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창수(서울공업고등학교, 교사)
Ⅰ. 머리말
특성화고등학교(이하 특성화고)는 서울특별시에 70개가 설립 운영 중이다. 특성화고는 학급당 25명을 내외로 각 분야에 소질과 적성 및 능력이 유사한 학생을 대상으로 특정 분야의 인재 양성을 목적으로 하는 교육 또는 자연현장실습 등 체험 위주의 교육을 전문적으로 실시하는 고등학교이다. 즉, 학생들에게 보다 다양한 진로의 기회를 제공하기 위한 기관이며, 자신의 진로를 남들보다 일찍 준비하고 싶은 학생들이 선택할 수 있는 또 하나의 길이다. 대부분의 특성화고는 평준화 정책을 적용하지 않는다. 내신으로 학생을 선발하며, 전형에 따라 면접을 본다. 학교마다 전형 유형의 차이가 있지만 대부분 (1)내신성적을 반영하는 일반전형, (2)자신의 의지와 적성을 어필하는 미래인재전형, (3)부모의 사업과 연계되는 가업승계전형으로 입학자를 선발한다. 이 글에서는 특성화고 학생들이 자신의 진로를 어떻게 준비하고 선택하는지, 어떻게 행복한 삶을 만들어가는지 소개하고, 그 모습을 ‘서울공업고등학교 고졸 행복시대 사례’를 통해 나누고자 한다.
Ⅱ. 고졸 행복 시대
– 서울공업고등학교 사례를 중심으로
1. 학교 및 학과 소개
1899년 5월 고종황제 칙령에 의해 개교하여 123년의 전통과 문화를 가진 서울공업고등학교(교장 이재근, 이하 서울공고)는 전문기술 교육을 통해 졸업생 61,771명을 배출한 고등학교이다. 서울공고를 포함한 특성화고는 직업 분야에 따라 다양한 학과로 구성된다. 전통적인 학과도 있고, 시대의 변화에 따라 산업체 수요에 발맞추어 개편한 학과도 있다. 서울공고는 3개 영역, 전체 12개 학과로 구성되어 있다.
- 뿌리기술 영역: 정밀기계과, 신소재금형과, 산업설비과
- 스마트기술 영역: 자동차과, 스마트자동화과, 전기전자과, 신재생에너지과
- 그린기술 영역: 토목건축과, 바이오화공과, 섬유디자인과, 그래픽아트과, 세라믹아트과
또한 서울공고는 4차 산업혁명시대를 이끌고 갈 기술인 양성을 위해 학교 내 중점 교육과정 4가지를 운영하고 있다.
- 도제학교 운영: ‘산학일체형 도제학교’라고 부르며, 특성화고 2~3학년 학생이 기업에 채용되어 학교와 기업을 오가며 이론과 실무를 병행하는 교육 제도이다.
- 스마트공장 거점학교 운영: 제품 초기 계획부터 최종 생산까지 공장의 모든 제조 과정을 ICT기술 및 데이터를 접목시켜 컨트롤 시스템 구축을 실현할 수 있는 인력을 양성한다.
- 기능인 육성 거점학교 운영: 서울기능대회, 전국기능대회, 국제기능올림픽 대회 출전을 통해 개인의 자아실현과 기술 강국에 맞는 기능 인재를 육성하고 있다.
- 공동실습소 운영: 첨단의 실험·실습 기자재 조작과 운용 실습을 통해 학생들이 고도화된 산업현장에서 적용할 수 있는 기술을 습득하여 산업화 및 정보화 사회의 적응력 배양을 목적으로 한다. 또한 이를 위해 공동실습소를 활용하 여 시설 및 설비 투자의 효율성을 제고한다.
2. 학년별 진로 준비
3월에 실시되는 신입생 대상 설명회에서는 3년 간의 진로 준비를 위한 내용과 학교의 인력 양성 유형에 따른 교육과정을 통해 받게되는 교육에 대해 안내한다. 이 안내는 학과별 교육과정과 관련된 자격증 취득 및 취업까지의 준비 과정도 포함한다. 학교마다 차이는 있지만 1학년 때에는 ‘보통교과’ 대비 ‘전공교과’가 20%, 2학년에는 50%, 3학년에는 80% 이상 편성되어 이론과 실습을 병행하여 실시한다.
1학년 – 학과 적응 및 진로 준비
1학년은 진학한 학과에 대하여 구체적으로 탐색하고 적응하는 시기이다. 전공교과 및 보통교과 시간 등을 통해 전공 및 진학, 취업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를 제공받는다. 중학생 때는 알지 못했던 새로운 개념과 상황을 이해하고 학생 스스로 자신의 진로에 대하여 구체적인 계획을 세울 수 있도록 학교는 교육과정 및 다양한 프로그램 등을 통해 학생을 지원한다. 특히, 창체 시간에 운영되는 진로활동을 통해서 자신의 꿈과 비전을 진로와 연결하여 직업의식을 확립하고 진로 계획 및 준비를 하게 된다.
2학년 – 자격증 취득과 포트폴리오 자료 준비
학과별 전공 관련 교육을 받으면서 학생들은 자연스럽게 자격증 취득을 준비하여 필기시험에 응시한다. 필기시험을 준비하면, 전공 이론이 탄탄해지고 실기 능력도 향상될 수 있는 순기능이 있다. 전공교과는 실험·실습형 수업으로 이루어지며 프로젝트형 수업으로 진행하는데, 학생들은 참여한 자료를 정리하여 포트폴리오를 준비한다. 교내에서 실시되는 각종 행사 및 경진대회 시상 계획에 따라 사장되기 창업대회, 학과 프로젝트, 1팀 1기업 프로젝트, 과학경시대회, 자기소개서 쓰기대회 등에 참여를 독려하여 학생 개인의 역량을 높여주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학생 역량을 강화하고 학생의 잠재 능력 및 창의력이 최대한 함양되도록 스마트기술영역 학과는 학교 내 공동실습소에서 4차 산업혁명에 맞춘 교육과정을 편성하여 첨단기계실무 4개 과정(30시간)을 수료하게 한다. 아울러 창체 시간에는 진로활동을 통해 진로 보건교육, 직장 안전 교육 등을 실시한다.
3학년- 진로를 결정하는 단계
진로 희망 조사를 3월에 실시한 결과 477명 중 취업 314명(66%), 대학 진학 144명(30%), 기타 19명(4%)으로 나타났다. 진로 희망 조사는 취업, 공기업, 공무원, 부사관, 진학, 기타 등 6가지를 대상으로 한다. 기타는 축구선수 및 특수반 학생들이다. 희망 조사 결과에 따라 취업부가 관련 정보를 제공하고, 진학 희망자는 글로벌 진로부에서 정보를 제공한다. 또한 기초 실력을 향상할 수 있도록 방과후 교육을 개설·운영한다. 그리고 그린기술 영역의 학과에 따라 포트폴리오를 제작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5월 중에 희망 분야의 선배 초청 강연을 통해 진로탐색을 도와주고 있다. 끝으로 취업역량 기르기, 직업기초 능력기르기, 기업의 직무와 선취업 후진학 제도, 성공적인 직장 생활을 위한 준비 등의 내용으로 구성된 NCS기반 ‘성공 취업 준비 취업진로 포트폴리오’를 3학년 전체 학생에게 창체시간을 활용하여 월 1시간씩 지도해 나가고 있다.
3. 선취업 후학습 진로 지도
특성화고 졸업 후 학생들은 자신의 희망에 따라 취업을 하거나 대학에 진학할 수 있다. 대학을 진학하는 경우 특성화고 출신 특별전형 중 (1)학생부 교과전형, (2)재직자 특별전형이 있다. 앞서 진행된 진로 희망 조사에서 대학 진학을 희망하는 30%의 학생에 대한 서울공고의 지도와 지원은 다음과 같다. 글로벌 진로부에서는 특성화고교 출신자 특별전형 중 학생부 교과전형 100%를 반영하는 서울과 수도권 28개 대학에 지원하도록 입시지도를 하고 있다. 선취업 후학습은 특성화고에서 졸업을 하고 곧 바로 취업을 하더라도 원하는 시기에 언제든지 학업의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한 제도로 재직자 특별전형과 연계된다. 2021학년도 서울·경기·인천 28개 대학 특성화고 재직자 특별전형에 3,046명이 입학할 수 있어 상급학교 진학에 유리한 조건이라 할 수있다. 서울공고에서는 112명(25%)이 올해 희망하는 대학에 진학을 하였다. 고등학생은 자신의 진로에 대해 충분히 탐색한 후 진로 결정을 내려야 한다. 따라서 대학 진학이나 학과 선정, 취업 등 선택의 갈림길에서 많은 고민을 하게 되는데, 학교에서는 학생이나 자녀를 둔 부모님들에게 도움이 될만한 진학 관련 유용한 자료들을 제공하고, 서울진학정보사이트(https://www.jinhak.or.kr)를 안내하여 도움을 주고 있다.
- 체계적인 진학지도: 전국연합학력평가 참여 및 결과를 분석하여 지도하고 수능 모의평가를 실시하여 대학별 진학 정보를 수집·제공하여 개인별 맞춤형 진학지도를 한다.
- 진로 관련 행사 추진: 자기소개서 쓰기 대회, 이력서 및 자기소개서 작성 방법 지도, 모의 면접 관련 정보 제공 및 지도를 통해 진로에 자신감을 갖게 하고 계획에 따라 시상한다.
4. 산업체 현장실습과 취업지도
가. 특성화고는 직업교육훈련촉진법에 근거하여 학생 선택에 따라 산업체 현장실습 참여가 가능하며, 시·도 교육청에서 현장실습 운영 지침을 마련하여 안내하고 있다. 현장실습을 위해 산업체를 선정할 때는 지도교육 프로그램이 전공과 연계되어야 한다.
나. 현장실습 유형으로 우수 교육기관 연계 교육형 현장실습, 산업체 체험형 현장실습, 산업체 채용약정형 현장실습, 교내 현장실습 등이 있다. 주로 학교에서 말하는 현장실습이라 하면 산업체 채용약정형 현장실습을 말한다. 즉 학습중심 현장실습 참여 후 해당 기업에 채용 된다는 것을 기업-학교-학생 상호 간에 약정하는 형태이다.
다. 현장실습 참여에 대한 학생 선택권이 보장되어 있으며, 3학년 수업일수 1/3 범위(3개월)에서 연중 운영이 가능하다. 현장실습 종료 후 취업 시기는 수업일수 2/3 출석 이후 채용이 가능하다. 현장실습의 안전·권익보호를 위해 사전교육을 실시하고, 시·도에서 인정한 선도기업 위주로 산업체를 선정하여 현장 실습을 실시한다.
라. 학교에서는 학과의 교사와 취업지원관이 산업체를 발굴하고, 전담 노무사의 협력으로 현장실사와 지도·점검하는 등 학교 현장실습운영 전반을 지원하고 있다. 서울공고는 취업 희망 학생 314명 중 197명(63%)이 산업체에 취업을 하였다.
5. 기업이 가장 선호하는 취업맞춤반
안정된 취업처, 만족도 높은 연계 기업이 구직을 희망하는 학생들에게 인기가 있다. 기업 또한 구인난을 해결하는 안정된 인력과 훈련받은 우수인력을 확보함으로써 생산성을 높이고 이윤을 창출할 수 있다. 취업맞춤반은 학교-학생-기업 3자가 참여하는 산업체 채용약정형 현장실습이라 할 수 있다.
취업맞춤반이란
취업맞춤반은 특성화고 학생을 고용하고자 하는 ‘중소기업’과 취업을 희망하는 ‘학생’, ‘학교’가 취업 확정 협약을 맺고 기업이 필요로 하는 현장 맞춤형 교육을 실시한 후 취업으로 연계되는 프로그램이다.
취업맞춤반 유형
가. 학교-학생-기업 간 취업 확정 3자 협약을 맺은 후 학교 내 강의·실습과 기업현장 실무교육을 병행하여 기업이 요구하는 맞춤교육을 실시후 채용과 연계한다.
나. 취업맞춤반은 전체학교 필수 운영을 기본으로 하되 고용부 사업주 직업능력개발과정 연계 여부는 학교에서 자율 선택하여 운영한다.
산업체 채용약정형 현장실습 운영 흐름도
취업맞춤반은 안전한 현장실습을 안착시키고 현장실습 운영 내실화로 학생 안전을 강화하는데 중점을 두고 있으며, 취업 후 추수 지도까지 책임 운영하고 있다.
6. 졸업자에 대한 다양한 혜택
가. 특성화고를 졸업하면 정부 시책에 따라 다양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남학생의 경우 병역 특례 대상 기업이 확대되고 있으며 공무원, 공사 등은 특성화고 졸업생들을 별도의 과정으로 선발하고 있다.
나. 서울공고의 경우 2020년 졸업생 중 197명이 취업하여 189명이 6개월 이상 재직하고 있어, 취업 유지율이 95.9%에 이르고 있다. 2021년 2월 졸업한 남학생 58명이 병역특례자로 우수 기업에 취업을 하였다.
다. 특성화고 대상 공무원선발 예정 인원이 점차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서울특별시교육청 공무원 9급에 기술직 22명, 서울시 지방공무원 9급에 49명, 지역인재 국가직 9급에 50명을 선발하였다.
라. 고용노동부에서는 특성화고 졸업자에 대해 청년내일채움공제1 등을 통해 실질적인 지원을 하고 있으며 앞으로 더욱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마. 졸업생들의 선취업 후학습을 지원하는 정책도 확대되고 있는데, 전국적으로 70여개 대학에서 특성화고졸 재직자 특별전형으로 학생들을 선발하고 있다. 특성화고 마다 차이가 있지만 올해 대학진학 112명 중 선취업 후학습 대상자수는 19명으로 해가 갈수록 증가될 것으로 예상한다.
바. 교육부는 올해 상반기 중으로 양질의 공공·민간 고졸 일자리 발굴, 양질의 직무교육이 가능한 현장실습 참여 기업을 확대하는 내용의 ‘2021 고졸취업 활성화 방안’을 수립할 계획이어서 특성화고 학생들에게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7. 행복한 학교 활동
가. 기업탐방 활동: 학과계열 기업, 동문 기업을 방문하여 직업생활을 이해하고 탐색하여 자신의 진로 결정에 도움을 주고 있다.
나. 국제학생교류 활동: 2021년 4월 7일 국제 컨퍼런스를 통해 본교 학생과 러시아,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4개국 5개 학교 약 100명이 줌(ZOOM), 유튜브 생방송을 활용한 교육,문화, 예술 분야의 나눔을 통해 이해하고 협력하는 장을 마련하였다.
다. 1팀 1기업 프로젝트: 1개의 기업과 학생팀들을 연결하여 방과 후에 프로젝트를 수행하면서 새로운 기술을 습득하고 연결한 기업에 취업하는 활동 프로그램이다.
Ⅲ. 마무리
4차 산업혁명과 저출산·고령화 등의 거시적 변화는 일자리 및 직업교육 전반에 많은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대입 중심의 성장 경로로 인하여 대졸 인력은 초과 공급인 반면 고졸 인력은 초과 수요가 있는 등 인적 자원의 불균형 누적으로 인해 산업체는 인력난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성화고 졸업생들이 취업보다 대학 진학에 더 관심을 갖게 된 사회적 배경은 경제가 어려워져 기업의 고용이 줄어든 반면, 학령 인구가 감소하면서 대학 진학 기회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이제는 기업의 부담을 줄여 고졸 채용을 활성화하는 한편 학생들에게 노동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심어 줘야 한다. 학생들이 대학 진학을 선택하기에 앞서 정말 대학 교육이 필요한지 스스로 고민해야 한다. 4차 산업혁명 이후 특성화고에서는 학과 개편이 활성화 되고 있다. 특성화고에서의 학과 개편은 생존의 문제이다. 특성화고가 기술과 산업 환경이 급변하는 시대에 산업체가 원하는 역량을 갖추기 위해서는 교육과정을 개편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특성화고가 지역 산업에 필요한 인재를 양성할 수 있는 교육기관으로 방향을 잡고 노력할 때, 인재 육성을 통해 산업사회를 선도해 나갈 수 있으리라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