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정보Vol.234.봄호

TALIS 결과를 통해 살펴본 한국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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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주 (한국교육개발원, 연구원)

1. 들어가며

우리 사회는 교사에게 교육 관련 문제에 대한 해결을 기대한다. 학교에서의 좋은 수업은 물론 대학입시, 진로지도, 안전교육, 학교폭력, 최근에는 돌봄 역할에 대한 기대까지 사회문제 전반에 대한 해결을 요구한다. 이러한 기대와 요구에 교사가 역할과 책임이 있음은 분명하다. 왜냐하면 교사는 교과지식, 교수법, 학생의 성장 등에 대한 전문지식과 기술을 가진 교육전문가이고, 전문가는 사회의 가치체계를 형성하고, 유지하고, 발전시키는 책무가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로서 교사도 교육활동을 통해 우리 사회가 지켜나가야 할 가치를 창조하고 발전시키는 역할을 해야 한다.

그러나 최근 교사집단이 전문가로서의 역할과 책임을 다 하지 못한다는 질책과 비난이 제기되고 있다. 나아가 미래사회 대비를 위한 교사의 전문성에 대한 문제제기까지 하며 현직 교사의 연수 체제부터 교원양성과정에서의 교육과정 및 체제 개편에 대한 논의도 진행되고 있다. 그렇다면 전문가인 교사는 왜 그들에게 기대되고 요구되는 역할과 책임을 다 하지 못하는 것일까? 교사로서의 책임과 역할을 다 하지 못한다는 비난은 오롯이 교사의 몫인가? 여기에 많은 사람들은 ‘그렇다’ 또는 ‘당연하다’는 답을 할 것이다. 하지만, 교사들이 처해 있는 교직환경과 정책환경에 대한 이해를 하면 그렇지 않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2. 열악한 교직환경과 자율성이 인정되지 않는 정책환경

몇 해 전 주요 일간지에 “교사가 된 것을 후회, OECD 1위”라는 제목의 기사가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사회에 적지 않은 충격을 주었을 것이고, 교육계에 종사하는 많은 사람은 적지 않게 공감을 했을 것이다. 이는 경제협력기구(OECD)의 교원 및 교수 학습 국제비교 조사(Teaching and Learning International Survey: TALIS)2 의 결과를 보도한 것으로, 우리나라 교사의 20%가 교사가 된 것을 후회한다는 결과를 보여 전체 34개 조사 참여국 중 가장 높은 수치였다. TALIS 결과에서 교사가 된 것을 후회한다는 결과 이상으로 충격과 공감을 주는 것이 또 있다.

바로 교사의 자기효능감인데, TALIS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교사의 수업 및 학습환경 관리 관련 자기효능감이 TALIS 평균보다 낮게 나타났다. 교사의 자기효능감이라 함은 교사의 직무만족도와 그들의 수업활동에 높은 상관관계를 가지며 결국에는 학생의 학업성취 및 성장, 학습동기 유발 등의 교육활동 전반에 영향을 준다.

그렇다면 왜 교사의 직무만족도와 자기효능감이 낮은 것인가? 이는 두 가지의 측면으로 설명할 수 있다. 첫째는 교사의 일상 업무가 너무 바쁘다는 것이다. 자기 업무를 함에 있어서 바쁘다는 것이 낮은 직무만족도와 자기효능감의 원인이 될 수 있을까? 교사는 수업, 즉 교수-학습이라는 고유 업무를 담당하는 직업이다. TALIS의 결과에서 교사의 업무 시간 비교를 살펴보면 우리나라 교사들이 수업과 관련된 업무 시간에서는 대체로 적은 반면 학교운영을 포함한 일반 행정업무, 학부모 상담, 방과 후 지도 등에서는 타 참여국에 비해 높은 수준임을 알 수 있다.

학교의 일상 업무뿐만 아니라 전문성 개발 활동 시간 또한 TALIS 참여국에 비해 높은 수준이다. 여기에서도 교사의 교수-학습 활동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전문성 개발을 위한 교사모임, 개인적인 연구 활동, 학교 동료 교사와의 멘토링 및 관찰보다는 강의와 워크숍 및 회의와 세미나 등의 일명 ‘동원’되는 활동의 시간 비율이 상대적으로 많다.
이러한 TALIS의 결과는 교사가 처해있는 교직환경이 얼마나 열악한가를 보여준다. 여기서 열악하다는 것은 교사가 그들 본연의 업무인 수업과 관련된 활동에 집중할 수 없음을 의미한다. 그리고 이는 당연히 교사들의 직무만족도와 자기효능감 저하로 직결 될 수밖에 없으며, 전문가로서 사회적 책무를 다 할 수 없게 되는 것이다.

교사의 직무만족도와 자기효능감이 낮은 두 번째 이유는 전문가인 교사의 자율성이 제한되는 정책환경이다. Freidson(2001)2 은 그의 저서 Professionalism: the 3rd logic에서 전문성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전문성을 갖기 위한 교육과 훈련은 필수적이나, 전문성에 대한 자격을 갖춘 이후에는 전문가가 자율성을 갖고 전문 지식과 기술을 활용하고 이를 통해 전문지식과 기술을 제공받는 사람들과 신뢰관계를 형성해 나가는 것이다.”(p.21). 대표적인 전문가로 분류되는 의사는 자격을 갖추고 환자를 진료하고 치료한다. 그리고 의사의 자율성은 환자의 병에 따라 그들의 전문지식과 기술을 달리 적용하는 기제가 되며, 결과적으로 자율성은 의사의 진료와 치료에 대한 환자의 만족도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

전문가인 교사도 마찬가지이다. 교사는 교과지식과 교수법에 대한 전문지식을 자율적인 판단 하에 학생에게 요구하고 필요에 따라 달리 제공해 주고 그 과정에서 학생 또는 학부모와 신뢰관계를 형성해야 한다. 즉, 전문가에게 자율성이라 함은 그들의 전문성이 발휘될 수 있는 가장 핵심적인 작동 기제가 되는 것이다. 그러나 최근의 교육 및 교원정책은 교사의 자율성을 존중하고 보장하는 것과는 거리가 있다. 오히려 전문가인 교사의 자율성을 저해하고 침해하는 정책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새로운 정책이 발표될 때마다, 학교 관련 이슈가 제기될 때마다 빠지지 않고 일선 학교로 전달되는 것은 무엇무엇을 위한 교사전문성 신장 방안이다. 그리고 대부분의 계획에는 교사가 따라야 하는 매뉴얼부터 무엇은 해도 되고 어떤 것은 하면 안된다는 지침까지 배포된다. 이는 교사의 전문성 신장을 위한 것이라 하지만 해당 정책과 문제에 대한 교사의 자율적인 판단을 제한하는 것이고 역설적으로 교사의 전문성을 저해하는 요인이 된다.

최근의 한 연구결과3) 에서는 우리나라의 학교 자율성 제도화 지수가 TALIS에 참여한 주요 29개국 중 23번째임을 밝히고 있다. 구체적으로 학교 자율성에서 경영진중심과 공동체중심이 각각 2.97과 2.08로 나타났으며, 이는 전체 평균과 주요 TALIS 참여국과 비교해 낮은 수준이다. 이는 우리나라의 정책환경이 매우 중앙집권적이며 top-down인 것을 보여주는 것이며, 그만큼 교사의 자율성이 제한된다는 의미를 가진다.

3. 나오며

이상에서 살펴본 TALIS의 주요 결과는 교사가 전문가로서 사회적 역할과 책무를 다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결코 교사들만의 책임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준다. 오히려 역설적으로 열악한 교직환경과 자율성이 제한되는 정책환경으로 인해 교사의 직무만족도와 자기효능감이 저하되어 그들의 역할과 책무를 다 할 수 없는 것은 아닌가라고 이해할 수 있다. 따라서 열악한 교직환경을 개선하여 교사가 본연의 업무인 좋은 수업을 만드는데 많은 시간을 쓸 수 있도록 해야 하며, 각종 교육 및 교원정책에서 교사의 전문성이 제대로 작동될 수 있도록 자율성을 보장해 주어야 한다. 교사 또한 교사는 전문가라는 불변의 사실을 인지하고, 주어지는 환경을 수동적으로 받아들이기보다는 사회적으로 요구되는 교육의 역할을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데 교육전문가로서 적극적이고 능동적으로 노력해야 할 것이다.


1) TALIS는 중학교 교사를 대상으로 하는 교사의 직무환경 및 교수학습 관련된 설문조사이며, 본 조사는 2013년 5월 온라인으로 실시된 것으로 참여한 교사의 연령은 40-49세가 33.5%, 30-39세가 28.4%, 50-59세가 26.4%임.
전체 참여자 중 68.2%가 여교사였으며, 참여 교사의 교직 경력 평균은 16.4년이었고 약 4년을 한 학교에서 근무함.
2) Freidson, E.(2001). Professionalism: the third logic. London, Polity Press.
3) 이동엽·허 주·최원석·이희현·김혜진·함승환·함은혜(2018). 한국 교사의 자기효능감은 왜 낮은가?(TALIS 2주기 결과를 중심으로). 한국교육개발원 이슈페이퍼 IP 2018-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