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획Vol.224.가을호

스웨덴 미래학교의
원동력

b_01_4_3_03조규복 / 한국교육학술정보원 교육정보본부 선임연구원

  작년 겨울에 스웨덴과 덴마크의 교육정보화 선진 학교를 우리나라 선생님들 20여명과 함께 방문하였다(제9회 교육정보화연구대회 국외연수). 스웨덴 6개교, 덴마크 2개교 총 8개교였다. 모두 공립학교였다. 이와 별도로 스웨덴의 교육청과 덴마크의 교육부도 방문 하였다. 덴마크의 1개교(고등학교)를 제외하고는 모든 교실에 노크만하면 보고 싶은 교실에 들어가서 보고 싶은 만큼 교실 안에 머무를 수 있었다. 교장과 교감, 그리고 교육청 담당자 등은 방문단을 삼삼오오 그룹으로 나누어 학교시설과 다양한 수업을 보여주고 설명해 주었다. 학생들이 거부하지 않는다면 자유롭게 사진도 찍을 수 있었다.
열려 있었고, 자유로웠고, 대부분의 학생과 교사는 생기가 있었다. 2015년 가을과 겨울에는 메르스와 영국을 비롯해 유럽 곳곳에서 테러가 있었지만 멀리 동북아시아의 (스웨덴에 비해) 1인당 GDP가 반 정도 되는 국가에서 온 까만 머리를 가진 사람들에게 친절 했다. 거리를 두거나 형식적인 느낌은 전혀 찾아 볼 수 없었고 특히 눈을 보며 대화를 하 는 것에서 우리들에 대한 존중과 그들의 진실성이 느껴졌다. 초등학교와 중학교 학생들 도 대부분 그러하였다. 그리고 무엇보다 ICT가 모든 교과에서 초등학교 1학년 과정에서 도 화려하지 않지만 일상적으로 사용되고 있음이 신선한 충격이었다. 왜 이 나라 사람들 은 이렇게 다른 대륙 다른 인종의 외국인에게 개방적이고 진심일 수 있을까? 왜 이렇게 일상적으로 ICT를 수업에 녹여서 사용할 수 있을까? 이와 관련된 답변은 그들의 국가 교육과정과 학교 그리고 수업 등에 담겨 있는 ‘인권과 경쟁’에서 찾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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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의 국가 교육과정(Curriculum For the compulsory school, preschool class and the recreation centre)의 서두에 기술된 ‘규범과 가치’와 ‘지침’의 주요 내용을 아래 에 정리하였다. 상대를 존중하고 약자를 배려하며 특히 박해와 억압에 대해 저항하는 것 등 인권과 상대방 존중에 대한 내용이 상당히 구체적으로 강조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다른 가치관과 이념을 존중하고 토론을 권장하며 특히 학생들과 함께 집단 활동에 참여하 기 위한 규칙을 만드는 등 상당히 ‘학생중심적’이며 ‘민주주의적’인 것도 확인할 수 있다. 특히 이러한 내용은 권장이 아닌 의무(should)로 규정되어 있음을 눈여겨 볼 수 있다.
b_01_4_3_11  이와 관련하여 방문했던 스웨덴의 학교에서는 이러한 국가 교육과정을 보다 잘 충실히 지키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 설명을 하는 경우가 있었다. 예를 들어 아래 [그림1]의 솔렌투나 국제학교(공립)는 국가교육과정의 규범과 가치(좌측 사진)와 집단 따돌림 예방(우측 사진)에 대한 안내물을 학교 곳곳에 게시할 정도로 지키고 방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음을 설명해 주었다.
b_01_4_3_13  이러한 존중과 협력 그리고 학생중심 민주주의를 위해서 적극적으로 활용되는 것이 교육정보화라고 볼 수 있다. 즉, 다양한 집단 구성원들과 원활한 관계를 만들고 마찰과 다툼 등을 해결하는 능력을 향상하기 위해 교육정보화를 활용하여 학생들이 자신의 의견을 표현하고 다른 학생들과 공유하며 협력하는 것에 대해 스웨덴 교사들이 ‘기본적 인권이고 당연한 것’이라고 언급하였음을 Uematsu(2014)는 밝히고 있다. 즉, 교육정보화는 상기의 국가교육과정을 구현하기 위해 필요한 것으로 인식되고 학교에 녹아 들어가 있음을 이해할 수 있다. 이러한 스웨덴의 ‘인권 기반 교육정보화’에 대한 관점과 활용이 우리나라에서는 아직은 낯설은 관점이 아닌가 생각된다. 그리고 ICT를 도구적으로 일부 부분적으로만 사용되어지는 경향이 없는걸 아닌지 그래서 이러한 관점 차이가 학교내 ICT활용 감소로 이어지는 건 아닌지 생각되었다. 즉 OECD의 조사결과(아래 [그림 2] 참고)를 보면, 우리나라는 2009년에 비해 2012년도의 학교내 PC활용이 오히려 대폭 감소한 국가로 나타나고 있다.
b_01_4_3_15스웨덴은 이러한 인권을 바탕으로 한 교육정보화의 관점 아래 다문화가정 학생뿐만 아니라, 장애학생과 함께 교육을 하는 통합교육을 하고 있었으며 일부 학교에서는 중증 지체장애학생까지 학교에 재학하고 있었다. 중증장애 학생의 경우는 별도의 전문인력과 예산이 배정되며, 중증장애 이외의 ADHD를 포함한 경증 장애학생들은 일반학교와 같은 교육을 받고 있었다. 참고로 중증장애학생의 경우 일반학생에 비해 약 4배의 예산 지원을 받는다고 하였다(자폐, ADHD, 난독증 제외). 특수학교가 아닌 일반 공립학교에서 장애학생을 받아들이는 이유에 대해 교장 선생님은 ①장애학생을 위한 학교는 장애학생의 집에서 멀지 않아야 하는 것 ②심각한 중증이 아닌 난독증, ADHD, 자폐증 학생은 일반 학생들과 함께 배우는 것이 일반학생들에게도 도움이 되는 것을 언급하였다. 2~3명의 중증장애학생을 위해 외부 전문가와 보조 인력 그리고 정보기기를 활용하는 것도 국가교육과정의 ‘규범과 가치’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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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기에서 스웨덴의 방문학교의 대부분의 수업을 자유롭게 볼 수 있었고, 방문한 우리나라 선생님들에게 삼삼오오 그룹을 지어 학교의 수업과 시설 등을 보여주기 위해 적극적이었다고 기술하였다. 그리고 그 이유로서 상호존중과 협력 그리고 교육과정의 인권을 언급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수업참관에 대한 개방성과 적극성은 충분히 납득이 되지 않았는데 다음의 사실을 알고 완전히 납득할 수 있었다.
‘학교 선택제’였다. 1992년부터 실시된 것으로, 스웨덴의 학부모는 자신의 자녀가 어떤 초중학교에 다닐지를 선택 및 변경(전학)이 가능하며, 국가는 학교에 재학중인 학생 수에 따라 1인당 약 1,400만원의 예산을 준다. (이러한 학교선택제는 유럽의 다수의 국가에서 실시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 또한 학부모는 자녀의 학교 평가에 참여하며, 학교와 교육청은 상호간에 매년 그리고 3년에 한번은 직접 방문하여 체재하면서 면밀히 실사하며 평가하고 그 결과를 공지하고 있다. 스웨덴의 모든 학교가 비슷한 수준이 되도록 그리고 최소한의 일정 이상의 수준이 되도록 국가에서 일정 기간 예산을 지원하는 ‘바우처 제도’가 있지만, 해당 학교의 교직원 특히 교장, 교감 등 관리직 교원의 교육철학 및 리더십 등에 따라 학교 간에 학생 성적 등 차이가 발생하게 된다. 양질의 교육을 하고 학생들의 성적을 향상시켜 현재보다 많은 학생을 유치하고 이를 통해 보다 많은 예산을 지급받아 양적으로 질적으로 학교를 개선해 나가고자 하는 것이 교장의 책임이며 권한이다. 방문한 학교에서도 이 점이 강조되고 때로는 버겁지만 당연한 것이라는 인식을 가지고 있다.
학생 수가 감소를 하면 그것이 소문이 나서 가속도가 붙으면 교장직에서 내려오는 것뿐만 아니라 학교 폐쇄로 이어질 수 있고, 실제로 폐쇄된 학교도 있다고 하였다. 교장에 대한 교사 평가도 이루어진다. 학생 수 4명이면 교사 1명을 더 채용할 수 있는 금액이고, 거꾸로 교사 1명을 해고해야 하는 금액이기 때문에 학생 1명을 유치하는 것은 상당히 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있었다. (참고로 스웨덴의 경우 공립학교라고 하여도 모두 계약직이며 교장의 교원평가 결과에 따라 봉급이 달라진다.) 공립학교의 교사가 교장 평가에 따라 봉급이 달라지고, 계약직으로서 계약연장이 안 될 수 있다는 것은 우리나라 교사에게 상당히 충격적인 해외동향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배경 아래에는 학교 지원을 위한 바우처제도 그리고 교장에 대한 평가 및 책임부여 그리고 직장전환 및 재교육 지원제도(대학원 과정 무료 등), 실업 급여 등이 뒷받침되어져 있다. 그리고 방문했던 학교의 교직원들은 교장의 평가에 따라 교사의 봉급이 정해지지만 대부분 일정 이상의 금액이 지급되고 그 격차는 적기 때문에 크게 스트레스를 받고 있지 않다고 대답했다. 결과적으로 능력이 부족한 사람이 교장이 되려고 나서지 않으며, 능력이 있는 교사는 교장공모제에 도전하여 3∼40대에 교장이 되고 있었다. 교장뿐만 아니라 교사라도 그 능력이 인정되면 보다 더 좋은 조건으로 다른 학교 및 교육청 교육부 등으로부터 스카우트 될 수 있다. 교사경력이 짧거나 전혀 없어도 교장이 될 수 있지만 교장이 되고자 한다면 3년간 교장연수(준비) 과정을 밟아야 한다. 교장은 기업의 CEO와 같은 역할로서 모든 학교의 인사와 재정 등을 관장하며 그 책임을 짊어진다.
이러한 학교선택제가 있기 때문에, 학생을 1명이라도 더 입학 및 전학을 하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방문했던 스웨덴 공립학교에서 보았던 학교 식당과 그 메뉴 수준은 최고급 호텔 수준으로 급식을 체험했던 방문 교사들도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스웨덴에서는 초·중학교의 학교급식은 무상인데 이처럼 높은 수준으로 운영하는 이유를 방문한 학교에서 물었고 공통적으로 아래의 2가지를 말하였다. 첫째, 맛있고 양질의 음식을 먹어야 학생들이 건강하고 더 열심히 공부를 하게 되고 인성교육에도 좋다. 둘째, 학부모들의 학교선택 기준 중 하나가 학교급식이다.
ICT를 학교에 도입하는 이유도 이와 유사한 답변을 하였다. 즉, ICT를 활용함으로써 보다 양질의 교육이 가능하다. 둘째, ICT활용 학교교육을 통해 보다 학부모들에게 좋은 학교임을 어필 가능하고 실제로 어떻게 어느 정도 ICT를 활용하는지가 학교선택의 중요한 기준 중 하나이다. 심지어 연구학교를 추진하는 주된 이유도 (연구학교를 함으로써 예산이 더 배정되거나 교원의 인사점수 등의 혜택이 전혀 없음에도) 결국 보다 나은 교육과 이를 통한 학부모의 학교선택 확대였다.
이러한 연장선상에 평소에 학교의 모든 수업에 대해 공개할 준비가 되어 있고, 여기에 OECD 학업성취도 점수가 높은 한국에서 교사들이 방문하는 것이 학교의 홍보 등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학교 수업을 보여주었던 것으로 판단되었다. 국가교육과정에서 가장 중시되는 것은 상대방에 대한 존중과 대화이고 그 중심에는 인권이 있었다. 국가교육과정의 규범과 가치와 규정은 국가에서 학교 교사에게 하향식으로 의무로서 강조하는 것이지만, 학교선택제는 학부모가 자신의 학생이 다니는 학교를 선택 및 바꿀 수 있는 강력하며 실질적인 상향식 학교평가방식이라고 말할 수 있다. 그리고 양자 모두 교육정보화와 직·간접적으로 관련을 가지며 학교 교육 안에 반영되어 일상적으로 사용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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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에서는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고 다른 학생의 의견을 파악하며 서로 토론하는 것을 중시하며 이를 매개 및 촉진하는 수단으로서 ICT를 일상적으로 사용하고 있다. 예를 들어, 스웨덴의 공립학교에 입학을 하면 이메일이 주어지고 국어 수학 영어 등 주요 교과 등에서 구글문서 등 범용 클라우드 기능을 일상적으로 사용한다. 학생들이 자신의 노트북을 무상으로 지급받고 대부분의 수업에서 노트북을 단어 그대로 노트(공책)와 북(책)처럼 일상적으로 책상위에 놓여져 일상적으로 사용하고 있었다. 종이로 된 노트는 소지하고 사용되고 있지만 서책 교재는 거의 보이지 않았다. 모든 교재는 디지털화되어 있거나 온라인을 통해 배우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이로 인해 기존에 책들이 차 있던 사물함은 비어있고, 책가방은 노트북 가방이 되어 있었다.
특히, 국어에서의 ICT활용은 각별하였다. 자신의 생각은 교재와의 상호작용뿐만 아니라 교재를 매개로 한 다른 학생과의 상호작용 속에서 보다 사고가 활성화될 수 있음을 그리고 자신의 생각이 말과 글 등으로 표현하는 과정과 그 표현된 기록을 통해 생각이 더욱 다듬어지고 고도화됨을 잘 알고 있는 것으로 보였다. 예를 들어, 영어 철자와 단어를 습득할 때, 2인 1조로 퀴즈를 푸는 과제를 부여하거나, 영어 알파벳을 배울 때 음성파일과 구글문서를 활용하여 전체가 공유하면서 학습하는 과정은 ICT를 통해서 상호작용과 공유를 촉진하는 사례로서 방문한 학교수업에서 발견할 수 있었다. 특히, 스웨덴에서는 현재 솔렌투나시를 중심으로 WTL(Write to Learn)이라는 수업모델이 확산되고 있는데 이에 대해 간략히 소개하면 아래와 같다. 먼저 자신이 좋아하는 동화책을 여러 번 읽는 것부터 시작하여 이를 친구에게 설명하고 그 이야기를 재구성한 후 친구와 함께 글과 그림으로 표현하여 발표한 후, 온라인상으로 공개함으로써 반 친구뿐만 아니라 외국으로부터도 피드백(댓글)을 받는 ICT활용 국어수업이다([그림 4]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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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수업은 1∼2차시 혹은 1∼2명의 교사만으로 수행한 것이 아니며 이러한 활동에 대해서 교사와 교장뿐만 아니라 학부모의 이해와 지지가 없으면 불가능하다고 하였다. 특히, 학생들의 이야기 재구성과 발표 및 공유 그리고 코멘트 등을 위해서는 ICT가 큰 힘을 발휘하고 있었다. 스웨덴에서 방문했던 학교에는 ICT전담 직원이 1∼2명 배치되어 있었는데 이들은 단순한 보조 인력이 아닌 주요 행정직원으로서 필수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었다. 인스타그램 등의 범용 클라우드 서비스를 사용하기도 하지만 필요에 따라 직접 공유 소통기능이 있는 웹사이트를 구축해서 사용하고 있었다. 예를 들어 스웨덴에서 방문하였던 Åstaskolan(초중학교)는 아래의 6가지 웹사이트를 자체 제작하여 각 목적별로 사용 하고 있었다. 연간 유지비용은 각각 약 20만 원 정도로 부담이 되지 않는다고 하였다.

(1) http://talasomted.se/: 학생들의 스피치 동영상 공개·공유
(2) http://www.kunskapshubben.se/: 학교의 각종 동영상 총괄 공개·공유
(3) http://www.bibblis.se/: 학교 e-library 공개·공유
(4) http://mattenauterna.se/: 수학 관련 콘텐츠 공개·공유
(5) http://livsviktigt.mobi/: 시와 앱 공개·공유
(6) http://looper.se/: 수업연구를 위한 수업동영상 교사 간 공유

마지막으로 스마트기기 구입과 관리에 대해 알아본 정보를 소개하고 마무리하고자 한 다. 스마트기기 구입은 2가지 유형이 있었다. 4-5년 이상 연식이 지난 중고 스마트기기 (노트북)을 대량으로 구매하는 경우가 다수였고, 일부 글로벌기업의 지원을 받아서 스마트패드 등을 무상으로 구비하는 경우도 있었다. 학교에서 파손될 경우, 고의적인 것이 아 니라면 학교부담으로 수리 및 교체되었다. 그리고 가정에서 파손될 경우에는 이유를 불문하고 학부모 부담으로 수리 및 교체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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