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개정 교육
과정의 핵심내용과 방향

|이상수

 

Ⅰ. 교육 패러다임 변화에 따른 교육과정 개정

초·중등학교의 교육은 학교교육에서 ‘왜, 무엇을, 어떻게, 어느 수준과 범위로 가르치고 평가하느냐?’를 문서로 계획한 교육 설계도인 교육과정을 중심으로 이루어진다. 우리나라 국가 교육과정은 「초·중 등교육법」 제23조 제2항에 의거하여 고시하는 초·중등학교 교육과정을 중심으로 시·도교육청의 교육과정 편성 운영 지침에 의거하여 단위학교에서 학교 교육과정을 설계하여 운영하게 된다. 국가 수준 교육과정은 국가·사회적 요구에 부합하는 교육정책, 학습자의 요구, 학문의 발전에 따른 교과 교육과정의 변화 등의 반영을 통해 개선되어 왔다.

이번 국가 교육과정 개정은 지능정보사회로의 선도형 경제 구조로 빠르게 전환되고 있고, 사회·문화적으로도 세계를 선도해 가는 위치에 서게 되면서, 글로벌 사회에서 선두를 지켜야만 하는 점과 함께, 창조적 인재를 양성하는 데 우리 교육의 한계를 인식하면서 시작되었다. 이러한 사회적 변화와 요구에 부응하여 다소 빠른 교육과정 개정이라는 현장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교육에 대한 시대적 요구와 학교 교육과정의 불일치를 해소하기 위해 초·중등 교육과정을 개정한 것이다.
이번 개정에서 중요하게 고려한 사회적 변화의 내용은 우선 제4차 산업혁명으로 명명되는 지능정보 사회로의 급속한 진전과 함께 저출산, 고령화에 따라 급속하게 진행되고 있는 인구 절벽 현상이다.

우선, 사물인터넷의 상용화, 알파고와 왓슨(IBM)의 암 진단 등 급속하게 발전하는 인공 지능 등 제4차 산업혁명이 사회 전반을 크게 변화시키고 있다는 점이다. 이와 같은 지능정보 사회로의 급속한 변화는 산업혁명 이후 사회를 지탱해 온 육체적 노동을 대체하고, 사회 구성원에게 요구되는 역량에 큰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산업 사회에서 강조된 표준화된 지식을 많이 아는 인재가 아니라 비판적 사고력에 기초한 창의적 사고 능력과 집단 지성을 활용하여 새로운 지식을 창출할 수 있는 협업의 인성을 갖춘 융합형 인재를 필요로 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자신이 ‘배운 지식을 생활 속에 활용할 수 있는 역량’을 함양하는 교육을 요구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학습의 과정에서 학생들이 능동적인 참여를 통해 다양한 탐구의 과정을 체험하고, 그 과정에서 이루어진 성장을 과정 중심의 평가를 통해 확인하고 피드백 하는 수업이 필요하게 되었다.

한편, 급속한 출산율 감소와 동시에 나타나고 있는 고령화 사회에서 생산 가능 인구는 감소하는 반면 사회적 복지 부담은 크게 증가하고 있어, 인구 절벽 현상이 우리 사회의 발전을 저해하는 가장 중요한 과제로 등장하고 있다. 따라서 앞으로 국민 개개인들의 사회적 역할에 대한 요구는 커지고 있으며, 이에 부응하기 위해서는 성적을 위주로 인재를 서열화하던 기존의 인재상을 과감히 버리고 각자의 역량을 최대한 끌어낼 수 있는 맞춤형 교육이 필요하게 되었다. 즉, 표준화된 교육프로그램을 통해 양성된 산업형 인재가 아니라 각자의 적성을 고려하여 개인의 역량을 십분 발휘할 수 있도록 하는 교육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특히 기존의 고등학교 교육의 맹점으로 지적되어 온 문·이과 벽을 걷어내고, 학생들의 진로에 따라 다양한 과목을 선택하여 공부할 수 있도록 하는 교육과정이 필요하게 되었다. 이러한 다양한 요구들을 담아 새로운 교육을 구현해 보고자 하는 시도가 2015 개정 교육과정이라 할 수 있다.

Ⅱ. 새 교육과정 개정의 비전

2015 개정 교육과정의 비전은 ① ‘미래사회가 요구하는 창의융합형 인재 양성’과 ② ‘학습경험의 질 개선을 통한 행복한 학습의 구현’으로 요약할 수 있다. 전자가 문·이과 칸막이 해소 등 2015 개정의 핵심과제를 반영한 비전이라면, 후자는 그동안 추진된 교육과정 개정의 연속 선상에서 학생들이 학습에 몰입하고 학습의 즐거움을 경험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한국 교육의 근본적인 과제를 반영한 비전이라고 볼 수 있다.
새 교육과정에서는 우리 교육이 추구하는 인간상을 재정비하고 이를 구현하기 위해 미래 사회를 이끌어갈 인재상으로 ‘창의성’과 ‘융합’의 용어를 결합하여 ‘창의융합형 인재’라는 인재
상을 설정하였다.

창의융합형 인재란 ?

인문학적 상상력과 과학기술 창조력을 갖추고 바른 인성을 겸비하여 새로운 지식을 창조하고 다양한 지식을 융합하여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사람

‘창의융합형 인재’라는 용어는 새로운 교육과정을 통해 공부한 학생들이 궁극적으로 갖추어야 할 성향과 능력, 즉 역량을 드러내고 있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이는 학생들이 무엇을 배워야 하는가보다는 학교 교육을 통해서 어떤 사람이 되어야 하는가에 초점을 둔 접근이라 하겠다.
이러한 창의·융합인재 양성의 비전을 구현하기 위한 교육과정 개정의 주안점은 ‘인문·사회·과학·기술 기초소양을 균형 있게 함양하기 위한 교육과정’을 개발하는 것이며, 이를 위한 구체적인 교육과정 개정 과제는 다음과 같다.

첫째, 총론에서는 초·중·고등학교 전 교육 기간을 통하여 여러 교과영역의 균형학습을 가능하게 하는 교과목 편제를 개발하여야 한다.

둘째, 교과 교육과정(각론)에서는 단편 지식보다는 핵심 원리를 이해시키고, 특히 융합적 사고의 함양을 위해, 세부학습 영역 사이의 상호관련성과 교과 간 학습내용의 연계성을 통합적으로 이해시킬 수 있도록 학습내용을 엄선하고 이를 유기적으로 조직하여야 한다.

셋째, 고등학교의 경우, 교과영역별 기초소양의 균형 있는 계발을 위해 ‘공통과목’ 제도를 재도입하며, 사회과 및 과학과의 공통과목은 ‘통합사회’ 및 ‘통합과학’ 등 융합적인 과목으로 개발한다. 아울러 문·이과 칸막이를 야기하고 있는 수능 체제 개선 방향을 고려하여 고등학교 교육과정 편제를 개발한다.

Ⅲ. 교육과정에 녹아든 핵심역량

최근, 교육은 단순히 지식을 전달하는 일이 아니라 지식을 배우는 과정에서 학생이 모종의 역량을 습득하게 하는 일로 보아야 한다는 관점 변화가 있어왔다. 실제로 국내·외에서 역량 연구가 많이 이루어졌고, 해외의 교육과정1) 역시 핵심역량을 반영하고 있다(김경자, 2015).

새 교육과정에서는 우리 교육이 추구하는 인간상을 재정비2)하고 이 교육과정이 추구하는 인간상을 구현하기 위해 학교 교육을 통해 중점적으로 기르고자 하는 핵심역량을 6가지로 제시하였다. 또한 지능정보사회에 대비하여 미래 사회를 이끌어갈 인재상으로 바른 인성을 갖춘 창의융합형 인재를 설정하였다. 이를 표로 제시하면 다음과 같다.

[그림 1] 추구하는 인간상, 핵심역량, 인재상의 관계(온정덕 외, 2016: 43)

핵심역량의 도입은 기존의 지식 이해 중심의 교육에서 한 발 나아가 배운 지식을 실제의 삶에 적용할 수 있는 능력을 기르도록 하고자 함이다. 즉 핵심역량은 ‘사회 공동체 구성원으로서의 역할을 성공적으로 수행하기 위해 학습자에게 요구되는 지식, 기능, 태도의 총체’를 말하는 것 으로, 초·중등학교 교육을 통해 모든 학습자가 길러야 할 필수적이며 보편적인 능력을 의미한다(이광우 외, 2014.p34). 2015 개정 교육과정에서는 자기관리 역량, 지식정보처리 역량, 창의적 사고 역량, 심미적 감성 역량, 의사소통 역량, 공동체 역량의 6가지 핵심역량3)을 제시하였다. 교과에는 총론의 역량과 연계하여 교과에 맞는 역량을 제시하고, 교과의 특성에 맞게 운영하도록 하였다.

Ⅳ. 학습경험의 질 개선을 통한 행복한 학습 구현

학습경험의 질 개선을 위한 교육과정 개정은 ‘많이 아는 교육’에서 ‘배움을 즐기는 행복교육’으로의 패러다임 전환을 추구하고 있으며, 이는 특히 교과 교육과정(각론) 개선을 통해 추진 되어야 한다. 이를 위한 구체적인 2015 개정 교과 교육과정의 개발 방향은 다음과 같이 요약 될 수 있다(이광우 외, 2015).

첫째, 교과의 핵심 개념으로 교육과정을 구성한다는 것이다. 핵심 개념을 통해 학습 부담을 해소하고, 토의·토론 학습, 프로젝트 학습 등 학생이 학습에 적극 참여할 수 있도록 하였다. 교과별로 성취기준 수를 대폭 축소하면서 학생들의 학습량을 적정화하고자 하였다. 지난 7차, 2007 개정, 2009 개정에서 학습량 적정화를 의도한 바대로 살리지 못한 것을 2015 개정 교육 과정에서는 학습량을 국제 기준에 맞추어 제시하려고 하였다. 이를 위해 기존 교육과정의 성취기준 분석을 토대로 학생들의 발달 수준 등을 고려하여 학년(군)을 이동시키거나, 시대에 부적절한 내용들은 삭제 및 통합하는 등 성취기준 조정 원칙을 설정하여 학습량 적정화를 도모하였다.

둘째, 핵심역량 및 교과역량을 함양할 수 있는 교육과정을 개발하였다. 교과의 성격, 내용체계 등에 교과역량을 반영하고 이를 구현할 수 있도록 성취기준을 개선하며, 성취기준 달성에 적합한 교수·학습 및 평가 방법을 제시하였다. 이러한 교과역량은 총론에서 제시한 핵심역량과 유기적인 관련성을 가져야 하고, 교과 고유의 특성이 반영되는 방식으로 제시하였다. 즉 총론에서 제시한 6개의 ‘핵심역량’은 인간상의 구현이나 2015 교육과정 개정이 지향한 ‘바른인성을 갖춘 창의융합형 인재’ 양성을 위해 길러주어야 할 능력들을 조금 더 구체적인 수준에서 제시하였다. 또한, 6개의 핵심역량들이 별도의 부가적인 교육적 활동이 아닌 ‘교과 교육을 포함한 학교 교육 전 과정’을 통해 길러져야 한다는 것을 분명하게 드러내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6개의 역량이 기존의 인간상이 추구하고자 하는 교육목표를 대체하는 새로운 교육목표가 아니라는 점과도 관련된 것으로서, 기존의 교과교육 등을 그 본연의 성격에 부합하도록 충실하게 운영할 것을 요구한다는 점을 밝혀주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교과 교육과정 개발의 지향은 수업 개선에 있으며, 학생 참여형 수업이 활성화 되어 학생들이 의미 있는 학습을 경험하도록 하는 데에 중점을 두었다. 특히, 교육과정 문서에 ‘교수·학습 방법 및 유의사항’, ‘평가 방법 및 유의사항’을 제시하여, 수업개선의 중요성을 강조하게 되었다.

Ⅴ. 수업의 질 제고를 위한 다양한 방안 마련

2015 개정 교육과정에서는 총론의 ‘교수·학습의 중점’을 통해, 학교 현장에서 실행될 수업의 모습을 제안하고 있다. 몇 가지 살펴보면, 첫째, 교과의 학습은 단편적 지식의 암기를 지양하고 핵심 개념과 일반화된 지식의 심층적 이해에 중점을 둔다. 둘째, 학생들의 융합적 사고를 기를 수 있도록 교과 내, 교과 간 내용의 연계성을 고려하여 지도한다. 셋째, 개별 학습 활동과 함께 소집단 공동 학습 활동을 통하여 협력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협동학습 경험을 충분히 제공한다. 넷째, 학생이 능동적으로 수업에 참여하고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는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토의·토론 학습을 활성화한다. 다섯째, 학생에게 학습 내용을 실제적 맥락 속에서 적용하고 활용할 수 있는 기회를 충분히 제공한다. 여섯째, 학생이 스스로 자신의 학습 과정과 학습전략을 점검하고 개선하며 자기주도적으로 학습할 수 있도록 한다. 이를 통해 2015 개정 교육 과정에서는 과다한 학습량과 진도 맞추기 수업에서 탈피하여, 핵심 개념과 일반화된 지식의 이해를 강조하고 있으며, 협동학습, 토의·토론학습 등 학생 참여형 수업을 통해 학습의 흥미도를 높이고, 학생 스스로 학습의 주체가 되는 학습 경험을 강조하고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2015 개정 교육과정에서의 수업은 몇 가지 점에서 새로운 시도를 할 수있기를 제안하고 있다.

첫째, 학생 참여형 수업의 활성화가 필요하다. 여러 국제 비교에서 나타난 낮은 학습 흥미도 문제를 해결하여 배우는 즐거움을 경험하고, 학생들이 교과의 지식과 기능을 깊이 있게 탐구하는 과정에서 기능도 함께 익힐 수 있도록 학생 참여형 수업을 제안한다. 이를 위해 새 교육 과정에서는 교과의 성취기준을 학습 내용과 기능을 연계하여 구안하도록 하였다. 그리고 교과의 성취기준(군)별로 협력학습, 토의·토론학습, 체험학습, 탐구학습 등이 강조되며 다양한 평가 방안이 예시로 제시되었다. 교사는 학생들의 다양한 특성을 고려하고 교수·학습에 학생들을 참여시키고 교사와 학생, 학생들 사이의 긍정적인 상호작용을 기반으로 최대한의 학습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물론 이러한 참여 중심의 수업을 위해서는 과정 평가를 활성화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교육부는 이러한 학생 참여 중심의 수업을 위해 다음과 같은 수업 모형을 제시하고 교과별로 교수·학습 및 평가를 위한 자료를 개발하여 보급하였다.

[그림 2] 교수·학습 및 평가 연계 모형

이러한 학생 참여형 수업은 교실에서의 학습이 나 자신과 내가 속한 공동체, 이를 테면, 사회, 국가 더 나아가 세계 공동체 차원에서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를 연계하는 학습 경험을 제공하게 되고 이를 통해 창의융합형 인재에게 요구되는 바른 인성도 함양할 수 있게 될 것이다.
둘째, 정답이 없는 문제도 다루는 수업이 필요하다. 빠른 지능 정보 사회로의 변화에 따른 융합형 인재에게 요구되는 역량 중 하나는 새로운 상황에서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는 사고 능력 이다. 이를 위해 하나의 정해진 답을 찾아가는 결과 중심의 수업에서 다양한 답을 모색해 보는 과정 중심의 학습이 필요하다. 질문하고 토론하는 과정에서 여건과 환경에 따라 다양한 좋은 답(good answers)을 찾아보면서 분석하고 비교하고 종합하는 과정에서 비판적 사고력과 통합적 사고를 할 수 있게 될 것이다.

그동안 교실에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던 것이 ‘교과서의 내용’, ‘진도’, ‘교사의 설명’이었다면, ‘질문하기’를 통해 학습의 중심에 개개 학생의 ‘지적 호기심’, ‘사고력’ 등이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이다.

셋째, 지식과 역량 함양을 동시에 이룰 수 있는 수업 설계를 제안한다. 2015 개정 교육과정은 학습의 과정에서 다양한 실생활의 문제와 연관하여 원인을 분석하고 대안을 제시하여 토론하고 의견을 모아 해결 방안을 모색하는 과정을 강조하고 있다. 이러한 과정에서 각 교과가 제시하는 역량을 함양하기 위한 과제가 제시되고, 과제를 수행하는 학습의 과정에서 평가가 자연스럽게 이루어지기를 기대하고 있다. 같은 맥락에서 백남진·온정덕(2014)은 교과역량과 수행의 연관성을 강조하면서, 수업의 과정에서 학습 내용을 학습 경험으로 전환하고, 학생이 배운 것을 적용하고 실생활 맥락 속에서 사용할 수 있는지를 평가함으로써 수업과 평가가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고 주장한다. 즉 학습 내용과 평가 방법이 수업설계에서 동시에 고려되어 역량 (목표)-기준(내용)-수행(수업의 과정 및 평가) 과정이 일관성 있게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예컨대, 프로젝트 수업을 하는 경우, 학생들은 주어진 주제와 관련된 지식을 이해하고, 주제와 관련된 주요한 이슈와 해당 이슈에 대한 다양한 자료를 수집하고 분석하는 과정에서 지식과 기능 차원의 학습을 경험한다. 또한 제기된 주제나 문제에 대한 해결 방안이나 대안을 모색하고, 자신의 입장을 발표하면서 다른 사람의 의견을 수용하는 과정을 통해 개방적 사고와 협업의 기능을 익힐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은 학생들에게 ‘학습’ 자체이면서 동시에 교사들에게는 평가의 장이 된다.

넷째, 평가 방법의 개선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우리 교육의 큰 특징은 수업이 평가에 의해 영향을 받고 때로는 평가를 위주로 수업이 설계되거나 구성된다는 점이다. 현장에서 새 교육과정에 대해 우려하는 가장 큰 목소리 역시 평가의 개선 없이 수업 개선은 요원하다는 것이었다. 물론, 최근에 대학입시에서 학생부 종합전형이 확대되는 등 수시 전형이 늘어나면서 학교수업과 평가에 긍정적인 변화가 나타나고 있지만, 아직도 초·중등학교의 내신평가에서 대학입시에 이르기까지 지식 습득 여부를 확인하는 지필평가에 크게 의존하고 있는 것 역시 사실이다. 향후 다양한 수행평가를 통해 태도·가치 등 정의적 영역과 의사소통 역량 및 협업 역량 등 다양한 역량을 평가하는 방안도 모색되어야 할 것이다.

이에 새 교육과정에서는 학생들이 수업에 능동적으로 참여하는 과정에 보이는 열정과 학습을 통해 성장하는 과정을 평가하고 기록하며, 평가의 결과를 토대로 한 피드백을 통해 학생의 성장을 조력할 수 있도록 과정중심 평가를 강화할 것을 강조하고 있다. 이를 통해 인지적영역과 함께 다양한 정의적 역량에 대한 평가가 이루어지고, 이를 토대로 상급학교 진학의 자료로도 활용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더불어 새 교육과정의 취지에 부합되도록 수능시험의 과목, 시험의 내용과 방식 등에 대한 개선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한편, 통합적 관점의 지식과 역량을 두루 측정한다고 하여, 학습량이 증가하거나 문제의 난이도가 높아진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2015 개정 교육과정에서는 핵심개념과 관련하여 전이가가 높은 일반화된 지식의 습득을 강조하고 있다. 낱낱의 개별 지식의 이해와 암기보다는 학생들이 해당 영역에서알아야 할 보편적인 지식의 습득에 주목하고 있다. 물론 이를 어떻게 평가해야 할 것인가의 문제가 우리 앞에 놓여 있고, 개선이 쉽지 않은 것은 분명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지속적으로 고민해야 하는 것은 새 교육과정에서 의도한 수업을 활성화하고, 이러한 수업을 평가할 수 있는 방식에 최대한 접근해 가야 한다는 것이다. 즉 ‘무엇을 배웠는가’뿐 아니라 ‘어떤 경험을 했는지’에 주목하는 평가가 확대될 것으로 기대한다.

Ⅵ. 새 교육과정으로 미래를 꿈꾸며

2015 개정 교육과정은 학생의 학습 경험의 질적 수준을 높여 새로운 시대가 요구하는 역량을 갖춘 인재를 양성하는 데 관심을 갖고 개발되었다. 이제 우리 아이들은 학습을 통해 많은 지식을 이해하고 암기하는 수준을 넘어 삶에서 부딪치는 많은 문제들에 배운 지식을 적용하고 새로운 방안을 모색하는 능력을 갖게 될 것으로 기대한다.

교육의 질은 교사의 수준을 넘어설 수 없다는 고전적 말을 인용하지 않더라도 새 교육과정의 현장 안착이 성공하느냐 여부는 전적으로 교사의 몫이고 역량이라 할 수 있다. 초·중등 교육에 대한 새로운 방향과 학교 수업의 변화를 이끄는 핵심적 주체이기 때문이다.

물론 교육부나 시·도 교육청은 교사들이 새로운 교육의 큰 그림을 그리도록 다양한 지원을 해야 한다.

그런 점에서 몇 가지 제안을 해보고자 한다.
첫째, 단위학교 교육과정의 자율성을 확대하여 학교의 여건과 학생 및 학부모의 요구에 부응하는 교육이 이루어져야 한다. 이를 위해 학교별로 탄력적인 교육과정이 편성되고 운영될 수 있도록 규제보다는 지원의 관점에서 행정도 접근해야 할 것이다. 더불어 교사들이 수업에 전념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하도록 지원해야 한다.

둘째, 교사들이 미래 사회에 대한 혜안을 가지고 과감하게 교실 수업의 개선을 선도할 필요가 있다. 최근 교육부뿐 아니라 시·도교육청이 앞장서서 지능정보사회에 부합하는 융합형 인재양성을 위해 학생의 역량 함양이 가능한 수업과 평가의 개선을 시도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이 결실을 맺기 위해서는 그간 우리 사회 발전의 근간이 되었다고 국내외적으로 평가되는 기존의 지식 중심 교육에 대한 성찰과 함께 새로운 사회의 모습과 이에 부합하는 교육에 대한 예측을 통해 새로운 교육에 대한 비전과 긍정적 마인드를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

셋째, 단위학교 교육과정의 질 제고를 위해 교사들의 전문성 제고를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최근 시·도 교육청과 교육부가 추진하는 수업탐구 교사공동체 지원이나 다양한 교과별 연수는 이러한 시도이다. 다만, 이러한 전문성 신장을 위한 노력은 교원들의 자발적인 참여와 관심이 있을 때 가능하다고 본다.

넷째, 교사, 학생, 학부모 등 교육 주체간에 소통하는 학교 문화 조성을 제안한다. 이는 민주적이고 자율적인 학교 운영이라는 측면을 넘어 집단 지성을 통한 가치 창출을 강조하는 지능정보 사회에 필요한 의사소통 역량과 공동체 역량의 자연스러운 함양이라는 점에서도 중요하다.

최근, 교육부는 2015 개정 교육과정의 성공적 안착을 위해 교원 연수, 연수자료 및 교수·학습자료 개발 보급, 학생생활기록부 기재 방식 개선, 평가기준 개발 등을 추진하고 있으며, 올해에는 수능체제를 확정할 예정이다. 이러한 정책들은 기본적으로 현장의 요구에 기반하면서 새로운 교육이 튼튼한 뿌리를 내릴 수 있도록 추진될 예정이다. 이 과정에서 학생, 교사,학부모 등 교육 주체들이 함께 고민하고 노력할 때 보다 질 높은 교육과정으로 발전하리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