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과교육2021 가을호(244호)

[초등]지구를 구하는
생태전환교육 전략5 실천하기

김경미(서울대치초등학교, 교사)

코로나19로 원격수업을 위해 열심히 배우고 실천하던 작년 말, ‘생태전환교육’이라는 단어를 처음 들었다. 한동안 ‘생태’라는 말조차 신조어인 것처럼 멀게 느껴졌지만 조금씩 배우고 알아가면서, ‘생태전환교육’은 내가 모르고 있던 것, 알고도 잊고 지낸 것, 알지만 거부하고 싶었던 것들로 있었을 뿐 우리 주변에 늘 함께 있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 학교 텃밭도 아이들과 함께 가꾸고, 영어 교과서에 등장한 Earth Hour 와 3R(Reduce, Reuse, Recycling)을 지도하며 아이들과 함께 알아보고 실천했던 경험들이 뒤늦게 떠오르기도 했다. 생태전환교육에 대해 본격적으로 공부하며 실천하게 된 계기는 본교의 서울특별시교육청 지정 연구학교 선정 덕분이다. 생태전환교육을 잘 알고 시작한 도전이 아니었기에 연구교사들과 함께 배우고 알아가며 작은 실천부터 실행해 보고자 마음을 다졌었다. 생태전환교육을 실천하며 조금씩 천천히 생태시민으로 성장하고 있는 나의 이야기를 서울특별시교육청의 ‘지구를 구하는 생태전환교육 5 -배우고, 느끼고, 행하고, 나누고, 말하고’의 단계에 따라 함께 나누어보려고 한다.

<생태전환교육 관련 도서 >

가장 먼저 생태전환교육을 접한 통로는 서울특별시교육청의 ‘생태전환교육중장기(2020 ~2024)발전 계획’과 ‘2020 생태전환교육 추진 계획’이었다. 새롭고도 경이로운 세계의 문을 열고는 부족한 부분을 해소하기 위해 관련된 책, 신문 기사, 방송, 연수 등을 통해 무지에 대한 갈증을 해소하고자 참 많이 노력했다. 이런 시기에 큰 힘이 되어준 것이 독서와 연수, 연구교사들의 자료 나눔과 상호 격려였다. 이제는 새로운 지식들이 차곡차곡 쌓이고 흡수되면서 생태전환교육에 대한 이해의 기반은 어느 정도 탄탄해지고 있음이 조금씩 느껴진다.
책을 읽고 연수를 들으며 느낀 것은 생태전환교육에 대해 가장 중립적인 입장에서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해 주고 있는 것은 서울특별시교육청의 정책 자료라는 것이다. 어찌 보면 당연한 이야기이겠지만, 내가 하는 생태전환교육의 방향이 맞는지 확인하고 싶을 때는 꼭 서울특별시교육청의 자료 두 가지(생태전환교육 중장기(2020~2024)발전 계획, 2021 생태전환교육 기본 계획)를 몇 번이고 다시 읽어볼 것을 추천한다.

4학년 담임이었던 2020년 말, 생태전환교육과 관련하여 활동한 수업을 기억한다. 이미 많은 선생님들이 이렇게 자연스럽게 생태전환교육을 수업에 녹여내고 있을 것이다.

『주제 글쓰기』

하나는 평소에 우리가 많이 하는 주제 글쓰기이다. 줌 수업에서 눈을 감고 주제 글쓰기를 위한 막대를 뽑았는데, 뽑혀 나온 주제는 바로 ‘지구를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인가요?’였다. ‘나도 이렇게 모르는데 아이들은 어떨까? 어떻게 이런 주제가 딱 이 시기에 뽑혔을까?’ 놀랍고 신기한 장면에 나도 모르게 아이들의 글이 기다려졌고, 주제 글쓰기 공책 검사를 하던 나는 너무 깜짝 놀랐다. 아이들은 이미 지구를 위해 스스로 할 수 있는 일을 많이 알고 있었다.

『자신의 미래 모습 발표하기』

또 4학년 2학기 국어 6단원 본받고 싶은 인물을 찾아봐요 9~10 차시 ‘자신의 미래 모습 발표하기’ 시간에는 20년 뒤에 자신이 어떤 시대 상황에 있을지 상상해 보고, 미래에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이루어 가는 과정을 상상하여 4단계(미래의 시대 상황, 내가 겪을 어려움, 어려움을 이겨 내는 방법, 내가 이루어 낸 일)에 걸쳐 생 각해 보았다.
코로나19의 상황을 보내고 있는 아이들은 대부분 또 다른 바이러스가 나온다든지, 더 심한 전염병이 나올 수 있어 본인이 백신을 개발한다든지, 다른 바이러스의 출현을 막는 과학자가 되고 싶다는 등 의 발표를 했다. 아이들의 발표와 맞추어 나도 자연스럽게 기후 변화와 관련된 이야기, 우리가 앞으로 해야 할 일 등의 내용으로 아이들과 수업을 이끌어 나갔다. 그러던 중 딱 한 아이가 자신은 미래에 우주를 여행하기 위해 발명을 할 거라는 내용을 발표했다. 그 순간 난 머리를 한 대 맞은 것 같았다. 코로나 이전이라면 우주 개발, 우주 여행 등 첨단 과학으로 가득한 미래를 상상하는 아이들이 더 많았을텐데 아이들도 나도 코로나, 기후 변화 등에 순간 너무 몰입한 듯한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다. 이 수업 이후, 생태전환교육은 교사와 학생의 이해뿐만 아니라 균형잡힌 시각으로 진행해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되었다.

올해는 5학년 과학 교과 전담을 맡고 있다. 한 학급의 학생들은 두 그룹으로 나뉘어 등교하며, 과학 1시간은 대면수업, 2시간은 e학습터 콘텐츠 영상을 제작하여 진행하였다. 일주일에 한 번의 대면 과학 수업이 진행되기에 학생들을 만나는 시간에는 최대한 실험의 기회를 많이 주고자 하였다. 5학년은 4월부터 한 달에 한 번 진행되는 전교생 계기교육과 5월부터 운영하는 생태전환교육 관련 주제의 학급별 동아리 활동을 통해 기후변화에 대한 이해를 다져나가고 있었다. 이를 바탕으로 각 반에서 학기 초에 아이들과의 토의토론을 통해 급식 교실 배식 등에서 불가피하게 공용 물품을 사용하게 될 경우에는 환경을 위해 매번 비닐장갑을 사용하는 대신 사용 전후에 손을 깨끗하게 씻거나 손소독제를 사용하기로 약속하고 실천하고 있었다. 또한, 5월은 온라인콘텐츠 선도학교와 관련하여 5학년을 중심으로 크롬북을 활용한 수업이 막 시작되는 시점이기도 했다. 이러한 상황 속에 내가 과학 교과 전담교사로서 생태전환교육을 위해 실천한 수업은 다음과 같다.

『지구가 단열이 잘 된다면?』

5학년 1학기 과학 2단원 ‘온도와 열’을 1주일에 1차시씩 수업하다보니 어느덧 5월이 되었다. 10~11차시의 ‘단열 이 잘되는 집 만들기’는 직접 만들 수도 있지만, 환경교육 포털의 교육자료 ‘지구의 온도가 계속 올라가면 어떻게 될 까요?’를 활용하여 크롬북으로 진행하는 수업으로 재구성했다. 학생들이 1인 1크롬북을 가지고 수업하기에 먼저, 디지털 교과서를 활용하여 단열의 의미를 떠올리고, 단열이 잘 되는 집을 만드는 목적과 단열이 잘되는 집의 좋은 점을 간단하게 이야기 나누어 보았다.

<수업주요 흐름>1

그 뒤 자체 제작한 구글 사이트2를 안내하여 본격적으로 우리가 사는 지구가 단열이 잘 된다면 어떻게 될지 상상해 보고, 지구의 온도가 1℃씩 높아질 때 발생하는 일을 살펴보았다. 이때 환경교육포털 교육 자료3와 환경부 그림 자료 4를 사용했다. 아이들은 자료를 살펴보며 지구의 온도가 6℃가 오르면 모든 생물의 대멸종이 시작된다는 것에도 놀랐지만, 단 1℃만 올라도 기후 변화로 인한 사망자 수가 30만 명이 되는 등의 여러 문제가 있다는 것에 더욱 놀란 반응을 보여주었다. 마지막 활동으로 구글 설문으로 ‘지구가 단열이 되면 안 되는 이유’와 함께 ‘지구의 미래를 위해 내가 알아보고 싶은 내용’을 제출하게 하였다. 설문을 통해 확인한 내용은 다음과 같으며, 아이들의 궁금증은 다음을 준비하는 훌륭한 피드백이 되었다.

『생물 다양성 지킴이』

5학년 1학기 과학 5단원은 ‘다양한 생물과 우리 생활’로 단원 전체가 생태전환교육과 어울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5단원은 학생들이 직접 조사해야 하는 내용이 많고, 교과서 삽화나 준비물에도 스마트 기기가 명시되어 있다. 이에 크롬북을 활용하여 수업을 진행하면서, 구글 슬라이드 작성을 통한 모둠 협업이 가능하도록 하는 것을 최종 목표로 삼았다. 또한 코로나 상황에서 학생들이 모둠 활동을 거의 못하고 있는 것에 따른 아쉬움을 대신할 수 있도록. 차시마다 하나씩 기능을 확장하여 조사한 내용을 정리하고 발표하는 시간을 가졌으며, 수업 방법 등을 중심으로 재구성한 단원 지도 내용은 다음과 같다.

이 중 1차시는 세계 생물다양성의 날(5월 22일) 계기교육을 한 다음 주에 이루어진 수업으로 본교 연구교사의 관내 수업나눔 및 자율장학 기간 중 진행된 공개수업이기도 하다. 먼저, 세계 생물다양성의 날을 떠올리며, 우리 주변에서 볼 수 있는 생물을 땅, 하늘, 물속, 화단 등으로 나누어 떠올려보았다. 아이들은 이 준비단계부터도 까치, 지렁이, 꽃, 나비 등 등굣길에 본 다양한 생물들을 끊임없이 말해주었다. 다음으로 크롬북으로 디지털 교과서에 접속하여 그림에서 다양한 생물을 찾아보고, 디지털 교과서의 기능을 활용하여 ‘생물 분류 놀이하기’를 각자 하도록 하였다. 그 뒤, 국립생물자원관-한반도의 생물다양성 누리집을 방문하여 ‘생물다양성 백과사전’으로 다양한 생물을 검색하고, 검색한 내용은 패들렛에 작성하여 친구들과 조사한 내용을 나눌 수 있도록 하였다. 세계 생물다양성의 날 교육과 1차시 수업은 5단원 수업이 진행되는 내내 학생들의 관심과 흥미를 이끄는 데 큰 밑바탕이 되었다. 아이들과 1학기를 마무리하며 과학 수업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수업과 그 이유를 묻는 설문에 5단원을 선택한 학생들도 많았는데 나와 아이들의 마음이 같다는 것이 느껴져 뿌듯했다.

『계기교육』

올해 창의적 체험활동의 자율활동 영역 중 창의주제활동-학교특색활동으로 생태전환교육을 전학년 10시간씩 계획하였다. 이는 연구학교의 창체-SDGs 연계 프로그램 중 하나로 생태전환교육 교원학습공동체에 서 공동 연구한 내용을 바탕으로 한 것이다. 매달 환경 관련 다양한 기념일 계기교육 자료를 실천 중심 프로그램으로 적용할 수 있도록 구성하여 전교에 생방송으로 진행하고 있다. 생방송 시간에 교과 시간 등 학급의 다른 수업과 겹칠 경우, 녹화 동영상으로 각 학급에서 생태전환교육을 진행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있다.
첫 주제인 ‘우리가 사는 여기, 지구’는 연구교사 중 한 분이 지구의 아름다운 모습을 안내해 주는 다양한 영상으로 구성하여 아이들이 우리가 사는 지구는 아름다운 곳임을 살펴보는 시간이 되었다. 두 번째 주제 부터는 내가 담당하면서 준비 및 생방송 진행을 하고 있다. 계기교육의 생방송 및 녹화방송 등은 마침 방송실 현대화 공사가 완료되어서 가능하게 되었는데, 늘 미리 준비하고 연구팀원들에게 내용에 대한 피드백을 받기 때문에 더 알차게 준비할 수 있었다. 계기교육 방송과 함께 수업 안내 자료도 함께 준비하여 선생님들께 안내하고 있으며, 1학기에는 아래와 같이 다섯 번의 수업이 진행되었고, 2학기에도 다섯 번의 수업이 더 진행될 예정이다.

이 중 5월에 진행한 ‘나는 너와 오래오래 함께 하고 싶어’라는 주제는 지구에 나와 함께 살고 있는 ‘너’는 누구인지 호기심을 갖고, 다양한 생물을 사진과 환경부에서 제작한 ‘자연에 답이 있다’ 동영상을 통해 멸종 위기종 야생생물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또한 세계 생물다양성의 날을 소개하며, 국립낙동강생물자원관에서 제작한 ‘생물다양성’ 동영상을 통해 생물다양성의 중요성에 대해 생각해 보았다. 이 과정을 통해 자연스럽게 ‘나이스(나부터 이해하고 스스로 실천해요) 프로젝트’를 안내하며, 도서실에 들어온 다양한 새 책과 초록 독서를 위한 생태코너를 소개할 수 있었다. 그리고 환경부에서 제작한 ‘투명 페트병에 대해 얼마나 알고있니?’ 동영상을 통해 우리나라 페트병의 현실, 페트병 제조, 올바른 분리배출 방법, 페트병 재활용 등에 대해 살펴보았다. 이어 플라스틱 방앗간을 소개하고 플라스틱 분리수거 표시를 확인하는 방법과 함께 행사 안내를 해주며 자발적인 실천과 참여를 독려하였다. 전교생을 대상으로 하기에 주로 기본적인 내용을 다루고, 방송 후 학년군별로 추천 활동을 안내 자료와 함께 전 달하면 각 학급 실정에 맞추어 활용했다. 이러한 계기 교육은 각 학교 상황에 맞추어 교과와 연계할 수도 있고, 각 학년별 수준에 맞추어 변형하여 더 깊이 다루거나 실천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내가 실천하고 있는 일은 어찌보면 누구나 할 수 있고, 하고 있는 일일 것이다. 독서를 하고, 수업을 하고, 연구교사들과 함께 실천할 수 있는 일을 안내하는 것 외에도 강남서초교육지원청의 ‘너나들이 생동프렌즈’ 위원 겸 서울특별시교육청의 ‘교사행동 365’의 일원이 되어 일상생활에서도 작은 일부터 실천하고 있다. 생동프렌즈 활동으로 관내 요청 학교에 컨설팅을 하면서 느낀 점은 생태전환교육을 통해 생태시민이 되어가는 것은 꼭 ‘트레버’ 같다는 것이다. 우리가 교육을 한다는 것은 단 한 명의 열정적인 환경주의자를 기르는 것이 아니라 일상에서 소소하게 실천하는 생태시민이 많아지도록 하는 것이 목표가 아닐까?
나는 감사하게도 좋은 강의를 많이 들을 수 있었고, 함께 고민하며 나눌 수 있는 동료 교사도 많이 있다. 지속가능발전을 위하여 해야할 일, 하고 싶은 일이 많지만, 조급하게 생각하지 않고 하나씩 하나씩 실천해 나가려 한다. 생태전환교육을 통해 생태 시민이 되는 것은 학생뿐만 아니라, 교사와 학부모, 지역사회 등 모든 교육공동체가 미래 지구를 위해 마땅히 해야 할 일이다.

  1. 생동감은 연구학교 주제(생동감 프로그램으로 미래를 이끄는 생태 시민으로 성장하기)에 따른 단계
  2. bit.ly/3i0HuXC
  3. 환경교육포털-교육자료-지구의 온도가 계속 올라가면 어떻게 될까요?
  4. 환경부-홍보자료-그림자료-나우가 알려주는 기후변화 시나리오(http://www.me.go.kr/home/web/board/read.do?menuId=10392&boardMasterId=713&boardCategoryId=&boardId=10581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