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교육2019 겨울호 (237호)

유럽 교육의 신흥 강국
‘에스토니아’의 교육을 만나다

김현정 (한국교육과정평가원, 연구원)

에스토니아를 부르는 말은 ‘발트해의 호랑이’, ‘북유럽의 실리콘밸리’, ‘e-에스토니아’ 등이 다. 에스토니아는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KBS의 명견만리, EBS의 코딩 교육 프로그램 등에서 소개되어 접할 기회가 있었고, 보통은 발트 3국(에스토니아, 리투아니아, 라트비아)을 여행하면서 많이 방문하는 국가라 그리 낯선 나라는 아닐 수 있다.
에스토니아의 수도는 탈린으로, 보통 에스토니아를 방문하는 사람들은 수도인 탈린을 주로 방문한다. 에스토니아 인구는 72%가 에스토니아인이며, 22%는 러시아인, 6%가 기타로 이루어져 있다. 1,500여 개의 섬과 2,500여 개의 호수를 가지고 있는 아름다운 나라로 국토의 52% 정도가 숲으로 이루어져 있다. 면적은 45,227, 인구는 1300백만 정도의 나라로, 우리나라 남한 면적의 절반 정도의 좁은 면적과 경기도민 인구 정도의 작은 국가이다. 오랜 시간 동안 발트해를 둘러싼 지리적인 요인 등으로 스웨덴, 독일, 러시아 등 주변 강대국의 지배 하에 있던 국가이며, 1991년 소비에트 연방 붕괴로 비로소 이 국가는 자유를 찾았다.

이렇게 작은 나라 에스토니아는 디지털 강국으로 4차 산업혁명의 중심이 되면서 유명해 지기 시작했다. 현재 마이크로소프트사 소유인 인터넷 영상통화 솔루션 기업인 스카이프 (SKYPE)도 에스토니아에서 창업되었으며, 2003년 전자정부를 구축하고 세계 최초로 선거 에 전자투표를 도입한 나라도 에스토니아이다. 전 세계 국가 중 인터넷 속도 1위 국가이며, 세계 최초로 인터넷 접속권을 인권으로 포함시켜 전국을 무료 와이파이존으로 만들고, 5세 때부터 코딩교육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세계은행 디지털 국가 인덱스에서도 1위로 선 정된 디지털 강국이다.
에스토니아는 디지털 강국일 뿐만 아니라, 유럽에서 가장 학업성취도가 높은 나라이다. 2012부터 국제학업성취도(Programme for International Student Assessment, 이하 PISA)에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는데, 교육 강국으로 알려진 핀란드보다 우수한 성과를 보 이면서 많은 국가들이 이 작은 나라의 교육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이에 본고에서는 에스토니아가 우수한 학업 성취를 보이는 이유를 학교 교육에서 찾아보고 자 에스토니아를 직접 다녀왔던 방문기를 소개하려 한다. PISA 상위국으로 알려진 싱가포르, 캐나다, 핀란드, 일본 등이 비교적 많은 연구와 교육이 소개되어 있는 것에 비해 에스토니아 의 학교 교육은 아직은 외부적으로 알려진 것이 적기 때문이다.
에스토니아의 여름 방학을 피해 9월 학기가 시작한 직후 방문했다. 개학하자마자 정신이 없을 시기인데도 학교 방문은 별 어려움이 없었고, 학교에 외국인이 방문하는 것에 대해 교장선생님, 선생님, 학생 모두 어색해 하거나 불편해 하는 것 없이 학교의 일상이 진행되었다. 방문한 세 학교 중 한 학교에서 코딩 교육 관련 탐방을 나온 우리나라 지역교육청 소속팀을 만 날 수 있었다. 최근 우리나라를 비롯하여 많은 국가의 여러 팀들이 에스토니아를 방문한다고 한다. 보통 에스토니아를 방문하기 위해서는 핀란드 헬싱키를 경유하여 에스토니아 탈린으로 간다. 핀란드와 에스토니아는 비행기로 30분 정도 거리로 에스토니아 방문 때 핀에어를 이용하는 경우가 많다. 에스토니아인들은 핀란드어에 가까운 우랄어를 사용하기 때문에 대부분 핀란드어도 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국민의 대부분이 에스토니아어, 영어, 핀란드어, 러시아어 등의 다국어를 하는 경우가 일반적이라고 한다. 에스토니아의 학교 교육을 살펴보기 위해서 우선 기초적인 에스토니아 교육 학제를 이해할 필요가 있다. 에스토니아 학제는 우리나라와 같이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대학교로 나뉘지 않고, 취학 전 교육, 기초 교육, 그리고 후기 중등교육으로 구성된다. 기초 교육과정이 다시 초등교육과 전기 중등교육으로 나 뉘며, 17세 또는 기초 교육과정 이수까지가 의무교육이다. 후기 중등교육은 고등교육 진학을 목표로 하는 일반 후기 중등교육과 직업 후기 중등교육으로 나뉜다.

에스토니아는 초·중등 교육의 연계를 통해 교육의 책무성을 강화하고 있다. 1~9학년까 지 단일 기초 교육으로 이어지는데, 하나의 연속된 학제 속에서 초등학교와 중학교 과정이 동일 학교 내에서 단일 시스템으로 운영될 뿐만 아니라, 기초 교육 이수자의 43%가 동일 학교(고등학교)에서 후기 중등교육과정을 밟는 등 교육의 연속성이 높다. 따라서 교사들은 학생들을 수년에 걸쳐 가르치기 때문에 학생들 각자의 강점을 파악하고 적절한 피드백과 평가 를 제공하기에 용이하다. 후기 중등교육과정은 의무교육 사항이 아니지만 대부분 학생이 해 당 과정에 진학한다. 내가 방문했던 세 학교 중 두 학교가 우리나라의 유치원, 초등학교, 중 학교가 함께 있는 기초 학교(Basic school)였으며, 한 학교는 고등학교까지 함께 있는 종합 학교(Gymnasium)였다.

탈린 외각에 위치한 ‘Peetri Kool’ 학교 방문

페트리 학교 구성원 소개와 모니터 시간표 안내

페트리 학교는 2009년에 학생 111명, 교사 14명으로 개교하여 2018년 기준으로 학생 811명이 재학, 교사 70명이 재직 중이다. 유치원부터 중학교까지 운영되는 기초 학교로 교복 착용이 의무이다. 학교장은 학 생들의 공부에 대한 동기 부여와 자기주도적 학습 능력 배양을 중요시하여 교육한다고 설명하였다.
에스토니아의 학교를 방문하면 오른쪽 사진과 같이 학생들의 시간표와 일정표를 확인할 수 있는 대형 모니터를 쉽게 찾을 수 있다.

이 학교는 ‘학생의 성장을 보여주는 포트폴리오 평가’가 돋보였다. 학생들에게는 1학년부터 9학년까지 누적되는 포트폴리오 평가가 진행되며, 이러한 평가방식은 학생들의 성장을 확인 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6학년까지는 점수를 부여하지 않으며, 9학년까지는 배운 내용에 대 한 피드백 내용을 교사들이 포트폴리오 형식으로 제공한다. 학생들도 자기 평가를 하도록 하고 있는데, 물고기 양식을 활용하여 학생 스스로 자기 평가를 통해 무엇을 성공했고 무엇을 잘하여 어떻게 발전할 수 있는지 긍정적인 면을 중심으로 자기 평가지를 작성하게 한다. 저 학년 학생들은 잘한 부분에 색칠하도록 하고 고학년 학생들은 잘한 부분을 직접 평가하도록 한다. 친구들에 대한 동료평가도 함께 실시하는데, 이를 통해 다른 사람과의 차이를 인식하고 친구들과 협력하는 것의 중요성을 지도한다. 학부모도 자녀를 평가하도록 하며, 이를 통 해 가정과 학교의 협력을 실천하고 있다. 학생들은 이 과정을 통해 내가 누구인가를 배우며 자신의 장점을 파악하고 실수를 두려워하지 않는 학생으로 자랄 수 있는 자신감을 얻게 된다.

교육의 도시 타르투에 위치한 ‘Tartu Hansa Kool ’ 학교 방문

타르투 한자 학교는 학년당 4개 학급, 학급당 24명으로 구성된 학교로 유치원부터 중학교 까지 운영되는 기초 학교이다. 건물 외관이 매우 낡은 것과 달리 학교 내 시설은 현대식 시설 로 다양한 스마트 기기를 활용한 수업이 진행되고 있었는데, 학생참여 수업이 특화되어 있어 다양한 학생 활동 수업이 이루어지고 있었다.
타르투 한자 학교의 교장은 학생 중심 활동을 실현하고자 아이슬란드, 리히텐슈타인, 노르 웨이 교부금(Iceland Liechtenstein Norway grants, www.eeagrants.org)의 재정 지원을 받아 수학, 과학 교과실을 만들고 학생 중심 수업을 실천하고 있었다. 수학, 과학 전용 교과실 은 중앙에 쇼파와 테이블 등이 자유롭게 있는 활동룸을 중심으로 ‘ㄷ’자로 둘러 있으며, 무빙 도어를 통해 활동룸과 모든 교실이 연계될 수 있는 구조로 되어 있었다. 교실과 활동룸 곳곳 에는 큰 텔레비전이 달려 있는데 수업 중간 퀴즈 풀기 등에 활용되고 있었으며, 교실 전체 벽 은 흰색 칠판으로 되어 있어서 교사가 어느 곳에서도 설명이 가능한 구조였다.

활동룸과 교실을 연계하여 진행 중인 수학 수업

수업을 참관했던 날에도 수업을 듣던 학생들이 수업 중 자유롭게 선생님이 내준 퀴즈를 풀 기 위해 활동룸으로 흩어져 수학 문제를 푸는 것을 볼 수 있었다. 모든 반이 함께 참여하는 수업도 진행하는데, 1~6학년까지는 4개 반에서 학습이 부진한 학생들을 2명씩 빼서 8명을 위한 수업을 동시에 진행한다. 7~9학년에서는 상위권 학생들도 분리하고, 학습이 부진한 학 생들도 분리하여 4개반이 6개반으로 수업이 진행되어 학생들을 위한 맞춤형 수업이 이루어 지고 있었다.
교과 대표 교사들은 교사들과의 협력을 통해 한 학년의 수업 진행과 수업 방식 등을 정한 다. 교사들의 임명권이 교장에게 있고 학교장의 학교 운영 방침과 교육과정 운영을 지지하는 교사들로 구성되므로, 이 학교만의 수업 방식을 진행하는 것이 가능하다. 교사들은 학생 활 동 위주의 수업을 진행하는 이유로 수업하는 과목을 무엇을 위해 배우는 지 알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며, 그것이 교육과정의 취지라고 설명하였다. 교육과정에서 의사소통 역량과 수학, 과 학 역량을 중요시하므로, 현장의 수학, 과학의 수업도 교육과정의 취지를 살려 학생 활동 중 심의 의사소통이 활발한 수업으로 진행된다고 한다.

디지털 역량, 기업가적 역량 우수학교 ‘ Tallinn No.21 Kool’ 학교 방문

탈린 21번 학교는 이 학교가 소비에트 연방의 학교 였던 것을 보여주는, 지역에 번호를 붙이는 형식의 이름을 가지고 있는 학교이다. 에스토니아 수도인 탈린 에 위치해 있는 종합학교로, 초·중·고가 모두 있는 학교이다. 2016년 디지털 소양 부분과 2017년 기업 가적 역량에서 우수학교로 선정되었다. 탈린에서 유 명한 학교로 해외탐방팀이 많이 있었는데, 우리나라 의 지역교육청 팀도 만날 수 있었다.
2011년 개정된 에스토니아의 국가 교육과정에서는 컴퓨터 관련 교과가 필수 과목이 아니지만, 학교에 따라 학교장의 재량으로 다양한 컴퓨터 교 육이 이루어지고 있다. 이 학교에서는 로봇학 과목이 개설되어 수학, 과학 등 다른 교과와 연계하여 수업이 진행되고 있었다. 학교교육에서 디지털 소양을 중시하여 수업을 맡지 않고 IT 와 관련된 도움만 주는 교사도 있다. 교과 교육에서 디지탈 역량을 다양하게 접목하려고 노력 중인 에스토니아 학교 상황을 잘 알 수 있다.

탈린 21번 학교는 이 학교가 소비에트 연방의 학교 였던 것을 보여주는, 지역에 번호를 붙이는 형식의 이 름을 가지고 있는 학교이다. 에스토니아 수도인 탈린 에 위치해 있는 종합학교로, 초·중·고가 모두 있는 학교이다.

2016년 디지털 소양 부분과 2017년 기업 가적 역량에서 우수학교로 선정되었다. 탈린에서 유 명한 학교로 해외탐방팀이 많이 있었는데, 우리나라 의 지역교육청 팀도 만날 수 있었다.
2011년 개정된 에스토니아의 국가 교육과정에서는 컴퓨터 관련 교과가 필수 과목이 아니지만, 학교에 따라 학교장의 재량으로 다양한 컴퓨터 교 육이 이루어지고 있다. 이 학교에서는 로봇학 과목이 개설되어 수학, 과학 등 다른 교과와 연계하여 수업이 진행되고 있었다. 학교교육에서 디지털 소양을 중시하여 수업을 맡지 않고 IT 와 관련된 도움만 주는 교사도 있다. 교과 교육에서 디지탈 역량을 다양하게 접목하려고 노력 중인 에스토니아 학교 상황을 잘 알 수 있다.

그 외 언어를 배우는 수업에서도 카드와 어플리케이션을 활용하는 다양한 수업이 이루어 지고 있었다. 우리나라에서도 많이 사용하는 ‘Kahoot!’과 같은 디지털 학습도구도 사용하는 것을 확인 할 수 있었다.
에스토니아에서 방문한 학교들은 한국에 교환학생으로 와 있는 에스토니아인 유학생을 통해 교장선생님께 이메일을 보내 학교 방문 을 허락받은 경우도 있었고, 에스토니아에서 PISA시험을 담당하는 기관의 도움으로 학교 방문을 허락받은 경우도 있었다. 에스토니아 에서는 교장선생님을 시에서 선정하며, 학교 장이 자신의 학교 경영 이념과 맞는 교사들을 뽑아 학교를 운영하기 때문에 학교마다 색깔 에 맞는 학생 중심 수업을 운영하고 있었다. 학 교 구성원 모두 외국인의 학교 방문에 동요되지 않고 자연스럽게 수업을 진행하였으며, 처 음 보는 내게 밝은 얼굴로 인사를 하는 것이 매우 인상적 이었다.
에스토니아가 우리나라와 다른 점은 유럽의 많은 학교들이 그러하듯 학습 부진 학생들에 대한 관리를 통해 다음 학년으로 진급을 하지 못하는 학생들이 있으며, 졸업 시험을 통과해 야 기초 학교와 중등학교를 졸업할 수 있고, 대학 진학도 가능하다. 과목별로 미흡 또는 매 우 미흡을 받은 학생들에게 보충 수업을 제공하고, 3과목 이상에서 미흡 또는 매우 미흡을 받은 학생들은 진급을 하지 못한다. 더불어 에스토니아에서 만난 교사들에게 국제학업성취도 평가에서 우수한 이유를 물어본 결과, 부진학생들에 대한 지속적인 관리와 지원이라고 했다.
에스토니아에서는 학교별로 스마트 수업이 가능한 기반을 갖추고 있었으며, 방문한 학교마다 탭이나 디지털 기기들을 수업에 활용하는 것을 쉽게 확인할 수 있었다. 4차 산업 혁명 시 대를 대비하는 수업과 특색 있는 다양한 학생 중심 활동이 이루어지고 있었다. 이와 더불어 학습 부진 학생들의 철저한 보충 수업과 유급, 학교급별 졸업 시험 등을 통해 학력을 점검하는 것이 동시에 이루어지고 있었다. 최소 중학교까지 한 학교를 다니며, 일부는 고등학교까지 도 한 학교를 다니며 교육이 연계되는 것은 매우 인상적이었으며, 이 기간 동안 누적되어 관리되는 학생들의 포트톨리오식 평가집도 학생들의 강점을 살리고 과목별 향상을 보여주는 평 가 방식으로 판단되었다. 올해 12월 초 PISA 2018의 결과가 발표된다. 우리나라의 결과와 함께 에스토니아의 결과도 함께 살펴보길 바란다.

「본고는 작년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의 보고서 ‘PISA 2015 상위국 성취 특성 및 교육맥락변인 과의 구조적 관계 분석(2018)’의 에스토니아 교육 관련 부분 원고를 바탕으로 재구성하였음.」

참고문헌
교육부(2016). OECD 학업성취도 국제 비교연구(PISA 2015) 결과 발표. 교육부 보도자료(2016. 12. 6.).
조성민, 김현정, 이소연, 구남욱, 이인화(2018). PISA 2015 상위국 성취 특성 및 교육맥락변인과의 구조적 관계 분석(연구보고 RRE 2018-2). 한국교육과정평가원.
OECD (2016). “Estonia: Overview of the education system.” OECD Education GPS. Retrieved 23, May, 2018, from http://gpseducation.oecd.org/Content/MapOfEducationSystem/EST/EST_2011_EN.pd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