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획2021 겨울호(245호)

[휘봉고등학교]소통과 공간 혁신으로
내일을 준비하다

박거성 명예기자

학생과 교사가 원격수업에서야 비로소 맨 얼굴을 마주볼 수 있는 온택트 시대, 어느 때보다도 빠르게 혁신적인 에듀테크가 학교로 들어오고 있다. 급작스러운 변화의 격랑 속에서 학교는 새로운 기술을 활용할 수 있는 능력과 기회를 갖추게 되었지만, 동시에 이를 활용해 전통적인 수업의 장면을 재현하고 복구하는 데 급급하기 쉽다. “마차를 연결한다고 기차가 되지 않는다.”라는 경제학자 조지프 슘페터(Joseph Schumpeter)의 말에서 알 수 있듯이, 기존 기술의 양적, 질적 성장이 아닌 패러다임을 바꿀 수 있는 혁신적인 변화만이 지속가능한 체계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 변화의 지점을 찾기 위해 힘겹게 노력하는 학교의 모습에서만 우리는 교육의 미래를 엿볼 수 있을 것이다.

2020년 2월 혁신미래학교로 지정된 휘봉고등학교(교장 김창수)는 미래교육을 위한 인프라를 확충하고 에듀테크 기반 수업 역량 계발을 위해 준비하던 중, 2020년 3월 말 온라인 개학 시범학교로 지정되었다. 아직 사업이 진행되기 전이라 무선 인터넷 환경을 비롯한 인프라가 없었던 것은 일반학교와 크게 다르지 않았으나 혁신미래학교를 신청하며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던 터라 위기에 발빠르게 대처할 수 있었고, 비대면 상황에 맞도록 교육활동을 새롭게 모색하여 이른 시기에 온라인 교육활동을 정착시켰다. 1·2학년 2부제(오전/오후) 등교, 온라인 학부모 아카데미와 온라인 학교 축제 운영, 랜선 국제 교류 등 온라인 상황의 장점을 극대화한 프로그램들은 학생과 학부모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갑자기 시작된 대전환의 시기에 휘봉고는 어떠한 노력을 기울였는지, 그리고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지 살펴보았다.

<카드뉴스>

[노력1]함께 고민하고 준비하는 혁신적인 학교 문화 만들기

“휘봉고는 지역사회나 학부모들과의 만남을 중시하는 분위기가 형성되어 있습니다. 진로활동 등을 계획할 때에도 개방적인 자세로 지역사회와 연계해서 하는 활동들을 많이 하고 있습니다. 특히 대면이 어려운 환경에서도 학부모님들을 대상으로 ‘온라인 학부모 아카데미’ 프로그램을 진행하거나 간담회를 실시하여 학교에 대한 요구를 면밀하게 듣고자 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카드뉴스를 제작하여 학교의 소식들을 잘 알리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또한 민주적인 의사소통 시스템을 최대한 유지하여 선생님들께서 소신껏 교육활동을 펼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습니다.”

김창수 교장선생님
<휘봉고TV 유튜브 채널>

SNS 등 다양한 소통 창구를 활용해 학교의 비전 공유

휘봉고는 혁신학교 1, 2기를 운영하며 민주적인 학교 운영 체제와 공동체 문화를 정착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 왔다. 매달 마지막 주 수요일에는 토론이 있는 교직원 회의를 진행하고, 토의된 내용 중 중요한 의사결정은 숙고의 시간을 가진 뒤 투표를 통해 결정한다. 회의 및 투표로 결정된 내용은 최대한 그대로 실행하여 학교가 민주적으로 운영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의사결정 과정에서 다양한 구성원의 의견을 충분히 수용하려는 노력이 돋보인다. 한 예로 공간혁신을 추진하며 학생, 학부모, 교사가 참여하는 워크숍을 6차에 걸쳐 운영하면서 공간 구성을 함께 고민한 것을 들 수 있다. 공간 구성 초안을 토론이 있는 교직원 회의를 통해 공유하고 제기된 의견을 수렴하며, 학생 대의원회의를 통해서도 공간에 대한 의견을 모아 최종 공간 디자인을 결정하는 등 구성원의 참여를 중시하고 있다. 이처럼 학교의 의사결정 과정에 다양한 구성원의 입장을 수용하기 위해 노력을 기울이고 있고 소통을 통해 보완, 수정해나가고 있기에 구성원들이 비교적 학교 교육활동의 목적을 잘 이해하고 학교 활동에 적극적으로 협력하고 참여하려는 분위기가 조성된다.

<축제 부스 운영>

코로나19로 인해 2020년 2월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이 갑자기 취소되었을 때는, 곧바로 유튜브 채널에 ‘휘봉고TV’를 개설하여 학교생활 및 규정, 교가 등의 내용을 게시하였으며, 이후로도 학교 교육활동 영상을 공유하는 공간으로 활용하고 있다. 또한 학년 전체 학생과 학부모가 가입한 ‘밴드’를 개설하는 등 SNS를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소통의 창구를 확대해 나가고 있다.

모든 구성원이 현안을 공유하고 함께 고민하려는 문화가 만들어지며 학교의 주요 사업이나 목표들은 구성원과 투명하게 공유되었다. 이를 통해 혁신 교육의 철학에 기반하여 학생들의 역량을 개발하고 다양한 에듀테크 기술을 선도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노력하는 교사의 모습들이 학생과 학부모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게 되었다. 그 결과 90% 이상의 교원과 학부모가 혁신미래학교를 신청하는 것에 찬성하였으며, 휘봉고는 계속해서 혁신에 대한 노력을 이어갈 수 있었다. 그 뿐 만 아니라 소프트웨어 선도학교, 메이커스페이스 거점학교 등의 연구학교 사업을 추진하는 든든한 원동력이 되었다.

학생의 주체성과 다양한 경험을 존중하는 학교 분위기

“저는 우리 학교의 학생을 존중하는 분위기에 자부심이 있습니다. 작은 일도 도와주시려고 하는 선생님들께서 많이 계시고, 일방적으로 말씀하시기보다는 학생들의 말을 잘 들어주시는 선생님들이 계신 것이 학교생활을 즐겁게 할 수 있는 가장 큰 이유라고 생각합니다. 중학교 후배들에게도 선생님들과의 관계가 상당히 돈독하고,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할 수 있게 도와주시는 분들이 많은 학교라는 것을 알려주고 싶습니다.”

최승민 학생, 학생회장

‘자존감을 가지고 자신의 삶을 창조하는 자주적인 사람’, ‘배우고 탐구하며 성장하는 사람’, ‘공감하고 존중하며 공동체에 기여하는 민주 시민’이라는 학생상을 강조하고 있는 휘봉고는 학교 축제, 졸업식 등 행사 뿐 만 아니라 ‘수업 축제’를 기획하여 학생들이 학교에서 자신의 역량을 마음껏 펼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특히 입학식도 없이 들어와 수련회, 수학여행, 체육대회, 축제 등이 축소되거나 취소되는 것을 경험한 학생들은 학생 주도의 자치활동이나 축제 등을 자율적으로 기획하고 운영할 수 있도록 하는 것만으로도 상당히 높은 만족감과 소속감을 느낀다.

코로나19로 인해 여전히 대규모 모임이 어려워진 올해 상황에서도 최대한 학생들이 즐길 수 있는 축제를 만들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시도한 것이 인상적이다. 학생들이 스스로 정한 축제의 주제에 맞게 축제의 설정을 영화로 제작하여 학생들에게 유튜브 영상으로 제공하고, 각 교실로 ‘찾아가는 부스’ 운영을 통해 학급 단위로 학생들이 축제에 참여할 수 있도록 기획하여 많은 참여와 큰 호응을 이끌어냈다. 공연 동아리는 유튜브 ‘휘봉고TV’ 채널을 통해 무대 영상을 공유하였으며, 축제의 기획과 운영 전반을 학생들이 담당할 수 있도록 하여 학생들의 공동체 역량을 높였다. 하반기에도 학년별 체험활동을 기획하는 등 학생들에게 최대한 다양한 경험을 제공해 주어야 한다는 가치를 교내 구성원들이 공유하고 있다. 그 결과 학생들도 전교회장 선거활동이나 다양한 자치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자 노력하며, 선생님들과 학교에 호의적인 태도를 보여준다. 코로나19 이전에는 주말이 싫다고 하는 학생들이 있었을 만큼 학교에서 하는 활동을 좋아하고 학교에 오고 싶어 하는 학생들이 많은 편이었다고 한다.

학생이 스스로 선생님이 되어보는 ‘수업 축제’는 학생들에게 특별한 배움의 경험을 제공하는 활동이다. 1, 2학기 기말고사 이후에 한 번씩 운영되는 ‘수업 축제’ 주간에는 희망하는 학생들이 스스로 특정 주제의 ‘교사’의 역할을 신청하여 다른 학생들에게 강의를 하게 된다. 이러한 활동을 통해 학생들은 새로운 내용을 배우는 데에서 나아가 스스로를 교육의 주체로 인식하게 된다.

교사를 지원하려는 학교 문화

휘봉고에서는 2월 중 신학기 집중 준비기간에 15시간의 직무연수를 운영하며, 교과별로 연수를 진행하여 교과에 맞는 수업과 평가를 계획하게 된다. 1년에 8회 정도는 ‘교원학습공동체의 날’이 운영되는데, 모든 교사가 참여할 수 있도록 학사일정을 짜고 있다. ‘교원학습공동체의 날’에 학년부는 학년 단위로 활동을 진행하고, 업무지원 부서는 자유롭게 공동체를 조직하여 구성원 간의 환류 작용을 일으키고자 한다. 특히 최근에 잦은 학사일정 변경이나 방역 업무 등의 이유로 스트레스가 많은 상황에서 부서간 업무 분장과 순환에 어려움이 발생하자 학교혁신지원센터의 도움을 받아 업무 개선 컨설팅을 진행하였는데, 이와 같이 문제가 발생하면 이를 해결하기 위해 대·내외의 자원을 최대한 활용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또한 에듀테크 TF팀이나 미래교육과정 연구회 등에서 수업 혁신에 대한 고민을 나누며 수업 나눔 등을 진행하고 있으며 정기고사 기간 등을 활용해 수업디자인 연구소와 함께 수업 연수도 실시하고 있다.

<수업연구 활동교사 – 수업코칭 연수>
<에듀테크 매니저가 상주하는 메이커 스페이스>
<진로교육을 위한 바리스타실>
<원격수업 제작실>
<온라인 수업 안내서>
<학생들의 꿈을 키우는 새꿈뜨락>

메이커스페이스에는 혁신미래학교 사업으로 지원받은 예산으로 채용된 에듀테크 매니저가 상주하여 테크센터를 관리·운영하고 있다. 에듀테크 매니저는 메이커스페이스에서 수업을 진행할 뿐만 아니라, 일반 교과 수업에서 원격수업 및 에듀테크 관련 문제가 발생하면 이를 신속하게 해결하는 데 도움을 준다. 또한 동대문구의 지원으로 채용된 인력인 스마트튜터가 이를 보조하여 언제든지 교사가 필요한 도움을 얻을 수 있도록 한 것이 특징적이다.

[노력2] 공간혁신을 통한 미래교육 준비하기

“학교에서는 4차 산업혁명 관련 직업에 대한 교육을 위해 인프라를 갖추는 것에 관심을 갖고 관련 교육 인프라를 조성하기 위해 노력해왔습니다. 이미 소프트웨어 선도학교, 메이커스페이스 거점학교 등 다양한 목적사업을 진행하며 ‘메이커스페이스’, ‘스터디봉봉’, ‘새꿈뜨락’, ‘바리스타실’, ‘제과제빵실’ 등 부속실을 조성하였기에 올해 하반기 도서관과 정보화실의 공간재구조화만 마무리되면 공간혁신과 인프라 구축은 거의 마무리됩니다. 이런 인프라를 바탕으로 더욱 알차게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수업 혁신을 더 효과적으로 지원할 수 있게 되었어요.”

안혜정 선생님, 혁신미래부장

한발 빠른 시설 및 인프라 확충

휘봉고는 학생들의 필요와 요구를 충족시켜주기 위한 공간 조성을 위해 많은 투자를 해오고 있다. ‘스터디봉봉’, ‘새꿈뜨락’ 등의 휴식 및 학습 공간 설계에 학생들이 TF팀에 참여하기도 하며, 학생들에게 높은 만족도를 줄 수 있는 공간들을 다양하게 제공하고 있다. 각 학년부에 원격수업 제작실을 조성하고, 진로교육을 위한 바리스타실을 만드는 등 휘봉고의 특색 있는 교육과정 운영을 위한 환경 조성에 애쓰고 있다. 물리적인 공간 설계에서 나아가 새로운 교육 플랫폼이나 기자재를 도입하는 데에도 적극적이다. 2020년에는 에듀테크 TF팀이 재빠르게 구성되어 발빠르게 ‘EBS 온라인클래스’와 ‘구글 클래스룸’을 도입하였으며, 이후 ‘줌(Zoom)’이나 ‘행아웃미팅’을 활용한 실시간 수업의 비율을 높여나갔다. 특히나 구글 클래스룸에 강의 콘텐츠를 올리는 단방향 수업도 실시간 미팅으로 만나 출석 여부를 점검하고 수업 내용에 대한 안내를 제공하는 활동과 병행하는 등 유연한 수업의 형태가 인상적이다. 또한 구글 클래스룸과 함께 에듀퍼즐을 보조적으로 활용하거나, 구글 프레젠테이션, 패들렛 등을 함께 활용하는 등 다양한 시도를 해볼 수 있는 수업 분위기가 형성되어 있다. 뿐만 아니라 구글 사이트 도구를 활용한 온라인 교무실을 구축하여 원격수업 환경에서 효과적인 업무진행을 도모하였고, G-suite(Google Workspace)을 적극 활용하여 학교의 업무 협업과 안정적인 원격수업 환경을 조성하는 등 변화하는 교육 환경에 빠르게 적응하는 역동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새로운 교육 환경 속에서 얻은 다양한 노하우를 새로운 구성원과 공유하고자 ‘온라인 수업 안내서’나 ‘온라인 수업 안내 영상’을 제작하여 공유하는 등 지속적인 노력을 통해 새롭게 구축되고 있는 교육 환경에 훌륭하게 적응해가고 있다.

1인 1기기를 보급한 사업도 매우 효과적인 성과를 낸 것으로 평가받는다. 학생들에게 크롬북을 보급하고 교내 와이파이 인터넷 접속 환경을 구축함으로써 학생들은 보다 쉽게 원격수업 환경에 접속할 수 있게 되었다. 뿐만 아니라 등교 수업에서도 전자책의 기능을 활용한 수업을 진행하거나, 학생의 반응을 실시간으로 수합하여 적절한 개별 피드백을 제공하는 등 교실의 물리적인 제약을 극복할 수 있는 변화를 가져왔다. 가령 데스모스(desmos)를 활용한 수학 수업에서 일일이 확인하기 어려웠던 학생들의 개별 성취도를 한눈에 파악하거나, 학생의 풀이 과정을 빠른 시간 안에 피드백해 줌으로써 개별화 수업의 가능성을 탐색하고 있다.

<프로젝트 수행 보고서>
[수업사례]도전 4주 진로수업

위와 같은 준비로 2학기 시작부터 전학년 전면 등교를 실시하며 다양한 교과에서 에듀테크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는 수업이 많이 이루어지고 있다. 특히 1학년 ‘진로’ 과목의 경우 1학기 말에서 2학기 초까지 ‘도전 4주’라는 제목의 프로젝트 수업을 블렌디드의 방식으로 진행한다. 우선 원격수업 때 ‘자신의 진로와 관련하여 방학 동안 달성할 목표를 정하고 이를 실천한 뒤 발표할 것’이라는 수업의 전반적인 흐름에 대해 학생들에게 충분하게 설명한다. 이후 등교수업에서 교사의 지도하에 계획서를 작성하고 완성된 계획서는 구글 클래스룸에 탑재한다. 학생들은 방학 동안 자신이 미리 정한 과제를 실천한 뒤 결과 보고서를 제출하고 이를 대면 수업에서 발표한다. 학생들은 온라인에서 자신의 활동 도전 계획서를 완성하고 또한 활동 결과 보고서를 공유하게 된다. 그 결과물은 등교수업에서의 발표 자료로 활용되는데, 즉석에서 발표 자료를 만들고 또 수정할 수 있게 하는 등 학생에 맞게 수업 참여의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제언] 혁신을 위해 필요한 것은

“요새는 블렌디드 러닝이라는 표현보다는 스마트와 아날로그의 합성어인 스말로그라는 표현이 더 많이 사용되는 것 같습니다. 기계적으로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왔다 갔다 하는 블렌디드 방식이 아니라 하나의 수업 장면에 두 가지의 특성을 모두 발견할 수 있는 것이 스말로그 방식이라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이제 등교수업 중에서도 필요하면 전문가를 초대해 같이 대화를 나눌 수도 있게 됩니다. 그래서 원격수업과 등교수업으로 구분하기보다는 그동안 우리가 해왔던 것들을 온라인과 오프라인으로 어떻게 연계하여 수행할 것인가를 찾는 것이 필요해 보입니다.”

김창수 교장선생님

“개방적인 자세로 지역사회나 학부모들과 함께 가려고 하는 것이 우리 학교의 가장 큰 장점입니다. 특히 인공지능(AI)나 생태 전환과 같이 중요한 화두를 제시하면서도 일방적인 전달이 아니라, 구성원들이 충분히 고민해볼 수 있도록 민주적인 토의 분위기로 서로 평등한 관계 속에서 의견을 나누는 문화가 있어야 바뀌고자 하는 마음이 들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안성은 교감선생님

“학사 일정이 바뀌고 방역 수칙이 강조되는 등의 외부적 방해요인이 생기면 학생들을 위해 많은 것들을 계획하거나, 계획대로 최대한 수행하려고 하는 선생님들에게만 업무가 가중되게 됩니다. 이런 현장의 어려움을 덜어주는 방법은 적절한 인력 보강밖에는 없어 보입니다. 학교나 교육청, 구청 차원에서 학교에 증가된 원격수업 관련 기자재와 시스템을 관리할 인력을 지원할 방법을 적극적으로 찾아주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야 교사가 수업과 학생들에게 모든 역량을 집중할 수 있을 것입니다.”

안혜정 선생님

장 보드리야르(Jean Baudrillard)는 『시뮬라시옹』에서 현대인들은 미디어를 통해 접하는 이미지(시뮬라크르)를 현실이라고 착각한다고 이야기했다. 우리 대부분은 현실에서 멀리 떨어져 미디어를 통해 전달되는 이미지를 접하다보니 실제와 다른 것을 실제인 양 인식하며 현실을 외면하거나 허상을 추구하기 쉽다는 것이다. 이처럼 지식의 주체성을 상실하기 쉽고 본질을 망각하기 쉬운 현대 사회에서, 원격수업을 통해 교실 수업을 그대로 재현하고 있다는 착각은 새로운 교육을 준비하는 것에 방해가 되기 쉽다.

혁신은 항상성을 유지하려는 우리의 관습적인 사고에 반하는 행동일지 모른다. 그러나 오히려 올해 ‘민주시민아카데미’를 새로 시작하거나, 소통의 채널을 확대해가며 변화해 온 휘봉고의 모습에서 미래의 교육을 준비하기 위한 동력들을 찾을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