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과교육2018 겨울호 (233호)

삼위일체 교육과정으로 배움이 일어나는 교실

김미정 서울삼광초등학교 교사

“요즘 과정중심평가가 핫이슈인데, 기존 수행평가와 많이 달라진 걸까요?”
“국어과의 내용을 다른 교과와 동시에 진행하면 효율을 높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 적은 없나요?”

평가가 바뀌었다는 두려움과 수업을 하면서 통합하지 못했던 아쉬움으로 동학년 선생님의 의견을 모아 시도해 보았다. 2015 개정 교육과정을 축약한 하나의 단어, ‘교·수·평(교육과정·수업·평가)’. ‘교·수·평’을 교실 현장에 적용하려고 노력했던 과정을 함께 나누어 보려 한다.

1. ‘교·수·평’ 삼위일체 교육과정, 구성하다

‘교·수·평’이라는 의미를 알고 가장 먼저 떠오른 것은 ‘삼위일체’. 세 가지 것이 하나의 목적을 위하여 통합되는 일’이라는 사전적 의미처럼 삼위일체 교육과정은 교육과정-수업-평가, 이 세 가지가 학생들의 창의·융합적 사고를 신장시키기 위한 목적을 위하여 일관성을 유지하며 통합되어 실현되는 교육과정이라 정의하였다.
학교·학년 교육과정, 교과 성취기준을 분석하여 분기별로 공통된 ‘주제’를 선정하고, 분기별 주제에 관련한 프로젝트를 고안하였다. 프로젝트는 수업과 동시에 평가의 과정이 될 수 있도록 하여 삼위일체 교육과정을 구성하였다.

그리고 가정으로 분기별 교육과정을 안내하며 학생, 학부모의 관심과 참여를 유도하였다. 각 분기에서 운영될 프로젝트에 도움이 될 체험학습 장소와 학교 도서관에 비치되어 있는 프로젝트 관련 도서를 안내하여 프로젝트에 관심을 가지고 꾸준히 준비할 수 있도록 하였다.

2. 삼위일체 교육과정, 프로젝트로 실현하다

삼위일체 교육과정을 교실 수업에서 실현하는 데 가장 효과적인 방법인 프로젝트학습으로 수업과 평가를 동시에 진행하였다. 운영하였던 프로젝트 중 학생들의 관심과 참여가 높고, 교육과정 성취기준을 달성하는 데 효율적이었던 프로젝트의 구체적인 내용을 소개하고자 한다.

가. 프로젝트명 : 우리가 계획하는 현장체험학습 & 서울 여행 리플릿 만들기
이 프로젝트는 4학년 1학기 사회과 핵심내용인 ‘지역’에 관련한 성취기준을 학생들이 주체가 되어 도달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주안점을 두고 구상하였다.

‘우리가 계획하는 현장체험학습 프로젝트’는 4학년 사회과 지역 단원과 연계된 현장체험학습을 학생들이 스스로 계획하는 과제이다. 서울의 중심지 및 문화유산에 대한 조사 내용을 바탕으로 하여 ‘가고 싶은 현장체험학습 장소’를 조사한 결과에 근거하여 의견을 제시하는 글을 쓰게 함으로써, 현장체험학습에 대한 관심과 참여도를 높이고 사회과와 국어과의 성취기준을 동시에 달성하고자 하였다. 그리고 가고 싶은 현장체험학습 장소를 주제로 실생활 자료를 수집하여 막대그래프로 나타내는 활동을 하며 현장체험학습 장소를 선정하였다. 이를 통해 학년 교육과정에 학생들의 참여를 유도하고, 학생들의 의견이 존중되는 교육과정 운영을 실천하며, 1분기 주제인 합리적인 의사결정 과정을 경험할 수 있었다.

‘서울 여행 리플릿 만들기 프로젝트’는 학생들이 서울투어 여행사의 기획자가 되어 리플릿을 만들며 서울의 중심지와 문화유산에 대해 더욱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유도하고, 다양한 방법으로 조사한 자료를 간추려 모둠별로 리플릿을 작성하는 활동이다.

두 프로젝트는 서울의 중심지와 문화유산 조사활동을 시작으로 학생들의 최대 관심사인 현장체험학습과 연계하여 진행되었기 때문에, 교육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었고 평가와 교육과정 운영의 일관성을 유지할 수 있었다.

나. 프로젝트명 : 다문화 존중 공익광고 만들기
이 프로젝트는 4학년 2학기 사회과와 도덕과에 공통된 성취기준인 ‘다문화 존중’에 관한 내용을 수집하고, 수집된 자료를 바탕으로 공익광고를 만들어 스스로 배움이 일어날 수 있도록 하는 데 주안점을 두고 구상하였다.

서울특별시교육청교육연구정보원에서 개발한 ‘프로젝트 학습과 함께하는 행복교실2)’에 제시된 내용을 재구성하여 ‘다문화 존중 공익광고’ 프로젝트 활동지를 만들어 활동 과정을 제시하였다.

3. 삼위일체 교육과정, 과정중심평가로 이끌다

수업 중 하는 활동이 곧 평가로 이어지도록 하는 데 중점을 두고 프로젝트를 구성하였다. 프로젝트의 각 과정은 각 교과의 성취기준에 도달할 수 있는 활동으로 구성하고 자기평가와 동료평가를 활성화하여 수업 내용과 과정에 집중할 수 있도록 유도하였다. 자기 평가의 경우 수업 내용, 수업 태도에 대해 스스로 체크해 보는 활동, 프로젝트 전, 후의 변화를 정리하여 보는 활동으로 진행하고, 동료 평가는 매 프로젝트의 마지막 단계에서 자신의 활동 결과를 친구들에게 설명하고 친구의 결과물을 보며 학습에서 중요한 내용을 다시 확인하는 시간을 가졌다.

교육활동이 끝난 후 프로젝트 과정이 담긴 포트폴리오를 가정으로 보내어 가정에서 교육활동을 확인하고 피드백을 할 수 있도록 유도하였다. 가정에서의 피드백은 그동안의 교육활동에 대한 확인과 칭찬의 시간이 되었고, 새로운 활동에 대한 기대감을 갖게 하는 데 도움이 되었다.

각 분기별로 학생 본인의 성장에 관심을 두고 실천의지를 다지게 하는 데 도움을 주고자 ‘분기 프로젝트 수업 되돌아보기’를 통하여 자기평가와 학부모·교사 피드백을 통지할 수 있도록 구안하였다.

4. 삼위일체 교육과정, 전문가라고 말할 수 있게 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의사의 진단과 처방에 따른다. 그 이유는 의사는 질병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을 가지고 있고 의사 외에는 할 수 없는 일을 한다고 생각하며 그 분야의 전문가라고 인정하기 때문이다.
그럼 초등학교 교사는 어떤가? 어떤 이는 초등학교 수준의 내용은 가르칠 수 있다고 생각하며 우리의 전문성을 인정하지 않는다. 이런 생각을 가진 사람들에게 우리가 전문가라고 말할 수 있으려면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2015 개정 교육과정은 각급 학교 교사를 전문가라고 전제하는 것에서 출발한다. 이렇게 단정적으로 말할 수 있는 근거는 교사에게 교육과정 재구성, 평가의 권한을 부여했기 때문이다. 학교와 지역의 특성, 학생의 수준과 흥미, 교과 연계 내용 등을 고려하고, 수업과 평가를 동시에 계획하여 운영하는 삼위일체 교육과정 실천은 교과서에 있는 내용을 가르치는 것을 뛰어넘는 고차원적인 일이다. 교육전문가만이 할 수 있는 일이다.
예상하기 어려울 만큼 빠르게 변화하는 사회를 살아갈 우리 아이들에게 보다 의미있는 교육이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교사가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전문성 신장을 위한 노력을 꾸준히 해야 한다.
교육과정 재구성과 과정중심평가를 처음 시도하려고 하면 막막하고 방향을 잡기 어려울 수 있다. 그러나 우리는 교육전문가로서의 사명감을 가지고 시도해야 한다. 그 과정에서 느끼게 될 것이다. 말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우리는 교육전문가”라고.


2) 박지원 외(2014). 프로젝트 학습과 함께하는 행복교실. 서울특별시교육연구정보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