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과정보Vol.225.겨울호

꿈이 자라는 교실 연극제, 독서 연극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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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들은 연극과 함께 성장하는 것이 좋다고 많은 사람들이 이야기한다. 현장에 있는 교사들도 그렇게 생각한다. 연극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교육자들도 많다. 교육부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 그래서인지 교육에서 ‘연극’이라는 이름을 많이 듣는다. 학생교육에 연극을 하기에는 많은 예산이 들어간다. 그런데 예산이 소요되는 만큼 교육적 효과를 내는지 의문이다.
학교 연극교육 현실을 보면 그 문제에 대한 답을 찾을 수 있다. 연극을 학생들에게 지도하는 교사, 연극을 수업에 활용하는 교사들이 많다. 연극은 나와는 상관없는 것으로, 내가 수업할 수 없는 것으로 생각하는 교사들도 많다. 교사들 중에는 쑥스러워서 연극수업이나 연극활용 수업을 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 연극은 전문 강사가 지도해야 한다는 생각, 연극을 수업 중 활용하려면 내가 연극인이어야 한다는 생각을 많은 교사들이 하고 있다.
연극지도는 교사가 연극 극단이나 외부 강사를 활용하여 한다. 연극지도를 위한 예산 중 강사비에 많은 예산이 소요된다. 돈이 없으면 할 수 없는 교육이 되어 버렸다. 그러기에 연극 수업을 체계적으로 하는 학교가 드물다. 일회성 수업인 경우도 많다. 맛보기 정도의 수업을 하는 학교들도 많다.
이러한 교육현장의 목소리를 이해하면서도 ‘교실 연극제’를 만들어 연극이 학생들의 삶에 가까이 있다는 것, 교사들이 가지고 있는 연극에 대한 인식을 바꾸어 학생들이 연극과 함께 성장할 기회를 많이 주고 싶은 것, 이것이 나의 소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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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연극’이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다. 사실 사람들은 하루를 살아가면서 많은 연극을 한다. 사회적 인간이기에 자신의 본능이나 의지와 다르게 행동을 할 때가 많다. 그래서 연극을 많이 한다. 이 연극을 잘하는 사람이 인생을 잘 살 수 있다. 교실은 학생들의 연극 무대이자 교사들의 연극 무대이다. 누구나 함께하고 있지만 이러한 사실을 다들 알고 있지 못한다.
사람들이 하루를 살면서 하는 행동과 언어들 중 대부분이 연극의 요소들이다. 연극은 사람들에게 본능적으로 인식되어 있다. 연극을 통해 수업을 하면 아이들이 내용을 쉽게 이해할 수 있고, 또 많은 것들을 생각해내어 스스로 배움이 가능하다.
전문 연극강사에게 연극을 배워 화려한 조명과 좋은 음향효과와 함께 전달력이 뛰어난 대사로 공연을 하는 것도 의미가 있지만 학생들이 스스로 만들어서 자신의 생각을 교실에서 공연하는 것도 그나름 의미가 있다. 수업 중에 연극을 통해 모둠 활동을 할 수도 있다.
연극은 수업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
교사들이 연극과 함께하지 않는다면 학교는 연극과 함께할 수 없는 공간이 된다. 교사가 연극을 수업에 활용하지 않는다면 학생들에게 유익한 수업 방법 하나를 버리는 것이다. 연극이 없는 교실과 수업은 학생들이 성장할 수 있는 힘 중 하나를 빼앗는 것인지도 모른다. 부족하지만 교사가 수업과 생활지도에서 활용할 수 있는 연극의 요소들을 모아 ‘교실 연극’을 생각해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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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교실 활용 수업
건강식품 광고 중에 ‘참 좋은데 어떻게 말할 방법이 없다’는 표현이 있다. 교사도 수업 중 이런 경험을 한 번 쯤 하게 된다. 참 쉽게 설명해주고 싶은데 쉽지 않을 때, 학생들이 꼭 알아야 하는데 지겨워 할 때, 학생들이 외우기보다는 스스로 이해해서 알아야 할 때 등, 교사는 고민하게 된다.
이때 연극 활용 수업은 이 문제로 고민하는 교사들에게 하나의 길을 보여준다. 예컨대 국어 문법은 학생들이 좋아하지 않는다. 수업 중 흥미유발도 어려운 편이고 집중도도 떨어진다. 이때 연극을 활용한 수업을 하면 아주 재미있게 할 수 있다. 이 외에 소설, 시, 설 명문, 논설문에서도 연극을 활용한 다양한 방법의 수업을 할 수 있다.

d_4_5d_4_6d_4_7d_4_8d_4_9d_4_10d_4_112. 교실 연극제를 위한 학교 공연
학생들이 연극을 만들기 위해서는 여러 요소들이 필요하다. 연극활용 수업 외에 학교의 연극 행사(다양한 공연), 연극관람 등이 있으면 좋다. 신화중학교 연극반은 고정 배우가 없는 것이 특징이다. 이유는 좀 더 많은 학생들이 연극을 만들어 공연해 보기 위함이다. 연극 전문가를 만드는 것보다 중요한 것이 연극을 해보게 하는 것이다. 아직은 연극이 학생과 거리가 멀기 때문이다.
2016년, 신화중학교 학생들은 참으로 많은 공연을 했다. 마을과 함께하는 연극 40명, 진로연극공연 25명, 서울학생연극제 공연 30명, 진로연극제 공연 100명, 독서 연극제 공연 120명이 연극 공연에 참여했다. 이 공연에 참가한 학생들이 교실에서 연극활용 수업을 이끄는 역할을 하게 된다. 많은 예산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겠지만 연극 공연에 편성된 예산은 없었다.
예산 없이 이렇게 많은 공연을 할 수 있었던 것은 학생과 교사가 주체가 되어 연극공연을 이끌기에 강사비, 무대조명, 의상에 예산이 들어가지 않았기 때문이다. 연극과 관련하여 적은 예산이라도 지원되는 공모가 있으면 바로 응모하였다. 예산이 많지는 않지만 예산보다 더 큰 자원인 학생과 교사가 있어 공연을 진행할 수 있었다. 처음이 어렵지 공연을 자꾸 진행하면 익숙해진다.
연극 공연을 본 학생과 보지 못한 학생 중 연극을 수업시간에 잘 활용하는 학생은 연극 공연을 본 학생이지만 연극을 일 년에 한 편도 보지 못한 학생들이 많다. 그래서 활용할 수 있는 무료 외부 연극 공연이 있으면 무조건 응모하여 200명 정도가 외부 극장에서 공연을 관람했으며, 많은 학생들이 학교에서 이루어지는 공연과 교실에서의 작은 공연을 관람하였다.d_4_12d_4_13

1. 독서 연극제
교실에서 할 수 있는, 수업에 활용할 수 있는 연극들을 모아 학생들이 연극을 한다. 평소 수업시간에 학생들에게 공연을 할 수 있는 장을 만들어 주는 것이 목적이다. 학급 전체 학생들이 협력하여 대본을 쓰고, 서로에게 어울리는 배역을 서로가 정하고, 필요한 소품을 생활 속에서 찾아 연극을 한다.
독서수업시간을 활용하여 연극을 한다. 그래서 이름은 ‘독서 연극제’라고 했다. 독서 연극제를 말하며 여러 가지 참여 조건을 이야기했다. 학급 전체 모두가 출연해야 한다는 것, 내용은 2학년 필독서 중에서 선택할 것, 이 모든 과정을 학생들 스스로 할 것 등……. 참여는 반 전체 학생들의 의사를 반영해 결정하기로 했다. 수업하는 7개 반 중 5개 반이 신청하여 독서 연극제를 열었다.
학급 전체 학생들이 모두 참여한 연극에서 학생들은 무엇을 배우고 느낄까를 고민하는 교사, 연극이라는 이름에 겁부터 났지만 그래도 해야 되겠다는 생각에 친구들끼리 모여 늘 좌절해가면서 공연하는 학생, 이 과정이 모두 독서 연극제의 의미였다. 책 한 권으로 이렇게 큰 의미를 찾으며 독서 연극제를 했다.
한 권의 책을 가지고 전체 학생들이 하나가 되고, 내용의 변화에 따라 웃기도 하고, 실망도 하였다. 꿈이 자라는 독서 연극제라 이름을 붙이고, 책 한 권으로 학생들이 하나가 되어 함께 꿈을 만들어 가는 연극제는 학생들에게 소중한 추억과 꿈이 자라는 순간을 만들어 주었다.

2. 독서 연극제 사례
가. 공연일: 2016년 11월 4일
나. 장소: 신화중학교 멀티미디어실
다. 참가반
가) 2학년 6반(어쩌다 중학생 같은 것을 하고 있을까?)
나) 2학년 7반(저스트 어 모멘트)
다) 2학년 8반(완득이)
라) 2학년 10반(완득이)
마) 2학년 11반(완득이)

오후에 공연이었지만 새벽부터 학교에 나와 연습을 하는 반이 있을 정도로 관심과 준비가 많았다. 독서 연극제가 열리는 멀티미디어실에 오자 학생들이 긴장을 했는지 평소와는 다른 분위기였다. 조용한 분위기에서 2학년 10반 ‘완득이’ 공연이 시작되었다. 담임선생님 ‘똥주’의 이야기를 연극으로 만들었다. 의자 배치를 통해 교실의 모습을 그대로 담았다.
무대 위의 수업 공간은 평소 수업에서 볼 수 없었던 많은 모습이 들어 있었다. 학생들의 새로운 모습이 하나하나 보일 때 선생님들은 마냥 신기해했다. 2학년 8반과 11반도 완득이 내용을 공연했다. 킥복싱 관장님 이야기, 선생님과 아버지 이야기의 공연 내용을 보면서 한 권의 책을 여러 장면으로 볼 수 있는 기회를 가졌다.

d_4_15  2학년 6반은 ‘어쩌다 중학생 같은 것을 하고 있을까?’라는 책으로 공연을 했다. 독서 연극제를 한다고 말한 지 하루 만에 열두 장의 원고를 학생들이 써왔다. 그 자체에 많은 감동을 받았다. 너무 많은 양의 대본을 소화하기에는 무리인 줄 알았지만 그대로 두었다. 감독과 작가들이 열심히 했지만 대본이 많아 공연을 어렵게 하고 너무 힘들어 했다. ‘성장’이란 낱말이 떠올랐다.
2학년 7반은 ‘저스트 어 모멘트’라는 책으로 공연을 했다.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학생이 제대로 된 임금을 받으려 노력하는 부분을 연극으로 공연해 자연스럽게 노동교육을 했다.
수업시간에 성실하지 못한 학생들이 진지하게 연극하는 모습을 보고 선생님들도 놀라워했고 연극이 학생들이 가지고 있는 많은 잠재력을 나타내 줄 수 있는 수업방법임을 독서 연극제를 통해 알 수 있었다. 硏