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획2020 여름호 (239호)

[학교사례 1]서울청덕초
교사와 학생의 동반 성장을
지원하는 더불어교사제

 김경민 명예기자

국가수준학업성취도 평가 결과 기초학력 미달 비율의 증가하자 국가 차원에서 기초학력 향상에 대한 요구가 커졌고, 초등학교에서부터 기초학력에 집중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대두되었다. 2018년부터 학생 맞춤형 기초학력보장 지원을 위해 더불어교사제를 운영해온 서울청덕초등학교에 다녀왔다.

더불어교사제?

더불어교사제는 1수업 2교사제(정규교 사 2명) 운영을 통한 학생 개별 맞춤 지원 및 기초학습부진 예방을 목적으로 한다. 학생 맞춤형 교육을 위한 협력적 수업 모 델 개발, 초등학교 1, 2학년의 국어, 수학 수업 시간 중 학생 개별 맞춤 지원을 위한 것이다. 수업자료 제작, 학생 관찰일지 작성, 담임 및 동학년 교사와 수업 협의 등을 통하여 국어, 수학 교과의 협력수업을 진행한다.

교육공동체 구성원의 공감형성으로 시작하기

2018년 처음 더불어교사제가 시작될 때 에는 대부분의 학교에서 더불어교사를 선 정하는 것이 자체가 가장 큰 문제였다. 자 발적으로 더불어 교사를 희망하시는 분이 있으면 좋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는 동학년과의 문제, 운영의 문제, 시수 배분 등 의 갈등이 지속적으로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서울청덕초등학교에서는 실시 첫 해, 2 학년 담임교사들과 운영의 목적과 취지에 대한 공유를 우선시 하였다. 배움이 느린 학생의 개별 맞춤 지원을 통해 기초 학습 보장 및 학습 부진을 예방하는 목적에 합 의하고, 놀이하듯 재미있는 수업 혁신 지 원 방안에 대해 공감대를 형성하였다. 다 음으로 ‘누가 더불어교사를 맡을 것인가’가 큰 부담이 되었지만 다행히 더불어교사를 지원한 교사가 있어 원활하게 진행될 수 있었다.
더불어교사가 지도할 교과 선정을 위해서 3월 학습 진단검사의 결과를 확인하였을 때, 특히 국어 교과에서 학생 간의 편차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국어 말하기·듣기·읽기·쓰기에 대한 학생 맞춤 교육이 필요하다는 합의를 통하여 더불어교사의 지도 교과 가 선정되었다. 3월 첫 2주는 더불어교사의 각 반 수업 참관으로 담임교사 및 학생 간의 공감대 형성, 각 반 수업 분위기, 규칙을 살펴보는 기간으로 운영하였다.
더불어교사제 운영 두번째 해에도 2학년의 학습 진단검사 결과 국어교과의 학생 간 편차가 컸고 이전 해와 같은 교사가 더불어교사 담당을 희망하였다. 2018, 2019년 2학년 대상으로 국어교과의 더불어 교사제를 운영하게 된 것이다.

협의시간의 중요성

2학년 3학급, 학급당 평균 25명의 학생을 대상으로 국어 수업시간을 다음과 같이 구성하였다.

협의시간은 더불어교사와 담임교사가 함께 다음 한 주간의 국어 수업 내용, 방법, 통합 교과와의 재구성 등을 협의하는 시간이었다. 2학년 담임교사와 더불어교사가 협의시간을 통하여 다음 한 주의 국어 5시간 수업에 대한 아이디어를 공유하고 다음 수업을 구상하였다. 그리고 더불어교사와 담임교사가 수업 시간 내의 역 할을 분담하고, 학습지원학생들을 위한 피드백을 계획하였다. 이렇게 동등한 교사로 수업을 할 수 있도록 협의하는 과정이 필수적 이라고 한다.
2년 동안 더불어교사로 학생들과 수업했던 한 교사는 사전 협의 시간에 담임교사와 충분하게 의견을 나누고 존중하는 분위기가 가장 중요하다고 말한다. 서로의 의견을 자유롭게 공유하고 수용 하는 허용적인 분위기를 형성하기 위하여 동학년과 더불어교사가 함께 노력하여야 한다. 이 시간은 수업 아이디어도 잘 생성될 수 있고 원활한 수업을 위해 꼭 필요한 의미 있는 시간이다.

교실에서 활용한 수업 형태

더불어 교사의 수업 모델로 더불어교사 주도형, 담임교사 주도 형, 협력형 세 가지의 형태로 나누어 운영되었다. 더불어교사 주도형이나 담임교사 주도형은 교수-지원 모델의 운영 방식, 협력형은 협업교수의 운영 방식으로 수업 협의 시간에 놀이 중심 수업에 대한 아이디어를 공유하여 더불어교사 주도형의 수업을 구상 하여 적용되었다. 담임교사가 해당 활동에 대한 경험이 있어 수업 을 통해 공유하거나, 교과 간 수업 재구성으로 학습 활동이 마련 된 경우에는 담임교사 주도형이나 협력형 모델을 활동에 따라 적절하게 변경하여 운영하였다.

2학년을 중임 하면서 더불어교사와 2년 동안 협력수업을 한 교 사는 더불어교사가 주된 수업을 운영할 경우 담임교사는 과정중 심평가를 학생별로 세심하게 하는데 도움이 되었다고 한다. 또한 담임교사가 앞에서 수업을 할 때 잘 보이지 않던 학생의 특성이 관찰자로서 교실 뒤, 옆에서 보면 보이는 경우가 있어, 맞춤 지도 하는데 효과적이었다고 한다.

피드백을 통한 학생 맞춤 지원

사전 수업협의회를 통한 담임교사와 더 불어교사의 역할 분담 계획으로 짜임새 있 는 수업을 실시하였다. 또한 수업 내 어려 움을 겪는 학생에게 피드백을 통한 맞춤 지원을 하는데 힘썼다. 2학년 국어 교과 교수학습지도안의 사례는 우측과 같다.
피드백 계획을 통한 학생지원 수업으로 학습 부진이 심각한 학생의 경우에는 한 해 동안 더불어교사와 함께 지도한다고 해 도 가시적인 효과는 크게 없다. 그러나 학습부진 경계선 학생의 학습 지원에는 효과 가 있었다. 또한 자신감이 결여되어 학습 활동 참여에 어려워 하던 학생이 가까이에 지원해 주는 선생님이 있다는 든든함에 수업에 열심히 참여하는 태도의 변화가 있었다고 한다. 한 교실에 두 선생님이 가까이 에 있어 저학년 학생이 심리적 안정감을 느껴 안정적으로 수업활동이 진행되었다 고 한다.
그 외에도 사전 수업협의회를 통하여 동 학년과 더불어교사가 수업 자료를 함께 연구하고 구성, 제작함으로써 학생들의 흥미와 참여를 유도하는 수업이 가능하다. 수업협의회와 수업 운영 과정, 학습 부진 학생 지원을 위한 정보와 고민을 함께 공유하면서 교사 간 함께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지는 효과도 높다.

[담임교사 지원]

더불어교사제 운영 만족도

2018년, 2019년 모두 학생 95% 이상, 학부모 91% 이상으로 더 불어교사에 대한 높은 만족도를 보였다.

2년 동안 운영된 더불어교사제에 대한 학생, 학부모, 교사의 설문 결과 교과지도, 기초학력부진 향상의 측면에서 긍정적인 눈으로 바로 보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더불어교사제 이런 점이 좋았어요>
학생

• 담임 선생님 한 분이 모두 가르쳐주시기 힘든데 선생님이 두 분이니까 더 잘 알려 주셔서 좋아요.
• 담임 선생님이 옆에 와서 공부도 가르쳐 주시고, 모둠활동 때 같이 해주시니까 공부 시간이 재미있어요.
• 뭐라고 쓸지 모르는데 선생님 두 명이 빨 리 와서 가르쳐 주시니까 이해가 잘 돼요.

학부모
• 정규교사 선생님이 두 분이 계시니 훨씬 전문성 있게 아이들을 가르쳐 주시는 것 같습니다.
• 아이들 개별 지도가 가능하고 재미있는 방 법으로 수업을 해 주셔서 학습 효과가 큰 것 같아요.
• 담임선생님께서 수업 중에 쓰기 지도를 해 주시니까 형이 2학년 때 집에서 일기 쓰기 한 것보다 국어 시간에 일기쓰기 한 것이 표현도 더 재미있고 완성도도 높습니다.
• 선생님이 두 분이라 모르는 것을 즉각적으 로 가르쳐 주셔서 학습 참여도 높아지고 주어진 과제도 모두 해결할 수 있는 것 같 습니다.

<더불어교사제 이런 점이 좋았어요>
2학년 담임교사
• 우리 반 학습부진학생이 언제, 왜 딴짓을 하고 있는지, 수업에 왜 못 참여하는지, 무 엇을 모르는지 직접 가까이에서 관찰할 수 있고 수업 중 아이들이 어려워하는 부분이 무엇인지 확인하기도 쉬워 학습지원 효과 가 큽니다.
• 예전에 혼자서 아이들을 가르칠 때 조금만 봐주면 배운 내용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은 학생이 있어도 한 명씩 봐줄 시간이 부 족해 그냥 넘어간 적도 있었습니다. 더불어 교사 선생님과 수업을 함께 하니 부진이 심한 학생 까지는 힘들더라도 경계에 있는 학생들이 낙오되지 않도록 도와줄 수 있는 것 같아서 참 좋습니다.
• 정규교사 선생님이 함께 하니 수업도 더 충실하게 운영되는 것 같고 과정중심평가 도 제대로 할 수 있습니다.

더불어교사
• 담임선생님들과 재구성계획, 아이디어를 같이 나누며 수업을 준비하니 혼자 공개수 업을 하는 듯한 느낌이 없어 부담이 적습니다. 수업을 하는데 계획대로 되지 않고 아이들의 반응도 좋지 않는 경우가 생길 때 담임선생님과 즉각적으로 상의하여 수 업을 수정해가면서 수업 목표에 도달될 수 있어서 효과적인 것 같아요.
• 예전에는 2학년 담임을 맡으면 난감할 것 같고 엄두가 났는데 더불어교사를 하면 서 2학년 학생들의 특성을 이해하고 저학 년 담임교사들의 노하우도 배울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더불어교사제 운영 후, 그리고 앞으로의 계획

서울청덕초등학교에서는 지난 2년간의 더 불어교사제 운영이 정착을 위한 시기였다면 올해, 3년째는 더불어교사제 도약의 시기라 고 생각하며 운영을 준비하고 있다. 기초학 력보장을 위한 학습부진학생 지원을 위한 효 과적인 수업 모형이나 학생, 교사가 함께 성 장할 수 있는 수업 혁신 방법 측면에서 접근하며 연구하는 기회로 삼으려고 한다.
주 6시간 국어 시간에 더불어교사와 수업을 진행할 예정이며, 5시간은 국어 교과 중심으로 재구성 운영을 하고, 1시간은 한글 문해력 신장을 위해 담임교사 주도로 그림책 읽어주기와 글쓰기 를 주제로 수업을 운영할 것이다. 이를 통하여 개별 맞춤 지원과 함께 읽고 쓰기가 뒷받침되는 기초학습을 탄탄하게 다져 기초학력이 보장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한다.

학교구성원의 합의로 성장하는 더불어교사제

더불어교사제는 처음 실시할 때 2학년 담임교사 외의 다른 학년에 서는 운영의 목적, 취지를 잘 알지 못하여 ‘2학년 내 교과운영 선생 님’이라는 오해를 사기도 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토론 이 있는 교직원 회의를 통해 더불어교사제에 대해 안내하고, 운영 사례 및 수업 나눔을 하여 서로가 이해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서울청덕초등학교 신주현 교장선생님과 운영에 참여했던 모든 선생님들은 수업 협의의 필요성을 여러 번 강조하였다. 더불어교사와의 수업을 통해 협의 없이 누군가에게 맡기는 수업은 교수자와 관찰자 그 이상의 역할을 할 수 없으며 담임교사와 더불어교사 간의 공감대가 형성될 수 있는 분위기 조성, 서로 존중하는 마음 을 갖는 것이 또한 중요하다고 하였다. 서로 믿음을 갖되, 누구의 역할을 칼같이 나눌 것이 아니라 공동 책임의 수업임을 항상 염두 에 두면 좋겠다는 것이다. 또한 운영 담당자는 수업 협의가 잘 되 고 있는지 지원하고, 더불어교사의 입장과 담임교사 입장에서 힘 든 점은 없는지를 잘 헤아리고 문제가 생기면 잘 조정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필요하다고 한다.
고개를 넘고 넘어 찾아간 산 속에 폭 안긴 모양의 학교는 아름다웠다. 봄 햇살 아래 평화로워 보이는 이 학교 안에서 이루어지는 이야기가 궁금했었다. 더불어교사제라는 낯선 제도에 대한 두려 움보다는 새로운 시도에 대한 학교 구성원들 간의 공감대와 신뢰 가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