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획2018 봄호 (230호)

서울 유현초등학교 학부모 동아리 ‘유현 책사랑’을 소개합니다

장은주 서울유현초등학교 학부모

유현 책사랑은 2012년 처음 만들어져서 올해로 7년째 활동을 이어 오고 있는 학부모 동아리로 현재 회원이 30명이 넘는 학교 내 가장 큰 동아리이다. 매주 1 회 독서모임을 기반으로 학생들을 위해서 교실에서 책 읽어주기, 도서관 야간 개 장, 작가와의 만남 등의 프로그램과 회원 자신을 위한 시와 와인의 밤 행사, 가족 나들이, 학부모 연수 등의 행사를 기획하고 즐겁게 수행하고 있다.

1. 유현 책사랑회의 시작

2012년 토요휴업이 전면 시작되면서 주말에 도서관을 개방할 필요가 생겼고 평소 도서관 활동에 관심이 있던 학부모와 토요일에만 활동이 가능했던 직장에 나가시는 어머니들이 적극적으로 결합해 주말 도서관 개방 학부모 자원봉사 모임을 꾸렸다. 이들이 주기적으로 모여서 도서관에 대해 바라는 점을 이야기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관심사가 같은 학부모의 동아리로 성장하였다. 특히 모임 의 이름을 함께 정하는 과정에서 모임의 정체성과 각자의 소망들이 모아졌고 그 생각들을 하나하나 이루어 가면서 재미와 보람을 느끼게 되었다.

2. 독서모임

2012년 책사랑회 담당 교사가 학부모들에게 교사와 함께하는 독서모임을 제 안하였다. 주 1회 읽고자 하는 책을 정해 함께 읽고 이야기를 나누자는 제안이었 다. 독서 목록은 각자 읽었던 책 중에 함께 나누고 싶은 책, 한번쯤 읽어보고 싶었던 책으로 회원들이 일부 추천하였고, 그 외 대부분은 책사랑 담당 선생님이 추천해 주셨다. 담당 선생님은 아이들과 함께 읽으면 좋은 책을 추천해 주시는 것은 물론 독서 모임을 자연스럽게 이끌어 가는 방법을 알려주시며 학부모의 멘토 역할을 해 주셨다. 아울러 학교에 자신의 의견을 제안하는 방법도 모르던 학부모와 학교 사이에 다리 역할도 해 주셨다. 책사랑회가 주도적으로 교육활동에 참여하고 스스로 행사를 기획하고 진행하는 것은 학교의 전폭적인 지지가 있었 기에 가능했다. 언제나 우리에게 ‘와! 그거 재미있겠네요, 그럼 저희는 무엇을 도와드릴까요?’라고 말씀하시던 선생님과 학교의 모습을 보며 학부모들도 자신감 을 많이 얻었고 해마다 더 재미있는 행사를 만들어 갈 수 있었다. 처음 읽고 독서 모임을 한 책은 권정생 작가의 ‘몽실언니’였는데 책 내용으로 시작한 이야기는 점점 퍼져서 자신이 어떻게 성장했는지, 지금 무슨 생각을 하는지, 나와 아이가 어 떻게 살기를 바라는지 등 과거와 현재와 미래가 모두 녹아나는 이야기를 나누었다. 책을 읽는 것이 작가의 삶과 가치관을 알게 되는 활동이라면 독서 모임은 많은 사람의 삶에 서로 젖어가는 일인 것 같다. 독서모임을 통해 생긴 서로에 대한 깊은 이해와 공감 때문일까? 학부모라는 같은 처지에서 오는 동병상련의 마음 때문일까? 어쩌다 보니 책사랑 회원은 소소한 이야기와 각양각색의 생각을 말해 도 지지해주는 든든한 서로의 응원군이 되어 주고 있었다.

3. 도서관 야간 개장

2013년 한 회원이 도서관 가족 캠프를 제안한 것을 시작으로 많은 이야기들이 오고 가는 과정에서 만들어진 행사인데 해마다 변신을 거듭하며 발전하고 있다. 큰 줄기로 보면 1부에는 다 같이 그림자극이나 스크린 독서 등 회원들이 준비한 공연을 보고, 2부에는 운동장으로 나가서 달빛과 랜턴 빛 아래서 독서를 하는 순서로 이루어지고 있다. 이 행사 준비를 위한 기획과 연습 과정에는 모든 회원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는데 직장인 부모님들은 따로 팀이 구성되어 짬짬이 연습하시 어 공연에 참여한다. 책사랑회는 처음 시작할 때부터 교육활동에 관심이 많은 직장인 부모님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했기에 각종 행사와 모임에도 늘 함께 하고 있다. 독서모임은 월 2회 주간, 1회 야간, 1회 주말로 날짜를 잡았고 각종 이벤트 행사도 저녁 시간대나 주말을 이용해 함께할 수 있도록 해 오고 있다.

4. 교실에서 책 읽어주기

2014년부터 시작한 활동으로, 학기 초 희망하 는 반을 신청받아 한 분의 회원 이 일 년간 매주 목 요일 아침마다 교실에 들어가 책을 읽어 준다. 저 학년뿐 아니라 고학년도 귀로 듣는 독서를 좋아하 는데 부모님도 선생님도 고학년에게는 책을 잘 읽 어주지 않는다. 이 활동은 아이들이 자유로운 분 위기에서 들을 수 있어서 좋아한다. 책 읽어주는 어머니가 들어가도 일부는 자신이 읽던 책을 읽거나 숙제를 하기도 하는데 그러던 아이들이 읽어주는 책에 집중하는 순간에는 희열을 느낀다고 말씀하는 회원도 있다. 이 활동에 애착이 많은 회원들은 몇 년간 활동을 이어오고 있는데 아이들보다 본인들이 더 많은 것을 얻어간다고 말씀한다.

5. 그 외의 활동들

책사랑회가 제일 사랑하는 ‘시와 와인의 밤’

눈을 감고 시를 음미하는 회원들

작가와의 만남

책 읽어주는 어머니가 사전 모임을 통해 다섯 권의 책을 정 하고 아이들에게 5주 동안 읽어준다. 5주 후 아이들이 투 표를 하여 내가 만나고 싶은 작가를 정한다. 작년에는 학생 선호도 1위였던 송미경 작가와 만나서 재미있는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아이들과 함께하는 독서 프로그램

해골로 변신한 아이들이 도서관 일대를 행진하고 돌아왔다.

책사랑 나들이의 단골 장소인 파주 출판단지

해마다 가는데도 즐겁고 새롭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