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과교육2021 가을호(244호)

[협력강사]든든한 동행, 중등협력강사와
함께 만들어간 1학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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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민애(서울대학교사범대학부설중학교, 교사)

1. 시간이 필요한 철수(가명) 이야기

철수(가명)는 작년부터 무기력한 학생이었다. 거의 모든 과목에서 출석과 과제를 하지 않았다. 등교해서도 무기력하기는 마찬가지였다. 한두 번은 달래서 과제를 수행하게 했지만 때로는 넘어갈 수밖에 없었다. 2학년이 되어서 철수는 조금 밝아진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여전히 조금이라도 어려운 과제 앞에서는 무기력한 모습을 보였다.
철수는 글 없는 그림책으로 소설을 창작하는 수행평가 앞에서 움직임이 거의 없었다. “철수야, 선생님이 도와줄까?” 물었지만 생각하고 있다며 끝내 도움을 거절했다. 두 번째 국어 시간까지도 철수는 한 줄도 작성하지 못했다. 방과후에 수행평가를 못 다한 다른 학생들과 함께 철수도 남겼다. 협력강사가 다른 학생들을 피드백 해주셨기 때문에 나는 철수에게 집중했다. 철수는 다행히 소설의 시점은 이해하고 있었고 소설로 창작할 그림책도 선택한 상태였다. 그래서 글 없는 그림책을 한 장씩 넘겨가면서 스토리를 구성하는 방법을 안내해주었다. 잠시 듣고 있던 철수는 고개를 끄덕이더니 감을 잡았다고 했다. 다행이었다. 그런데도 철수는 다른 학생들이 완성할 때까지 끝내지 못했다. 급기야 철수는 그림책을 바꾸고 싶다고 했다. 그리고 여태껏 작성한 것을 다 지워버렸다. 맙소사!
또 방과후에 남은 철수. 이번에는 협력강사가 철수에게 다가가서 어떤 이야기를 만들 예정인지 물었다. 철수의 이야기를 경청한 협력강사는 좋은 아이디어라며 칭찬을 해주었다. 이런 칭찬에 힘입어 철수는 천천히 자기만의 속도로 소설을 완성해 나갔다.
철수는 활동을 시작할 때 시간이 걸렸고 천천히 하다 보니 수업 진도와 차이가 생겨 의지를 잃는 것 같았다. 수업 시간과 방과후에 교사와 협력강사가 번갈아 가면서 철수를 챙겼다. 자신만의 생각을 길게 하고 싶어하는 성향을 고려해서 섣불리 개입하지 않고 기다려주었다. 관찰을 하다가 집중도가 떨어질 때 격려를 해주거나 어려운 부분이 무엇인지 질문을 해서 도와주었다. 점점 의지가 생기는 모습, 학습에 몰입하는 모습이 보였다. 방과후에 남아서 활동을 할 때에도 빨리 집에 가기 위해서 과제를 하는 것이 아니라 정말 진정성 있게 집중해서 과제를 했다. 철수에게 이러한 모습이 있구나 새삼 놀라웠다. 철수는 과제를 완성한 후 수업 성찰일기에 이렇게 썼다. ‘못하는 게 아니라 안 하는 것이라고 인식이 바뀌었다.’ 라고. 이렇게 한 학기 동안 수많은 기다림 끝에 철수는 하면 된다는 생각을 갖게 된 것이다. 정말 큰 수확이다. 정해진 수업 시간 내에 과제를 해결할 수 없어 자신이 계속 못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던 철수. 그래서 시작조차 안 하려고 한 것은 아니었을까. 철수에게는 그저 다른 학생들보다 많은 물리적 시간이 필요했던 것이다. 이러한 철수에게 교사와 협력강사가 협력하여 필요한 물리적 시간을 채워주었더니 철수의 의지도 채워졌다.

2. 프로젝트 수업과 민석이(가명) 이야기

중학교 2학년 국어 ‘매체’ 단원과 관련하여 프로젝트 수업을 진행했다. 신문을 꾸준히 읽고 사회 문제를 발견한 후 다양한 매체를 활용하여 강연을 하는 긴 프로젝트였다. 학생들의 자발적인 탐구를 꿈꾸며 코로나19로 인해 자기 방이 세상의 전부가 되어 버린 학생들의 시선을 세상 밖으로 향하게 하고 싶기도 했다.

프로젝트 수업은 학생들에게 탐구심을 길러주기도 하지만 길을 잃게 하기도 한다. 탐구 질문을 통해 스스로 문제를 발견하고 해결 방안을 도출하는 것이 중학생에게는 쉽지 않은 과정이다. 게다가 작년 원격수업 장기화로 인해 많은 학생들이 수업에서 수동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었다. 블렌디드 수업 상황에서 학생들이 긴 호흡의 프로젝트 수업에 잘 적용할 수 있을까? 물론 처음에는 학생들이 쉽게 잘 수행할 것이라는 믿음을 전제로 시작했다.
신문을 좀 더 효과적으로 읽기 위해서 ‘비주얼씽킹으로 요약하기’ 활동을 진행했다. 글을 비주얼씽킹으로 요약하는 연습은 작년 교과서 지문을 활용했다. 학생들은 작년에 배웠던 요약하기 과정을 생각해보면서 교과서의 글을 비주얼씽킹으로 요약하고 발표했다. 활동 속도의 차이가 있기는 했지만 학생들의 몰입도가 참 좋았다. 활동의 격차는 개별 신문 읽기 활동부터 벌어지기 시작했다. 탐구 질문에 동기부여가 된 학생과 되지 않은 학생, 자기주도적인 활동이 익숙한 학생과 어려운 학생들의 차이는 생각보다 컸다. 학생들이 프로젝트를 제대로 완수할 것이라는 믿음이 무너지기 시작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교사와 협력강사의 협력은 빛을 발하였다. 온라인 도구가 아직 익숙하지 않은 학생, 혼자 집중하기가 어려운 학생, 수업 준비가 안 된 학생, 중심 내용 파악이 어려운 학생 등 다양한 요인으로 어려움을 겪는 학생들을 파악하고 개별 피드백을 제공했다. 그리고 각자 파악한 학생들의 상황에 대해서 공유하고 수업의 방향을 결정했다. 프로젝트 수업에서 학생들이 협력강사에게 받은 도움은 다음과 같이 실제적이고 구체적인 것들이었다.

– 선생님이 말씀하시는 것을 놓쳤을 때 협력강사 선생님들을 통해 지금 해야할 것의 내용을 다시 들은 경험이있다.

– 예전에 과제를 해결할 때 막혔을 때 선생님께서 소회의실로 부르셔서 해결해주셨다.

– 어떻게 과제를 해야할 지 모르고 있었는데, 협력강사 선생님께서 친절하게 알려주셔서 과제를 쉽게 수행할 수 있었다.

– 국어시간에 내가 해야 할 과제가 어디 있는지 못 찾은 적이 있었는데, 협력강사 선생님께서 알려주신 적이 있다.

– 선생님께서 과제에 대한 예를 보여주셔서 뭘 해야하는지 알게 되었다.

학생들의 설문 중

학생들은 어려움에 놓일 때 그냥 넘어가지 않고 해결하려고 노력했다. 협력강사에게 도움을 받는 것이 부끄럽거나 어려운 일이 아니라는 분위기를 조성한 결과 학생들은 자발적으로 협력강사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만약 혼자서 수업을 했더라면 학생들의 이 많은 질문들은 학생들의 마음 속에 머무르고 말았을 것이다. 이렇게 학생들이 어려움에 놓였을 때 질문하기 시작하는 지점이 학습 결손을 예방하는 첫 걸음이 아닐까 생각한다.
매체 단원 프로젝트가 드디어 마무리 되어갈 지점이었다. 그런데 민석(가명)이는 여전히 신문 읽기에 머물러 있었다. 철수가 무기력한 학생이라면 민석이는 수업 시간에 다른 행동을 하는 학생이었다.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산출하는 활동에서는 집중력을 보이기도 했지만 글을 읽는 활동에서는 집중력이 매우 떨어졌다. 교사나 친구와도 상호작용이 잘 되지 않았고, 실시간 Zoom 수업에서 수업과 무관한 말을 해서 수업에 방해되기도 했다. 등교수업에서도 민석이는 혼잣말을 중얼거리거나 수업과 무관한 그림을 그리고 혼자만의 세상에 빠져있기도 했다.
민석이는 집중력만 발휘하면 수행을 진행하는 데 큰 어려움이 없는 학생이라 방과후 개별지도에도 포함시키지 않았다. 민석이가 다른 학생들과 격차가 점점 벌어지고 있었을 때에도 민석이는 스스로 할 수 있을 거라고 믿었다. 그러나 협력강사나 교사가 번갈아가면서 이야기를 해도 프로젝트 수행에는 진전이 없었다. 급기야 민석이는 프로젝트의 마지막 과제를 제출하지 못했고 연락을 해도 연락이 닿지 않았다.
다른 학생들은 자신이 발견한 사회 문제를 토대로 해결 방안을 담은 강연문을 작성하고, 강연에 맞는 매체를 제작하고 발표 영상까지 완료했다. 이제는 프로젝트 전반에 대한 성찰 활동을 하고 발표를 하면서 동료평가를 진행할 예정이었다. 이러한 수업에서 프로젝트를 완수하지 못한 민석이는 소외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주변 상황에 큰 관심을 갖지 않고 집중력이 떨어지는 민석이는 또 혼자만의 그림을 그리면서 한 시간을 버텨내지 않을까 생각이 들었다. 이러한 상황을 협력강사와 상의한 끝에 협력강사가 민석이를 개별 지도하기로 했다. 수업 시간에 민석이와 협력강사를 소회의실로 배치하였다. 소회의실에서 협력강사는 민석이의 활동이 어디서부터 안 되었는지 확인을 하고 책임감 있게 활동하지 못한 점에 대해서도 생각하도록 유도했다. 민석이는 프로젝트를 수행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협력강사는 의지를 행동으로 바꾸기 위해 활동 여부를 계속 확인했다. “민석이 어디까지 하고 있는지 화면으로 보여줄래?” 활동하고 있는 수행 결과물을 민석이는 화면으로 보여주었다. “좋아, 너무 잘하고 있어. 이번 시간에 이것까지는 꼭 마무리하자.” 그러자 민석이는 수업 이후까지 더 할 수 있다고 약속을 했다. 민석이는 하루 만에 신문 읽기를 마무리했다. 이렇게 신문 읽기를 마무리하고 다음 단계로 넘어갈 때 협력강사는 민석이의 이해도를 확인하며 필요한 정보를 제공해주었고 마무리할 수 있도록 계속 관심과 존중, 긍정적인 평가를 제공했다. 드디어 민석이는 프로젝트를 마무리지었다.

물론 여러 가지로 미흡한 부분이 많이 있었지만 자신의 학습에 대해서 책임감을 갖고 마무리한 경험은 성장의 초석이 되리라 믿는다. 만약 교사가 혼자서 수업을 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아마도 민석이에게만 온전히 집중해 주지 못했을 것이고 민석이 입장에서는 잔소리만 듣게 되었을 것이다.

3. 협력강사와 한 학기를 동행한 교사 이야기

협력 수업의 모델을 누가 경험해보았을까. 협력강사 제도를 신청했지만, 방송을 통해 외국의 사례를 본 것이 전부였다. 가이드라인도 하나의 방향 제시일 뿐, 결국 시행착오 겪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고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기로 했다.
결정을 하고 나서도 시수 제한이나 구인 등 여러 어려움이 존재했다. 협력강사 한 명에게 있는 시수 제한 때문에 국어 수업에서 협력강사가 전부 배치 될 수 없었다. 그래서 두 명의 협력강사를 구인하는 것으로 결정을 하고 각 협력강사에게 주당 9시수를 배정하였다. 9시수 중 8시수는 수업, 1시수는 수업을 위한 회의 시간으로 진행했다. 구인 과정에서 어려움은 있었지만 다행히도 두 분의 협력강사를 채용할 수 있었다. 구○○ 협력강사님은 육아 때문에 수업을 오랫동안 못했던 선생님, 송○○ 협력강사님은 교직의 꿈을 꾸고 있는 교육대학원생이었다. 전일제로 함께 한다면 좋겠지만, 그럴 수 없는 상황이므로 회의를 하면서 각 협력강사님들의 상황에 맞게 협력하는 최선의 방법을 찾아 나갔다.
구○○ 선생님은 교과교사와 학생의 흐름을 최대한 지켜주면서 조용히 움직이는 스타일이다. 매번 수업을 들어오는 것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수업의 흐름을 빨리 파악하여 즉흥적인 상황에도 대처를 하여 수업 진행을 돕는다. 무엇보다도 학생들의 상황을 잘 관찰해서 수업설계의 방향에 도움이 되는 정보를 많이 제공해준다. 육아를 하고 있는 특수성 때문에 방과후 개별지도가 자유롭지는 않지만 필요할 때는 일정을 조정해서 방과후 지도가 필요한 학생을 지도한다. 5월부터는 학생들의 온라인 과제에 서면 피드백을 제공하고 있다. 협력강사가 서면 피드백을 분담하면 교사의 부담도 줄고 학생들도 빨리 피드백 을 제공받을 수 있어서 좋다. 처음에는 서면 피드백에 대한 부담감을 갖고 있었지만 어떤 점을 중심으로 피드백을 제공할지를 협의하였고 협의한 것을 중심으로 피드백을 제공한다. 서면 피드백만으로 어려운 학생은 점심 시간이나 쉬는 시간을 활용하여 피드백을 제공하기도 한다.
송○○ 선생님은 수업 분위기를 밝은 분위기로 만들어준다. 젊은 강점을 활용하여 학생들과 소통하며 학생들의 고민을 들어주고 정서적 지지를 해준다. 때때로 경직된 수업 분위기를 부드럽게도 만들어주고 질문을 통해 학생들이 과제에 대한 책임감을 생각하도록 한다. 방과후에 지도가 가능하기 때문에 수업 중에 과제를 해결하지 못한 학생들, 특수 교육 대상 학생들을 지도한다. 수행 속도가 느린 학생의 경우는 이러한 방과후 활동을 통해 정규 수업의 적응도를 높여가고 있다. 또한 학생들에게 읽기 전략을 가르쳐주기 위해 소규모 팀을 구성하여 글을 읽고 요약하기 활동, 비주얼씽킹 활동, 토론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사회적 거리가 유지된 교실에서 글에 대한 생각을 자유롭게 말할 기회가 많이 부족했던 학생들은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1학기 국어 수업은 100% 수행평가였다. 그렇기 때문에 협력강사와 협력하지 않았다면 학생들의 참여를 이렇게까지 이끌어내지 못했을 것이다. 대체로 진행된 수업이 학생 참여형 수업이었기 때문에 학생 참여형 수업에서 어떻게 피드백을 주어야 하는지에 대한 협의를 주로 많이 했다. 다음은 교사와 협력강사가 협의한 주요 내용이다.

  • 협력강사는 도움이 필요한 학생 중 수업 중에 해결이 가능한 학생 중심으로 피드백을 주고 집중적인 지도가 필요한 기초학력 대상 학생은 교과교사가 지도한다.
  • 협력강사에게 도움을 받는 학생들의 낙인효과를 없애기 위해 누구나 협력강사의 도움을 받을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한다. 즉, 개별 지도가 필요한 학생이 누구인지 알아보기 위해 티나게 확인하거나 특정 학생 주변에만 머무르지 않는다.
  • 실시간 쌍방향 원격수업에서는 소회의실을 활용하여 분반을 한 후, 학생들의 과제 수행 여부를 확인하고 피드백을 제공한다.
  • 답이 정해져 있는 과제에서 오답을 기재할 때에는 즉각적인 피드백을 제공하지만 학생의 인지적인 노력이 필요한 경우 학생의 수행 과정을 먼저 관찰한다.
  • 수행 과정에 대한 질문일 경우는 학생이 스스로 탐구할 수 있도록 방향을 제시해준다. 교사가 쉽게 도와주기 시작하면 학생이 스스로 노력을 안 할 수도 있기 때문에 균형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
  • 도움이 필요하나 적극적인 의사를 밝히지 않거나 내향적인 학생을 관찰하고 도움을 준다.

4. 협력강사님들의 이야기

<협력강사 송○○>
“선생님, 이거 잘 모르겠어요.”
수업 시간 내가 가장 자주 듣는 말이다. 서울사대부중에서는 학생들이 국어 수업 중 모르는 것이 있을 때 눈치 보지 않는다. 궁금한 것이 있을 때 주저하지 않는다. 이렇게 학생들의 어려움을 함께 해결할 수 있다는 점이 요즘 나의 하루의 기쁨이다.
물론 어려움도 있었다. 처음엔 돕고 싶은 마음이 앞서 학생들이 스스로 할 수 있는 것도 해 주려고 했다. 그러다 ‘나의 도움이 학생들의 문제 해결 능력을 저해시킬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 학생들의 질문이 점점 많아지는 것 같아 도움받는 것을 당연하게 여길 것 같은 걱정이 생겼다. 그래서 나의 역할이 어떻게 하면 최대한 학생들에게 긍정적일지 고민이 깊었다. 그러다 찾은 해답은 학생들에게 답을 바로 주지 않고 답에 스스로 도달할 수 있도록 발문과 제시를 통해 도와야 한다는 것이었다. 물론 이전에 학생을 주의 깊게 관찰하고 있는 것이 선행되어야 한다. 그래야 학생에게 최대한 적절히 대응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학생들에게 협력강사의 존재가 준 가장 좋은 점은 다름을 부끄러워하지 않는다는 것 같다. 학생들은 모두 다르다. 교사의 같은 말을 들어도 반응과 생각은 모두 다를 수밖에 없다. 갑자기 생각에 잠길 수 있고 행동이 느릴 수 있고 컨디션이 안 좋을 수 있고 호기심이 들 수 있고 당장 질문하고 싶을 수 있다. 이렇게 다른 상황 때문에 수업의 흐름을 놓쳐도 더 이상 옆 친구들을 힐끔힐끔 보며 문제 없는 척 흉내 내지 않는다. 누구나 질문하고 도움을 청하는 것을 눈으로 보며 모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것을 아는 것 같다. 이렇게 모든 학생의 가능성을 열고 한 아이도 놓치지 않는 기초학력 보장을 목표로 하는 교육 현장에 있어 뿌듯한 마음이다.
<협력강사 구○○>
나에게 지난 5년은 육아에 집중한 시간이었다. 사회 복귀를 위한 시도를 몇 번인가 해 보았지만, 짧지 않은 이력에도 불구하고 출산 이후의 공백을 만회하기는 쉽지 않았다. 그러던 중 별 기대 없이 교육청 구인란을 보다가 협력강사 제도를 접하게 되었다. 변화된 교육 현장의 실제를 보고 현직교사들의 수업에 함께 참여할 수 있다면 도움이 필요한 아이들에게도, 수업 공백이 있던 나에게도 서로 좋은 협업이 되지 않을까?
그런 생각과 함께 4월부터 협력강사로서의 생활이 시작되었다. 코로나19 상황을 거치면서 원격수업과 병행하고 있었기 때문에 아이들을 직접 대면하는 시간이 지속적이지 않다 보니 얼굴과 이름 익히는 일도 쉽지 않았다. 게다가 협력강사 시수의 제한된 여건 때문에 한 반에 연속적으로 수업을 들어갈 수 없어서 이전 차시 내용을 자세히 알고 있지 못하다는 아쉬움도 있었다. 물론 교과 담당 선생님께서 늘 안내해 주시지만 내 입장에서는 수업의 연속성에 대한 아쉬움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제에 대한 해결책은 항상 정해져 있는 것 같다. 아이들에게 진심으로 다가서려는 노력과 적극성을 가지고 수업에 임하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
수업 중에 흐름을 놓치고 있는 아이들의 집중력을 일으켜 세워 줄 때, 교과 담당 선생님의 수업 진행에 방해가 되지 않으면서도 아이들의 질문이나 요구를 들어줄 수 있을 때 소소한 보람을 느낀다. 아이들은 사소한 관심과 도움으로도 크게 성장하고 발전할 수 있는 가능성을 가진 존재이므로 나의 작은 도움이 나비효과를 불러올 수도 있다고 기대한다. 생각해 보면 그것은 교과 담당 선생님의 분명하고 확고한 리더십 덕분에 가능했던 것 같다. 선생님의 명확하고 설득력 있는 수업 설계를 보면서 나도 좋은 수업을 할 수 있을까 대입해 보게 된다. 아이들을 성장시키는 수업을 늘 모색하며 내 의견도 기꺼이 들어주는 선생님의 유연성은 아이들에게 최선이 될 수 있는 협력강사로서의 자세를 끊임없이 새로 고침 하게 한다. 한 학기를 마무리하는 지금 돌이켜 보니 협력강사로서의 나는 여러모로 도움을 받는 처지였다. 수업 분위기와 교육 과정의 전개, 피드백 방법 등을 배우며 나 또한 아이들과 함께 배움의 길에 있었다. 그러한 여정을 통해 이후로도 학습 공백이 있거나 부진 상태에 있는 학습자들에게 조금이라도 더 도움이 되는 협력강사로 함께 할 수 있기를 소망해 본다.

교실에서 교사는 홀로 존재한다. 혼자 고민하고 혼자 길을 걸어간다. 15년 교직 생활 동안 교원학습 공동체가 있어도 수업은 나 혼자 풀어야하는 숙제이지 누군가와 함께 푸는 숙제라고 생각하지 못했다. 협력강사와 함께한 1학기는 나의 이러한 관점을 바꾸는 데 충분했다. 협력강사는 부담스러운 존재가 아니라 학생의 성장이라는 공동의 목표를 갖고 함께 길을 걸어가는 든든한 동행자였다. 물론 혼자하던 것을 함께 하다보면 시간이 더 걸리는 것 같고, 더 어려워지는 것 같은 순간도 있다. 하지만 이러한 시행착오 속에서 혼자라면 이끌 수 없었을 학생들의 성장을 경험하였다. 이제 2학기에는 이러한 동행이 더 든든해지고 단단해지리라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