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연구2018 여름호 (231호)

교사의 직무 스트레스 실태 및 과제 1)

이희현 한국교육개발원 연구위원

1. 왜 교사의 직무 스트레스인가

교직환경 변화에 따른 직무 스트레스 및 소진 등 교사의 심리 정서적인 문제가 국제적인 이슈로 제기되고 있다. OECD는 교사의 웰빙을 직무 만족도, 교사효능감, 직무스트레스 및 소진 등 심리적인 차원으로 개념화하고 이에 영향을 미치는 교직환경은물론 교사의 웰빙과 교육 성과 간의 관계를 국제적으로 비교하는 연구를 계획하고 있다. 일본에서는 전체 교원을 대상으로 한 주기적인 교사 직무 스트레스 및 소진 관련실태조사를 실시하는 등 교사의 정신건강에 대한 정책적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이렇듯 지속적인 직무 스트레스로 인한 교사의 소진은 학교 현장의 교육력을 저하시켜 궁극적으로 학생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되기 때문에 이에 대한 국제적 관심은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이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교원 전문성에 대한 정책적 관심은 교원의 행정업무 감소 혹은 인력 수급 등 행정적인 차원만이 강조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정작 교사가 교직환경의 변화와 가중된 업무로 인해 경험하게 되는 직무 스트레스 및 소진 등에 대한 면밀한 실태 파악과 이에 대한 지원체제는 미비한 상태인 것이다. 직무 스트레스 자체가 문제가 되기보다는 해결되지 않은 지속적인 직무 스트레스가 학교 조직 관련 변인, 교사 개인적 특성이나 경험 등과 상호작용하여 소진을 유발하게 되고, 이러한 소진이 교사 개인은 물론 학생, 더 나아가 학교 교육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게 된다. 한편 긍정심리학의 출현으로 등장한 직무 열의 또한 직무 스트레스와 관련하여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Schaufeli & Bakker, 2004). 직무 열의는 소진과 반대개념이지만 교사의 소진이 해소된다고 해서 교사의 직무 열의가 유지되고 지속되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교사의 직무 스트레스 및 소진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찾아서 이를 제거하는 것뿐만 아니라 교사의 직무 열의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찾아서 이를 함께 지원해 주는 것이 중요하다.

2. 무엇이 교사를 힘들게 하는가

일반적으로 직무 스트레스는 직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경험하는 부정적인 정서 상태를 의미하며, 교사의 직무 스트레스 또한 일반적인 직무 스트레스와 동일하게 개념화되고 있다(Kyriacou, 1987; Moracco & Mcfadden, 1980). 단, 직무 스트레스를 유발하는 사건, 즉 직무 스트레스원(Stressor)의 차이가 일반적인 직무 스트레스와는 다른 교사의 직무 스트레스의 특징이다. 교사 직무 스트레스 실태를 분석한 결과, 우리나라 초·중·고등학교 교사는 직무요구로 인한 스트레스가 가장 높았으며 직무 자율, 보상 부적절, 조직 체계, 직장 문화, 관계 갈등, 직무 불안정 순으로 스트레스를 경험하고 있었다. 즉, 과도한 업무량으로 인한 직무부담이 가장 큰 스트레스 요인이며, 이어서 직무수행 과정에서의 자율성 및 의사결정 권한의 부족, 적절한 내·외적 보상의 결여 및 전문성 개발을 위한 기회의 부족 등이 교사를 힘들게 하고 있다.

교사의 직무 스트레스 원인은 학교 및 교사 배경변인에 따라 차이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우선 학교 배경변인에 따라서 특별광역시 소재의 학교에 근무하는 교사가 중소도시 및 읍면도시 소재의 학교에서 근무하는 교사에 비해서 직무 요구, 직무 불안정, 조직 체계, 보상 부적절로 인한 직무 스트레스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중·고등학교 교사에 비해서 초등학교 교사의 직무 스트레스 수준이 상대적으로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교사 배경변인별로 살펴보면 보직교사의 경우는 직무 요구로 인한 스트레스가 높게 나타난 반면에 평교사는 직무 자율, 직무 불안정, 조직 체계, 보상부적절, 직장 문화로 인한 스트레스가 높게 나타났다. 또한 담임교사가 직무 요구, 직무 자율, 직장 문화로 인한 스트레스가 높게 나타난 반면에 비담임교사는 관계 갈등,직무 불안정으로 인한 스트레스가 높게 나타났다. 정규직 교사의 경우는 직무 요구, 관계 갈등, 보상 부적절로 인한 스트레스가 높은 반면에 계약직 교사는 직무 자율, 직무 불안정으로 인한 스트레스가 높게 나타났다. 마지막으로 여교사의 경우 직무 요구로 인한 스트레스가 높은 반면에 남교사는 관계 갈등, 직무 불안정으로 인한 스트레스가 높게 나타났다.

교사의 직무 스트레스에 영향을 미치는 학교 및 교사 배경변인을 탐색한 결과, 직무요구로 인한 스트레스는 교직 경력(15~25년), 직무 자율로 인한 스트레스는 보직교사여부(평교사), 관계 갈등으로 인한 스트레스는 학교급(고등학교), 직무 불안정으로 인한 스트레스는 고용형태(계약직), 조직 체계 및 보상 부적절, 직장 문화로 인한 스트레스는 학교급(고등학교)이 가장 크게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밝혀졌다. 결국, 전반적으로 특별광역시 소재 학교의 교사가 다른 여타지역 학교의 교사보다 상대적으로 더 높은 수준의 스트레스를 경험하는 것을 알 수 있다. 또한 학교급이 높을수록, 학교규모가 대규모 혹은 중규모일 경우, 30명 이상일 경우에도 상대적으로 직무 스트레스가 더 높음을 알 수 있다. 또한 교직경력이 5년 이상 15년 미만인 교사,  보직교사보다는 평교사가 높은 수준의 스트레스를 경험하는 것을 알 수 있다. 이에 교사의 직무 스트레스를 예방하고 해소하기 위해서는 각 직무 스트레스 요인별 고려는 물론, 학교 및 교사 배경변인별 맞춤형 방안이 마련될 필요가 있겠다.

3. 어떤 교사가 왜 소진되고 있는가

일반적으로 소진은 직무 스트레스에 지속적으로 노출되어 나타나는 정서적 반응으로, 정서적 고갈(emotional exhaustion), 비인간화(depersonalization), 개인 성취감결여(diminished accomplishment)로 나타나는 심리적 증상(Maslach, Schaufeli &Leifeli, 2001)으로 정의된다. 한편 교사의 소진은 직무 열의가 없는 교사보다는 열정을 가지고 업무를 수행하는 교사에게 나타나는 현상으로 교사가 학생의 교육과 성장을 위해서 의욕적으로 역할을 수행하지만, 자신의 목표를 실현할 기회를 갖지 못하거나 기대했던 성취를 이루지 못하면서 경험하는 정서적인 반응으로 볼 수 있다(정연홍외, 2016). 교사의 직무 스트레스는 그 자체가 문제가 되기보다는 직무 스트레스가 장기적으로 지속되면서 부정적인 정서를 경험하게 되는 소진으로 이어지는 것이 문제가 된다. 교사 소진의 실태를 분석한 결과, 비인간화와 성취감 결여보다는 정서적 고갈이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즉, 우리나라 초·중·고등학교 교사는 현재 직무에 대한 과도한 요구와 심리적 부담으로 인해 정서적으로 메마르고 지쳐있는 정서적 고갈상태이나, 아직은 학생에게 무관심하게 되고 냉소적인 반응을 보이거나 교사로서 부족함과 무능력감을 느끼는 상태까지 이르지는 않았다고 볼 수 있다.

교사의 소진은 학교 및 교사 배경변인에 따라 차이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우선 학교 배경변인에 따라서 특별광역시 소재의 학교에 근무하는 교사가 중소도시 및 읍면도시 소재의 학교에서 근무하는 교사에 비해서 정서적 고갈과 비인간화가 높게 나타났다. 또한 30명 이하의 중·소규모 학급의 교사에 비해서 30명 이상의 대규모 학급의 교사가 정서적 고갈, 비인간화, 성취감 결여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교사 배경변인별로 살펴보면 평교사가 보직교사보다 정서적 고갈, 비인간화, 성취감 결여가 높게 나타났으며 정규직 교사도 계약직 교사에 비해서 정서적 고갈, 비인간화, 성취감 결여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담임교사는 정서적 고갈, 비인간화가 높게 나타나는 반면에 비담임교사는 성취감 결여가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여교사의 경우는 정서적 고갈이 높은 반면에 남교사는 비인간화, 성취감 결여가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렇다면 교사의 소진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무엇인가? 소진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개인 차원(정서노동, 정서지능, 교사효능감)과 조직/환경차원(사회적 지지, 학교조직환경, 학교조직문화)으로 구분하여 분석한 결과, 정서적 고갈은 직무 스트레스가 가장 영향을 많이 미치고 있으며 비인간화는 정서노동, 성취감 결여는 교사효능감이 가장 영향을 많이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직무요구로 인한 스트레스가 높은 교사가 정서적 고갈 수준이 높은 것을 알 수 있으며, 표면행위 정서노동2) 수준이 높은 교사가 비인간화가 높은 것을 알 수 있다. 한편 자신감이 높은 교사의 경우, 성취감 결여가 낮은 것으로 밝혀졌다. 보다 구체적으로 학교급별로 구분하여 교사의 소진에 영향을 미치는 위험요인과 보호요인을 살펴본 결과는 <표 5>와 같다. 학교급에 따라 큰 차이는 나타나지 않았으며, 소진 중 정서적 고갈은 직무요구로 인한 스트레스가 위험요인인 반면에 보호요인으로 작용한 요인은 초등학교급의 교사효능감(자기조절)이외에는 나타나지 않았다. 비인간화의 경우에도 표면행위 정서노동이 학교급에 상관없이 위험요인으로 작용하였으며 초등학교와 고등학교 교사의 경우는 교사효능감(자신감, 자기조절)이 보호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성취감 결여는 학교급에 상관없이 교사효능감(자신감)이 보호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반면에 초등학교 교사의 경우에만 표면행위 정서노동이 위험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었다 결국, 교사의 소진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직무요구로 인한 스트레스를 감소시키고 교사가 학교에서 본인이 정서를 심층적으로 조절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한편, 자신감 등 교사효능감을 유지할 수 있는 지원 방안이 모색될 필요가 있겠다.

4. 어떤 교사가 왜 직무열의를 가지는가

교사의 소진을 해소한다고 해서, 교사가 직무에 대한 열의를 가지고 헌신 및 몰두하게 되는 것은 아니다. 직무 스트레스로 인한 소진을 예방하고 해소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교사가 교직환경의 변화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으로 직무에 대한 열의를 유지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 또한 중요하다. 교사의 직무 열의 실태를 분석한 결과, 직무 열의를 구성하고 있는 활력, 헌신, 몰두 모두 보통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즉 우리나라 초·중·고등학교 교사는 대체적으로 일하는 동안 높은 수준의 에너지를 가지고 자신의 직무에 최선을 다하고 있으며 일에 대한 열정 및 자부심을 가지고 헌신하고, 직무에 완전히 집중하여 행복감을 느끼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교사의 직무 열의는 학교 및 교사 배경변인에 따라 차이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우선 학교 배경변인에 따라서 중학교 교사가 초등학교와 고등학교 교사에 비해서 활력, 헌신, 몰두 수준이 전반적으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소규모 학교의 교사가 대규모와 중규모 학교의 교사에 비해서 활력 수준이 높았으며 마찬가지로 10명 미만 학급의 교사가 30명 이상 학급의 교사보다 활력 수준이 높게 나타났다. 한편, 교사 배경변인별로 살펴보면 교직경력이 높을수록 활력, 헌신, 몰두가 높게 나타났으며, 평교사보다는 보직교사의 직무 열의 수준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정규직 교사보다는 계약직 교사의 활력, 헌신, 몰두 수준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으며, 여교사에 비해 남교사가 활력 수준이 높은 반면에 남교사에 비해서 여교사는 헌신과 몰두 수준이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무엇이 교사의 직무열의에 영향을 미치는가? 교사의 직무 열의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개인차원과 조직/환경차원으로 구분하여 분석한 결과, 활력은 보상부적절로 인한 스트레스가 가장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헌신과 몰두에는 정서지능인 정서활용능력이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보상부적절로 인한 스트레스가 높은 교사는 활력 수준이 낮은 것을 알 수 있다. 한편 정서활용능력이 높은 교사는 헌신과 몰두 수준이 높은 것으로 밝혀졌다. 보다 구체적으로 학교급별로 구분하여 교사의 직무열의에 영향을 미치는 보호요인과 위험요인을 살펴본 결과는 <표 8>과 같다. 학교급에 따라서 큰 차이는 나타나지 않았으며, 활력은 보상부적절로 인한 스트레스가 가장 큰 위험요인으로 작용하였고, 조직의 직무환경인 역할갈등도 위험요인인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에 정서활용능력과 교사효능감(과제선호)은 활력의 보호요인으로 밝혀졌다. 헌신의 경우에도 직무자율과 보상부적절로 인한 스트레스가 위험요인으로 작용하였으며 중·고등학교 교사의 경우는 역할갈등 또한 위험요인으로 나타났다. 반면에 정서활용능력인 정서지능은 학교급에 상관없이 가장 영향력이 큰 보호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으며 초등학교 교사의 경우에는 심층행위 정서노동, 고등학교 교사의 경우에는 교사효능감(과제선호) 역시 보호요인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고등학교 교사의 경우, 관리자의 지지가 헌신의 보호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몰두는 보상부적절로 인한 스트레스가 위험요인으로 나타났으며, 초등학교와 고등학교 교사의 경우에는 역할갈등도 위험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반면에 몰두에 가장 영향을 미치는 보호요인도 학교급에 상관없이 정서활용능력인 정서지능으로 나타났으며 교사효능감(과제선호) 또한 학교급에 상관없이 보호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결국, 교사의 직무 열의를 지원하기 위해서는 교사의 내적 동기 및 전문성 개발 기회를 보장하는 등 보상 부적절로 인한 스트레스를 감소시키는 한편, 교직 및 직무환경과의 상호작용 과정에서 교사 스스로 정서를 활용하여 동기 부여할 수 있도록 정서적역량을 강화시키기를 위한 구체적인 지원 방안이 모색될 필요가 있겠다.


1) 본고는 이희현 외(2017). 「교사의 직무 스트레스 실태 분석 및 해소 방안 연구. 한국교육개발원」의 연구결과를 요약 및 정리한 내용임을 밝힘.
2) 최근 교사의 정서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으며(Minna Uitto, Kayri Jokikokko, Eila Estola, 2015), 특히 교사의 정서노동이 교사 직무 스트레스 및 소진과 관련된 중요한 변인으로 연구되고 있음. 표면행위 정서노동은 개인이 실제로 느끼는 정서와 관계없이 조직에서 요구되는 정서에 부합되도록 관찰 가능한 정서 표현을 조절하는 행위를 일컬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