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마당2018 여름호 (231호)

학교보안관의 하루

김동영 서울마장초등학교 학교보안관

 우리 학교는 인근 축산물 시장과 주변에 산만하게 들어선 상가들로 인하여 다소 삭막한 환경 속에 위치하고 있다. 또한 마장역이 가까이에 있어서 교통량이 많고 소음과 공해가 늘 발생되는 지역이기도 하다.
매일 아침 출근과 동시에 학생들의 등굣길을 점검하고 교문 주변과 취약지역을 살펴본다. 밤새 버려진 쓰레기와 보안 장애물들을 제거한 후 교통안전지도에 나선다. 도로에는 차량이 질주하고 학생들은 일반인들과 뒤섞여 보행을 한다. 학생들은 횡단보도를 건너 등교를 하게 되므로 나는 연신 호루라기를 불며 횡단보도 앞에서 교통지도를 한다. 등교 시간은 외부인의 출입통제와 함께 교통지도를 해야 하므로 잠시라도 긴장을 놓을 수가 없다. 차량이 뿜어대는 매연 속에서 등교지도를 마치고 나면 목이 따갑고 긴장 뒤 피로감이 몰려온다.
등교 시간이 지나면 지각·조퇴 학생 관리, 학부모와 학교 행사 관련 출입자 관리, 다양한 방문 외래인과 만나며 출입 통제를 한다. 다양한 방문 목적을 가진 외부인을 통제하다보니 잠시 화장실에 가면서도 출입문을 응시하는 습관이 생겼다.
학생들의 하교 시간 역시 안전에 집중해야 한다. 특히 이때는 외부인의 방문이 많기 때문에 방문증 교부, 방문 기록 작성, 신분증 확인 등 철저한 출입 절차에 대한 업무가 많아진다. 학교보안관이 되기 전 법무부 소속 공무원으로 30여 년간 재직하며 익힌 촉각을 곤두세워 불손한 의도를 가진 외부인이 아닌지 확인하며 만일에라도 발생할 수 있는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
등하교 시간 외 지정된 시간에는 학교 취약 지역을 순찰하며 외부인에 의한 위해 행위, 학생 간 폭력 예방을 위한 감시를 한다. 이 역시 중요한 업무로 게을리할 수 없다. 학교 밖에 학생 보행에 위해를 주는 불법주차, 노점상 등의 환경에 대해서도 계도하거나 필요 시 관계 기관에 협조 요청을 하는 등 학생 안전을 최우선으로 적극적인 순찰을 한다.  또한 학교 안팎을 순찰하며 학생들의 학교폭력과 일탈행위 발생을 예방한다. 매일 마주치는 많은 학생들 중 평소 관찰해 온 부적응 학생의 행동을 감시함은 물론 정감 있는 관심 표명을 하며 유사 상황이 발생하지 않도록 한다.
우리 학교의 경우 방문 출입차량이 중학교와 같은 출입 통로와 공동 주차장을 사용하고 있어 보다 철저한 출입통제 조치가 필요하다. 초·중학교의 출입차량을 통제하다 보면 출입차량이 많은 것은 물론 절차 이행 중 출입자 간 갈등의 소지가 있다. 안전한 출입관리와 함께 사소한 갈등과 민원이 발생하지 않도록 최대한 공정하고 친절한 응대 자세로 임한다.
학교보안관으로서 일상이 반복되는 것 같지만 학생 안전을 위한 사명감과 보람으로 하루하루를 임하고 있다. 평생 구치소와 교도소를 감독하는 일이 나의 일이었지만 나의 경륜을 통해 학교를 지키는 일을 잘 하기 위해 나의 다짐을 정리해 본다.

나는 시골에서 자라면서 어릴 적 꿈이 교사였다. 그 뜻을 이루지 못하고 공무원으로 출발하여 사회로부터 일탈한 범죄자를 보호하고 교정과 교화를 반평생 해오다 정년퇴직한 평범한 시민이다. 지금 내가 하고 있는 학교보안관 일은 어쩌면 사람을 지켜보며 관리한다는 동질성도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개인적으로 퇴직 후 인생 2막을 시작하면서 어릴 적 나의 꿈과 가까이서 일을 하고 있다는 것이 참으로 행복하고 큰 영광이라고 생각한다. 초등학교에서의 학교보안관 생활도 정년을 앞두고 있지만, 후회없이 그뜻이 실현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는 자세로 오늘도 힘찬 발걸음을 내딛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