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획2020 봄호 (238호)

서울학생 기초학력보장 방안

 이경아 (서울특별시교육청 초등교육과, 장학사)

1. 다시, 기초학력

2019년 3월 28일 교육부는 ‘2018년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를 발표했다.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는 국가수준의 학업성취 수준 파악 및 추이 분석을 통한 학교교육의 성과 점검 및 교육정책 수립의 기초자료 확보를 위해 실시하는 것으로 중학교 3학년, 고등학교 2학년 중 약 3%를 표집 하여 매년 6월 셋째 주에 실시한다. ’18년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 전년 대비 중학교는 국어·수학·영어, 고등학교는 영어 기초학력 미달 비율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9년 11월 29일 발표한 ‘2019년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 18년 대비 중학교, 고등학교 모두 영어의 성취도는 상승하고, 국어·수학은 비슷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 기초학력 미달 비율이 증가함에 따라 기초학력 향상에 대한 국민의 목소리가 커졌고, 무엇보다 초등학교에서부터 기초학력에 대한 집중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 되었다.
서울특별시교육청은 학생, 교사, 학부모, 전문가, 시민 의견 등 다양한 계층의 의견을 수렴하여 2019년 9월 5일 모든 학생 끝까지 책임지는 ‘2020 서울학생 기초학력보장 방안’을 발표하였다. 이를 바탕으로 2019년 12월 19일 ‘2020 초등 기초학력보장 운영 계획’을 학교에 안내하였다.

2. 기초학력의 개념

기초학력이란 무엇인가? 이 질문이 시작되면 수많은 사람들의 수만 가지 대답이 돌아온다. 3R’s(읽기, 쓰기, 셈하기)에서부터 미래사회가 필요로 하는 역량을 포함한 신학력 개념까지 개념 정립만으로도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그것이 신학력이건, 새학력이건, 미래역량이건 간에 중요한 것은 기초학력은 ‘모든 학습의 기초가 되는 것’이라는 것이다. 즉, 기초문해력(읽기, 쓰기), 기초수리력(셈하기)이 바탕이 되어 다른 무엇인가를 배울 수 있는 힘이 되는 것이다.1

3. ‘2020 초등 기초학력보장’

공교육의 핵심에는 학생들이 ‘사회적 삶을 영위하는데 필요한 최소한의 지적 성장’을 이루도록 해야 한다는 과제가 있다. ‘2020 초등 기초학력보장’에는 다양한 교육 주체들과의 심도 있는 논의를 바탕으로 공교육의 과제를 다시 한번 상기하고, 이에 대한 책무성을 다하기 위한 대책을 주요 내용으로 담았다.

모든 학생을 끝까지 책임지는 ‘2020 초등 기초학력보장’의 주요 과제는 다음과 같다.

예방이 먼저!

기초학력을 다지기 위해서는 학습의 격차가 벌어지기 전에 학습의 기본을 다지는 예방이 먼저다.

❖ 단위학교 기초학력 책임지도제 운영

기초학력을 다룸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학습부진이 발생하지 않도록 사전에 예방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 단위 수업에서 학생의 학습결손이 발생하지 않도록 개별 학생 맞춤 학습이 이루어져야 한다. 교육과정을 재구성하고, 학생의 출발점을 정확히 진단하여 이에 맞는 지원을 하는 것은 학년이 올라갈수록 학습의 격차가 벌어지는 것을 예방하는 중요한 단초가 될 것이다. 이를 위해 단위학교 차원에서 학습부진 예방을 위해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서울특별시교육청은 학교별 여건에맞는 예산을 차등 지원하였다(교당 8,000천원~20,000천원).

❖초2 집중학년제 운영으로 학습부진 조기 예방

초등학교 2학년은 ‘초1·2 안정과 성장 맞춤 교육과정’이 완성되는 학년으로, 한글 해득과 기초수학의 온전한 이해를 위해 인력이나 프로그램 등을 집중적으로 지원한다. 2학년은 1학년의 학교생활 적응시기를 거쳐 세분화된 교과학습이 시작되는 3학년을 준비하는 학년이다. 이 시기에 집중적인 조기 지원으로 추후 발생할 학습결손의 격차를 최소화하고자 한다.
교사는 관찰 및 상담, 전년도 담임과의 성장이력 공유, 과정중심평가 연계 운영등을 통해 학생의 읽기·쓰기·셈하기·관계성(4R’s*)을 파악한다. 복합 요인으로 인한 학습부진이 의심될 경우, 서울학습도움센터의 전문가 그룹을 통해 지원을 요청할 수 있다.

*4R’s: 읽기, 쓰기, 셈하기의 기초학습능력(3R’s)과 더불어 초등학교 생활에의 안정적 적응과 성장을 위한 비학습적 요소로서 관계성(Relationship)을 더한 것
**관계성(Relationship):개별학생의 정서·심리 발달 정도를 포함한 학생의 부모, 또래, 교사와의 긍정적 관계 형성 정도

또한, 초2 기초학력 보장을 위해 혁신학교를 포함하여 공립초등학교 2학년 약830학급내외를 공모·선정하여 학급당50만원의 교육활동 운영비를 지원하며(초2 기초가 튼튼한 교실), 초3에서 실시하던 「유레카 프로젝트」2를 초2로 집중한다. 또한 1수업 2교사제인 ‘더불어 교사제’도 현재 13교에서 20교로 확대 운영한다.

진단은 정확하게!

학생의 성장 정도에 맞는 맞춤 교육을 위해서는 학생의 출발점을 정확히 진단하는 것이 중요하다.

❖ 다층적, 전문적 진단

학생의 성장 정도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출발점 진단이 정확해야 한다. 학생의 해당 학년의 학습에 대한 준비도가 어느 정도인지를 아는 것은 학습의 시작이라고 할 수 있다. 진단이 정확하면 이에 따른 지원도 체계적일 수 있으므로 진단을 다층적이고 전문적으로 실시한다. 학생의 학습 출발점을 촘촘히 진단하고, 그 결과를 바탕으로 학생 개인별 맞춤형 보정을 지원한다.

■ 학생 성장이력 공유(권장)

우선, 2월 「신학년 집중 준비기간」을 활용하여 전년도 담임과 현담임이 「학생 성장이력 공유시간」을 갖는다. 이를 통해, 종합적이고 입체적으로 학생 개개인의 성장과 발달을 이해하게 되는 시간을 갖는다.

■ 다층적, 전문적 진단

진단은 「학생 집중의 달」인 3월(또는 2월) 중 학교별로 진단 기간을 정해 실시한다. 3월 중 학교는 교사의 관찰 및 상담을 통해 개별학생의 특성을 파악하고 서울기초학력지원시스템(s-basic.go.kr) 등을 활용하여 온라인 또는 오프라인으로 3R’s(읽기, 쓰기, 셈하기)와 교과학습능력 진단검사를 실시한다.
1차 진단결과 단순학습결손인 경우는 단위학교에서 담임 중심으로 수업 시간과 방과 후 프로그램을 통해 보정을 강화한다. 학교에서 지도하기 어려운 심각한 학습부진요인을 가진 학생은 지역별 학습도움센터(또는 서울학습도움센터)에 의뢰하여 비언어성 지능검사, 정서·행동특성검사, KOLRA(한국어읽기검사) 등 심층진단을 실시한다. 그 결과에 따라 맞춤형 학습상담을 받게 된다.
2차 진단결과에서 특수복합요인으로 추정되는 학생은 서울학습도움센터 내 난독·경계선지능 전담팀에서 전문적인 검사와 전문기관 연계 등의 지원을 받게 된다.

■ 학생 성장 발달에 대한 학부모 안내

학교는 학습지원대상학생의 성장과 발달에 대한 피드백을 학부모에게 제공한다. 이는 가정과 연계하여 학생 성장에 대한 학부모의 관심과 참여를 이끌고, 함께 책임지는 문화를 만들어가고자 하는 것이다. 진단결과, 지원 내용, 향상도 및 학생 발달 정도를 다양한 방법으로 학부모에게 안내한다. 또한, 학습지원대상학생의 보정활동에 대해 학부모가 선택하도록 한다. 학교에서 지도를 원할 경우 수업 내 지원, 방과후 지원 등을 통해 학습지원대상학생의 기초학력을 높이는 일에 집중 지원할 것이다.

❖ 초3 모든 학생 기초학력 진단검사 실시

초등학교 3학년 모든 학생을 대상으로 학생 맞춤 성장 지원을 위한 기초학력 진단검사를 필수적으로 실시한다. 초등 입문기에서 적응기로 넘어가는 출발점인 초3은 기초학력에 대한 조기 진단을 하기 위한 적기이다. 이 시기의 모든 학생을 대상으로 진단검사를 실시하여 이후 발생되는 학습결손의 누적을 사전에 예방하고자 한다. 학교별 진단도구는 표준화 도구 (「서울기초학력지원시스템」 활용)3, 학교 자체 개발 도구, 관찰 및 상담 등 인지적 영역과 심리·정서적 영역을 포괄한다.

지원은 촘촘하게!

한 명의 아이도 놓치는 일이 없도록 촘촘한 개별 학생 맞춤 지원이 필요하다.

❖ 다중지원팀 역할 강화

학교는 다중지원팀을 의무적으로 구성하고, 협의를 통해 학습지원대상학생에게 가장 알맞은 지원 방법을 결정한다. 학교에서 해결하기 어려운 학습지원대상은 학부모의 동의를 얻어 지역학습도움센터에2차 진단을 의뢰한다. 단위학교에서는 수업 내 협력강사, 방과후 보조강사, 서울학습도움센터 프로그램 활용 등 다양한 방법으로 학습지원대상학생의 학습부진을 해소하기 위해 노력한다.

❖ 복합적 요인의 특수분야 학습지원대상학생의 전문적 지원 확대

학교와 교사가 해결하기 힘든 정서·행동적 문제, 난독·경계선지능 등으로 학습부진이 되는 학생들을 지원하는 서울학습도움센터를 지역별로 확대한다.
우선, 2020년에는 서울특별시교육청 내 학습상담 컨트롤타워인 서울학습도움센터를 중심으로 현장밀착형 지원을 위하여 교육지원청 2곳에 학습도움센터를 구축한다. 이후 운영의 효과성 검토 후 단계적으로 모든 교육지원청에 확대할 예정이다.
지역별 학습도움센터에서는 지역 내 학교 학생의 학습부진요인을 심층 진단하고, 학습상담을 실시하며, 전문기관과 연계하여 치료를 지원한다.
난독, 경계선지능 등 복합적 요인으로학습에 어려움이 있는 학생을 지원하는 별도의 전담팀을 서울학습도움센터에 신설하고 전문가를 배치하여 체계적인 치료 연계 및 학습상담을 실시한다. 또한 난독, 경계선지능 학생에 대한 정확한 진단, 해석과 지원을 위해 전문 치료 기관과 연계하여 전문적으로 지원한다.

❖ 기초학력 분야별 전문 인력풀 구축

학습지원대상학생을 지원하기 위하여한글 및 기초 수학지도 등에 대한 전문성을 갖춘 교원 인력풀을 구성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 서울특별시교육청교육연수원에 기본과정, 심화과정연수를 개설하여 분야별(한글, 기초수학,난독, 경계선지능 등) 기초학력 지도 전문가를 양성한다.
또한, 기초학력 현장 전문가, 기초학력 분야별 연수 이수 교사 등을 중심으로 교육지원청별 기초학력 지원단을 구성하여, 관내 학교의 학습지원대상학생 지원을 위한 컨설팅 및 지도자료 개발 등을 지원한다.

■ 디딤돌이 되어

마이클 풀란의 ‘학교 개혁은 왜 실패하는가’에 의하면 교육변화의 성패는 집단 구성원 간의 교육변화에 대한 의미를 공유하는게 중요하다고 한다. ‘구성원 사이에서 공유된 의미라야 변화의
열쇠가 된다’는 것이다. 무엇이 달라져야 하는지, 왜 달라져야 하는지, 그러한 변화를 어떻게 해야 유의미한 결과를 달성할 수 있는지에 대해 구성원 간에 충분한 공유가 있어야 교육변화를 이끌 수 있다.
기초학력의 정의를 어떻게 내리든 학교의 과제는 학생들이 학교교육을 통해 ‘사회적 삶을 영위하는데 필요한 최소한의 지적 성장’을 이룰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다. 주어진 글을 읽고, 자신의 생각을 글로 쓸 수 있으며, 간단한 연산을 할 수 있는 기초를 다져야 한다는 것에는 이견이 없을 것이다.
학생들이 기초학력을 다지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에서 만나는 다양한 걸림돌을 밟고 넘어갈 수 있도록 학교와 교육청이 지원한다. 교육청과 학교는 학생들의 성장을 위한 디딤돌의 역할을 함과 동시에 적극적인 지원을 해야 할 때이다.

“배움의 속도는 달라도, 성장의 기회는 평등하게”

참고문헌
• 김주영(2018). 학습자중심교과교육연구 2018. 제18권 제2호, pp.139-157
• 마이클 풀란(2017). 학교개혁은 왜 실패하는가. 21세기 교육연구소
• 서울특별시교육청교육연구정보원(2018). 신학력과 2015 개정 교육과정에 기반한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의 대안 모색
• 서울특별시교육청. 2020 기초학력보장 세부방안 마련을 위한 전문가 협의체 워크숍(중등교육과-29691, 2019. 9. 17.)
• 서울특별시교육청. ‘2020 서울학생 기초학력 보장 방안’(2019. 9. 5.)
• 서울특별시교육청. ‘2020 초등 기초학력보장 운영 계획’(초등교육과-19525, 2019. 12. 19.)

  1. 김태은(한국교육과정평가원), 서울특별시교육청 ‘전문가에게 묻는다’ 원고 재해석(2019.10.7.)
  2. 유레카 프로젝트 : 정확한 원인 진단을 통해 학습 상담, 정서·행동 상담, 치료 지원 등 학생별 맞춤형 프로그램을 교육청 지원팀이 진단에서 기초학습에 도달할 때까지 원스톱으로 지원하는 프로젝트
  3. 서울기초학력지원시스템(s-basic.go.kr): 기초학력 부진 학생들의 학습결손 영역을 진단, 보정하기 위한 맞춤형 지원시스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