식으로 대회 규모를 축소하여 체육수업과 여가시간을 이용해 학생들의 참여를 독려했다. 사실, 온라인으로 진행되는 것이었기 때문에 적은 인원이 참가하더라도 참가하는 것에 의의를 두고 대회를 진행하려고 했다.
전교생에게 교내 대회를 알리고 체육 수업 시간을 이용하여 전교생이 코로나19를 극복하고 건강과 체력을 향상 시키자는 취지에서 2주일 동안 챌린지를 실시했다. 2주간의 챌린지가 종료되고 교내 온라인 스포츠 대회에 참가한 학생이 123명이었다. 심지어 참가 신청이 마감된 후에도 신청을 희망하는 학생이 20명이 넘었다.
대회 진행을 위해 본교 원격수업에 사용하는 ‘구글 클래스룸’에 대회 운영 클래스룸을 개설하고 123명의 학생들을 초대했다. 대회 시작 후 참가 학생들에게는 2주의 연습 시간을 부여하고, 본인이 신청한 종목의 수행 영상을 클래스룸에 첨부하도록 하는 방식으로 대회가 운영되었다.
대회 종목은 축구 리프팅, 농구 자유투, 30초 줄넘기, 플랭크, 제기차기, 배드민턴 벽치기 등 학생들이 혼자서 연습하고 촬영이 가능한 종목과 본인들의 연습과정을 담아 영상으로 기록하는 브이로그 형식으로 구성했다.
가족과 가정에서 함께 촬영한 학생, 영상 촬영이 익숙하지 않아 목소리만 담은 학생, 원하는 기록을 달성하지 못해 아쉬워하는 학생 등 다양한 방법으로 제출한 학생들의 영상은 새로운 감동을 주었다. 10년 넘게 학교스포츠 클럽 활동을 지도하면서 처음 느껴보는 신선한 경험이었다.
특히 평소 체육 시간과 학교스포츠클럽 활동에서 소외되었던 학생들이 온라인 스포츠 활동에서는 학교의 대표 선수로 등장했으며, 다른 친구들의 시선을 의식했던 학생들이 자신감 넘치게 동작을 수행하고 최선을 다하는 모습은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왔다. ‘챌린지’의 어원대로 온라인 스포츠 대회는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도전과 새로운 스포츠 활동의 발견이었다.

4.결과 중심의 경쟁에서 과정 중심의 참여로 전환

온라인 스포츠 대회를 통해 코로나19 시대 학교스포츠클럽의 새로운 이정표를 발견한 동시에, 한편으로는 체육 교사로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동안 학교스포츠클럽 활동을 지도하면서 학생들에게 경쟁에서 승리하는 결과 중심의 스포츠 활동만 지도했다는 깊은 반성을 하게 된 것이다. 학생 스스로의 노력과 성취감 등의 진정한 학교스포츠클럽 활동의 가치는 어쩌면 교사의 머릿속에만 있었던 것 같다.
영상으로 만난 학생들의 모습은 다양한 스포츠의 가치를 실현하고 있었다. 본인의 이전 기록을 극복하기 위해 자신과의 싸움을 하고 있는 학생들의 모습은 그 자체가 스포츠였고, 학교스포츠클럽 활동을 통해 학생들이 경험해야 할 진정한 스포츠의 가치였다. 본인의 기록에 의해서 결정되는 순위에 따라 아쉬운 마음은 생기겠지만, 숫자에 불과한 순위에 연연하는 것이 아니라 도전과 노력 그 자체에 학생들은 이미 한 단계 성장하여 ‘할 수 있다.’라는 자신감을 성취한 것으로 보였다. 교내 온라인 스포츠 대회에 참가했던 2학년 남학생은 대회 참가 전에 ‘평소 구기 운동에 자신이 없었고 친구들 앞에서 실수하고 능숙하지 못했던 본인의 모습이 부끄러워 체육 시간에 소극적으로 참여하고 스포츠 활동이 부담스러웠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온라인 스포츠 대회를 통해 본인이 계획한 목표를 이루기 위해 성실히 노력하며 자신감을 얻었고 2개의 종목에서 우승을 하는 성과도 얻게 되었다고 했다. 심지어 스포츠 활동을 통해 성취한 자신감으로 전교 학생회장에 출마하겠다는 출사표까지 던지게 되었다고 했다.

[참가 학생 인터뷰]
Q1. 고대부중 온라인 스포츠 챌린지에 참가한 소감은?
A : 처음에는 영상 촬영하는 것이 어색하고 생소했지만, 영상 촬영 덕분에 실수를 만회할 수 있는 기회가 있어서 좋았다. 코로나19 때문에 운동하기 어려웠지만, 챌린지 덕분에 2~3가지 운동을 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Q2. ‘실수를 만회할 수 있는 기회’의 의미는 무엇인가요?
A : 친구들과 경기를 하거나 심사위원들 앞에서 동작을 수행하면 긴장도 되고 실수를 했을 경우 그동안의 노력이 물거품이 되는데, 온라인 스포츠 챌린지는 영상 촬영이기 때문에 계속해서 촬영할 수 있고, 원하는 목표를 얻을 때까지 도전할 수 있었다.
Q3. 온라인 스포츠 챌린지를 통하여 본인이 성취한 것은 무엇인가요?
A : 평소 소극적인 성격과 작은 키 때문에 구기 운동에 참여하기 싫었다. 하지만, 제기차기를 연습하면서 축구에 대한 관심이 생겼으며, 축구를 좋아하게 되었다. 그리고 하루에 30분 이상 줄넘기 연습을 하면서 줄넘기가 쉬워졌고, 줄넘기 우승을 통하여 체육에 자신감이 생겼다. (2학년 한00)

온라인 스포츠 대회에 참가했던 1학년 여학생은 코로나19로 인하여 부족한 신체 활동으로 체중이 10kg 가까이 늘었다고 했다. 본인이 대회에 참가한 목적은 주변 사람들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고 ‘다이어트’라는 자신과의 싸움을 통해 원래의 체중으로 돌아가겠다는 것이었다. 엉성하고 불편한 동작으로 줄넘기를 하면서 발목 부상을 당하고 그 고통으로 눈물도 흘렸지만, 본인이 촬영한 영상을 보고 자세를 교정해가며 연습했다고 했다. 아쉽게도 대회에서 입상은 하지 못했지만, 입상보다 더 중요한 다이어트에 성공하며 자신의 목표를 이루고, ‘노력은 배신하지 않는다.’라는 교훈을 몸소 깨달았다고 했다.

5. 코로나19 위기를 학교스포츠클럽의 새로운 기회로

코로나19의 위기 속에서 체육 수업과 학교스포츠클럽 활동은 많은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 학교스포츠클럽 활동뿐만 아니라 생활 체육 전반이 정체되어 있다. 코로나 블루와 함께 신체 활동의 부재는 이 시대를 살고 있는 모든 사람들이 극복해야 할 과제이다.
아무도 경험하지 못한, 어쩌면 최악의 상황인 이 시기에 낙심하고 정체되어 있기보다는 온라인 학교스포츠클럽 처럼 새로운 형태의 체육 수업과 스포츠 활동에 대한 도전이 필요하다. 위기 뒤에 기회가 오는 야구 경기처럼 현재의 위기 상황을 극복하기 위한 다양한 도전과 시도는 새로운 도약을 위한 기회가 될 것이다.
학생들의 스포츠 활동 참여와 건강 체력 향상을 위해 정해진 매뉴얼과 지침은 없다. 서울특별시교육청에서 주관하는 2020 서울 학생 온라인 스포츠 한마당이 전국으로 확산된 것처럼 우리가 생각하지 못했던 작은 부분에서 변화는 시작된다.
예전처럼 학교 유니폼을 착용하고 팀원들과 함께 어울려 자장면을 먹을 수 있는 상황은 아니지만, 온라인 스포츠 활동을 통해 스포츠의 가치를 실천하고 공유하는 것이 코로나19 상황에 필요한 학교스포츠클럽 활동이다. 이제는 여학생들의 신체활동 참여와 건강, 체력 저하 학생들을 위한 스포츠 활동에 도전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