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획2019 겨울호 (237호)

[좌담회]학교를 위한 교육청 시대,
현황과 방향 모색

일관된 혁신의 자세로 ‘학교를 위한 교육청 시대’를 열어가겠습니다. 2019년에는 무엇보다 일관된 혁신의 기조 아래 ‘학교가 우선’이 되는 정책, ‘교육 주체가 먼저’인 정책으로 학교 위의 교육청이 아닌, 학교 곁의 교육청이 되는 진정한 ‘학교를 위한 교육청 시대’를 열어, 교육현장 지원이라는 본연의 역할에 더욱 충실히 하면서 교육혁신의 폭과 깊이를 더해나가겠습니다.

조희연 교육감 2019년 신년기자회견문 中

조희연 교육감 2기 출범과 함께 서울특별시교육청은 ‘학교를 위한 교육청 시대’를 천명하며, 조직 개편과 행정 혁신 등을 통해 새로운 변화의 걸음을 내딛고 있다. 교육연구정보원에서는 2019년 한 해를 돌아보며 새로운 시대적 변화를 열어가려는 교육청의 추진 노력에 대해 학교 현장에서 어떻게 느끼고 있는지, 또한 앞으로의 교육청의 기능과 역할에 대한 기대는 무엇인 지를 모색하는 좌담의 자리를 마련하였다.

* 일시 : 2019년 10월 28일
* 참석자 : 이정우(서울남천초등학교 교장), 주소연(언주중학교 교장),
이건재(미양고등학교 교장), 송제인(정책·안전기획관 정책조정팀장),
이양순(동부교육지원청 학교통합지원센터장),
이상수(서부교육지원청 중등교육지원과장),
류장경(동작관악교육지원청 학교통합지원센터장)
* 진행 사회자 : 이건재 교장

이건재 미양고등학교 교장

이건재 ‘학교를 위한 교육청 시대’라는 주제에 대하여 각자의 입장에서 여러 경험을 바탕으로 다양한 의견을 담아내고, 풍성한 맥락에서 이야기를 해 보도록 합시다. 먼저 교육청에 대 한 학교 현장의 인식과 느낌은 어떠한지 이야기해 볼까요.


이정우 과거에 교육청 이라는 곳은 학교를 힘 들게 하는, 대부분의 교사들이 거리감을 느끼는 상부 기관일 뿐이었습니다. 그러나 최근 교육청 의 변화를 현장에서 조금씩 실감하고 있습니다.


주소연 제가 교사 였던 시절 교육청은 학교를 지시, 감독하고, 평가를 통해 서열화하는 곳 이었다면, 지금은 편안하게 다가가는 교육청이 된 것 같습니다. 협력복지과 라든지 학교통합지원 센터 등 학교교육을 지역사회와 연계 하려는 시 도, 학교가 다급한 상황에서 연락할 통로가 다양해 졌다는 점 등 고무적인 변화라고 볼 수 있습니다.

송제인 몇 년 전 제가 학교 행정실장으로 있을 때 경험만 돌아봐도, 학교의 현안에 대해 교 육청에 문의를 하면, 다른 부서에 물어보라거나, 교육청에서 순서대로 알아서 해줄 테니 그냥 기다리고 있으라는 냉정한 답변을 듣기도 했습니다. 이제는 교육청에서 좀 더 친절한 대응을 하는 변화가 많이 나타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건재 그렇지만 좌담회에 오기 전에 학교 선생님들에게 교육청에 대한 느낌을 물어보았더니, 교육청이 학교에 도움을 주거나 반가운 선물을 줄 것이라는 기대감보다는, 여전히 학교 를 성가시게 하고 부담감을 주는 곳이라는 반응들이 많았습니다.

이정우 서울남천초등학교 교장


이정우 사실 교육청과 학교 사이에는 높은 벽 이 있죠. 그리고 11개 지원청마다 학교를 대하 는 분위기나 업무의 내용과 수준도 다른 것 같습니다. 학교통합지원센터도 좀 더 일관성 있게 업무가 조정되면 좋겠습니다.


류장경 처음 지원청에 학교통합지원센터를 만든다고 했을 때, 학교에 대해 또 하나의 옥상 옥 같은 조직이 만들어지고 사업이 늘어나는 것 은 아닐까 하는 우려와 함께, 이제 정말로 학교 를 지원하기 위해서 어떤 일을 하면 좋을까 기대 감을 동시에 가졌습니다. 그래서 학교통합지원 센터 구축을 위해 3월에만 십 여 차례의 회의를 하며 뭔가 새로운 방향을 찾기 위해 고민했던 기 억이 납니다. 우선 학교를 상대할 때 ‘교육청스럽게’ 일한다는 고정 관념을 허물고 학교 편에서 문제를 해결하려는 노력을 해보자, 학교가 교육청에 대해 느끼는 벽을 허물고 학교에서 원하 는 답을 찾아주기 위해 교육청 부서들이 협업을 하려고 애써왔다고 생각합니다. 아직 그러한 역할이 충분치 않고, 학교에서는 아직도 교육청을 편하게 신뢰하고 있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학교에 대한 신뢰를 바탕으로 자율적인 운영 여건을 넓혀주어야”

이건재 교육청에서 학교 지원에 대한 변화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학교가 여전히 교육청을 힘들게 느끼는 원인은 무엇일지 말씀해 주시지요.


이양순 교육청 지침이나 정책이 모든 사업에서 매우 세세합니다. 해야 할 사업과 예산 집행 범위에 대해 너무 옥죄고 있다는 느낌과 함께 중압감이 있는 것 같습니다. 학교평가처럼 과감하게 학교를 신뢰하고 맡기면서, 학교에서 자율적으로 할 수 있는 여건을 넓혀 주어야 합니다. 학교는 자체평가를 통해 학교 교육활동에 대한 학생, 학부모의 반응을 모니터링 하면서 학교교육에 대해 변화를 만들고 있습니다. 학교마다 처한 환경이 다르므로 다양한 프로그램이 있을 수 있습니다. 학교가 학생들에게 맞는 교육활동을 자발성을 갖고 할 수 있도록 자율운영 체제를 강화시키는 방향이겠지요.

이상수 서부교육지원청 중등교육지원과장

이상수 학교와 교육청을 별개의 대립적 관계 로 보는 관점에서 벗어나 일체감을 가지려는 노 력이 필요합니다. 교육청에서 먼저 친절하고 책 임감 있는 자세로 신뢰를 얻어야 교육청과 학교 의 관계가 변화될 수 있을 것입니다.

주소연 교육청에서 아무리 변화와 혁신을 부 르짖으며 새로운 사업을 펼쳐도 학교 현장은 냉 소적이거나 꿈쩍도 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학교교육의 변화가 일어날 수 있는 바탕이 마련 되려면, 교육청에서 교사들의 전문성에 대한 신 뢰를 바탕으로 이해와 공감을 얻으려는 노력을 해야 합니다. 그런데 학교에서 감사를 받다보면 열심히 애쓰는 교사가 감사 지적을 받는 경우가 많습니다. 정책의 세부 지침들이 학교 현장을 힘들게 하는 일은 없는지 교육청의 과감한 변 화 의지와 실행이 필요합니다.

주소연 언주중학교 교장

이건재 본청의 조직개편이나 정책정비가 학교 현장에 유의미한 효과로 나타나고 있는지에 대하여 의견을 나눴으면 합니다. 제가 교사들에게 확인해본 바로는, 조직개편과 정책정비에 대한 현장의 느낌은 한 마디로 ‘별무반응’이더군요. “조직개편으로 부서의 이름이 바뀌고 업 무만 복잡해진 것 같다, 정책정비를 통해서 공문과 업무가 경감되었다는 느낌은 없다.” 라고 대부분 답했습니다. 사실 이전 교육감님들도 정책정비를 중점사업으로 추진해왔다고 하는데, 학교 현장에서는 ‘별무효과’라고 느끼는 것이 현실입니다.

송제인 지금까지는 정책정비의 기준이 명확하지 않았습니다. 정책사업을 줄여도 새로운 사업들이 자꾸 생겨나기 때문에 학교에서는 정책 경감을 체감할 수 없는 것입니다. 교육청에서는 이제부터 예산 통제와 함께 정책총량제를 운영하고자 합니다. 현재의 정책사업 개수를 파 악해보니 945개인데 2021년말까지 30%를 줄 여 660개를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추경 예산 을 통해 늘어나는 신규 사업에 대해서도 심의위 원회를 열어 엄격하게 심의하면서, 올해는 12% 정도 정책을 정비했습니다. 교육청은 법령상 꼭 필요한 것 외에 불요불급한 정책을 최대한 줄이 고 학교가 원하는 것을 반영해야 학교가 자율운 영체제를 구축해갈 수 있을 것입니다.

이정우 정책사업이 945개라니 너무 많다고 볼 수 있죠. 학교에서는 체감이 안 될 것입니다. ‘공모사업 자율선택제’만 해도 정책 자체는 하나 로 통합했지만, 그 속에는 여러 가지 사업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우리학교에서 몇 개 사업을 없앴는데도 교사들은 오히려 일이 더 많아졌다고 불평하기도 합니다. 정책을 통합해서 개수는 줄였으나 정말 줄어든 것인지에 대해서는 좀 더 고민해 봐야 할 문제라고 생각됩니다.

류장경 정책을 줄였다고 해도 교육청에서는 학교를 위해 새로운 정책이 필요하게 되니, 학 교에서는 새로운 것에 대한 피로감이 높은 것이 현실입니다. 교육청에서 버려야 할 정책들은 과감하게 다이어트를 해야 하겠지요. 학교 자치를 통해서 현장에서 새로운 사업의 필요성이 생기고, 그러한 자발적인 사업들의 자생력이 커가면서 학교가 성장할 수 있도록 하는 큰 그 림이 필요합니다.

“정책 정비와 조직 개편에 그치지 않고
교육청의 역할과 업무체계를 혁신해야”

이건재 현장 교사나 교육청 업무 담당자들의 인식의 변화와 더불어 제도적인 개선에 대한 아이디어가 필요합니다. 좋은 아이디어가 있을까요?

주소연 학교 업무는 정책 사업을 아무리 줄여도 크게 줄지 않습니다. 기본적으로 학교가 감 당해야 할 사안들이 계속 발생하고 그럴 때마다 회의와 처리할 서류가 쌓입니다. 유사하면서 도 세부적으로 구분되는 서류 작성과 보고 요구가 학교를 힘들게 하고 법령상 해야 하는 교육과 연수도 점점 많아집니다. 교육청 사업명에서 별 의미도 없는 화려한 영어 축약 명칭들이 남발되어 학교를 피곤하게 하기도 합니다. 저도 교육청 업무 담당자일 때 많이 했던 관행으로 반성하는데요, 교육청의 전시성 홍보성 사업들은 과감하게 없애주기 바랍니다. 교육적 목표와 학교 행정상 꼭 필요한 것인가에 대한 판단과 함께 도덕적 해이가 생기지 않는 범위 내에서 학 교에 자치 범위를 주고 포괄적으로 안내하면 학교에서 상황에 맞게 운영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양순 동부교육지원청 학교통합지원센터장

이양순 전적으로 공감합니다. 잘 입안된 정책들이 학교를 변화시킵니다. 지금까지 교원학습공동체를 통해서 수업 나눔을 확산하는 효과 가 서서히 이루어져 왔는데, 올해 들어 초등교 육과의 ‘꿈실’ 정책을 통해서 자연스럽고도 빠른 속도로 교사들이 자발적으로 수업을 공유하고 변화시키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습니다.

이상수 조직개편 측면에서 학교통합지원센 터는 학교를 실질적으로 지원하기 위한 시스템 적 변화가 마련된 것이라고 긍정적으로 평가합니다. 정책정비의 측면에서 개선할 점으로는, 정책 사업의 위계를 정하면 좋겠다는 것입니다. 낱낱의 정책들을 세부적으로 안내할 것이 아니 라, 한 눈에 바로 알 수 있게 체계화, 목록화되 어 주어진다면, 학교는 교육정책을 잘 이해하며 보다 수월하게 교육활동을 운영하게 될 것입니다. 지금까지는 학교에서 교육 정책의 의미를 공감하지 못한 채 더 중요한 것은 놓치고 미세한 업무에 매달리게 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정책사업들이 체계화되면 본청과 지원청, 학교가 각각의 특성에 맞는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예를 들어 진로교육 정책은 초창기에는 교육부와 본청에서 방향을 제시하고 주도하는 단계가 필요했겠지만, 지금은 학교 수준에서 정착되어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본청과 지원청의 관련 예산이 계속 늘어나고 학교에서도 사업을 하는데 본청에서도 하고 있습니다. 협력종합예술활동도 마찬가지입니다. 참여하는 학생들은 정해져 있고 각각의 행사의 변별점 이 크지 않다면 행사의 계획과 실행의 과정에서 중복되지 않도록 각 주체가 각자의 특성에 맞 는 역할을 나누고, 지자체와도 함께 통합적으로 운영하는 방향을 모색해야 할 때입니다. 같은 것을 하더라도 의미 있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할 지에 대한 반성적 성찰이 필요하죠. 학교 현 장에 가까이 있는 지원청에서 먼저 그러한 노력이 있어야 할 것입니다.

이양순 교육청 부서 간 경계를 낮추고 소통과 연계 협력이 잘 이루어지면, 정책사업과 학 교 업무가 많이 줄어들 것 같습니다. 학교통합지원센터는 짧은 운영 기간에 비하여 빠르게 위 상 정립이 되고 있고, 도움 요청도 많아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아직 학교 간 인식과 수요의 차 이가 큽니다.

류장경 학교통합지원센터에서는 학교의 난제에 대한 솔루션을 지원하고 이에 대한 만족도 도 높은 편입니다. 요청이 없는 학교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찾아가 학교가 필요로 하는 부 분을 물어보는 프로포즈 사업을 통해 교육청 역할을 알리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얻고 있습니 다. 예를 들어 놓치기 쉬운 필수 연수에 대한 정보를 정리해준다거나, 다양한 매뉴얼을 한 곳 에 모아주거나, 연수 강사진 목록을 학교에 안내하는 등의 직접적이고 현실적인 지원이 있습 니다. 특히 교수학습의 경우 신청을 받아서 개별적인 지원과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이건재 학교통합지원센터에서 학교를 지원하는 교육청의 역할과 기능을 하는 긍정적인 성 과가 보이기 시작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네요. 그런데 교육자치를 위해 교육부에서 시도 교육청에 권한을 이양하고 역할을 재구조화한다면, 본청의 기능과 역할이 더 늘어나게 되는 것인지, 아니면 다시 지원청으로 권한을 이양하며 본청의 인력과 기능을 줄여야 하는 것인지, 본청과 지원청 간의 기능 변화에 대해서 좀 더 논의해보고 싶습니다.

송제인 정책·안전기획관 정책조정팀장

송제인 교육자치는 헌법적 가치이며 당연히 해야 하는 것입니다. 교육부는 시도교육청에 서 교육부의 권한을 이양 받을 준비가 되었는 지 의문을 갖고 있는데, 실제로 교육청에서는 이에 대한 고민과 준비를 해야 합니다. 본청은 교육부로부터 교육자치의 권한을 이양받아 학 교교육자치를 지원하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할지 구체적인 고민과 준비가 필요합니다. 그런 점 에서 학교통합지원센터는 교육지원청이 가져야 할 마땅한 기능을 하고 있습니다. 올해 새로 만 들어진 조직이 지금까지 8천4백여 건 이상의 지원 업무를 한 것으로 통계가 나옵니다. 참 열심 히 했고, 학교가 그만큼 목말랐다는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류장경 동작관악교육지원청 학교통합지원센터장

류장경 본청은 정책기획 중심으로 업무를 줄 여야 합니다. 지원청에서는 각자 다른 방식과 내용으로 사업하기 보다 공통적으로 해야 할 일 이 있습니다. 학교를 지원하는 프로그램에서 힘 의 낭비가 생기지 않도록 본청에서 일괄적으로 해야 하는 것과 지원청으로 이관되어야 하는 것 으로 나눠야겠죠.

주소연 본청은 직접 사업을 하지 않고 지원청 과 학교에 이관하고, 법률적으로 해야 하는 사항들에 대해 가이드라인을 만들어서 기획하고 매뉴얼을 만들어 보급하는 일을 해야 할 것입니다. 지원청은 그 지역과 학교의 요구에 알맞은 사업을 하면서 현장을 지원하는 기능을 하는 것이고요.

이건재 본청의 업무를 기획 중심으로 조정하면서 실제로 인력 규모를 줄이는 것이 가능할 까요? 불가능하다면 그 이유는 무엇이죠?

송제인 학교를 지원하고 업무를 경감하기 위해서 본청의 집행 인력을 직접 학교로 보내는 것이 좋겠지만, 한 명씩만 보내도 천 명이 넘게 필요하니까 어렵습니다. 지원청에 인력을 보강하고 학교 지원의 수준을 높여갈 수 있겠지요.

이상수 본청의 조직과 인력 사이즈를 줄이는 것만이 능사는 아닙니다. 유·초·중등교육 의 권한을 이양받아 교육자치를 구현하기 위한 준비가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본청에서 체계 적으로 정책을 기획하고 업무를 표준화하기 위해 필요한 역량을 키우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학교에서 필요한 것은 정책과 사안에 대한 간편 매뉴얼이지 두툼한 크기의 세세한 매뉴얼 이 아닙니다. 예를 들어 최초 식중독 발생 시 학교가 신속히 해야 할 것을 5쪽 이내로 만들어 야 합니다. 전체 상세 매뉴얼도 필요하지만 정말 긴요한 간편 매뉴얼도 있어야 합니다. 또한, 학교마다 다 같은 업무를 하면 일이 많을 수 밖에 없는데 제대로 된 행정업무 표준 매뉴얼이 필요합니다. 형식적으로 본청의 조직과 인원을 줄이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고 최선의 방향 도 아닙니다. 본청에서 직접 사업은 줄이되, 정책 기획을 제대로 해야 하는 것이죠.

류장경 업무 다이어트도 필요하고, 인력 지원도 필요하다고 봅니다. 지원청 각 과가 학교 지원을 하고 싶으나 여력이 없는 것이 현실입니다. 학교 지원의 기반을 만들어 준다는 취지에 서 지원청에 인력 지원이 필요합니다.

이건재 업무담당자가 자주 바뀌는 부분도 문제가 되지요. 학교에서는 학교의 상황을 이야 기하고 논의를 하다보면 담당자가 바뀌어서 다시 설명을 해야 하고 논의가 제자리로 돌아가 기도 합니다. 학교로서는 어려움이 많아지는 지점이죠.

이정우 본청과 지원청, 학교의 체질 개선이 필요합니다. 교육전문직원의 인력 충원과 역량 을 높여야 하고, 학교 역시 일할 사람을 확보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이양순 올해부터 신학기 준비 과정이나 학기 중 협의회 등 교원학습공동체 활동이 직무연 수로 인정되는 것이 실제 학교 연구 활동에 긍정적입니다. 또한 이런 것이 가능한 것은 교사 에 대한 신뢰를 바탕으로 하는 것이어서 더욱 고무적이지요.

“학교통합지원센터가 제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지원청 각 부서의 협업 체제가 필수적 ”

이건재 지원청에서 조직적으로 유연하게 학교를 지원하면 좋겠는데, 부서 간 경계가 높 고 업무 중복이나 업무 핑퐁이 있고, 한편으로는 통합적으로 업무 구조를 개선하는 등의 과 제가 남아있겠습니다. 학교가 학교통합지원센터에 가장 많이 요청하는 지원은 어떤 내용인 지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는 분야는 무엇인지, 지원청에서 시스템적으로 개선할 점은 무엇 이 있을까요.

이양순 학교통합지원센터에서 학교를 지원한다는 취지는 궁극적으로 지원청이 가야할 길 이며, 그러기 위해 모든 과가 연합해야 하고, 협력이 필요합니다. 통합적 지원을 하려면 우선 지원청 4개 과가 같이 모여서 서로의 업무에 대한 상호이해 워크숍이 필요합니다. 어려운 문 제로는 강사인력풀이나 폭력대책위원회 이후 사회봉사기관 발굴 등이 있습니다. 실제로 사회 봉사기관 발굴과 관련하여, 4개 과가 함께 아이디어를 모으니 한 부서에서 할 때보다 더 많은 곳이 나왔습니다. 학부모 연수도 같이 협력하여 부서 간의 일을 줄일 수 있습니다. 지원청에 서는 기본적으로 해야 하는 업무들도 있지만, 본질적으로는 학교의 필요와 요청에 의해서 업 무가 시작되고 협의되어야 합니다.

주소연 협력복지과의 경우 지자체와의 협력이 중요합니다. 교육적 마인드를 가진 지원청 과 지역 발전을 위한 예산을 가진 지자체가 네트워크를 잘 형성하고 래포가 형성되면 학교 도 좋아지고 지역사회의 파급 효과도 높아집니다. 물론 지원청의 일이 많아지겠지만 같은 예 산을 보다 효율적이고도 교육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것이죠. 고입 설명회를 예로 들면 지자 체, 지원청, 중·고등학교 각각 학교설명회를 실시하고 있는데, 협의를 통해 각자가 잘하는 것을 나눠서 함께 한다면 더 잘 할 수 있죠. 마을 자원을 찾아서 책자로 만드는 것 역시 교 사·학교·지원청·지자체가 함께 한다면 활용도가 높고 교육적으로 의미가 있는 자료를 만 들 수 있습니다.

이양순 생활교육의 측면에서 가정적인 어려움, 다문화, 경제적 어려움 등 복합적인 문제를 가진 아이의 경우, 협력복지과, 학교통합지원센터, 심리상담, 정신과 의사 등이 같이 모여야 합니다. 경제적 지원과 함께 가정환경 문제는 협력복지과에서, 심리 집중지원은 wee센터에 서 여러 차례 회의를 진행하여 지원합니다.

류장경 주로 생활교육, 위기학생 관련 지원 요청이 가장 많습니다. 우리청에서는 현장에서 바라는 것이 무엇인지 의견을 듣기 위해 ‘징검다리 지원단’을, 학교의 요청에 대응하기 위해 각 과의 팀장들이 모이는 ‘여울터 협업팀’을 운영하고 있고, 외부 전문가들도 모시고 맞춤형 솔루 션을 제공하는 시스템도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상수 서부교육지원청이 행정혁신시범지원청으로 원스톱지원팀을 운영했던 모델이 확장 된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각 과의 담당자들이 소통하며 협업 구조를 가지고 대처해야 하 는데, 통합지원센터이라는 독립된 과가 설치되고 난 후에 오히려 모든 문제를 그 센터에서 다 떠안고 있는 듯한 상황으로 인식되어서는 안되겠지요.

주소연 과거에는 지자체에서 독자적으로 학교지원사업을 너무 많이 진행하고 있었는데, 지원청 협력복지과와 적극적인 사전 협의를 하고 진행하도록 개선하였죠. 혁신교육지구 차원에서 이러한 사업들이 많이 정리 기획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이정우 학교는 지자체에서 교육경비 지원을 받고 싶기도 하지만 실제로 사업계획서 작성이 나 예산 정산 등 행정 업무 상 학교에 너무 큰 부담이 되는 것도 사실입니다.

이상수 교육청과 지자체와의 파트너십은 확대해가야 하지만, 시설 지원과 교육경비 측면에서 교육청과 사전 협의가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역할 분담 차원에서 방과후학교와 돌봄 영역은 지자체에서 전적으로 맡아서 책임지고 지원하는 방향이 되면 좋겠습니다.

“교육청의 본질적인 역할은 지원뿐 아니라
비전 제시와 방향을 선도하는 것 ”

이건재 지금까지 논의를 정리해보면, 본청과 지원청의 업무를 재정립하고 정책 사업과 업 무의 축소, 지원청과 지자체의 통합적인 학교 지원이 필요하겠다는 것입니다. 추가적인 의견 을 말씀해 주시지요.

이상수 이제 지원청의 역할이 매우 중요해진 것이 사실입니다. 그렇지만 학교가 원하는 것 을 교육청에서 지원하는 데에만 너무 중점을 두고 논의하고 있는데, 교육청 본연의 역할로 서 학교가 나아가야할 교육의 방향을 제시하고 선도하는 역할도 중요합니다. 그러니까 본청 에서는 정책을 기획하고 안내하며 방향을 제시하고, 학교가 교육활동을 운영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문제들에 대해 지원청과 지자체에서 통합적으로 지원하는 시스템을 만들어가야 하겠습니다.

이건재 맞습니다. 학교가 필요로 하는 것을 돕는 것도 중요하지만 본청과 지원청이 지니는 본질적인 역할에서 선도의 역할이 뒷전으로 밀리면 안 됩니다. 교육청은 학교를 지원하는 역 할만 하는 것이 아니라, 비전과 방향을 제시하며 학교 교육을 선도해 가야 합니다. 고교학점 제, 자유학기제 등의 정책은 학교 자율에만 맡겨둘 수 없지 않겠습니까? 또한 학교에서 잘못 된 운영을 하는 경우에 이를 찾아내고 지적하는 규제의 역할도 필요한 것인데, 학교가 원하는 것에 대한 지원 역할과, 학교를 이끌어 주는 선도와 규제 사이에서 교육청의 책무성을 잃지 않으면서 균형을 잘 맞춰야 하겠습니다.

이정우 규제가 필요하긴 하지만 학교 현장에 대한 규제의 차원이 너무 세세하면 이것은 통 제와 감사의 세부 기준이 되어, 열심히 일할 수 없게 만드는 걸림돌이 되기도 합니다. 열심히 일했다가 오히려 감사에서 지적 사항이 생기고 경고까지 받게 된다면 누가 열심히 하겠습니까?

송제인 학교를 믿고 학교가 할 수 있는 것을 돕도록 해야 합니다. 학교가 힘들어하는 분야 즉, 방과후학교, 복지, 운동부, 청소년단체 등의 어려움을 어떻게 해결하면 좋을지를 지역사 회와 협의해서 해결하려고 노력해야 합니다. 이런 노력은 단위학교가 개별로 할 수 없는 것이 므로 지원청, 본청 차원에서 해결해야 하는 부분입니다.

이상수 학교에서 신청만 하면 모든 것을 다 운영해주는 방식을 통합지원센터에서 어떻게 정착시켜 갈 수 있는지 고민해 보면 좋겠습니다. 또한 어떤 사업에서 사전에 공유할 공통 부 분과 핵심적인 내용을 학교에 안내하는 것이 지원청의 역할이 되어야 합니다. 예를 들어 혁 신학교의 경우, 혁신학교 지정에만 신경 쓰지 말고 그 과정에서도 교육청에서 학교를 지원 할 수 있는 실력과 진정성, 일관성이 있어야 하겠습니다. 학교를 신뢰하면서 멀리 보고 가야 합니다. 늘 학교와 소통하면서 5%의 방향 전환과 5%의 전진을 이루며 지원해야 하겠습니다.

이건재 학교의 중추적인 역할은 교육과정과 연결되는 교수·학습입니다. 교육과정 운영에 서 벗어난 영역에서 학교가 너무 힘들지 않도록 지원이 이루어져야 합니다.

이양순 학생들의 학습 무기력에 대한 교육청의 지원이 필요합니다. 중등학교 뿐 아니라 초 등학교 역시 학습에 대한 관심이 없는 아이들이 많습니다. 학생들의 무기력과 무의욕을 어떻 게 해결해야 할까, 학교에서 가르치기 어려운 학생에 대하여 사회가 함께 고민하면서 즐겁게 수업할 수 있게 도와주는 것, 개별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학교의 본질적인 교 수학습 측면에서도 지원청의 역할이 있어야 학교를 위한 교육청 시대가 될 수 있지 않을까요.

주소연 학교에서 벗어난 학교 밖 청소년들이 되돌아 올 수 있는 프로그램이 있어야 합니 다. 평생교육시설, 교육청과 지자체 관할의 공공도서관 등에서 학교 밖 청소년들에 포커스 를 맞춘 학교복귀 프로그램이나 검정고시 준비, 미래를 위한 디딤돌 프로그램 등을 마련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아이들이 학교 안팎으로 오고가는 사이에 사회적 안전 체제가 없다는 것 을 느낍니다.

이건재 학교 안과 밖 경계선 상의 학생들을 위한 대안교육 지원에 대한 논의가 필요합니다. 지역 도서관이나 센터를 활용하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이고, 이런 아이들에게 맞는 교육, 음악, 심리 치료 등의 공립형 대안학교가 필요합니다.

이정우 학교에 가장 중요한 것은 교사입니다. 교사에게 필요한 교육 활동 지원에 대한 지 원청의 홍보가 필요합니다. 학교 현장에서 잘 몰라서 좋은 정책과 사업이 묻히는 경우도 많 습니다. 그래서 교사들에게 보다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손을 뻗어주기를 기다린다는 메시지를 줘야 합니다. 교육청의 체질 개선과 더불어 그 개선을 적극적으로 알리는 것이 중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