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획2020 봄호 (238호)

[학교사례2]서울천왕초
기초학력 보장, 학생 삶과의
동행에서 출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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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지은 (서울봉현초등학교, 교사)

기초학력에 대한 사회적 책무가 강조되는 요즘, 교육과정 재구성, 수업혁신, 맞춤형 지원 등 총체적 관점에서 접근하고 교육하고자 노력하는 서울천왕초등학교를 찾아가 보았다. 이곳에서 책임교육의 관점에서 새로운 기초학력에 대한 생각을 틔우는 변곡점을 맞이할 수 있었다.

기초학력이란?

혁신학교인 천왕초등학교는 기초학력보장에 앞장서, 학부모들이 찾아오는 학교로 자리매김 하고있다. 그렇다면,천왕초등학교가 생각하는 기초학력이란 무엇일까?
이에 대해 방대곤 교장은 ‘기초학력에 대한 사회 통념이 지나치게 교과내용 성취 정도에 치우쳐져 있는 것이 우려스럽다.
단지 공부를 잘 하는 것이 기초학력 보장은 아닐 것이다.’라고 하였다. 기초학력을 담당하는 수업혁신부장은 기초학력의 영역을 3R’s(읽기, 셈하기, 쓰기)능력이 미흡한 기초학습능력 부진, 3R’s는 문제가 없지만 학년 성취 수준에 도달하지 못하는 교과학습능력 부진, 그리고 관계성 영역부진으로 설명하였다.

방학 중 관계성 회복 캠프 활동 모습

관계성 진단 – 협력적 관찰로 이루어지는 종합적 진단

기초학습능력 부진은 기존의 서울기초학력지원시스템의 진단도구를 활용할 수 있으며, 교과학습능력 부진은 담임교사의 수업 중 진단을 통해 파악이 가능하다. 그렇다면 관계성 영역의 진단은 어떻게 이루어질까? 관계성을 진단하기 위해서는 학생 관찰이 필수적이다. 그렇다면 어떤 방식의 관찰이 정확성과 신뢰성을 아우를 수 있을까? 이에 대한 천왕초 교사들의 답변은 교원 간 협력 관찰이었다.
천왕초 교사들은 관계성 부진 학생 지도의 어려움을 단순히 한 학급 내, 해당 담임교사의 역량에 기인한 문제로 보지 않는다. 학교가 함께 해결해야 할 학생의 복합적인 사회정서 발달상의 문제로 여기고, 다중지원팀의 협의를 통해 학생의 도움이 필요한 부분을 구체화하고, 이에 대한 지원을 실행에 옮겼다.
관계성 부진의 진단과정에서는 담임교사가 혼자 학생을 관찰하지 않고, 협력적 관찰이 이루어진다. 담임교사가 관계성 부진으로 의심되는 학생에 대해 관찰을 의뢰하게 되면, 다중지원팀이 시기와 방법을 협의하여 교감선생님, 협력강사, 교과 교사, 상담 교사 등이 함께 해당 학생을 관찰하고 관찰 내용을 기록하여 종합적인 진단을 실시한다. 협력적 관찰을 통한 관계성 진단결과는 신뢰성이 확보되어 학부모와의 상담 시에도 믿을 수 있는 상담 자료로 활용되고 있다고 한다.

좀 더 촘촘한 학생 맞춤형 지원을 향해

기초학습능력 및 교과학습능력은 물론 정서적·심리적으로도학습에 대한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은 관계성 부진 학생은 개별 맞춤형 지원이 필수적이다. 이를 위해 천왕초는 다중지원팀을 구심점으로 하여 다양한 협력강사 프로그램을 내실 있게 운영하고 있다.
천왕초의 다중지원팀은 개별 아동에 대한 학습 및 심리, 정서 지원을 위해 학습지원팀, 심리정서지원팀, 운영지원팀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분기별 1회의 사례관리회의를 실시하고 있다.
또한 협의 사항을 기반으로 지원이 필요한 학생에 대하여 맞춤형 지원을 실시하고 있다. 그 중 대표적인 것은 다양한 형태의 협력강사 프로그램의 운영이다. 1·2학년 대상의 수업 및 생활교육 지원 시스템, 3학년 대상의 교과 맞춤형 지도 프로그램, 방과후 맞춤형 프로그램, 그 외 외부 지원 맞춤형 프로그램이 있다.

이 중 1·2학년 대상 수업 및 생활교육지원시스템과 3학년 대상 교과 맞춤형 지도 프로그램은 담임교사가 요청 시 학급으로 협력 강사를 지원하여 정규교육 시간 중 도움이 필요한 학생에게 학습 도움을 주는 프로그램이다. 물론 고학년 학급에서도 담임교사 요청 시 협력강사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 협력강사는 담임교사가 미처 발견하지 못한 부분의 정보를 찾아 공유하며, 피드백 내용을 함께 설계하고, 교육과정 재구성에 참여하는 등 긍정적 측면이 많아 큰 호응을 얻고 있다고 하였다.
협력강사 중 생활코칭 강사는 협력강사 중 관계성 영역을 집중 지원하는 강사로서 상담에 대한 경험이 선정 자격 요건에 포함된다는 점에서 기존 협력강사와 차별성이 있다. 생활코칭 강사는 수업 시간 중 학생 관찰 및 개인 상담을 통해서 학생들의 생활과 정서적 측면을 지원한다. 기존의 상담교사 한 명으로 부족한 학생상담 활동을 보완하는 차원에서 상담교사와 협력적으로 상호 교류하며 학생을 지원한다.
이 외에도 대학생 동행 프로젝트, 방송 통신대학교 대학생 선생님의 지원 등 다양한 경로의 지원을 통해 많은 학생이 학습 도움을 받을 수 있으며, 방학 중 희망자를 대상으로 관계성 회복 캠프를 운영하여 방학 중 심리·정서적 발달을 통한 관계성 증진을 위해서도 노력하고 있다.

함께 맞닿은 교육 혁신과 기초학력 보장

천왕초 교사들은 기초학력 보장이 단순히 교과내용에 대해 학습지 상에서 우수한 점수를 받는 것에 있지 않고, 학생의 학습 역량 자체를 키워주는 것이라는 철학 아래 지속적으로 교육과정 재구성에 많은 노력을 쏟았다.

방과후 디딤돌 교실의 수업 모습

교육과정 성취수준이 학생의 발달단계에 맞는지 끊임없이 고민 하였고, 이렇게재구성한 교육과정을 학생중심 수업으로실현하였다. 성취수준의 도달을 Pass/Fail의 관점으로 접근하여 그 성취수준에 온전히 도달할 때까지 교육과정을 다시 재구성하고, 개별학습·모둠학습 등 다양한 학습방법으로 끝까지 책임지는 교육을 실현하고자 하였다.

정규수업 중 협력강사와 함께 수업하는 학생들

또한 정서적으로 학습할 자세가 갖추어지지 않은 학생에게는 결핍된 부분에 대한 보완 활동을 선행하였다. 예를 들어 공격성이 드러나는 아이에게는 촉감을 자극하는 감각 통합 교육, 집중력이 부족한 학생에게는 균형 감각 교육 등 맞춤형 교육이 이루어졌다.

교원학습공동체의 힘

다양한 기초학력 보장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교사들의 공감대 형성과 협력하는 분위기 조성이 중요하다. 천왕초의 가장 큰 원동력은 학교 내 교원학습공동체라고 말한다. 1교사 1교원학습공동체 참여의 원칙 아래 모든 교사가 자발적으로 교원학습공동체 활동을 하였다. 또한 내실있는 교원학습공동체 활동을 위해 업무지원팀을 운영하여 모든 교사가 수업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학교 풍토를 형성하였다. 이를 기반으로 교사들이 교육과정을재구성할 수 있는 시간과 여력이 확보 되었고, 교육과정 재구성은 교사로서 당연히해야 하는 첫 번째 업무가 되었다. 이에 동학년별 교원학습공동체가 꾸준히 운영되고있으며, 초창기에는 저학년의 경우 매일 모여 수업 재구성을 하였고, 현재도 모든 학년에서 교원학습공동체의 날을 주 2~3회 이상 운영하고 있다.

학부모와의 소통 – 성공적인 기초학력 보장의 열쇠

수업혁신부장이 기초학력 보장을 위해 다양한 교육활동을 펼치며 가장 어려웠던 부분은 바로 교육활동에 대한 학부모의 신뢰를 확보하는 것이었다고 말한다. 학부모가 교사를 믿고 함께 소통하면 학생 기초학력 향상의 일련의 과정이 수월하게 진행될 수 있으나 소통이 원활하지 않으면 최상의 학생 맞춤형 지원 내용도 무용지물이 된다고 말하며, 성공적인 기초학력 보장을 위한 열쇠는 학부모와의 소통이라고 강조하였다.
천왕초는 학생 교육활동에 대한 구체적 안내와 양방향 소통을 통해 학부모의 신뢰를 확보하였다. ‘가정에서 학교로’라는 통지표 뒷면의 학부모 소통지 및 학부모 격려 피드백 활동 등을 통해 학부모가 자녀의 학교교육 활동에 관심을 갖고 참여하도록 노력하였다. 이러한 활동은 가정에서는 알 수 없었던 자녀의 다양한 학교생활 모습을 공유하고, 학부모와 교사 간 원활한 소통을 기반으로 신뢰성을 확보하는데 큰 도움이 되었다고 하였다.

향후 확대하고자 하는 기초학력 교육활동

천왕초는 마을협력 다중지원팀을 구성할 예정이라고 하였다. 현재는 마을의 작은 도서관 및 청소년상담복지센터와 연계하여 학습, 돌봄, 관계성 관련 활동을 진행하고 있으며, 향후 학교 내 다중지원팀에서 나아가 마을협력 다중지원팀을 구축하여 더욱 확장된 범위에서 체계적인 협의를 진행하고, 다양한 마을 자원을 활용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하고자 구상 중이다.

앞으로 품어야 할 기초학력에 대한 생각

기초학력 부진 학생, 관계성 부진 학생은 문제아가 아니고 단지 도움이 더 필요한 학생이다. 수업혁신부장은 ‘도움이 필요한 아이를 어떻게 도와줘야할지 고민하는 과정이 교사로서의 전문성을느끼게 하는 설레는 과정이었다.’고 개인적인 소감을 밝혔다. 여기에 더하여 교장선생님은 ‘기초학력을 단순히 학습의 영역으로 제한할 수 없다. 아이들의 학습과 생활이 분리되지 않기 때문에 학생 생활을 어떻게 지원하는가는 학습을 어떻게 증진시킬 수 있는가에 큰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학생 생활을 아우르는 것이 기초학력 보장의 출발점이다.’라고 강조하였다.
학교 문을 나서며 인지적 학습에만 초점을 맞추는 시대를 지나 이제는 학생의 성장과 발달 정도를 파악하고, 정서적으로 학습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는 폭넓은 범위의 기초학력 보장을 생각할 때임을 다시 한 번 되뇌었다. 천왕초의 교육 사례가 학생의 삶 속에 한 발짝 더 들어가 학생의 성장과 온전히 동행하는 책임교육 실현의 씨앗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