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획Vol.223.여름호

함께 만들어 가는
공개수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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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홍명수 / 한울중학교 수석교사

  학년 초 가장 고민되는 일 중 하나가 공개수업 교사를 정하는 일이다. 수업교사는 경력이 많든 적든 공개수업이 끝날 때까지 엄청난 부담감을 가지게 되며, 수업평가 협의회에서 선생님들의 피드백을 담담하게 들으려 하지만 신경이 쓰이는 것이 사실이다. 그렇지만 동전의 양면처럼 공개 수업은 교사에게 배움과 성장의 기회이기도 하다. 자신의 수업을 되돌아보고 새로운 수업방법을 시도해 보면서 수업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수업교사의 부담은 줄 이면서 수업교사와 참관교사 모두가 배우고 성장하는 공개수업을 할 수는 없을까? 이런 고민을 하며 우리 학교에서 시도해 보았던 사례를 나누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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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울중학교는 2011년 혁신학교 1기를 시작하면서 수업혁신을 가장 중심에 두고 ‘아이들이 협력하며 배우는 수업’을 위해 노력해 왔다. 이를 위해 월 1회 모든 교사가 공개수업을 참관할 수 있도록 수업을 5분씩 단축하고 방과 후에 해당하는 학급만 남아 공개수업을 실시하였다. 참관교사 들은 지정된 관찰 모둠을 중심으로 모둠의 학생들이 배우는 과정을 꼼꼼히 관찰하고 기록하였다. 공개수업이 끝난 후 수업연구회에서는 수업교사를 평가하는 것이 아니라 학생들에 대해 관찰한 것을 바탕으로 학생들의 배움의 과정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처음에는 수업교사 혼자 공개수업을 준비하였지만, 나중에는 동 교과와 타 교과 선생님들이 함께 모인 ‘범교과 수업연구모임’과 같은 학습공동체를 중심으로 공개수업 전부터 함께 준비해 나갔다. 이렇게 해 보니 공개수업교사의 부담도 줄어들고, 교사의 수업전문성 신장에도 훨씬 도움 이 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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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6일에 국어과 공개수업이 있었는데, 이를 위해 범교과 수업연구모임을 중심으로 관 심 있는 교사들이 네 번의 사전연구모임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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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만들어 가는 수업은 어떤 의미가 있을까? 단순히 수업교사를 도와주는 역할을 하는 걸까? 물론 그렇다. 혼자서 구상한 공개수업인 경우, 수업교사는 수업에서 자신의 허점이 나타나거나 아이들의 반응에 적절히 대응을 못할까 봐 부담이 크다. 하지만 함께 준비하면 다양한 교과교사 들의 수업 아이디어와 사전 수업참관을 통한 논의로 학생들의 참여를 이끌어 내는 수업을 만들 어 나갈 수 있으므로 수업교사의 부담이 줄어들게 되어 수업교사를 도와주는 장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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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함께 만들어 가는 수업은 수업교사뿐 아니라 수업을 참관하는 동료교사에게도 도움이 된 다. 수업을 변화시키기 위해서는 수업을 많이 보아야 한다. 수업교사는 한 번의 공개수업을 위해 사전수업을 3~4학급 정도 실시한다. 따라서 1년에 8번 공개수업이 있다면 동료교사는 최대 40 번의 수업을 참관할 기회를 가지게 된다. 이러한 수업 참관은 우리가 ‘학생들이 협력하며 몰입하는 수업을 위한 수업운영’에 대해 함께 연구하며 수업을 보는 눈을 기를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 그리고 교사와 학생, 학생과 학생 사이의 상호작용을 증진시키기 위한 수업설계와 각자의 수업 에 적용할 수 있는 방법들도 고민해 볼 수 있었다.
수업의 변화를 이루는 것은 분명 힘든 일이다. 아마 현장에 계신 교사라면 모두 공감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수업의 변화를 바라는 이유는 교사와 학생 모두가 즐거운 수업을 만 들고 싶기 때문이다. 다행히도 우리는 혼자가 아니다. 전문성을 가진 동료교사와 함께하는 학습 공동체가 있어서 더디지만 한 걸음 한 걸음씩 나아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