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정보2020 봄호 (238호)

미세먼지, 바르게 알고 바르게 대응하기

 신지혜 (학교보건진흥원 학교미세먼지관리전문지원단, 주무관 / 교육학박사(환경교육전공))

미세먼지가 바꾼 우리 일상의 모습

‘작은 것이 아름답다’라는 문구에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던 시대가 있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미세먼지와 미세플라스틱 등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작은 것들에 대한 걱정과 두려움이 우리 사회를 우울하게 만들고 있다. 특히 미세먼지는 우리 일상의 모습을 많이도 변화시켰다. 겨울 날씨를 ‘삼한사미(사흘은 춥고 나흘은 미세먼지가 심하다)’라고 표현하기도 하고, 봄날의 즐거운 체험학습과 체육행사의 성공 여부가 (초)미세먼지 농도에 달려 있기도 하다. 수업 도중 울리는 미세먼지 예·경보 안내 문자는 선생님과 학생들에게 답답함과 짜증을 한가득 안겨준다. 최근에 그 위해성과 심각성이 부각되어서 갑작스레 찾아온 불청객처럼 느껴지지만 미세먼지는 하루아침에 생긴 것도 아니고, 불편하고 싫다고 해서 마음대로 없앨 수도 없는 문제다. 또 미세먼지를 포함한 대기의 상태는 여러 가지 요인의 매우 복잡한 상호작용을 통해 시시각각 변한다. 따라서 미세먼지의 발생 기작을 이해하고 이를 통제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한 마디로 미세먼지는 어렵다. 그렇다고 해서 미세먼지에 대한 피상적인 이해와 과도한 걱정, 불안감을 가지고 회피하기만 해서 될 일도 아니다.

미세먼지 바로 알기

미세먼지란, 말 그대로 아주 작은 입자의 먼지를 말한다.
미세먼지 농도와 단위를 이야기할 때 많이 사용하는 PM(Particulate Matter) 역시 입자가 작은 물질을 뜻한다. 우리나라에서는 미세먼지 입자의 크기에 따라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로용어를 나누어사용한다.
미세먼지(PM10)는 입자의 직경이 10㎛(마이크로미터) 이하, 초미세먼지(PM2.5)는 직경 2.5㎛ 이하를 말한다. 미세먼지 농도는 공기 1㎥당 포함하고 있는 해당 직경 입자들의 무게 합을 ㎍(마이크로그램) 단위로 표현한다.


【입자 직경에 따른 미세먼지 구분】
출처 : 미세먼지 걱정없는 푸른학교 만들어요(교사용) (서울시교육청학교보건진흥원, 2017)

용어(PM)와 단위를 통해서 알 수 있듯이 ‘미세먼지’라는 말 자체는 아주 작은 물질을 뜻하는 가치중립적인 용어로, 많은 사람들이 인식하고 있는 것처럼 오염이나 해로움 등의 부정적인 의미를 내포하고 있지는 않다. 참고로 미세먼지와 황사는 다른 물질이다. 황사는 중국 내륙에 위치한 내몽골 사막에서 강한 바람으로 인해 자연적으로 만들어진 모래와 흙먼지로 미세먼지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직경이 크고, 코 점막에서 걸러지기 때문에 체내 유입율이 적어 유해성이 적다. 다만 황사 가운데 직경이 10㎛ 이하의 흙먼지가 많이 포함되어 국내로 유입되었을 경우 미세먼지(PM10)의 농도가 증가하며, 황사가 대기오염이 된 지역을 거친 경우 유해성이 증가할 수는 있다.
2013년 세계보건기구(WHO)에서 미세먼지를 1군 발암물질로 규정하면서 미세먼지의 위해성이 부각되었다. 입자가 매우 작다보니 코점막을 통해 걸러지지 않고 흡입 시 폐포, 뇌까지 직접 침투하여 신체 여러 부위에 건강상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최근에는 입자의 크기가 작을수록 인체 위해도가 높아지며, 미세먼지를 구성하는 물질이 무엇이냐에 따라 그
위험도가 크게 달라진다는 연구 결과가 보고되고 있다. 직경 1㎛ 이하인 PM1.0에 대한 관리까지 필요하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이 밖에도 미세먼지의 위해성과 관련해서 중요하게 생각해야 할 것은 미세먼지에 노출되는 기간이다. 미세먼지의 연평균 농도 및 일평균 농도와 사망률에 대한 연구들을 살펴보면 고농도가 아니더라도 장기간에 걸친 미세먼지 노출은 조기사망률을 높인다는 결과를 보인다. 고농도 시기 이외에도 미세먼지 노출을 최대한 줄이고, 모두가 동참해서 빠른 시간 내로 미세먼지 농도를 낮추어야 하는 이유이다.

학교 미세먼지 바르게 대응하기

정부가 지정한 미세먼지 민감군에는 유치원 및 초등학생이 포함되고, 고위험군에는 호흡기 질환 등 관련 기저질환을 가진 학교구성원들이 포함된다. 따라서 교육부와 서울특별시교육청에서는 고농도 미세먼지 발생이 예상되거나 발생 시 어린이 등 건강취약계층 보호를 위한 대응지침서인 「대기오염 대응 실무매뉴얼」에 따라 학교구성원들의 건강을 보호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매뉴얼에 따르면 환경부와 서울특별시와 우리청 학교보건진흥원에서 운영하는 예·경보제에 따라 예보 상황을 확인하고, 미세먼지 농도 단계별 조치사항을 준수할 것이 요구된다.

위의 「대기오염 대응 실무매뉴얼」에 따르면 미세먼지 농도 단계별 조치사항은 다음과 같다.
하나, 평상시에는 실외수업 대체 계획 마련, 상황 전파를 위한 학생 및 보호자 비상연락망 구축 등 고농도 상황에 대처하기 위한 준비를 한다.
둘,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 ‘나쁨’ 이상일 때에는 학교구성원 개인들은 각자 보건용 마스크를 착용하도록 하고, 유치원을 비롯한 학교는 예보상황을 파악해서 행동요령을 공지하고 안전교육을 실시한다.
셋, 비상저감조치 및 주의보 이상 발생시에는 비상연락망을 통한 상황 전파로 보건용 마스크 착용하고 등하교 할 수 있도록 안내하고, 실외수업 단축 또는 금지, 실내공기질 위생관리(공기정화장치 가동, 물청소 등), 임시 휴업 검토, 민감군 및 고위험군 학생 관리 등의 대책을 이행하도록 한다. 학교보건진흥원에서는 미세먼지 예보등급과 매뉴얼에 의거하여 서울학교 미세먼지 예·경보제를 운영하고 있으며, 학사 일정에 참고할 수 있도록 월별 미세먼지 데이터를 수집, 분석하여 서울특별시교육청 및 각급 학교와 공유하고 있다.

이 밖에도 매뉴얼의 가독성을 높인 학급게시용 인포그래픽과 다양한 학교구성원별, 학교급별 교육 동영상 및 모션그래픽 등의 교육 및 홍보 자료를 제작하여 서울교육가족 모두와 공유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매뉴얼 및 단계별 대응요령(학교급별) 등 다양한 학교 미세먼지 교육 및 홍보자료는 서울특별시교육청 학교보건진흥원 홈페이지 자료실에 탑재되어 있으며, 누구나 다운로드 받아서 미세먼지 대응 및 교육에 활용할 수 있다.

교육 및 홍보 자료의 내용 가운데 학교구성원 각자의 대응요령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하나, 미세먼지가 ‘나쁨’ 이상인 경우 가급적 바깥 활동을 줄이고, 실내에서 할 수 있는 놀이나 학습활동을 하도록 한다.
둘, 실내에 머무를 때에는 창문을 닫고, 공기를 깨끗하게 유지할 수 있도록 공기정화장치를 가동시키되, 이산화탄소 등 다른 오염물질의 농도를 낮추기 위해서 짧은 환기를 병행하는 것이 좋다. 교실 등 실내를 청소할 때에는 빗자루나 진공청소기 사용보다는 물걸레를 이용한 습식청소가 권장된다.
셋, 오랜 시간 실외에 머무르게 될 경우 보건용 마스크를 바르게 착용하도록 한다. 마스크는 반드시 식품 의약품안전처에서 허가한 보건용 마스크인지 확인이 필요하며, KF80 이상의 마스크를 사용하는 것이 미세먼지에 대한 노출을 줄이는데 효과적이다. 마스크를 착용할 때는 밀착하여 사용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다만 마스크를 착용했을 때 숨쉬기가 어려운 경우에는 사용을 중지하도록 한다.
넷, 바깥 활동 후 실내로 돌아오면 손과 얼굴을 씻고 노폐물 배출을 위해 물을 많이 마시는 것이 좋다. 또한 과일과 야채를 충분히 섭취하고 요리를 할 때에는 튀기거나 굽는 조리 방법 대신 삶거나 찌는 것이 미세먼지 발생을 줄이는데 도움이 된다.


【올바른 마스크 착용법】 출처: 알쏭달쏭 미세먼지 함께 알아보아요
(서울시교육청학교보건진흥원, 2020)
【미세먼지로부터 건강을 지키는 생활수칙】 출처: 알쏭달쏭 미세먼지 함께 알아보아요(서울시교육청학교보건진흥원, 2020)

바르게 이해하면, 해결방법이 보인다

전문가들은 미세먼지를 비롯한 우리나라의 공기질이 일정 수준 이상으로 깨끗해지기까지 10년 이상이 걸릴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그것도 정부와 국민이 힘을 합쳐 문제를 해결해 나아갈 때만 해결이 가능한 문제라고 한다. 사회적 난제를 빨리 해결하기 위해서는 그 문제의 실체가 무엇인지 바르게 알고 해결방법에 대한 공통된 합의를 통해 같은 방향으로 일관성 있게 행동하는 것이 최선이다. 미세먼지를 포함한 대기오염물질을 줄이기 위해서 함께 해야 할 일은 그동안 우리가 환경을 지키기 위해 실천하고 교육해왔던 일들과 다르지 않다. 예를 들면, 석탄이나 석유와 같은 화석연료로 만들어지는 에너지 사용을 줄이기 위해 자가용 대신 대중교통과 친환경 자동차를 이용하는 것, 그리고 석유를 원료로 하는 많은 종류의 일회용 플라스틱 제품이나 비닐 제품 사용을 줄이면서 재활용률을 높이는 것 등이다. 숲과 나무를 가꾸고 생물이 살아가는 터전을 보호하는 것 역시 미세먼지를 비롯한 기후환경 문제 해결에 기여할 수 있는 당연한 실천법이다.

이 지면을 통해서 미세먼지에 대한 불안과 오해는 잠시 접어두고 그 실체가 무엇이고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서울교육가족들과 차근차근 함께 알아볼 수 있는 기회가 되었기를 바란다. 더불어 지구에 사는 우리는 모두 하나의 대기를 공유하는 호흡 공동체라는 것에 동의해 주시길, 그리하여 미래 세대에는 이 문제를 넘겨주지 말아야겠다는 궁극적인 해결 의지를 공유하고 함께 행동하는 서울교육가족이 되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