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평가는 효과적인 학교 교육활동을 수행하기 위해 제반 교육 여건을 조성하고 그 과정과 성과를 점검하는 활동이다. 즉, 학교교육의 문제점을 확인하고 이를 개선하는 데 필요한 자료 및 정보를 확보하여 의사결정에 도움이 되는 자료를 제공하는 활동이라 할 수 있다1.)
학교평가의 의미를 그 기능과 역할 측면에서 몇 가지로 정리해 보면, 첫째, 교육수요자의 요구와 필요를 반영함으로써 학교 교육에 대한 국민의 알 권리의 충족을 들 수 있다. 둘째, 교수-학습 활동 및 교육과정운영 개선에 필요한 자료를 제공하고 교육의 목표를 얼마나 달성하고 있는지를 파악하여 학교교육 운영에 있어서 지원해 주어야 할 판단 자료를 얻을 수 있다. 셋째, 학교평가는 정부의 교육정책이 어떻게 추진되고 있는지 확인하고, 그 문제점을 파악함으로써 학교교육 개선에 필요한 유용한 정보를 확보할 수 있는 기제가 된다. 마지막으로 학교교육 목표설정의 합리성 및 계획 수립에 따른 실천 정도를 파악함으로써 학교교육 목표를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게 해준다는 데 그 의미와 기능이 있다.
우리나라에서 학교평가의 법적근거가 마련된 것은 1988년 초·중등교육법 제 9조 제 2항에 “교육부장관은 교육행정의 효율적 수행을 위하여 필요한 경우에는 지방자치단체의 교육·과학·기술·체육 기타 학예에 관한 사무를 관장하는 지방교육행정기관과 학교에 대하여 평가를 실시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제 12조에서도 “기관평가 및 학교평가를 실시하여야 한다.”고 규정함으로써 학교평가를 본격적으로 실시하기 위한 제도적 뒷받침을 확고하게 하였다 .
한동안 초·중등학교 학교평가 체제는 학교의 자체평가를 실시한 후 자체평가 보고서를 제출하면, 교육청에서 외부평가단을 구성하여 현장 방문 평가를 실시한 후 현장 방문 평가 보고서를 작성하고, 이를 토대로 판정을 내리고 그 결과에 따라 지원하는 방식이었다 .
그러나 학교평가의 목적이 학교교육의 질 관리와 교육활동의 개선이라고 볼 때, 학교평가 과정을 통해 학교 설립목적을 비롯해서 교육과정, 교원의 질 관리, 교육재정 관리 등 학교경영의 제반요소들을 면밀하게 살펴보고 효과적으로 운용할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하여야 함에도 불구하고 평가과정이나 결과의 활용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여 학교평가제도의 한계성에 대한 논란의 단초를 제공하였다.
그래서 지난 2013년부터 학교평가 중 외부평가를 폐지하고 학교자체평가로 전환하고자 하는 노력이 시작되어, 서울특별시교육청은 2014년부터 학교평가 중 외부평가를 폐지하고 학교자체평가만을 시행하고 있다.
이 연구는 학교평가가 학교자체평가로 전환된 지 3년이 경과한 시점에서 과연 학교현장에서 학교자체평가가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고 있는지에 대해 살펴보고, 잘 이루어지고 있지 못한 부분이
있다면 그 원인과 개선방안을 마련함으로써 학교교육 질 개선에 효과적인 학교자체평가 방안 마련하는 데 그 목적이 있다.
학교자체평가의 효과성을 알아보기 위하여 서울지역 모든 초·중·고 교원 및 학부모, 외부인사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하였다. 설문에 참여한 사람은 모두 6,154명이었으며 이 중 교원은 5,175명이었다.
가. 교원과 학부모의 학교자체평가에 대한 인식
학교자체평가가 ‘학교공동체의 자율적인 학교교육활동 진단 및 혁신’이라는 취지에 맞게 잘 운영되고 있다고 생각하는가에 대한 질문에 5.2%만이 ‘그렇지 않다’와 ‘전혀 그렇지 않다’라고 응답하여 학교자체평가가 취지에 맞게 잘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나. 학교자체평가가 취지에 맞게 잘 운영되지 않는 원인
학교자체평가가 취지대로 잘 운영되지 않는다고 응답한 응답자(5.2%)의 원인을 살펴보면 ‘학교자체평가로 인한 업무부담 증가’가 가장 높은 응답율을 보였다(33.3%).
자사고에서는 다른 학교급에 비해 ‘학교자체평가 결과의 활용에 대한 공감 부족’에 높은 응답을 보였고, 업무 부담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낮은 응답을 보였다. 반면에 자공고는‘전체 구성원의 공감과 참여의지가 낮아서’가 가장 높게 나타났다.
다. 학교자체평가 추진 과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기 위해 필요한 요건
‘학교자체평가의 추진 과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기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에 대한 설문에 ‘학교자체평가 업무 및 절차의 간소화’라고 응답한 응답자가 34.8%로 가장 많았으며, 그 다음으로 ‘학교구성원간 합리적인 의사소통 체계 구축’이 23.8%였다. 특이한 점은 자사고에서‘학교구성원간 합리적인 의사소통 체계 구축’에서 매우 높은 응답을 보였다는 것이다.
라. 학교자체평가 결과의 차년도 교육계획 수립 반영을 위한 방안
‘학교자체평가의 결과를 차년도 계획 수립에 보다 적극적으로 반영하기 위한 가장 적절한 방법은 무엇인가’에 대한 물음에 초등학교에서는 ‘학교자체평가 결과 중 미흡한 지표에 대한 개선안 마련’, ‘학교자체평가 결과 공유를 위한 워크숍 실시’, ‘학교자체평가 결과보고서 작성 시기와 교육과정 계획수립 시기의 조정’의 순으로 응답하였고, 중학교와 고등학교에서는 ‘학교자체평가 결과 중 미흡한 지표에 대한 개선안 마련’, ‘학교자체평가 결과 공유를 위한 워크숍 실시’, ‘학교교육 계획 작성 시 학교자체평가 지표 및 전년도 결과 명시’의 순으로 나타나 약간의 차이를 보였다. 자 공고에서는 다른 학교 유형에 비해 보고서 작성 시기와 교육과정 수립 시기를 조정해야 한다는 데에 높은 응답을 보였으며, 자사고에서는 다른 학교 유형보다 ‘학교교육계획 작성 시 학교자체 평가 지표 및 전년도 결과 명시’에 높은 응답을 보였다.
마. 학교자체평가 지표가 학교교육활동 개선에 적합하도록 구성되었는지 여부
‘학교자체평가의 영역 및 지표가 학교자체평가의 목적 달성에 적합하게 구성되어 있는가‘에 대한 물음에 ‘매우 그렇다’와 ‘그렇다’라고 응답한 응답자가 63.9%로 나타났다. 그러나 고등학교(일반고 56.9%, 자사고 40.5%, 자공고 42.9%)는 다른 학교급에 비해 10~20% 정도 낮은 응답을 보였다. ‘자공고의 경우 ‘매우 그렇지 않다’와 ‘그렇지 않다’라는 부정적 응답도 15.3%나 되었다.
위의 문항에서 ‘그렇지 않다’와 ‘전혀 그렇지 않다’로 응답한 응답자의 결과를 분석하여 원인을 살펴보면 ‘교육청 정책 추진 중심으로 지표가 구성되어 있어서’라고 응답한 응답자가 34.6%로 가장 많았다. 특목고와 자사고, 특수학교에서는 ‘평가영역과 지표가 학교교육 개선을 위한 여건과 맞지 않아서’라고 응답한 경우가 가장 많았으며, 지표의 개수가 많고 구조가 복잡하다고 인식하는 비율은 5.3%로 매우 낮았다.
바. 학교자체평가의 공통지표와 자율지표 확대에 대한 의견
‘현행 학교자체평가는 공통지표와 자율지표로 구성되어 있는데, 이 두 지표의 구성비율로 가장
적합한 것은 무엇인가’에 대한 물음에 ‘현행대로 유지’라고 응답한 응답자가 54.1%로 가장 많았으
며, 그 다음으로 ‘공통지표 축소, 자율지표 확대’라고 응답한 응답자가 38.4%로 나타났다. 자공고와 특성화고에서는 공통지표의 확대라고 응답한 비율이 10% 이상으로 나타났다.
가. 학교자체평가로의 전환
2016학년도 전국 시·도교육청의 학교자체평가 계획을 분석한 결과 대구, 경북교육청은 외부 평가만 실시하고 있으며, 외부평가와 자체평가를 동시에 실시하는 교육청은 대전, 울산교육청, 그 외 교육청은 자체평가만 실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세종특별자치시교육청, 2016). 그 밖의 교육청은 모두 학교자체평가로 전환하였다.
나. 학교자체평가와 학교교육과정평가의 일원화
광주, 경기, 경남교육청은 학교자체평가를 학교교육계획을 수립할 때 실시하고 있는 학교교육과정평가(학교교육활동평가)와 일원화하여 실시하고 있다. 이는 학교자체평가의 결과를 차년도 교육계획수립에 반영하고 아울러 학교자체평가로 인한 교원 업무 부담을 경감하려는 시도라고 할 수 있다.
다. 각 시·도 학교자체평가 평가지표 운용 방식
시·도교육청이 제시하고 있는 공통지표가 학교급이나 학교실정과 맞지 않는 경우가 있어 대구, 충북, 충남, 전남, 경남 등 5개 교육청은 이를 다시 필수지표와 선택지표로 나누고 있다. 그리고 공통지표의 수량을 대폭 축소하고 자율지표의 수량을 확대하는 교육청도 있는데 광주는 영역별 1개씩 총 3개항목이며, 강원은 교원 1인당 직무연수 실적, 기초학력 미달 학생 비율, 무단 결석률, 학업중단률, 만족도 조사 등 5개 항목이다.
라. 학교조직 진단도구 활용
학교평가는 기본적으로 교육활동의 성과를 측정하는 데 주안점이 있기 때문에 학교의 조직문화를 살펴보는 데는 한계가 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경기도는 비록 선택 사항이긴 하지만 학교평가와 별도로 학교조직 진단도구를 활용하여 조직문화를 진단하고 있다.
경기도교육청이 도입하고 있는 학교조직 진단도구는 학교조직의 구조와 문화적 특성을 진단 하기 위해 체계화시킨 설문 형태의 도구이다(경기도교육청. 2016). 교원용의 문항 구성을 보면 다음과 같다.
2016학년도 서울특별시교육청 학교자체평가 지표 체계는 3개 영역 23개로 구성되어 있다. 각 영역별 학교자체평가 지표의 학교교육 개선 효과성에 대한 인식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제 1영역 서울교육비전의 각 지표에 대해 ‘그렇다’, ‘매우 그렇다’라고 응답한 비율이 62 ~ 68%로 나타나 학교자체평가의 해당 지표가 대체로 학교업무 정상화와 학교 조직문화 개선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제2영역 교육과정 및 교수학습평가의 각 지표에 대하여 ‘그렇다’와 ‘매우 그렇다’라고 응답한 비율이 70 ~ 75%로 나타나 학교자체평가의 지표가 학교교육과정 운영과 교실수업 개선에 기여하며, 특히 수업개선을 위한 교원 역량강화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
제3영역 교육활동 및 교육성과의 각 지표에 대하여 ‘그렇다’와 ‘매우그렇다’라고 응답한 비율이 66 ~ 80%까지로 나타나 영역별로 비교적 큰 인식 차이를 보였으며, 특히 학생들의 학업중단 학생 비율이 가장 낮게, 학교폭력예방 및 근절 노력에 기여하는 효과성이 가장 높게 나타났다.
학교유형별 평가지표에 관해서는 ‘그렇다’와 ‘매우 그렇다’의 응답율이 자사고는 상대적으로 낮게, 특목고와 특성화고는 보통, 특수학교는 80%대로 높게 나타났다.
이상의 분석 결과, 학교평가의 지표가 대체로 학교교육활동의 개선에 기여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학교자체평가를 활성화하기 위한 방안을 몇 가지 제시하면 다음과 같다.
먼저, 학교자체평가로 인한 업무 부담을 경감하여야 한다. 학교자체평가 효과성에 대한 마인드 제고를 위하여 연수대상 확대나 홍보강화가 필요하다. 또한 단계별 추진 절차에 대해 월별 흐름도를 제시하고 학교가 자율적으로 변경하여 운영하도록 하는 등 세세한 매뉴얼을 제공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아울러 평가 관련 업무가 특정 교사에게 편중되거나 학기말에 업무가 한꺼번에 집중되지 않도록 분산화하는 노력도 필요하다.
둘째, 업무 절차를 간소화하고 학교평가 효과성에 대한 공감대를 확산시켜야 한다. 업무절차를 간소화하기 위해 학교구성원 만족도 조사를 학교가 주관하여 실시하고 학교자체평가와 학교교육과정운영 평가를 일원화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학교구성원을 대상으로 결과보고회를 개최하고 공통지표를 필수지표와 선택지표로 구분하여 학교의 선택 폭을 넓혀주는 것도 고려할 만하다.
셋째, 학교자체평가에 대한 교육공동체 구성원간 합리적인 의사소통 체계를 구축하여야 한다. 학교자체평가위원회 뿐만 아니라 학교별 자체 토론회 및 정기적인 협의회, 심도 있는 워크숍 등을 통해 신념을 공유하는 기회를 제공하여야 한다.
넷째, 학교평가 결과 활용에 대한 교육청의 역할이 필요하다. 학교자체평가 우수사례의 발굴과 보급에 힘쓰고, 미흡한 지표 보완을 위한 별도의 행·재정적 지원 노력을 다해야 한다. 그리고 무엇 보다 통찰력을 가진 학교평가 컨설팅 위원을 육성하는 것이 필요하다.
끝으로, 학교자체평가가 학교교육활동 개선 자료로 활용되기 위해서는 학교장의 확고한 의지가 필요하다. 마지못해 실시하는 형식적인 학교자체평가가 아니라 체계적인 학교경영의 한 과정으로 정착될 수 있도록 학교장의 확고한 인식 제고와 교사들과의 의사소통이 필요하다. 硏
1) 학교자체평가 효과성 제고 방안은 서울특별시교육연구정보원 교육정책연구소가 발주한 정책연구로 연구책임자는 서정화(한국학교교육연구원 이사장), 공동연구원은 김귀숙(서울특별시교육청 장학관), 류민석(종암중 교감), 류장경(성동글로벌경영고 교감), 류진숙(서울상지초 교사), 박혜옥(서울삼성초 교사)이며 본고는 일반 독자의 이해를 돕기 위하여 학교자체평가 효과성 제고 방안 보고서를 요약하였고 설문통계는 본고의 취지에 맞게 해당 부분만 발췌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