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와 나눔2016 봄호 (222호)

혼자서 빛나는 별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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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전일채 / 대진디자인고등학교 교사

10년 전 개봉한 영화, 이준익 감독의 <라디오 스타>는 “혼자서 빛나는 별은 없어.
별이 반짝이는 건 서로 그 빛을 반사하기 때문이거든” 라는 주인공의 대사로 끝이 난다. 교사의 꿈을 한참 키우던 내게 퍽 와 닿는 말이었고 나만의 교육철학으로 삼게 되었다. 그리하여 학생들과 함께하는 다양한 활동을 하던 중에 지난 해, 12월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이 주관하는 겨울방학 동아리 활동 공모전을 알게 되었다. 마침 장래희망이 무대연출가인 한 학생이 평소에 자신이 차근차근 계획해 오던 블루오션 프로젝트를 함께 하고 싶다며 내게 찾아왔다. 빛이 닿지 않는 심해처럼 우리가 보지 못하고 지나치는 부분인 예술 창작자들이 처한 열정페이의 현실을 홍보하고 이들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개선하고자 하는 프로젝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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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_05_1_07일주일 동안 교내 홍보를 통해 1학년 학생 4명, 2학년 학생 6명을 선발하여 ‘영크리에이터’ 동아리를 조직하였다. 방과 후, 여러 번의 회의를 거쳐 열정페이에 대한 시민 인식 설문 조사, 길거리 홍보, UCC 제작 등으로 활동 내용의 큰 줄기를 잡았다.
먼저 설문용 대형 스티커 판넬, 설문지, 홍보물을 만들어 대학로에서 1차 활동을 하였다. 디자인 특성화고 학생들답게 컴퓨터 그래픽 디자인으로 완성도 높은 결과물을 만들어냈다. 특히 홍보물의 문구를 학생들의 다양한 의견을 종합하여 ‘아프니깐 청춘? 아프면 환자!’, ‘젊음을 사진 못해도 젊은이는 살 수 있다’로 정하였는데 시민들의 발길을 끄는 데에 충분하였다.
g_05_1_082차 홍보는 홍대입구에서 하였으며 다음과 같은 다양한 이벤트를 준비하였다. 먼저 무료 캐리커쳐 그려주기는 특히 미국인, 중국인 관광객에게 인기가 많았고, 그림을 그리는 동안 짤막한 인터뷰로 외국에서의 예술 창작자 열정페이 현실을 들어 보았다. 본인들의 나라에서는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손사래를 치던 그들에게 감사의 의미로 직접 제작한 한국 박물관 탐방 지도를 선물로 드렸다. 한국 청소년의 우수성에 놀랍다며 엄지를 치켜세운 칭찬을 받고 학생들은 절로 파안대소의 얼굴을 하고 있었다. 또한 열정페이 내용 홍보물을 부착한 무료 핫팩 배부, 인스타그램 포토존 촬영, 캘리그라피 무료 엽서 써주기를 하여 많은 시민들의 참여를 이끌어 낼 수 있었다.
마지막 3차 홍보는 개인별로 ‘꿈을 실은 배’라는 주제로 그림을 그려 신도림 문화공간 ‘고리’에서 전시회를 개최하였다. 시민들에게 기부금 형식으로 판매한 총 수익금 25,600원을 대학로의 소극장에 기부하여 우리의 뜻을 전하면서 이번 활동을 마무리하였다. 설문 및 홍보활동에 총 43명의 시민이 참여하였는데, 17명의 응답자는 열정페이를 이번에 처음 알게 되었다고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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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동아리 활동은 학생들 스스로 사회적 문제에 대하여 관심을 갖고 인식 개선을 위한 다양한 방법을 계획하고 실천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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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도 이러한 유의미한 활동을 학생들과 함께 하고자 다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