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정보2019 봄호 (234호)

교권보호 및 교원치유지원센터 ‘공·감’

김지은 (서울특별시교육청 공감센터 상담사)

서울특별시교육청 소속 교원들의 교육활동 보호 및 침해 관련 상담과 피해교원의 치유 지원을 위한 기구인 ‘공·감’의 교권관련 상담사연을 소개합니다.


교권관련 상담사연

A중학교 B교사입니다.
학기 초 기대와 설렘으로 새로운 학생들과는 예전보다 더 잘 지내고 싶었습니다.
첫 만남부터 평소와 다르게 웃음을 주려고 노력했습니다. 하지만 학기가 시작되면서 우리 반이 유난히 분위기가 산만하다는 이야기가 들렸습니다. 가정통신문을 10번씩이나 깜박했다는 학생도 있고, 종례 후 청소 시간에 교사가 자리를 비우면 1시간 동안 청소는 하지 않고 잡담만 하고 있었습니다. 학부모님은 무슨 청소를 그렇게 오래 시키느냐고 항의를 하셨습니다. 그 시기 상담 선생님께서 정서행동검사 결과 위험증후군이 가장 많은 반이라서 상담을 빨리 시작하자고 하셨습니다.

저는 자연스럽게 학생들의 질서를 잡아 주어야겠다고 생각했고 늘 웃게 해주자는 생각은 뒤로 미루게 되었습니다. 청소도 빨리 하자고 큰 소리를 내고, 수업시간에 집중하기, 예의와 규칙을 지키기, 바른 말을 사용하는 것이 왜 중요한지에 대해 이른바 잔소리가 늘어갔습니다. 학교 행사 때 다른 반은 회장을 중심으로 잘 준비하는데 우리 반은 회장이 학원 시간을 이유로 계속 빠진다고 불만들이어서 회장을 따로 불러 리더십과 관련한 상담을 했습니다.

그때쯤 교생 선생님이 오셨고 학생들은 교생 선생님을 아주 좋아하는 눈치였습니다. 이후 교생 실습이 끝나고 나서 그 다음 주부터 이상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학생들 모두가 뭔가 숨기고 피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회장 학생이 계속 약속된 시간을 지키지 않았고 역할을 잘 하지 못해서 여러 차례 상담을 했습니다. 저도 계속 꼬여만가는 우리 반 상황에 스트레스가 많았던 것 같습니다.

사건의 시작은 조회 시간이었습니다.
학급 뒤에 학기 초에 찍었던 단체사진이 붙어 있었습니다. 사진 속의 제 눈에 샤프 끝으로 찍은 표시가 있고 몸 쪽을 여러 번 내려 찍은 것이 보였습니다.

교사가 된 이후 처음 겪는 일이라 많이 당황했습니다. 회장 학생에게 왜 그랬냐고 바로 물었지만 여러 가지 핑계만을 늘어놓았습니다. 어머님을 오시라고 해서 그 사진을 보여 드렸습니다. 좋게 상담했으나 어머님은 그럴 리가 없다는 표정으로 가셨습니다.

그 사건 이후로 한 학생에게 우리 반 학생들이 학급 친구들을 ‘인싸’와 ‘아싸’로 나누고 있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담임을 욕하면 ‘인싸’, 욕을 하지 않으면 ‘아싸’인데 ‘인싸’ 아이들이 힘이 세고 말을 잘하기 때문에 왜 욕해야 하는지도 모르면서 욕을 하는 아이들도 있다고 들었습니다.

담임을 욕하기 위한 ‘단톡방’이 생겼고 거기서 심하게 욕을 하지 않으면 따돌림을 당한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수업 시간이나 종례 시간 직전에 담임이 복도에 보이면 자기들끼리 들을 수 있을 정도의 큰 소리로 한 번씩 욕을 하는 학생들이 있었던 것입니다. 반에서는 크게 한바탕 웃음소리가 나고 제가 교실에 들어가서 왜 웃고 있는지를 물으면 아무도 대답하지 않고 이상한 분위기가 되는 것이었습니다.
배신감이 너무 크고 도대체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 위 사연은 2018학년도 3월~4월에 있었던 일을 듣고 작성했기 때문에
사실과는 약간의 차이가 발생할 수는 있습니다.

상담코너-선생님의 이야기를 들어드립니다.

선생님, 그간 많이 힘드셨을 것 같습니다.
학기 초부터 유난히 분위기가 산만한 교실, 정서행동검사결과 위험증후군이 가장 많은 반, 학부모의 항의……. ‘위기의 교실’이란 표현이 떠오릅니다.
산만한 교실 분위기에서 기대했던 만큼 잘 지내기란 쉽지 않으셨을 것 같습니다. 힘든 아이들이 많을수록 참여적인 학급 분위기를 기대하기란 어려울 뿐더러 교사도 같이 기운 빠지는 일상의 연속이었을 테니까요.

학생들의 질서를 잡아 주려다 보니 큰 소리를 내게되고, 잔소리가 늘어가면서 아이들과 웃으며 지내보려던 생각은 뒤로 미루게 되었다는 이야기가 씁쓸하고 가슴 아프게 들립니다. 선생님께서 정말 원하는 지도방식은 이게 아니었는데 말이에요……. 언제부터인가 아이들이 무언가를 숨기고 피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으셨나 봅니다. 그것도 반 학생들 모두가요. 계속 꼬여가는 학급 상황에 선생님께서도 스트레스를 많이 받으셨겠어요. 결국 선생님과 학생들 사이에서 그간 쌓여온 불편한 감정들이 수면 위로 드러나기 시작한 것 같습니다.
그 결과 선생님의 사진을 샤프로 찍어 훼손한 학생의 행동, 심지어 담임선생님을 욕하기 위한 단톡방을 만들어 선생님을 욕하고 소외시키는 이상한 분위기가 형성된 것 같습니다.
선생님께서 받으셨을 충격과 상처는 이루 말할 수 없을 만큼 컸을 것입니다. 잘해보자고 애쓴 만큼 아이들의 태도와 행동은 선생님의 마음을 더 아프게 하였을 겁니다. 선생님께서 아이들을 믿었던 만큼 배신감은 더 많이 컸을 테지요. 도대체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마지막 이야기에서 힘이 풀려버린 선생님의 답답한 심정이 느껴집니다.

얼마나 외롭고 힘드셨을까요.
교육활동을 침해하는 행위는 당하는 교사들에게 크나큰 충격과 상처를 남기게 됩니다. 더구나 다수의 학생들이 선생님을 소외시키는 집단행동은 교사들에게 무너져 내릴 듯한 상처를 줍니다. 비슷한 아픔을 겪으셨던 선생님들께서 호소한 말씀을 좀 빌리면, 다시는 교직으로 돌아갈 수 없을 것 같다는 표현까지 합니다. 학생들이 무섭다고요.
분노와 자책, 원망과 후회가 뒤섞여 하루에도 몇 번씩 혼란스럽다고 호소합니다. 생각과 마음이 통제범위를 벗어나 버린 것 같다고 합니다. 우울, 불안, 무기력, 교직에 대한 회의감 등 정신적 외상으로 고통스러워합니다.
그렇지만, 다시 일어설 수 없을 것 같다고 너무나 힘들어 하셨던 선생님들이 아픔을 이겨내고 용기내서 학교로 다시 돌아가셨던 모습을 많이 보았습니다. 회복에 전념하시면서 열심히 방법을 구하고, 결국 더 단단해진 모습으로 말입니다. 선생님 혼자만의 고민이 절대 아닙니다. 그리고 생각보다 많은 선생님들이 사연과 같은 상황이 발생할 것에 대한 우려를 하고, 같은 상황의 경험으로 아파하고 계십니다.

혼자 감당하기 어렵다면 한시라도 빨리 그리고 적극적으로 주변의 도움을 요청하시기를 바랍니다. 상담을 하다보면 상황적으로 보다 쉽게 해결할 수 있는 시기들을 놓쳐버리고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시점에서 연락을 주시는 안타까운 순간들이 많습니다. 그럴 때는 같이 안타까워 할 수밖에 없습니다.

또한 교사의 몸과 마음이 악화될 대로 악화되어 오시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러면 회복하기까지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게 됩니다.
선생님께서는 지금 상처받은 마음을 어떻게 돌보고 계신가요?

지금 내가 어떤 심정인지, 그리고 어떤 마음이 선생님을 아프게 하고 있는지 물어봐야 합니다. 내가 어디가 어떻게 아픈지 제대로 알아내는 것이 회복을 위한 첫 걸음이니까요.
혼자서 어려우시다면 ‘공·감’ 센터로 연락 주십시오.
선생님을 응원합니다.

교권보호 및 교원치유지원센터 공·감

Q.교권보호 및 교원치유지원센터 ‘공·감’은 무엇인가요?

서울특별시교육청 소속 교원들의 교육활동 보호 및 교육활동 침해 관련 상담, 피해 교원의 치유 지원을 위한 기구입니다.

→ 위치 : 서울특별시교육청 학교보건진흥원 409호
→ 운영 시간 : 09:00~18:00 (월~금)
→ 전화번호 : 02-3999-093,4(상담사), 02-3999-400(변호사)

Q.‘공감’ 센터의 역할은 무엇인가요?

→ 교육활동 보호 계획 수립 및 운영
→ 교육활동 보호 교육(교육활동 침해 예방 교육, 교육활동 보호 연수 등)
→ 교육활동 보호 콜센터 운영 및 사안처리를 위한 컨설팅 활동
→ 맞춤형 상담 등의 치유 프로그램 운영
→ 교권법률지원단 운영(찾아가는 법률 상담 및 소송 업무 지원)
→ 서울특별시 교권보호위원회 구성·운영 지원 등

Q.‘공감’ 센터는 누가 이용할 수 있나요?

→ 교육활동 침해로 피해를 입은 교원 및 학교
→ 교육활동 침해 예방 역량 강화 희망 교원 및 학교

Q.교육활동 침해 피해교원에 대한 지원 방법에는 어떤 것이 있나요?

→ 상시 상담 운영(전화 및 방문): 상담사, 변호사, 업무담당 장학사 등
→ 다양한 맞춤형 상담 실시: 1:1 개인 심리상담, 집단상담, 심층상담(프로그램 운영 및 외부 상담기관 연계
→ 심층상담비 및 심리치료비 지원: 교육활동 침해로 인해 상담기관 상담 및 병원심리치료가 필요한 교원 대상
→ 소송비 지원: 교육활동 침해로 인한 소송에 대응하거나 소송을 제기하는 학교(교원) 대상
→ 교원의 회복탄력성 및 자긍심 회복을 위한 교원힐링캠프

Q.교육활동 침해! 고민하고 계십니까?

→ 공·감’ 센터에서는 교육활동 침해 사안 발생 시 학교의 적극적인 대처 및 피해교원 보호 조치를 지원합니다.
→ 중대한 사안은 교권업무담당장학사, 교권전담변호사, 상담사로 구성된 교육활동보호 긴급 지원팀(SEN119)이 학교로 달려갑니다.
→ 상담 내용에 대한 비밀은 철저히 보장되며, 심리상담과 각종 지원을 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