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획2018 여름호 (231호)

4차 산업혁명에 따른
초·중등 진로 직업교육 방향

정윤경 한국직업능력개발원 선임연구위원

 

Ⅰ. 4차 산업혁명의 개념과 특징

1. 4차 산업혁명의 개념

4차 산업혁명이란, 생산화하는 방식과 만들어진 물건 자체가 ‘지능화’되는 방식, 기계와 제품이 지능을 가지고 있고 네트워크로 연결되어 있는 것을 의미한다(김한준, 2017. p.5.). 4차 산업혁명이란 용어는 ‘스마트 팩토리(Smart factory)’ 즉, 공장 내 설비와 기계에 센서가 설치되어 데이터가 실시간으로 수집되고 이를 분석해 목적된 바에 따라 스스로 제어되는 공장을 의미하는데 스마트 팩토리보다 확장된 개념이라고 볼 수 있다. 클라우스 슈밥(2016)은 4차 산업혁명이란 디지털 기기와 인간, 물리적 환경의 융합으로 센서와 기기가 스스로 정보를 취합하고, 생산성을 극대화하는 인공지능 결합의 시스템이라고 제시하였다(박동, 2017. p.5. 재인용). 4차 산업혁명에 대한 정의는 학자 또는 기관에 따라 다양하지만 빅데이터, 로봇, IoT, 사이버 물리 시스템(Cyber Physical Systems), 정보통신기술, 융합, 혁신(또는 혁명)적 변화 등이 공통적으로 중요한 키워드라고 말할 수 있다.

2. 4차 산업혁명의 특징

4차 산업혁명의 특징은 초연결, 지능정보화 사회, 실제와 가상의 융합, 자동화 등을 꼽을 수 있다. 김진형(2016)은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소프트웨어 중심 사회라고 명명하고 새로운 ICT 기술 융합이 일어나는 환경이라고 제시하였다. 새로운 ICT 기술 융합 환경의 특징을 보면 ① 데이터가 서로 연결된 모든 사물에서 생산되며, ②Mobile-Cloud로 어디서든 접근·공유 가능하며, ③ Big Data 분석으로 상황인식, 지식 추출이 일어나고, ④ 지능적 의사결정 자동화가 가능한 환경이다. 이러한 4차산업혁명은 생활의 편리함과 생산성의 극대화를 가져온다는 긍정적인 영향이 있다. 반면에 사람들이 일할 수 있는 일자리가 감소하거나 입지가 좁아질 것이라는 연구결과와 우려도 적지 않다.

3. 부가가치 원천의 변화

4차 산업혁명 시대는 초연결 사회로 말할 수 있으며, 중요 가치는 신뢰와 경험이며, 사회 척도는 연결강도, 연결품질·신뢰성, 네트워크 접근성 등이며, 국력 척도는 접근성이라고 볼 수 있다(차두원, 2016).

4차 산업혁명 시대는 지식정보 소통·활용시대로서 주된 생산요소가 지식과 정보의 소통 및 활용에 있으며, 핵심 계층도 지식 소통·활용 근로자이며, 주요 산업은 지식활용 서비스업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4차 산업혁명 시대의 부가가치(경쟁력, 생산성)의 원천이 산업시대나 지식정보화시대와는 다른 양상으로 변화할 것이므로 이를 대비하는 진로직업교육의 내용과 형식이 변화될 필요가 있다.

Ⅱ. 산업 및 직업 세계의 변화

1. 산업 및 직업의 융합 및 업무 방식 변화

세계경제포럼(2016)에 따르면 제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디지털과 바이오 산업, 물리학, 그리고 다른 산업 등이 융합되어 산업별, 직업별 또는 직업의 업무별 경계가 모호해지고 융합되는 시대가 도래할 것으로 전망하였다(서미영, 2016).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산업별 또는 직업별 경계가 사라지고 초연결 디지털 기반의 산업·직업생태계가 조성될 것으로 전망된다.

4차 산업혁명에 따른 변화는 직업이나 일자리가 감소하거나 증가하는 것 뿐만 아니라 산업의 구조 및 각 직업의 업무 내용과 수행 방식에 큰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한국고용정보원(2016)의 4차 산업혁명에 대한 직업인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75.6%가 업무가 변화할 것이라고 응답하였다(김한준, 2017. p.37.재인용).

많은 산업과 직업에서 인간(직업인)과 인공지능(또는 기계)의 관계는 인간의 신체적·인지적 능력을 보완(보강)하거나 협업하는 관계로 진행될 것이다. 직업의 업무방식 변화를 예를 들면 다음과 같다. 최적의 수술방법을 인공지능(AI)이 분석·제시하되 종합적 판단과 책임은 의사가 담당할 것이다. 기존 판례 수집은 인공지능이 담당하고, 새로운 사건에 대한 종합적 판단과 결정은 법조인이 담당할 것이다. 입시 관련 데이터 등은 인공지능이 수집·분석하고, 상담과 종합적 판단은 교사가 담당할 것이다. 정형화된 민원 답변, 사례 및 통계 수집, 예산 처리 등은 인공지능이 담당하고, 새로운 정책의 입안과 데이터가 없는 업무는 공무원이 담당하게 될 것이다. 홍보와 판매 등은 인공지능이 담당하고, 창의력과 감성적 영역은 예술가의 업무 영역으로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김한준, 2017. p.43.).

 

2. 고용 증감 직업 및 특징

제4차 산업혁명의 영향으로 현존하는 직업의 47%가 사라질 것이라는 예측이 대표적인 비관적 시각이다. 과학기술의 발달로 향후 수십 년 이내에 다양한 산업과 직업에서 기술혁신이 인간의 육체적·인지적 노동력을 대신할 것으로 예상된다.

4차 산업혁명에 따라 고용 감소가 예상되는 직업의 특징은 첫째, 정형화된 업무 혹은 과거의 데이터를 통해 정보를 수집하고 이에 따라 반응해야 하는 업무를 가진 직업, 둘째, AI나 자동화로 업무를 대체하는 비용이 인건비보다 비용절감을 할 수 있는 직업, 셋째, AI나 자동화로 대체해도 인간보다 더 뛰어난 수행을 보이는 것 등이다. 따라서 관리, 기술, 사무, 판매 등에서 인지적으로 자동화될 수 있는 일을 하는 대부분의 화이트 칼라 직업에서 일자리가 크게 감소하거나 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블루칼라 직업군과 화이트칼라 직업군을 막론하고 단순 반복적이고 자동화되기 쉬운 중숙련(middle skilled) 직업은 일자리가 감소할 것이다. 예를 들면, 보험인수심사, 의료진료(영상판독, 건강진단, 청진기 판독 등), 법률사무원(판례수집, 자료탐색 등), 증권 및 외환딜러, 은행·출납창구사무원, 콜센터직원, 일반비서, 번역 및 통역가, 생산 및 제조 관련 단순종사원, 요금징수원, 물품이동운전원 등 이다. 반면에 4차 산업혁명에 따라 고용 증가가 예상되는 직업은 첫째, 사물인터넷, 웨어러블 디바이스 등 신산업에서 기술·제품개발 및 서비스를 담당하는 IT직종과 관련 기술직이다. 둘째, 컴퓨터게임, 가상현실, 모바일 시장의 성장에 따라 멀티미디어 콘텐츠 수요 증가에 따른 그에 관련된 직종이다. 예를 들면, 응용 소프트웨어 개발자, 네트워크 시스템 개발자, 컴퓨터 보안 전문가, 시스템 소프트웨어 개발자, 전기·전자공학 기술자, 기계공학 기술자, 통신공학 기술자, 멀티미디어 디자이너, 제품 디자이너, 상품 기획 전문가 등이 해당된다. 신직업으로 스마트 의류 개발자, 착용 로봇 개발자, 드론 운항 관리사, 스마트 도로 설계자, 공유경제 컨설턴트, 사물인터넷 전문가, 빅데이터 전문가, 인공지능 전문가, 가상현실 전문가, 로봇 윤리학자 등도 해당된다. 그밖에 저출산·고령화, 글로벌화 등의 영향으로 의료·복지 지원, 글로벌 경영환경에 대응하는 직업들의 고용 증가가 예상된다.

 

Ⅲ. 초·중등 진로직업교육의 방향

1. 초·중등 진로직업교육의 개선점

초·중등 진로직업교육은 교육부 및 시도교육청의 정책과 학교 선생님들의 수고에 힘입어 교육과정, 인력, 내용 및 방법, 지원 인프라를 갖추고 학생들의 진로·직업준비를 체계적으로 지원하였다. 또한 산업 수요에 맞는 인재를 양성하고 진출시키는데 큰 역할을 담당하였다.

그러나 4차 산업혁명에 따른 산업 및 직업 세계의 변화를 고려할 때, 초·중등 진로직업교육에서 기존 산업 및 직업에 기초한 진로직업교육이 이뤄지고 있고 여전히 입시 위주의 교육 풍토가 남아 있다는 문제점을 제기할 수 있다.

학교 진로교육에서 개선할 점을 살펴보면, 첫째, 학생 개인별 심도 있는 진로탐색과 준비를 실천할 수 있는 역량을 길러주는 교육이 부족하다. 학교 진로교육(진로체험 포함)은 학급 또는 소그룹 단위로 이뤄지고 있다. 자기이해와 직업세계 이해를 위한 진로검사, 진로정보 탐색, 활동지 작성 위주의 진로교육 활동이 많고 개별화된 진로설계와 준비 역량을 길러주는 체험활동과 진로상담은 미흡한 편이다.

둘째, 학생의 특성에 맞는 진로·직업을 찾는 매칭 관점의 진로교육에 머물고 있다. 현재 학생의 특성과 직업의 특성 간 매칭에 의존하는 진로선택 지도와 많은 학생과 학부모가 선호하는 진로·직업(의사, 공무원 직종, 공공기관 및 대기업 일자리 등)만 추구하는 진로 준비는 변화하는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대응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4차 산업혁명에 따른 직업세계 변화에 대해 보다 적극적으로 탐색하고 요구되는 역량을 기를 수 있도록 가르쳐야 한다. 변화하는 산업 및 직업세계에 따라 정체감을 형성하고 소질과 적성을 개발할 수 있는 진로교육의 패러다임을 보완할 필요가 있다.

학교 직업교육에서 개선할 점을 살펴보면, 첫째, 전공별로 산업 수요에 맞는 지식과 기술을 가르치고 취업 지원은 잘 이뤄지고 있으나 입직 후 후학습 또는 경력개발을 할 수 있는 역량을 길러주는 교육은 부족한 편이다. 둘째, 전공과 또는 학급(소그룹) 단위로 직업교육이 이뤄지고 있고 학생 맞춤형 직업교육 및 지도를 제공하기에 어려움이 있다. 소질과 적성, 학습능력 등 학생들의 특성에는 차이가 있을 수 있다.  그러나 학생 특성별 수준별 맞춤형 직업역량을 길러줄 수 있는 직업교육을 실시하기에 한계가 있다.

 

2. 과학기술 및 4차 산업혁명에 따른 산업 및 직업 변화 강조

학생들의 소질과 적성은 다양하다. 학생의 소질과 적성이 과학기술 분야와 관련이 있다면 진로직업교육을 실시하기에 수월할 것이다. 그러나 학생의 소질과 적성이 과학기술 분야에 있지 않더라도 과학기술 분야나 관련 산업 및 직업에 대해 이해하고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지도할 필요가 있다.

제4차 산업혁명 시대를 이끌 첨단 과학기술 분야 직업과 기술은 현재 대학의 전공학과를 보면 해당 직업인을 길러내는 정확한 전공학과가 있는 것은 아니다. 그 이유는 새로운 직업들이 여러 학문의 지식과 기술을 필요로 하며, 문제인식 역량, 대안도출 역량, 기계와의 협력적 소통 역량 등 새로운 기술을 받아들이고 접목하는 역량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초·중등 학생들이 과학기술 및 4차 산업혁명에 따른 전반적인 산업 및 직업 구조 변화에 관심을 갖도록 지도하고 활용할 수 있는 역량을 개발할 수 있도록 가르쳐야 한다. 특히 4차 산업혁명 시대를 견인하는 직업들과 관련 산업의 시스템 및 특징(융합, 업무 변화 등)을 이해하고 이들 분야에 대한 긍정적인 진로정체감(동기)을 형성할 수 있도록 지원할 필요가 있다.

제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전 산업분야와 직업에서 융·복합 지식, 맥락적 지식, 지식과 기술을 지닌 기기나 소프트웨어를 활용할 수 있는 능력(컴퓨팅)의 중요성이 증가할 것이다. 학생들은 대학 전공, 후학습 뿐만 아니라 직업의 현장(직장), 온·오프라인의 단기 교육 프로그램, 소셜 미디어(social media) 등 다양한 통로를 통해 학습할 수 있음을 이해하고 주도적 학습 또는 팀워크 학습에 참여할 수 있음을 가르쳐 주어야 한다.

또한 메이커(Maker) 학습 환경을 구축하고 메이커에 대해 친숙해지고 경험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메이커 학습 환경은 거대 장비, 공장 등을 소유하지 않은 다수 대중들이 아이디어와 소프트 파워를 활용하여 창작 공간(Maker Space)에서 자신만의 아이디어를 구현할 수 있는 제품 창작이 가능한 환경이라고 말할 수 있다(박동, 2017. p.8.).

 

3. 진로개발 역량 중심 진로직업교육으로의 전환

제4차 산업혁명에 대응하는 방안의 하나로 인간의 역량을 개발하는 것이 주된 주제로 언급되고 있다. 진로교육도 진로검사, 진로정보 등을 통한 진로선택 및 의사결정을 가르치는 것에서 더 나아가 학생의 진로정체감을 형성해 나갈 수 있는 역량을 개발하는 데 중점을 둔 진로교육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

학생들이 변화하는 사회에 대응하고 적응하기 위해서는 청소년 때부터 자신의 소질과 적성, 삶에 대한 자기 주도적 탐색과 결정에 대한 경험이 필요하다. 제4차 산업혁명 시대의 과학기술과 기기를 활용할 수 있는 사고력과 실제 활용 경험을 시켜주어야 한다. 한편 인간으로서의 가치와 장점에 대한 인식과 자아 진로정체감을 가질 수 있도록 지원해 주어야 한다.

초·중등 학생들은 4차 산업혁명에 따른 직업과 일자리 변화를 직면하게 될 것이므로 새로운 일자리와 직업에 적극적으로 도전하여야 한다. 따라서 현재의 대학 입시 위주의 교육 패러다임 속에서 암기와 문제풀이 공부에 매몰되어서는 안 된다. 생애 진로개발 관점에서 학생들이 변화하는 사회와 직업에 대하여 자신의 진로정체감을 지속적으로 만들어 나갈 수 있도록 진로개발 역량을 길러주어야 한다. 또한 변화하는 진로·직업에서 요구하는 직업기초능력, 직무능력, 경력개발 등을 위해 후학습 및 평생학습을 주도할 수 있는 역량을 길러주어야 한다.

또한 학생들이 다양한 진로·직업경로를 이해하고 자기 주도적으로 자신의 생애 진로·직업을 개척할 수 있는 역량을 배양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학교 진로직업교육이 필요하다.

특성화고등학교에서는 선취업 후학습 제도가 이뤄지고 있다. 고교생의 진로 수요별 맞춤 교육을 위한 고교학점제는 2018년에 도입되었다. 대학에서도 그동안 학부제, 복수전공, 부전공 제도 등 학생들이 여러 학문을 배울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또한 교육부는 융합(공유)전공제 도입, 학습경험인정제 적용 확대, 국내 대학 간 복수학위 허용, 이동·원격수업 제공 등을 포함한 대학 학사제도 개선 방안을 발표하였다(교육부, 2016).

이것은 학생의 교육(학습) 선택권이 확대됨과 동시에 자기주도적인 진로개발 역량이 요구됨을 의미한다. 초·중등 학생들의 진로선택과 진로의사결정에 있어서 학부모의 영향은 매우 크다. 그러나 고등학교 졸업 후와 성인이 된 이후에는 학부모에게 의존할 수 없다. 학생들이 초·중등학교 단계에서부터 자기 주도적인 진로발달과 역량을 함양할 수 있도록 학생 주도형·참여형 진로교육이 강화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