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현장Vol.227.여름호

감성미술 & LOVE Story

|김민숙

1. 들어가며

선생님∼ 저녁 약속은 늦지 않게 도착하셨는지 궁금하고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싶어 문자 남깁니다 .
강의 끝나고 욕심이 생긴 엄마들은 선생님께서 우리 학교 선생님들도 강의해 주시면 좋겠다고 힘주어 이야기하며, 마음이 찡하고 울컥해서 혼났다고 하기도 했답니다. 또, 저 개인적으로는 열정적인 선생님의 모습이 부러운 마음에 20년 후 제 모습을 그려보기도 했습니다. 엄마들은 선생님 덕분에 진심으로 힐링이 되었는데 받기만 하고 드린 게 없는 것 같아서 좀 죄송한 마음도….
다시 한 번 건강한 부모의 모습으로 살겠다는 마음을 갖게 하는 강의였고, 재미나고 진솔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기회를 주신 교장선생님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편안한 밤 되시고 안녕히 주무세요.

위의 글은 ‘감성미술을 활용하여 우리 아이들의 마음을 읽는 방법’에 대한 강의를 강원도 횡성에서만 할 것이 아니라, 올해부터는 서울의 선생님, 학부모 대상으로 재능기부 강의를 하기로 마음을 정하고, 4월 학부모 대상 강의를 마친 후 모바일 메신저로 받은 서울U초등학교 학부모회장의 글이다.

나는 41년 교육인생의 마침을 준비하며 강원도 횡성에 자연과 함께 어우러져 살 작은 집을 마련했고 작년 2월 정년퇴직 후, 유럽 자유여행 81일을 하는 등 인생 2모작을 위한 새로움으로 행복하게 강원도 횡성댁으로 살아가고 있다.

석계초등학교 교감 시절, 이일순 교장선생님의 적극적인 권유로 ‘임상미술치료사’ 자격을 취득하였다. 이미 초등전문상담교사 자격증을 가지고 있던 나는 ‘임상미술치료사’ 자격 취득으로 선생님과 학부모 그리고 우리 아이들을 섬길 수 있는 더 많은 시간을 가지게 되었고, 그 과정에서 교육공동체 모두가 행복한 교실을 위한 첫걸음이 시작되었다. 특히 2014년 혁신학교인 서울유현초등학교에 공모교장으로 부임하면서 나의 달란트는 빛을 발하기 시작하였다.

[그림 1] 길동이의 동물가족화                                                                               [그림 2] 3학년 김♡♡의 동물가족화

‘선생님들이 행복해야 우리 아이들이 행복할 수 있다.’는 신념을 바탕으로 교육공동체 모두가 행복한 LOVE(Level up, Open up, Vision up, Enrich up) Story를 써 가는 과정에서 선생님들과 함께했던 사랑이야기는 3학년 길동이(가명)의 심한 학교 부적응행동으로 시작되었다.

3학년 부장이자 교육과정 부장인 H교사가 길동이의 이상행동에 대한 고민을 이야기하였다. 학교생활 부적응학생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도움을 청할 때마다 나는 기꺼이 학생들을 만나러 교실로 들어가곤 했다. 그럴 때 임상미술치료1) 방법을 활용한 집단 상담을 통해 학생들의 마음에 있는 생각을 담임선생님이 알 수 있도록 돕곤 했다. 그렇게 시작하다 보면 다른 학년도 감성미술 수업을 원하게 되어, 결국 전교생을 ‘동적가족화’2) 검사 등의 그림으로 만나게 되고 그림을 통해 교사, 학부모와 함께하는 교육공동체 문화를 만들어 나갔다.

3학년 길동이의 평범하지 않은 가정사를 알게 된 것은 ‘동물가족화’3) 를 통해서였다. 길동이에게 그림 설명을 들으며 그림에 나타나 있지 않은 어머니는 길동이가 태어나는 날 돌아가셨다는 이야기도 들었다. 그림을 보며 상담을 진행하면서 아버지를 만나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아버지와의 상담을 진행해 나가는 과정에서 길동이의 학교생활은 달라지고 있어 교육공동체 모두가 행복한 학교생활을 위한 걸음을 함께하기 시작하였다.

2. 교원학습동아리, ‘유현 감미료’

2015년도 학교 부적응학생들이 다른 학년에 비해 많은 2학년 선생님들과 학교생활 부적응학생의 문제가 바람직하게 해결되어야 한다는 문제의식을 함께하고, 음식에 맛을 내는 감미료처럼 달콤한 교육공동체를 꿈꾸며 교원학습동아리 ‘유현 감미료’를 결성하였다. ‘혼자 가면 빨리 갈 수 있지만, 함께 가면 멀리 갈 수 있다.’는 아프리카 속담처럼 ‘유현감미료’는 교사, 교감, 교장, 학부모가 함께 삶을 가꾸는 교육을 실현하기 위해 서울특별시 교육청 교원학습동아리 공모 예산을 지원받아 다음과 같은 활동을 시작하였다.

1. 팀 명칭 및 용어의 정의

• 감미료: ‘감성미술과 요리의 만남’이라는 뜻으로 모두가 행복한 혁신미래교육을 꿈꾸며 삶을 가꾸는 교육을 실현하기 위한 교원 동아리명이다. 음식의 단맛을 내는 데 쓰는재료를 통틀어 말하는 감미료와 같이 꼭 필요한 사람이 되고자 하는 마음을 담고 있다.
• 감성미술: 미술활동을 통해 학생의 심리와 정서를 이해하고 심신의 안정을 찾는 치료 법인 미술치료를 의미하나, 학생과 학부모들의 정서 등을 고려하여 감성미술이라는 용어로 바꾸어 사용한다.

2. ‘유현 감미료’ 교원 명단 및 역할

3. ‘유현 감미료’ 학생 명단

2학년 선생님들과 동학년 운영의 어려움을 상담하는 과정에서 학급의 아동 이해를 위한 감성미술 협력수업이 진행되었고, 학부모들의 동의를 받아 상설동아리 ‘감미료’에 2학년 학생 8명이 함께하였다. 그림을 잘 그리는 4학년 길동이를 도우미로 선정하여 길동이의 자존감을 높이는 일까지 병행하였다.

4. ‘유현 감미료’, 3주체 요리교실

감미료 상설동아리에 선정이 된 학생들은 학급 내에서 적응이 어려운 경우가 대부분이었는데, 감성미술 수업을 진행해 나가는 과정에서 부모님과의 문제가 드러나곤 했다. 이에 다양한 프로그램 운영으로 학생들의 교육활동에 도움을 줄 뿐 아니라 부모님과 관계 개선의 시간을 제공하고자 하였다. 특히 학생, 학부모, 교사가 함께 요리를 만드는 즐거운 경험을 통해 학교부적응학생의 즐거운 학교생활을 유도하는 동시에 학부모는 학생의 학교생활을 관찰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도왔다. 그리고 담임선생님들이 같이 요리교실에 참석하여 학부모와 자연스러운 상담의 시간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하였다.

요리교실 후 학부모 연수                                                                                    여름방학 중 즐거웠던 일 그리기

요리교실이 끝난 후 학생들은 준비된 교실에서 재미있는 활동을 하도록 하고, 학부모들은 교장선생님과 학생들이 그동안 활동했던 그림을 바탕으로 연수의 시간을 가져 학부모가 학생들을 어떻게 도와야하는지에 대한 고민을 함께하는 시간을 가졌다.

여름방학 중 가장 즐거웠던 일을 그릴 때 부모님이 거의 등장하지 않는 그림을 그린 학생들의 마음을 보게 된 선생님들은 학생들에게 좀 더 다양한 체험학습의 기회를 제공하는 등 학생들에게 학교 밖에서도 선생님과 함께하는 체험학습의 기쁨도 선물해주었다.

3. 현재 진행형, 감성미술 & LOVE Story

직장생활로 시간이 나지 않아서 요리교실에 참석하기 힘들다고 망설였던 길동이의 아버지, 맞벌이로 바쁘다던 유자의 어머니가 선생님의 설득으로 요리교실에 참석하여 아이와 행복에 가득 찬 모습으로 열심히 참여하는 모습과 담임선생님들의 긍정적인 지원으로 인하여 우리 아이들이 자신들의 창의성을 한껏 발휘하는 과정에서 우리 모두는 더 나은 내일의 희
망을 바라볼 수 있었다.

‘감성미술 & LOVE Story’에 관한 연수를 듣는 많은 선생님들과 학부모들이 우리 아이들의 마음을 이해하고, 그림에 나타난 아이들의 순수한 마음을 그들의 입장에서 바라보겠다는 의지가 조금이라도 생길 수 있다면, 감성미술을 활용한 사랑이야기를 전하고자 하는 연수는 언제까지나 현재진행형으로 계속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