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두칼럼2020 봄호 (238호)

혁신교육 2.0시대를 위한 행정혁신
패러다임 변화, ‘학교통합지원’

교육청은 우리 아이들이 최고의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정책을 수립하고 집행 하면서, 교사가 학생 교육에 전념할 수 있도록 교육환경을 만들어 주는 곳이다.
그러나 지금까지의 교육청은 지도와 감독, 지시로 교육 수요자들에게 존재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는 행정으로 오히려 ‘학교 현장을 힘들게 한다.’라는 쓴소리를 듣기도 했다. 그래서 교육공동체가 바라보는 교육청에 대한 시선이 곱지 않았으며, 교육청이 바뀌어야 한다는 소리가 커지게 되었다.
이러한 시대적 요구에 따른 변화로 서울특별시교육청은 학교현장 통합지원을 위한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물론 서로 다른 이해집단의 반발도 있었고, 추진하는 데도 많은 어려움이 있었지만, 지난 한 해는 교육지원청의 역할 제고를 위한 노력에 마중물이 된 의미 있는 한 해였다.
2020년 신년사에서 조희연 서울특별시교육감은 올해가 지금까지 추진해온 정책을 안정적으로 추진하면서 정책의 효과성을 확인해야 하는 결정적 시기임을 강조 하였으며, ‘성찰과 교육 본질, 미래’라는 세 가지 관점에서 혁신 교육 2.0시대를 선포하였다. 이에 발맞춰 교육지원청도 행정혁신 2.0으로 한 단계 발돋움할 때라고 생각한다.

학교통합지원은 학교자율운영체제의 원동력

2019년 3월에 신설된 학교통합지원센터는 교원이 교육활동에 집중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고, 학교자율운영체제 구축을 위한 기반을 조성하는데 도움을 주며, 새로운 교육적 수요에 대응하고 조직의 업무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행정혁신 시도였다. 교육지원청은 학교 현장을 구체적으로 들여다 볼 수 있는 계기를 맞아 학교가 무엇을 원하는지 또 교육수요자의 교육지원청에 대한 요구가 무엇인지를 분명하게 알게 되었으며, 교육지원청별로 다양한 변화를 위해 노력하게 되었다.
학교는 많은 지원을 바라지 않는다. 서울특별시교육청 교육정책 실현을 위한 정확한 안내와 실행에 필요한 교육 및 연수, 학교 자체로 해결할 수 없는 일에 대한 지원, 학생 교육에 전념할 수 있도록 업무 경감, 특히 학교폭력 관련 업무 지원, 다양한 맞춤식 컨설팅, 학교 현장의 다양한 민원 해결 지원, 생활지도가 어려운 아이들의 문제 해결 등을 해주기 바란다.
특히 최근 들어 현장 교원들이 가장 힘들어 하는 업무는 생활지도와 다양한 학부모들의 요구와 민원에 대한 대응이다. 학교통합지원은 이런 요구를 해결해 주고, 지원해줌으로써 자율적인 학교 경영으로의 변화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1년 동안 학교통합지원에서 이룬 성과

지난 1년 동안 학교통합지원을 통해 나타난 교육적 효과 중 몇 가지 사례를 서술해 보고자 한다.

◦ 학교 맞춤식 통합지원 체계를 통한 만족도 제고

학교별 통합지원 요구가 있을 때 내용을 분석하여 맞춤형 솔루션을 제공하고 요구가 해결될 때까지 지속적으로 지원함으로써 만족도를 제고하였다. 특히 교사 경력에 따른 학급 운영, 교원 회복력 지원, 회복적 학급운영 실습, 전문의와 함께하는 이해와 공감 사례 나눔 등 교사 맞춤식 연수를 통해 학생 지도에 필요한 노하우 등을 알려주어 많은 학교 현장에 도움이 되었다.

◦ 공통적·반복적 행정 업무 지원으로 행정 업무 경감

호봉재획정과 같은 학교의 반복적 행정 업무는 교육지원청으로 이관하였고, 학교폭력 사안처리의 전문적·통합적인 지원은 학교의 업무를 경감해 주었다. 특히 2020년 3월 1일부터 학교폭력 관련 사안처리는 교육지원청으로 이관되어 학교 업무와 민원 등이 많이 경감될 것으로 기대한다.

◦ 생활지도 및 위기학생 통합적·다각적 지원

학교는 생활지도가 어려운 한두 명의 학생으로 학년 전체 생활지도가 힘들어지고 사고와 사안이 발생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교원들은 이런 학생들이 상담과 치유를 통해 변화되기를 원하고 있다. 그러나 학부모 동의 없이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 이러한 위기 학생들에 대해 교육지원청에서 종합적인 지원을 해주기를 원한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동부교육지원청에서는 학교통합지원센터에 ‘Save me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운영하였다. 이는 학교, 교육청, 상담사, 정신과 의사 등이 함께 한 명의 아이를 지원하기 위한 솔루션지원단을 조직하고 계획을 세워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우선 위기학생 학부모에게 상담 및 설득을 통해 동의를 받고, 아이가 학교에 적응할 때까지 진단을 통해 10회에서 30회까지 집중 상담 및 치유를 지원하는 시스템이다.

‘Save me 프로그램’은 지원을 받은 학교와 학생이 매우 만족해하는 프로그램이다. 한 사례를 들면, 친구들과 함께 자해 시도를 여러 번 한 중학생을 학교에서 지도하기 어렵다고 호소한 적이 있었다. 이 학생과 학부모를 진단하여 집중상담지원을 한 결과 지금은 학교에 잘 적응하고 있다며 담임교사가 무척 고마워했다. 지난 11월 행사장에서 만난 초등학교 담임교사는 ‘Save me 프로그램’ 1:1 맞춤형 상담 지원으로 그 동안 학급 운영을 힘들게 했던 부적응 학생이 많이 변해서 지금은 학교생활을 즐겁게 잘하고 있다며 고맙다고 인사했다. 그 외에도 학부모와 교원, 학생들이 상담 지원을 받고 변화되어 학교생활을 잘하고 있다는 감사 인사를 전했다. 한 명의 아이라도 놓치지 않기 위해 학교와 소통하며 교육지원청의 역할에 최선을 다한 결과라고 생각한다. 올해는 더 많은 학생의 변화를 위해 ‘Save me 프로그램’을 확대할 예정이다.

◦ 교육지원청 행정혁신 협업 체계 강화

교육지원청 조직에도 많은 변화가 있었다. 학교 지원의 효율적 추진을 위해 조직 내에서 부서 간 벽을 허무는 플랫폼식 협업 회의, 상상톡 등을 운영하였다. 각 부서의 업무 담당자들은 서로의 업무를 발표하고, 업무 추진 상 힘들었던 일, 협조가 필요한 일 등을 공유하고 나눔으로 이젠 혼자가 아닌 소통·공감의 협업 체제 시스템이 작동되기 시작했다.
구체적으로 석면해체 제거공사 업무는 학교시설지원과 업무이나, 교육지원청 8개과 모두가 ‘통합지원 협업팀’으로 조직되어 전문적·통합적 맞춤형 학교 지원을 실현하였다. 초·중등교육지원과는 교육과정 운영, 교육협력복지과는 돌봄 업무, 재정지원과는 계약 및 예산 등 각자 담당 업무만 지원하는 분절적 방식에서 벗어나 통합적으로 협력하여 지원하였다. 학교통합지원센터는 이러한 과정에서 협업이 가능하도록 플랫폼 역할을 수행하였고, 이는 부서 간 경계를 없애고 학교 지원 방향을 전환하는 행정 혁신의 사례이다.
또한 지난 1년 동안 학교에서 궁금해 하거나 문의 전화가 많은 내용들을 사례집으로 개발하여 보급하기도 하였다. 교육법률지원단이 학교폭력 사안처리를 지원하며 집필한 학교폭력초기대응사례집 ‘이럴 땐 이렇게’, 호봉재획정 업무를 추진하며 최초로 알기 ‘쉽게 풀어쓴 누구도 알려주지 않은 급여 이야기 알고 챙기자, 내 월급’ 책자를 제작·보급하였다.
학교통합지원센터는 서울교육 정책방향에 따라 ‘학교를 실질적으로 지원하는 행정혁신’의 변화에 큰 효과가 있었으며 학교 요청에 의한 Bottom-up 행정혁신으로 ‘도움을 주는 교육청’으로 인식이 변화되어 가고 있다. 또한, 학교통합지원센터 콜센터 운영으로 교육지원청에 문의 및 요청 경로가 일원화되어 쉽게 교육지원청 문을 두드리는 효과도 매우 컸다.
‘학교통합지원’은 이제 시작이다. 2020년 2년차를 맞아 학교 속으로 찾아 들어가, 미래 교육 발전을 위해 선제적 지원 내용을 개발하고 학교 현안 해결을 지원하며, 학교가 스스로 자율 운영을 해나가는데 원동력이 될 수 있도록 적극 행정을 펼쳐나가야 한다.
2020 혁신교육 2.0시대를 위한 행정혁신 패러다임 변화의 학교통합지원이 꼭 성공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