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획2018 봄호 (230호)

2015 개정 교육과정과 한 학기 한 권 읽기

이 화 서울특별시교육청 민주시민교육과  독서·인문사회교육팀 장학관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로봇 등으로 상징되는 4차 산업혁명의 도래 를 놓고 많은 이들이 ‘직업 증발’, ‘일자리 감소’를 우려한다. 세계적인 IT 자문기관 가트너(The Gartner Group)는 “2020년까지 전자제품 95%에 사물인터넷 (IoT) 기술이 탑재되고, 인공지능(AI)의 영향으로 180만 개의 일자리가 사라질 것이다. 하지만 새로운 일자리 230만 개가 창출된다.”고 예고하고 있다. 그렇다면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어떤 역량을 갖춘 인재들이 새로운 일자리를 갖고 살아가게 될까?
명사 100명을 인터뷰한 결과 미래 인재가 갖춰야 할 역량으로 창의력과 인성, 융·복합 능력, 협업 역량, 커뮤니케이션 능력을 주로 꼽았다. 더불어 유연성과 컴퓨팅, 공감 능력과 감수성, 문제해결력과 대인관계 능력 등도 중요한 역량으로 주목했다.
교육부에서도 미래 인재가 갖춰야 할 역량을 기르기 위해 2015 개정 교육과정을 발표하였으며, 추구하는 인재상으로 ‘바른 인성을 갖춘 창의융합형 인재’를 제시 하였다. ‘창의융합형 인재’란 바른 인성을 가지고 인문학적 상상력과 과학 기술 창조력으로 새로운 기술을 창조하고, 다양한 지식을 융합하여 새로운 가치를 창 출할 수 있는 사람을 의미한다.
2015 개정 교육과정이 추구하는 인재상을 기르기 위해 가장 효과적인 교육 방법을 묻는 질문에 현장 교사들과 교육 전문가들 대부분이 ‘독서’라고 답하였다. 인성, 상상력, 창의력, 협업, 소통능력은 독서 교육을 통해 책을 읽고, 서로 질문 하며 함께 생각을 나누고 표현할 때 효과적으로 함양될 수 있다는 것이다.
2015 개정 국어과 교육과정에서는 (1)학습자가 미래 사회에서 요구하는 국어과 교과 역량을 기를 수 있도록 하는 교수·학습 (2)국어 활동의 총체성을 고려한 통합형 교수·학습 (3)학습 활동 과정에서 의미 있는 배움이 일어날 수 있도 록 하는 학습자 참여형 교수·학습 (4)학습 목표를 달성하는 과정에서 바람직한 인성을 함양하는 교수·학습으로 개선 방향을 정하고 학생들에게 인문학적 소양 과 소통능력, 창의력, 꾸준한 독서 습관을 길러주기 위해 ‘한 학기 한 권 읽기’를 도입하였다.
‘한 학기 한 권 읽기’는 국어 수업 시간에 책 한 권을 온전히 읽고, 생각을 나누고, 표현하는 수업을 통해 삶의 연속성 위에서 학생이 참여하는 가운데 배움이 일어 나게 하고, 바람직한 독서 습관을 형성하기 위해 도입된 것이다.

1. ‘한 학기 한 권 읽기’의 설정 근거

독서교육은 대체로 학교 안팎에서 이루어지는 글 또는 책 읽기와 관련된 교 수·학습 활동을 포괄한다. 이 중에서 ‘2015 개정 국어과 교육과정’에서 강조하는 ‘한 학기 한 권 읽기’는 학교 안 독서교육, 특히 ‘국어과 수업 내’에서 실행되는 ‘책’ 읽기 교육을 의미하고, 동시에 ‘국어과 교수·학습 방법론으로서 책 읽기 교 육’을 구현하자는 것이다.
2015 개정 교육과정의 ‘한 학기 한 권 읽기’ 설정의 근거는 2015 개정 국어과 교육과정의 교수·학습 및 평가의 방향에 제시하였는데,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이전 교육과정에서도 독서교육을 강조하였지만 2015 개정 국어과 교육과정은 한 학기에 한 권이라는 목표가 구체적으로 제시되고 교과서에 그 내용을 반영하여 수업시간에 책을 읽도록 한 점에서 훨씬 강화되었다고 볼 수 있다. ‘국어 교과서 편찬상의 유의점’에 다음과 같이 제시하여 한 학기 한 권의 책을 읽고 생각을 나 누고 글을 쓰는 통합 활동 단원을 강조하였다. 

위 내용은 초등학교 3~6학년 국어 교과서, 중·고등학교 국어 교과서, 고등 학교 국어과 선택과목에 적용된다. 초등학교의 경우 3학년과 4학년은 한 학기 에 최소 8시간 이상, 5학년과 6학년은 최소 10시간 이상 수업을 진행하도록 교 과서를 편성했고, 중학교와 고등학교의 경우 자율적으로 편성할 수 있게 하였다. 중학교와 고등학교의 경우 자율적으로 진행하더라도, 교사들이 수업 시간에 반 드시 통합적인 독서교육을 진행할 수 있도록 교과서에도 내용을 포함시켰으며 2~3주 구성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2. ‘한 학기 한 권 읽기’의 운영 방안

‘한 학기 한 권 읽기’는 통합하거나 단독으로 운영할 수 있다. 통합 운영은 국어 교과 내 통합, 국어와 다른 교과 간 통합, 생활 경험과 통합하는 방법이 있다.
국어 교과 내 통합 운영은 독서 단원과 국어과 내 다른 단원과 통합하는 것으로 다른 단원에서 학습한 전략을 책을 읽고 생각을 나누고 표현하는 활동에 적용 가능하다.
교과 간 통합 운영은 사회, 과학, 도덕, 미술 등 타 교과에서 배운 주제나 내용과 연관된 책을 선정하고 국어과 수업에서 배운 전략을 활용하여 읽어봄으로써 배 운 내용을 심화할 수 있다.
생활 경험과의 통합 운영은 학생들이 삶과 직결되는 문제를 독서 단원과 통합 하여 해결 방안을 모색하게 하는 프로젝트 학습으로 진행할 수 있다.

독서 단원 단독 운영은 적절한 시기에 독서 단원을 학기 초, 학기 중, 학기 말 등에 집중적으로 운영하거나 독서 준비(읽고 싶은 책 정하기, 읽기 전 활동하기), 독서, 독서 후 활동 등을 적절히 분산하여 운영할 수 있다.
학교급별 ‘한 학기 한 권 읽기’의 구체적인 운영 방법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1) 초등 ‘한 학기 한 권 읽기’ 운영 

초등 교과서(국정)에서는 대단원 형태로, 주로 태도 학습 내용과 연계하여 교 과 간 통합이 수월하도록 구성했으며, 책을 읽고, 서로 다른 생각을 나누며 다양 한 관점을 갖게 하는 데 초점을 두었다.

독서 지도 단계는 독서 준비 단계, 독서 단계, 독서 후 단계의 3단계 모형을 원칙으로 한다. 먼저 독서 준비 단계는 독서 단원의 구성 취지를 이해하고 독서 에 관심을 갖게 하는 입문서와 같은 역할을 하며, 세부적으로 단원 개관, 읽고 싶 은 책 정하기, 읽기 전 활동하기로 구성된다.
단원 개관에서는 독서 단원의 성격을 설명하고, 한 학기 한 권 읽기 독서 활동 의 목표를 안내한 후 단원의 활동 순서를 제시한다.
읽고 싶은 책 정하기 단계에서는 학교의 실정에 맞게 학교, 학년, 학급, 소집 단, 개별 등의 독서 참여 형태를 선택한 후 자신의 관심 주제와 그 동안의 독서 이력, 친구의 관심, 선생님이 권하는 책 등을 알아보고 읽을 책을 정한다.
읽기 전 활동에서는 책을 살펴보고 내용을 예상해보게 하는 미리보기 전략을 활용한다. 책 그림 표지, 표지 차례, 저자 등을 살펴보거나 훑어 읽기를 통해 책 내용을 예측하도록 한다.
독서 단계에서는 다양한 읽기 방법을 정하여 책을 읽으며, 읽는 중 전략을 활 용하며 읽기 몰입 경험을 가질 수 있도록 한다. 독서 단계는 읽기 방식 정하기와 읽는 중 활동하기로 구성된다. 읽기 방식은 학생 묵독, 교사가 읽어주기, 교사와 학생이 번갈아 읽기, 학생끼리 번갈아 읽기 등에서 정한다. 읽는 중 활동하기는 독서 시간을 충분히 제공하여 학생들이 독서에 몰입하는 경험을 하도록 한다.
독서 후 단계에서는 책을 읽고 종합적으로 이해하는 활동, 독서 경험을 다른 사람과 충분히 공유하고 표현하는 활동, 자신의 독서 활동 및 습관을 되돌아보는 활동을 한다. 세부적으로 읽기 후 활동하기, 생각 나누기, 정리하기로 구성된다. 읽기 후 활동하기에서는 책의 내용이나 줄거리를 간추리는 활동을 통해 책 내용 을 종합적으로 이해하도록 한다. 생각 나누기에서는 자신의 생각을 나누고 정리 된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쓰고, 만들고, 그리는 등 다양하게 표현하도록 한다. 정리하기에서는 자신의 독서 활동을 점검하고 주제, 작가, 소재, 장르 등의 요소 와 연관지어 다양한 책을 찾아보고 앞으로의 독서 계획을 세움으로써 독서를 생 활화하도록 한다.

 2) 중등 ‘한 학기 한 권 읽기’ 운영 

중등 교과서(검정)의 ‘한 학기 한 권 읽기’는 주로 소단원 형태로, 지식·기능 학습 내용과도 연계하여 실제 읽고, 토론하고, 표현하는 국어 능력 함양에 주안 점을 두었다.
즉, 학생들이 주체가 되어 글을 읽고 자신의 감상을 타인과 풍성하게 나누고, 그리고 이를 통해 심화·확장된 자신의 생각과 지식을 체계화하여 다양한 방식으 로 표현하는 활동으로 구성된다.
읽고 이야기하고 표현하는 활동은 루이스 로젠블렛(Louise Rosenblatt)의 독자반응이론에 근거한 맥마흔(McMahon)과 라파엘(Raphael)(1997)의 책 모임 (book club) 모형과 비고츠키(Vygotsky)의 사회적 구성주의 이론을 학문적인 근거로 한 ‘언어활동 통합 모형’에 기반한 것이라 볼 수 있다.
모든 독서 활동은 읽기-이야기하기-표현하기의 통합적 활동(언어 기능의 통합)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읽기는 이야기하기를 통해서 심화되고, 표현하기 과정 을 통해서 확장된다. 그런데 읽기-이야기하기-표현하기의 통합적 언어활동을 하다 보면 자칫 독후 활동에 치중해 읽기 전, 읽기 중 과정이 소홀하게 다루어질 수 있다. 다양한 독후 활동도 중요하지만 읽기 전에 스스로 책을 선정하는 활동과 읽으면서 내용을 요약하고 질문을 던지고, 함께 토론하는 과정을 통해 생각을 심화하고 추론하는 등의 능동적인 읽기 활동이 필요하다.
중등 국어 교과에서 ‘한 학기 한 권 읽기’ 교수·학습 활동은 읽고 이야기하고 표현하는 ‘언어활동 통합 모형’을 기반으로 <표1, 2>와 같이 다양하게 구성될 수 있으며, 학습자의 주체적인 읽기 과정과 학습자의 삶이 연결되는 통합 활동으로 설계하는 데 주안점을 두어야 한다. 한 걸음 더 나아가 ‘한 학기 한 권 읽기’는 국어 교과 수업 혁신을 넘어 독서 중심의 교과 통합 수업으로 운영될 수 있다.

 3. ‘한 학기 한 권 읽기’ 안착을 위한 지원

‘한 학기 한 권 읽기’를 통해 학생들은 초등학교 3학년부터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10년 동안 적어도 20권이 넘는 책을 수업 시간을 통해 깊이 있게 읽게 된 다. 또한 ‘한 학기 한 권 읽기’는 국어과뿐만 아니라 다양한 교과에서 통합적으로 적용할 수 있다. 다만 학생들의 성장보다는 평가와 서열 정하기에 매몰된 교육 현실 속에서 수업 시간에 학생 스스로 읽고 싶은 책을 직접 선정하고 수업 시간에 온전히 읽고, 생각을 나누고 표현하는 활동을 이끌어가기 위해서는 다음 질문 의 답을 찾기 위한 고민이 필요하다.

‘학생들의 성장을 위해 무엇을, 어떻게 읽도록 할 것인가?’
‘어떤 책이 다른 책보다 나은가? 어떤 점이 나은가? 누구에게 나은가?’
‘학생들이 읽을 책을 어떻게 마련할 것인가?’
‘무엇을, 어떻게 평가할 것인가?’

이것은 앞으로 ‘한 학기 한 권 읽기’를 적용해 나가면서 지속적으로 해답을 찾 아가야 할 문제이다. 교사 스스로 깊이 있는 독서를 경험하고 나눌 수 있도록 교원 독서 지도 역량 강화, 교원학습공동체 운영, 구체적인 현장 적용 자료 데이터 베이스 구축 및 공유, 교육활동의 중심으로서 학교도서관의 기능 제고와 소통 기능 강화 등이 해답을 찾기 위한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이에 따라 교육청은 ‘한 학기 한 권 읽기’ 안착을 위한 다양한 지원을 하고 있 으며, 앞으로 더욱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먼저, 교원의 지도 역량 강화를 위해 서울독서교육지원본부(창덕여중 內)에서 ‘한 권의 책’을 중심으로 함께 읽고 토론하고 수업 적용을 고민해 보는 ‘바람길 독서학교’를 운영하고, 교육연수원에서는 2018년 3월부터 원격연수를 개설하였다.
‘한 학기 한 권 읽기’ 수업에 필요한 교수·학습용 도서 구입과 연구 활동 지 원을 위해서는 공모사업 학교자율운영제를 통해 필요한 예산을 학교에서 선택 할 수 있도록 하였다. 또한, 에듀넷 티클리어 온라인 게시판에 기 개발된 자료와 Q&A를 탑재하였고, 수업지원단을 통해 지속적으로 교수·학습 자료를 개발하여 제공할 예정이다.
각 교육지원청에 설치된 학교도서관 지원센터에서는 관내 학교도서관 운영을 지원하고, 문화시설인 ‘청소년 문화카페’ 공모사업을 통해 소통과 나눔의 공간으로 학교도서관이 거듭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한 학기 한 권 읽기’는 교육과 우리의 삶이 맞닿아 있어야 한다는 고민과 교사가 온갖 지식을 설명하고 학생은 이를 수용하는 기존의 읽기 수업에 대한 반성에서 출발한 것이다. 따라서 ‘한 학기 한 권 읽기’ 수업의 정착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교육과정을 재구성하고 평가를 혁신하고자 하는 교사 스스로의 주체적 노력이 우선되어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입시와 경쟁의 단단한 교육 현실 속에서 미래 교육의 싹을 틔워줄 ‘한 학기 한 권 읽기’ 도입을 응원하는 작가들의 메시지를 통해 함께 나아갈 힘을 나누고자 한다.

“선생님들이 한 권 읽기를 실천하면서,
아이들에게 어떤 해답을 제시하기보다는 많은 혼란과 의문으로
머리가 벌벌 끓게끔 만들어야 세상을 종합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사람이 된다.”
– 김 훈
“정답을 가르쳐 왔던 학교가,
책을 통해 정답 외에 다른 답들도 다양하게 이야기하는 즐거운 경험이자
시도이며, 이를 통해 교육이 활기를 되찾을 것이다.”
– 은희경
“여러분 각자가 항상 배낭에
책 한 권을 넣고 다닌다면 우리 모두의 삶이
더욱 나아질 것이라고 믿는다.”
– Gabriel Garcia Marquez


참고문헌

•교육부 고시 제2015-74호 초·중등학교 교육과정 총론
•교육부 고시 제2015-74호[별책 5] 국어과 교육과정
•교육부(2017) 교과용도서 연수 교재
•교육부·대전시교육청(2016) 2015 개정 교육과정 교수학습자료(초등학교 국어)
•교육부·대전시교육청(2016) 2015 개정 교육과정 교수학습자료(중학교 국어)
•교육부·대전시교육청(2016) 2015 개정 교육과정 교수학습자료(고등학교 국어)
•김경자(2017) 2015 개정 교육과정의 개정 배경, 방향 및 주요 내용
이화여대문화체육관광부(2017) 2017 국민독서실태 조사, 문화체육관광부


관련사이트

•서울특별시교육청교육연수원(https://www.seti.go.kr)
•에듀넷 티클리어(http://www.edunet.net/nedu/main/mainForm.d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