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과교육2024 겨울호(257호)

디지털 기반 수업 및 융합 수업 사례 [영어]
에듀테크로 디자인하는
다채로운 영어 수업

성수진 (서울구로초등학교, 교사)

1. 에듀테크를 활용한 영어 수업, 무엇이 좋을까요?

영어 수업에서 교사들이 직면하는 가장 큰 과제는 학생들 간의 영어 수준 격차이다. 6학년 영어 수업에서도 단어 읽기에 어려움을 겪는 학생부터 교과서 영어가 너무 쉽다고 느끼는 학생들까지 다양한 수준의 학습자가 존재한다. 이러한 학습 격차를 해결하면서 영어 의사소통 역량을 기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는 도구가 에듀테크이다. 에듀테크는 개별 학습자에게 맞춤형 학습 환경을 제공함으로써, 각기 다른 학습 속도를 가진 학생들에게 최적의 학습 경험을 제공한다. 특히 2025년부터 2022 개정 교육과정이 초등학교 3, 4학년에 적용되면서 AI 디지털 교과서가 도입될 예정이다. 모든 학생들이 1인 1스마트 기기를 사용할 수 있게 되어, 디지털 기기를 활용한 영어 수업을 진행하는 데 어려웠던 물리적 환경이 개선된다. 2022 개정 교육과정과 AI 디지털 교과서의 도입으로 영어교육은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 하였으며, 우리는 교사로서 영어 수업에 에듀테크를 어떻게 활용해야 하는지 깊이 고민할 필요가 있다.

학년 초 영어를 배우는 이유에 관해 함께 고민하는 시간에 어떤 학생은 “AI가 영어를 자동으로 번역해 주는 시대에 왜 우리가 영어를 배워야 하나요?”라는 질문을 던진다. 이 질문은 AI와 함께 살아갈 학생들이 영어 수업을 통해 무엇을 배워야 하는지 다시 한 번 고민하게 만든다. 그렇다면 교사는 학생들에게 영어를 왜 가르쳐야 하는지, 영어 수업을 통해 학생들이 어떤 사람으로 성장하기를 바라는지에 대한 답을 찾아야 한다.

2022 개정 영어과 교육과정은 학생들이 영어 습득 과정을 통해 자기주도적 학습자가 되고, 다양한 문화를 이해하며 세계 공동체의 일원으로서 지속가능한 삶을 살아가는 포용적인 사람으로 성장하도록 돕는 것을 목표로 한다.

따라서 우리는 영어 표현을 단순히 숙달하는 것을 넘어, 학생들이 언어를 통해 사고하고, 서로 다른 문화를 이해하며, 협력적으로 소통하는 역량을 길러주어야 한다. 또한 급변하는 사회에서 평생 학습자로서 필요한 자기주도 학습 능력도 길러주는 것이 중요하다.

이러한 맥락에서 에듀테크는 학생들의 영어 학습을 효과적으로 지원한다. 에듀테크는 학생들에게 다양한 문화를 접하고 이해할 기회를 제공하며, 온라인 협업을 통해 서로 다른 문화적 배경을 가진 친구들과 소통하는 경험을 가능하게 한다. 이를 통해 학생들은 글로벌 사회에서 필요한 협력적 소통 역량을 기른다.

또한 학생들은 언제 어디서나 목표 표현을 충분히 연습할 수 있는 기회를 얻고, 교실 밖에서도 자기주도적으로 영어를 학습할 수 있다. 특히 영어 말하기는 혼자 공부하기 어려운 영역이지만, 에듀테크를 활용하면 언제 어디서나 말하기 연습을 충분히 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에듀테크는 학생들이 개별적으로 학습하며, 맞춤형 학습 과정을 통해 각자의 속도에 맞춰 배움을 진행할 수 있게 한다. 이를 통해 학습 속도가 다른 학생들에게도 의미 있는 학습 환경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큰 의의가 있다.

2. 에듀테크를 활용한 수업! 이렇게 설계해 보세요

■ 나만의 영어 수업 목표 세우기

“선생님의 영어 수업은 학생들의 미래 역량을 기르는 수업인가요?”

에듀테크를 활용한 수업을 설계하기에 앞서, 영어 수업의 목표를 명확히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 수업의 목표를 충분히 고민한 후에야, 어떤 에듀테크 도구를 선택할지 기준을 세울 수 있기 때문이다. 학습자의 심미적 감성 역량과 지식정보처리 역량을 길러주고 싶다면 창작 활동을 할 수 있는 에듀테크 도구가 적절할 것이고, 학습자가 학교 밖에서 영어 학습을 꾸준히 하기를 기대한다면 AI 펭톡1이 적절할 수 있다. 나만의 영어교육 목표를 세우기 위해 아래 세 가지 질문에 답해보는 것이 도움이 될 것이다.

내가 근무하고 있는 서울구로초등학교는 다문화 학생의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학교이다. 따라서 서로 다름을 이해하는 국제적 소양을 기르는 교육 활동을 다양하게 전개하고 있다. 이러한 학교 맥락을 고려하여 교육 공동체가 함께 세운 교육목표는 ‘열린 마음으로 소통하고 주도적으로 탐구하는 행복한 세계시민을 기르는 것’이다. 이러한 학교 교육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영어 수업에서는 ‘주도성’과 ‘탐구’를 두 가지 키워드로 정해 영어과 의사소통 역량을 기르는 수업을 설계하고자 하였다.

■ 목적에 맞는 에듀테크 도구 탐색하고 선택하기

영어 수업이 나아갈 방향을 고민한 후에는 다양한 에듀테크 도구를 탐색해보는 것이 필요하다. AI 펭톡을 비롯하여 영어 수업에 사용할 수 있는 많은 에듀테크 도구들이 있으며, 이러한 도구들이 수업 목표와 어떻게 연결될 수 있는지를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3. 에듀테크 활용 영어 수업 예시

■ 에듀테크로 학습자 주도성 지원하기

학습자 주도성을 지원하는 전략 중 하나로 ‘약속 만들기’가 있다. 영어 교실에서 지켜야 할 규칙을 학생들과 함께 약속으로 만들면, 학생들은 학습에 책임을 갖고 참여하며 학습 동기도 높아진다. 약속을 정하는 과정에서 학생들은 영어를 공부하는 이유를 함께 탐구하고, 더불어 성장하는 행복한 영어 수업을 위해 필요한 가치를 논의한다. 이어서 그 가치를 실천하기 위해 구체적으로 어떤 행동을 해야 하는지 고민하며 학생들은 약속을 만들어간다. 이렇게 정한 약속은 AI Suno를 활용해 여러 곡으로 제작한 후, 학생들이 가장 마음에 드는 곡을 투표로 선정하여 학급 약속 노래로 선정한다.

배움을 학생과 함께 OPEN UP!

단원을 시작할 때 교사는 학생과 함께 배울 내용을 설계할 수 있다. 동기 유발 자료를 제시하여 학생들의 흥미를 끌고, 무엇을 배울지 학생들로 하여금 이끌어낼 수 있다. 이어서 단원 전체를 살펴보며 학습에 대한 선택권과 발언권을 제공할 수 있다. 학생들은 어떤 표현을 배울지, 왜 배워야 하는지, 그리고 어떻게 하면 더 잘 배울 수 있는지 고민하고 토의한다. 이렇게 학생들이 의견을 모아 단원에서 할 활동들이 결정된다.

이때 온라인 게시판으로 자유롭게 의견을 모을 수도 있지만, 학생의 수준에 따라 선택지를 미리 제공할 수도 있다. 실시간 설문조사가 가능한 온라인 도구를 활용해서 학생의 의견을 반영할 수 있다. 학생들에게 선택권을 제공했을 때, 학생들은 영어 수업에 더 책임감을 가지고 최선을 다해 참여한다. 학생들이 수업의 활동을 스스로 결정했다고 느끼며, 학습에 주인 의식을 갖게 되기 때문이다.

■ 개별 맞춤형 연습으로 영어 실력 높이기

AI 펭톡으로 영어 실력 LEVEL UP!

에듀테크를 활용한 영어 학습의 가장 큰 장점 중의 하나는 개별 맞춤형 연습의 기회를 제공한다는 것이다. AI 펭톡은 교과서 영어 표현과 일상생활 기초 영어 표현을 모두 배울 수 있는 AI 기반 영어 말하기 연습 시스템이다. 교사가 학교 단위로 신청하여 코드를 발급해서 사용할 수 있고, 학생 개인이 가입하여 사용할 수도 있다. 학교 단위로 신청하여 코드를 발급할 경우 학생의 학습 과정을 모니터링할 수 있으며, 스쿨톡을 활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AI 펭톡을 사용할 때는 학생들이 AI 펭톡을 탐색하는 시간을 주는 것이 좋다. 특히 렛츠톡의 프리톡에 들어가면 펭수에게 다양한 질문을 할 수 있는데, 펭수와 친해지는 활동으로 펭수의 나이, 펭수가 좋아하는 음식 등을 질문하면서 펭수와 대화할 수 있다.

고학년의 경우에는 AI 펭톡을 유용하게 사용하는 방법에 대해서도 함께 이야기해 보기도 하고, AI 펭톡 탐색하기 활동지를 사용하거나 카훗으로 AI 펭톡 퀴즈를 풀면서 AI 펭톡의 기능과 펭수에 관해 알아볼 수 있다.2 

 

워드월로 게임하며 배운 단어 CHECK UP!

AI 펭톡 단어 학습을 한 뒤 학생들이 단어를 충분히 익혔는지 점검하기 위해 워드월3을 활용할 수 있다. 게임 제작에 소요되는 시간이 적고, 한 유형의 게임을 제작하면 다양한 형태로 변경이 가능한 장점이 있다. 동일한 단어를 다양한 형태의 게임으로 반복 학습을 할 수 있어 주로 단어 학습의 마지막 단계에서 사용하는 것이 좋다.

■ 배운 표현을 확장하는 기회 갖기

창의적인 활동으로 STEP UP!: 오토 드로우(Auto Draw)로 간단하지만 창의적인 쓰기 활동하기

오토 드로우는 구글이 제공하는 무료 사이트로 특별한 가입이나 인증없이 바로 이용이 가능한 장점이 있다. 학습자들이 그리는 것을 인식하여 가장 비슷한 그림들을 추천해주고, 이를 선택하면 낙서가 그림으로 변경된다. 간단한 색 바꾸기나 텍스트 또한 추가할 수 있다. 제안하는 내용을 담은 초대장 쓰기, 생일 축하 카드 쓰기, 엽서 쓰기 등의 글쓰기 활동에 손쉽게 활용할 수 있으며, 그림 스피드 퀴즈로도 사용 가능한 사이트이다. 그린 그림은 다운로드도 가능하며, 링크로 내보내기 기능 또한 있어 패들렛 같이 온라인 게시판에 작품을 공유하기도 쉽다. 무엇보다 그림을 그리는 것을 어려워하는 학생들도 손쉽게 작품을 만들 수 있어 누구나 부담없이 작품 활동을 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창의적인 활동으로 STEP UP! : 북 크리에이터로 전자책 만들기

북 크리에이터는 온라인에서 책 제작 서비스를 지원한다. 교사가 학생 개별 계정을 쉽게 발급해줄 수 있고, 개인정보 없이도 접속 링크나 큐알코드 발급이 가능해서 별도의 개인정보 제공 동의서를 받지 않아도 된다. 책 만들기 활동은 단어, 문장 쓰기를 유의미한 활동으로 이끌 수 있으며 학생들의 창의적인 영어 쓰기 활동을 가능하게 한다. 이때 비서형 챗봇인 구글 어시스턴트나 인공지능 번역기인 파파고 등을 함께 활용할 수 있다. 또한 온라인 출판을 하게 되면 우리 반 도서관 링크가 생성되어 만든 책을 함께 공유할 수 있다.

4. 교사가 만드는 다채로운 영어 수업

다양한 에듀테크를 활용한 영어 수업이 학생들의 영어 의사소통 역량을 자동으로 길러주는 것은 아니다. 학생의 수준을 고려해 목적에 맞는 에듀테크를 신중히 선택하고, 이를 효과적으로 활용할 방법을 고민한 후 수업에 적절히 적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러한 과정은 기술로 해결할 수 없는 부분이며, 이는 영어 수업을 설계하는 교사의 전문성에 달려 있다. 같은 에듀테크 도구라도 교사가 어떤 철학을 담아 수업에 활용하느냐에 따라 그 결과는 달라질 수 있다.

다양한 에듀테크 도구들과 2025년에 도입될 AI 디지털 교과서까지, 영어 수업은 이제 중대한 변화의 시점을 맞이하고 있다. 변화하는 시대 속에서 교사가 만들어가는 수업은 아이들이 미래 사회에 필요한 역량을 기를 수 있는 중요한 토대가 되어야 한다. 학생 개개인을 고려한 다채로운 영어 수업은 에듀테크가 아니라 교사가 완성하는 것이다.

  1. AI 펭톡: 개별 맞춤형 학습 기회를 제공하는 AI기반 영어 말하기 연습 시스템
  2. AI 펭톡 자료 모음 서울구로초(https://drive.google.com/file/d/1liL3Q7QhZy7ocbfYIiwJe17nCwWDiYCN/view?usp=drivesdk)
  3. 워드월(Wordwall)은 단어를 게임 형태로 제작할 수 있는 사이트 (https://wordwall.net/resource/16207006/퀴즈쇼-whats-your-favorite-subjec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