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선희 (서울특별시교육청교육연구정보원, 연구위원)
I. 서론
최근 디지털 대전환을 비롯한 급격한 사회 및 교육 환경의 변화가 가속화됨에 따라 이에 대응하기 위한 현안 진단 및 정책 방안 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서울특별시교육청은 급격한 사회 환경의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서울교육정책을 보완하여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갈 계획임을 발표한 바 있는데, 보완방향으로 공교육의 질을 제고하는 정책을 강화하는 한편, 급격한 사회 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서울 교육이 지향할 가치로 ‘공존(共存)’을 제안하였다(서울특별시교육청교육연구정보원, 2022). 즉, ‘공존교육’을 통해 서울 학생들이 공존의 가치를 내면화하고 민주시민으로 성장할 수 있어야 한다고 보았으며, 공존의 원리를 서울교육 공동체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 전체가 지향해야 할 중요한 가치로 꼽았다.
서울교육에서 중요한 지향으로 삼고 있는 공존교육은 ‘사회적 양극화가 날로 심해지고, 기후 위기가 성큼 다가온 지금 민족적₩인종적₩사회적 이방인이나 소수자와의 공존, 인간과 자연의 공존 등 다양한 수준에서 함께 어울려 조화롭게 살아나가는 교육’을 의미한다(서울특별시교육청, 2023). 서울교육정책의 성공적인 추진 및 이행을 위해서는 ‘공존’이라는 서울교육의 지향 가치를 서울교육 당사자들이 충분히 이해하고 공감해야 할 필요가 있다.
이 밖에도 가치(Values)는 개인의 행동에 동기를 부여하고, 행동의 방향을 결정하며, 인격과 도덕적 나침반을 형성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학생들이 학교에서 경험하는 교육활동과 학교 공동체 내에서의 교육적 경험들은 학생들이 그들의 가치관을 형성하여 미래 세대로 성장하는 데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고된다(김지영, 김안나, 2014). 따라서 학생들의 의식과 가치관 특성을 파악하고 이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는 학교교육 환경과 여건을 살펴보는 일은 학생들의 인지적인 성과를 진단하는 일 못지않게 중요한 과정이기도 하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디지털 시대로의 ‘대전환’으로 일컬어질 만큼 최근의 사회 및 교육 환경이 급격하게 변하고 있는 상황에서 서울교육의 주요 당사자인 서울 학생들의 의식과 가치관의 실태와 어떤특성을 보이는지 등을 객관적으로 조사하여 분석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판단하였다. 특히 서울교육정책의 ‘공존’의 원리를 강조한다는 측면에서 서울 학생을 대상으로 ‘인간과 인간의 공존’, ‘인간과 자연과의 공존’, ‘인간과 과학기술과의 공존’이라는 정책 방향과 연계한 가치관을 조사하여 분석함으로써, 향후 서울교육정책 방향에 줄 수 있는 정책적 시사점을 도출하고자 하였다.
Ⅱ. 서울 학생 가치관 조사 개요
서울 학생 가치관 조사는 서울 관내 초등학생, 중학생, 고등학생의 의식과 가치관을 조사하여 분석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며, 조사는 전수조사가 아닌, 표본조사로 진행하였다. 가치관 조사의 대상은 서울 관내 초₩중등학교에 재학 중인 초등학교 5학년부터 고등학교 2학년 학생이다. 학생 가치관 조사를 진행하기에 앞서 조사 설계와 표본 설계 과정을 거쳤다. 구체적으로 서울 학생의 가치관을 조사하기 위해 가치관 관련 선행연구 검토 결과 및 서울교육정책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가치관 조사 도구를 개발하였으며, 전문가 델파이 조사와 서울 학생 대상 사전조사(pilot survey)를 거쳐 가치관 조사 도구의 타당도를 확보하였다. 다음으로 본 조사가 표본조사로 실시되는 바, 2023년 4월 1일 기준 서울교육통계연보 상의 서울 학생수를 기준으로 표본을 설계하였다.
조사 영역과 내용은 서울교육의 방향인 ‘공존’과 연계한 서울 학생의 개인 및 사회와 가치, 자연환경과 가치, 과학기술과 가치, 인구통계학적 배경 등을 중심으로 구성하였다. 첫째, ‘인간과 인간의 공존’ 영역에서는 학생 ‘개인과 가치’, ‘사회와 가치’ 영역으로 구분한 다음, 개인과 가치 영역은 다시 ‘인생관’, ‘미래관’, ‘가족관’, ‘직업관’으로 분류하였다. 사회와 가치 영역은 학생의 ‘친구 및 학교관’, ‘사회관’, ‘국가 및 통일관’으로 구성하였다. 둘째, ‘인간과 자연과의 공존’ 과 관련해서는 ‘자연환경과 가치’를 주요 영역으로 설정하였다. 해당 영역에는 서울 학생들의 ‘환경 문제에 대한 인식’, ‘환경에 대한 태도’, ‘환경 문제 해결을 위한 실천 의지’ 등으로 조사 항목을 구성하였다. 셋째, ‘인간과 기술과의 공존’은 ‘과학기술과 가치’의 영역으로 설정하였다. 이 영역에는 ‘과학기술에 대한 인식’, ‘과학기술에 관한 관심’, ‘과학기술에 대한 태도’ 등 세 가지 조사 항목을 배치하였다. 마지막으로 서울 학생의 가치관을 형성하는 데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되는 ‘성별’, ‘학년’, ‘동거가족’, ‘학업성적에 대한 주관적 인식’, ‘부모(보호자) 교육 수준’, ‘가정의 경제 수준에 대한 주관적 인식’, ‘다문화가정 여부’, ‘거주지역’ 등의 개인 배경 특성을 조사 도구에 포함하였다. 조사는 온라인 시스템 기반 자기보고식 설문조사로 이루어졌으며, 서울 학생 총 12,739명이 조사에 참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Ⅲ. 서울 학생 가치관 조사 결과
서울 학생 가치관 조사를 통해 나타난 주요 결과를 ‘개인과 가치’, ‘사회와 가치’, ‘자연환경과 가치’, ‘과학기술과 가치’ 영역 순으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1. 개인과 가치
개인과 가치 영역에 해당하는 ‘삶의 가치’, ‘행복의 조건’, ‘삶에 영향을 준 사람 및 대상’, ‘미래 결정 요인’, ‘가족 형태에 대한 의식’, ‘부모 부양의 의무’ 등의 문항에 대한 응답 결과를 살펴보면, 대체로 초등학생의 응답이 중학생과 고등학생의 응답 평균치보다 높게 나타나는 경향을 보였다. 구체적으로 삶의 가치의 경우, 학생들은 ‘가족’, ‘정신적 건강’, ‘신체적 건강’을 중요시하는 것으로 나타났고, ‘돈’과 ‘취미생활’에 대해서도 중요하다고 인식하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다음으로 학생들에게 행복의 조건이 무엇인지에 대해 1순위와 2순위를 응답하도록 조사한 문항의 응답 결과를 살펴보면, 초등학생, 중학생의 경우 행복의 조건 1순위로 화목한 가족을 만드는 것으로 응답한 비율이 높게 나타났고, 고등학생의 경우에는 몸이 건강한 것을 1순위로 꼽았다. 행복의 조건의 2순위 응답 결과를 살펴보면, 초등학생과 중학생은 화목한 가족을 만드는 것이라는 응답이 가장 높게 나타난 한편, 고등학생의 경우에는 돈을 많이 버는 것을 행복의 조건 2순위로 응답한 비율이 높게 나타나 학교급별 차이가 있는것으로 나타났다.
삶에 영향을 준 사람으로는 서울 학생 모두 1순위로 어머니를, 2순위는 아버지로 응답하였다. 미래 결정 요인에 대해서는 개인 내부 요인이 결정한다는 데에 학교급 학생 모두 과반의 비율로 응답하였고, 외부 환경이 결정한다는 데에는 고등학생의 응답률(24.6%)이 중학생(22.5%), 초등학생(18.8%)의 응답률보다 높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개인의 선택에 따라 결혼을 할 수도 하지 않을 수도 있다’, ‘반려동물(식물)도 가족이 될 수 있다’ 등 6개의 질문으로 구성된 가족의 형태에 대한 의식의 응답 평균은 초등학생(3.08)과 중학생(3.07)이 고등학생(3.02) 보다 높은 수준으로 동의하였다. 하위 질문별 학교급별 응답 평균은 다음 그림과 같다.
2. 사회와 가치
학생들은 친구 선택의 조건으로 학교급에 관계없이 모두 1순위로 ‘함께 있으면 즐거운 것’을 꼽았으며, ‘학급에 따돌림을 당하는 친구가 있으면 도와줄 의무가 있다’거나 ‘친구와 갈등이 생기면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등 친구 관계를 가꾸어 나가는 것과 관련한 문항에 대해서는 4점 만점에 3점 이상의 동의 수준을 보였다.
학교 인식의 경우, 학교교육의 필요성도 서울 학생 모두 3점 이상 수준으로 높은 동의 수준을 보였고, ‘교과목을 배우는 것뿐만 아니라 특기나 소질을 살릴 수 있는 학교가 좋은 학교다’ 등의 문항으로 조사한 좋은 학교에 대한 인식도 전체 응답 평균이 2.92로 나타나 4점 만점 기준으로 높은 수준에 해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학교에서 학생 자신과 교사의 인권이 각각 존중되어야 하는지를 묻는 문항에 대해서는 초·중등학생의 동의 수준이 모두 3점 후반대로 나타나 교내에서 인권 및 교사 권리 존중에 대한 인식 수준이 매우 높은 수준을 보임을 확인하였다.
함께하는 가치와 사회규범 의식은 높은 수준으로 동의하는 것으로 나타났고, 대상별 신뢰 정도를 조사한 결과, 서울 학생이 가장 높은 수준으로 신뢰하는 대상은 ‘가족’으로 나타났으며, 가장 신뢰도가 낮게 나타난 대상은 ‘정치인’으로 확인되었다. 이밖에 우리 사회의 다양성, 유연한 성 역할, 다문화 의식, 세계시민 의식을 조사한 결과, 대체로 높은 수준으로 동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동의하는 수준은 초등학생, 중학생, 고등학생 순으로 높은 경향을 보였다.
중학생과 고등학생만을 대상으로 조사한 정치참여 의식과 갈등의식의 경우에는 정치참여 의식은 4점 만점에 전체 평균이 2.64점으로 3점 이하로 나타났으며, 갈등의식의 경우에는 고등학생의 응답 평균이 중학생보다 높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중학생의 경우 ‘부유층’과 ‘서민층’ 간 갈등을, 고등학생은 ‘진보’와 ‘보수’ 간 갈등을 가장 높게 인식하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국가 정체성과 통일에 대한 의식을 살펴본 결과, 국가정체성은 초등학생과 중학생은 3.43, 3.11로 각각 4점 만점에 3점 이상으로 나타난 한편, 고등학생의 경우 2.87점으로 나타났다. 북한에 대한 인식의 경우에는 북한을 ‘안전을 위협하는 적대적 대상’으로 보는 비율은 39.7%, ‘힘을 합쳐야 할 협력 대상’으로 응답한 학생 비율은 30.2%로 나타났다. 우리나라에 미칠 통일의 영향에 대한 전체 학생의 응답 평균치는 ‘국제사회에서 우리나라의 영향력 증가(3.14)’, ‘전쟁의 위험이 사라짐(2.90)’, ‘경제 수준의 상승(2.82)’ 순으로 높게 나타났다.
3. 자연환경과 가치
환경문제가 심각하다는 데에 조사에 참여한 학생 모두 높은 수준으로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고, 환경문제의 책임에 대해서는 고등학생의 경우 기업, 일반 국민, 정부 순으로, 초등학생과 중학생은 일반 국민, 기업, 정부 순으로 책임이 있다는 데에 동의하였다. 환경문제 해결 가능성에 대해서는 초등학생이 중학생과 고등학생에 비해 높게 인식하였고, 인간과 환경의 조화 필요성에 대해서는 초・중등학생 모두 4점 만점 기준 3점 이상으로 응답하여 필요성에 높은 수준으로 동의한 것으로 나타났다.
환경문제로 인한 피해도 잘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동물 및 식물종(3.70), 미래 세대(3.68), 경제적으로 잘 살지 못하는 나라의 국민(3.58), 우리나라 국민(3.44) 순으로 피해 정도가 클 것으로 인식하였다. 환경문제 해결을 위한 실천 의지의 경우에는 쓰레기 분리배출(3.34), 친환경 교통수단 이용(3.25), 적정 실내온도 유지(3.18) 순으로 동의 수준의 평균이 높게 나타났다.
4. 과학기술과 가치
과학기술에 대한 긍정적・부정적 인식은 조사에 참여한 학생 모두 3점 이상으로 응답 평균이 나타났으며 긍정적 인식은 초등학생과 고등학생이 중학생보다 높게 인식하였고, 부정적 인식은 초등학생이 중학생과 고등학생에 비해 높게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과학기술에 관한 관심은 고등학생(2.77)이 초등학생(2.69)과 중학생(2.65)에 비해 높은 수준을 보였다.
중학생과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조사한 과학기술에 대한 태도 가운데 과학기술의 소외계층 발생은 개인의 책임이라는 것과 과학기술로 인한 사회문제 해결을 위해 불편을 감수하겠다는 문항은 중학생이 고등학생보다 높은 수준으로 동의하였고, 과학기술의 의도하지 않은 위험에 대한 주의 깊은 관리가 필요하다는 문항에는 고등학생(3.38)이 중학생(3.32)보다 높은 인식을 보였다.
Ⅳ. 결론
서울 학생 가치관 조사를 통해 나타난 서울 학생의 의식과 가치관 실태를 바탕으로 공존의 가치 실현의 측면에서 서울교육정책에 주는 정책적 시사점을 다음과 같이 도출하였다.
첫째, 가치관 조사 문항에 대한 동의 수준은 학교급이 높아짐에 따라 낮아지는 경향을 보였다. 예컨대, 친구 관계 가꿈을 위한 존중이나 배려, 다문화 의식, 유연한 성 역할, 세계시민 의식, 정치참여 의식, 국가 정체성 등의 응답 평균은 대체로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순으로 높게 나타났으며 함께하는 가치와 사회규범 의식도 초등학교가 중학교와 고등학교에 비해 높게 나타났다. 이러한 경향성은 초등학생의 경우 도덕적인 수준에서 응답하였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 외에도 부모 부양의 의무에 대한 문항의 경우, 자신을 포함한 가족이 책임져야 한다는 데에 초등학생의 동의 수준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지만, 정부와 사회에서 책임져야 한다는 문항에 대해서는 중・고등학생에 비해 동의하는 수준이 낮게 나타났다. 이는 초등학생이 부모 부양에 요구되는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상황과 요건 등에 대해 중・고등학생에 비해 구체적으로 인식하고 있지 못할 가능성이 있음을 유추해 볼 수 있다. 그러나 전술한 예시와 같이 학생의 연령적 특성이 반영된 결과라 할지라도, 중・고등학생들이 부정적으로 인식하고 있는 개인 및 사회적 가치에 대해서는 심층분석을 통해 교육적 개입 방안을 마련하여 인식의 전환을 꾀할 필요성이 있다고 볼 수 있다.
둘째, 학교급과 무관하게 사회적으로 바람직한 가치로 인식되는 항목에 대한 인식 수준은 높지만, 가치와 관련된 구체적 실천 정도나 자신의 생활과 직접적으로 관계되는 가치에 대한 응답 수준은 상대적으로 낮은 경향이 나타났다. 예를 들어 사회규범 의식에 대한 전체 학생의 응답 평균은 3.49, 다문화 의식의 평균은 3.41로 비교적 높았으나, 정치참여 의식의 평균은 3점 미만으로 낮았다. 이와 마찬가지로 환경문제에 대한 인식 정도는 모든 학교급의 평균 3점을 넘는 높은 수준이지만, 환경문제 해결을 위한 실천 의지의 경우 평균 3점 미만인 항목이 다수였다. 과학기술과 가치 영역의 결과에서도 과학기술의 혜택은 공평하게 누릴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은 3점 이상으로 나타났지만, ‘과학기술 발달 과정에서 발생하는 사회문제 해결을 위해 불편을 감수할 수 있다’에 대해서는 3점 이하 수준으로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학생들이 사회적으로 바람직하다고 여겨지는 가치에 대해 갖는 긍정적 인식과는 대조적으로 공동체를 위한 실천과 불편함을 감소하는 행동 등은 소극적으로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러한 결과는 학생들이 각자의 인식과 역할이 사회에 미칠 영향을 깊이 있게 사고한 경험이 부족한 데에서 기인하였을 가능성이 존재하며, 공존을 지향하는 서울교육정책의 필요성과 중요성을 환기하는 결과로 볼 수 있다. 이 밖에도 학생들이 개인, 사회, 자연환경, 과학기술과 관련된 사회 문제를 당사자의 관점에서 인식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향을 탐구하고, 실천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볼 수 있다.
셋째, 서울 학생의 ‘개인주의(Individualism)’적 가치관의 양상을 확인하였다. 본 연구는 서울 학생의 가치관 실태의 분석을 주된 목적으로 수행된 연구로, 시간의 흐름에 따른 서울 학생의 가치관의 변화 양상을 살피는 데에는 한계가 존재한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가치관 조사 결과를 학생들이 응답한 영역별 문항의 응답 평균치를 상대적으로 비교하는 방식으로 살펴본 결과, 서울 학생의 의식과 가치관의 개인주의적 경향성이 나타남을 확인하였다. 학생들이 인생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요인으로 ‘이웃’의 가치가 ‘돈’의 가치에 비해 현저히 낮고, ‘결혼을 하지 않겠다’거나, ‘아이를 낳지 않겠다’라는 문항의 동의 수준은 높게 나타난 한편, ‘사회에 도움 되는 일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라는 문항에 대한 긍정 응답 비율은 상대적으로 낮게 나타났다. 또한 ‘따돌림을 당하는 친구를 도와줄 의무가 있다’나 ‘몸이 불편한 친구를 반드시 도와주어야 한다’에 대한 동의 수준은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급 순으로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나기도 하였다. 과학기술로 발생한 사회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불편함을 감수하겠다는 응답도 다른 과학기술 관련 가치를 조사하는 문항의 응답 평균에 비해 낮은 수준을 보였다. 이러한 개인주의적 경향은 공동체적 가치가 사회에서 여전히 중요하지만, 학생들은 이를 인지하지 못하는 경향이 있으며, ‘돈’과 같이 가시적으로 가치를 확인할 수 있는 것들에 집중하게 만드는 사회 구조에서 원인을 찾을 수 있다. 특히 현재 한국 사회가 ‘돈’ 외의 비가시적이지만 가치가 있는 요인들로 개인의 행복한 삶을 보장해 주지 못하는 것으로 비추어지는 것이 학생의 가치관에도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존재한다. 이처럼 개인화된 사회는 학생들에게 개인주의적 가치를 형성하게 하고 이는 다시 학생들이 사회를 바라보는 관점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고 볼 때, 점진적으로 개인주의적 가치관이 확산할 가능성도 존재한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민보경 외, 2019). 개인의 가치 정립에 있어서 옳고 그름은 존재한다고 볼 수 없으나, 서울특별시교육청이 지향하는 공존의 가치를 실현하기 위한 측면에서는 학생들이 실생활에서 공동체 가치를 목격할 수 있는 ‘존중’의 학교 문화 조성을 통하여 학생들이 공동체의 공존을 위해 사고 및 경험하고, 이러한 공존의 마음과 생활 습관이 자리 잡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한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