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거성 명예기자
위기는 준비하지 않은 자에게는 고난으로, 준비한 자에게는 기회로 다가온다고 한다. 누구도 예상 하지 못한 코로나19가 우리의 온 삶과 교육의 많은 부분을 바꾸어 놓았고 교육의 주체인 학생들과 선생님들을 익숙한 교육의 현장에서 몰아내기도 했다. 하지만 새로운 시도를 통해 교육의 주도권을 놓지 않았던 신도고등학교(교장 이학섭)는 원격수업뿐만 아니라 학생 자치, 동아리 선발 및 운영, 두드림 학교 프로그램, 수련회나 수학여행 대체 프로그램 등을 성공적으로 운영하며 학생들과 학부모들의 많은 신뢰를 얻는 기회로 삼았다. 예상치 못한 어려움이라는 장애물을 딛고 새로운 교육의 모습을 준비하는 신도고등학교(이하 신도고)의 선생님들에게 위기에서 찾은 교훈을 들어 보았다.
한 몸처럼 신속하게 움직인 원격 수업 준비: 꼼꼼한 매뉴얼과 긴밀한 소통
3월에 개학이 미뤄지자마자 선생님들이 먼저 예년의 수업 방식으로는 힘들기 때문에, 새로운 방식의 수업을 해야 한다는 것을 고민했습니다. 수업 기자재 사용뿐만 아니라 학생 관리 및 창의적 체험활동을 어떻게 할 것인지를 찾기 위해 신속하게 원격수업 준비팀을 구성하였습니다. 준비팀이 다양한 방안들을 정리한 뒤 교직원 회의와 교과 회의를 통해 충분히 대화하고 논의하는 시간을 거쳐 교과별로 가장 효율적인 수업 방식을 선택할 수 있었습니다. Top-down 방식으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이학섭 교장 선생님
우리 학교는 신규 선생님이 오시면 선배 교사 멘토를 배치하는 ‘저경력 교사 멘토링 제도’가 활발하게 운영되고 있습니다. 학년이나 과목을 초월하여 배정되기에 단순한 수업 고민뿐만 아니라 교직에 대한 경계 없는 고민을 주고받고는 합니다. 이런 관계가 학년이나 교과목, 부서 등을 경계로 소통이 단절되기 쉬운 학교의 문제를 해결하고 다른 선생님들의 입장을 이해할 수 있는 중요한 소통 창구 역할을 수행합니다. 특히 작년 같은 상황에서는 원격수업을 준비하면서 신규 선생님이 멘토 교사의 역할로 유연하게 역할을 교대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원활하게 학교가 운영된 것 같습니다.”
이원일 선생님(3학년 부장)
2020년 갑작스럽게 찾아온 원격수업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신도고의 기민한 대처 능력이 돋보였다. 3월에 구성된 원격수업 준비팀에서는 교수 · 학습 플랫폼뿐만 아니라 원격수업 진행 방식, 강의 제작 방법들을 정리한 뒤 A, B, C 3개의 안으로 만들어 선생님들에게 제시하였다. 제시된 방법은 교과별 회의와 교직원 회의를 통해 충분하게 논의되었으며 그 과정에서 각 과목별로 가장 효과적이고 자신 있는 방법을 선택할 수 있는 자율성이 부여되었다. 그 결과 실시간 쌍방향 수업이 가 능한 줌(ZOOM)을 활용한 수업을 기본으로 하되 교과와 선생님의 특성에 맞게 EBS 온라인 클래스나 구글 클래스룸을 자유롭게 활용하여 원격수업을 진행하게 되었다. 자칫 하나의 플랫폼으로 통일하는 것보다 혼란스러운 상황을 야기할 수 있는 위험성이 있었지만, 온라인 플랫폼에 대한 선생님들의 충분한 논의가 뒷받침 되었기에 선생님들의 다양한 선택을 존중할 수 있었고 담임교사와 교과교사 간의 긴밀한 협조가 가능하였다.
특히 원격수업 준비팀에서 각종 교육 플랫폼 사용법 에 대한 자체 매뉴얼을 개발하고 전달 연수를 실시하였으며 낯선 수업을 준비해야 하는 선생님들에게 도움이 될 만한 수십 가지의 ‘원격수업을 위한 사소하지만 중요한 팁’을 정리하여 배포하는 등 세심하게 서로를 배려하는 학교 문화를 발전시킬 수 있었다. 그 결과 교과 수업뿐만 아니라 방과후 수업, 디딤돌 학교 기초학력보장 프로그램도 원격수업으로 진행할 정도로 빠르게 원격수업이 정착될 수 있었다.
교사와 학생 간의 물리적 거리가 없는 기존의 교실 환경에서 전달하던 학습내용을 그대로 새로운 플랫폼으 로 전달할 수는 없다. 새로운 전달 방식에 적합한 방식으로 수업을 조직하고 학생들의 반응을 세밀하게 살피기 위해 많은 준비가 필요했다. 학교에서는 실시간 줌 (ZOOM)을 활용하여 교사들과 학생들의 기존의 수업 시간을 보장해 주었으며 그 과정에서 교과의 특성을 고려하여 가장 효율적인 방법을 선택할 수 있는 자율성을 부여하였다. 교사의 선택을 돕기 위해 원격수업 준비팀에서는 실시간 쌍방향 수업과 단방향 콘텐츠 활용 수업 방법 및 장단점에 대한 상세한 도움말을 제시해 주었다. 수업 준비 과정에서 신도고에서 활발하게 운영되던 저경력-고경력 교사 멘토링의 자연스런 멘토-멘티 역할 교대를 통해 새로운 방식에 익숙하지 않았던 고경력 교사들도 원격 교육 플랫폼에 쉽게 적응할 수 있었다.
원격수업뿐만 아니라 학교의 각종 의사결정에서도 긴밀한 소통은 빛을 발했다. 신도고의 ‘토론이 있는 교 직원 회의’는 회의 2주 전까지 모든 선생님들에게 자유롭게 회의 안건을 받은 뒤, 1주 전에는 안건을 공지하여 학년별, 교과별, 분과별 소그룹 논의를 시작하도록 한다. 회의에서는 제안자가 설명한 뒤 구성원들이 자유롭게 의견을 개진한다. 안건이 많거나 보다 세밀한 논의가 필요한 경우 ‘월드카페식 토론 모형’ 등을 시도해 겉치레가 아닌 정말로 유의미한 대화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한다. 경우에 따라 학생회장단도 안건 발의를 하는 것이 인상적인 모습이다. 물론 민주적인 절차를 따랐다고해서 항상 모든 사람이 만족하는 결과가 나올 수는 없지만 적어도 “결정된 방안이 최선은 아니겠지만 수많은 논의 끝에 나온 것이니 일단은 지지합니다.” 등의 반응은 담보되고 있다. 저마다의 목소리를 낼 수 있고 자신의 의견을 경청하는 분위기가 무엇이든 도전하고 주장할 수 있게 해주는 안전망이 되어주고 또 공동의 목표를 위해 정진하는 동력이 되고 있다. 특히 요즘처럼 누구도 완전한 정보나 예측을 갖고 있지 않은 상황에서 조금 더디더라도 의사결정 과정을 모두 공유하는 민주적인 방식은 구성원 모두가 학교의 주인의식을 갖고 기민하게 문제에 대처할 수 있게 만든다.
민주적 역량을 기를 수 있는 학교 분위기: 퍼실리테이션 교육
>>학생들과 함께 준비한 원격수업
교사의 통제력이 약해지는 온라인 환경은 자기주도적 학업 능력이 부족한 학생들에게 유난히 많은 어려 움을 야기하기 마련이다. 신도고에서는 학생들의 자율성을 독려하기 위한 방법들을 빠른 시간 내에 준비하고 실행하였던게 주효했다. 원격수업을 준비하며 교사들에 대한 연수뿐만 아니라 학급별로 원격수업 퍼실리테이터 역할을 할 학생들을 자원 받아 원격수업 기자재 나 수업 플랫폼에 대한 집중적인 퍼실리테이션 교육을 실시하였다. 퍼실리테이션은 학습자가 자발적으로 학습에 참여할 수 있도록 돕는 다양한 방법들을 의미하며 학습자가 자발적으로 교육의 성과를 달성하기 위해 노력 할 수 있도록 돕는 조력자(퍼실리테이터, 튜터)의 역량과 학습자와의 신뢰 관계가 중요하다. 학생 중심 수업을 위해 교사의 퍼실리테이션 역량도 중요하지만, 신도고에서는 또래 학습자들의 조력자가 될 수 있는 학생들을 퍼실리테이터로 명명하고 교육활동 이전에 퍼실리테이션 교육을 실시함으로써 교사의 조력이 닿지 못한 곳에 적기에 도움을 제공하고자 했다. 학생 퍼실리테이터는 원격수업에서 동료 학습자들의 수업 참여도를 점검하거나 독려하는 역할을 부여받아 수업 참여에 문제를 느끼거나 소외감을 느끼는 학생들이 없도록 하는 데 크게 기여하였다.
특히 신도고에는 원격수업을 위한 퍼실리테이터 교육뿐만 아니라 ‘주제 통합수업’을 위한 퍼실리테이터 교육, 신입생들을 위한 ‘신입생 평화교육(드림온협동조합 퍼실리테이션 교육)’ 등 다양한 목적의 퍼실리테이션 교육이 보편화되어 있다. 이를 통해 학생들은 공동체 활동에 대한 민주적 참여 역량을 기르게 되며 학생회 학생자치 활동에서 퍼실리테이션 기법들을 활용하기도 하는 등 결과적으로 학교의 전반적인 의사결정 과정에 중요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능력을 갖게 된다.
>>학생들의 역량이 발휘되는 창의적 체험활동
우리 학교 선생님들이 혁신학교를 시작한 이유는, 학생들이 정말 하고 싶은 것이라면 무엇이든지 지원해주고 싶다는 의지와 필요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아이들이 원하는 것이 있는데 예산이나 자원이 없어서 못 해주면 안된다는 공감대가 있었습니다. 이런 공감대가 있기에 교사들이 학생들을 위해 하고자 하는 일이 있다면 학교에서는 전폭적인 지원을 해 주는 편입니다. 지금까지 시설이나 자원의 문제로 선생님들이 원하는 프로젝트가 무산되었던 일도 거의 없었던 것 같습니다. 이번에도 축제 등의 교내 행사를 진행하기에 선생님들의 고민이 많았던 상황이지만 학생들이 표현하고자 하는 욕구가 강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고 학교에서도 등교수업이 이루어지는 상황이라면 교육 활동을 최대한 지원해 주고자 하는 분위기가 있었기에 최대한 아이들이 원하는 것을 해줘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김민재 선생님(창의체험활동부장)
신도고는 작년 예상치 못한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계획했던 특색 교육사업을 대부분 정상적으로 진행했다. 등교가 힘들어지자 학생회 차원에서 학생들이 선호하는 소셜미디어인 인스타그램을 활용하여 동아리 홍보 계정을 만들어 동아리 모집 활동을 진행하였다. 또한 3월부터 학생들의 일상을 공유하는 블로그인 ‘어쩌다 발견한 하루’ 를 게시하거나 올바른 생활습관을 유지하도록 ‘집콕 생활’을 브이로그로 공유하는 활동을 기획하는 등의 노력을 기울이며 학생들과의 물리적인 거리감을 좁히기 위한 노력들을 시도 하였다. 그러한 과정들을 통해 교사들도 학생들의 어려움과 필요를 직접 파악할 수 있었고 등교 선물로 학생들이 좋아할 만한 개인 물병을 준비하거나 인스타그램 홍보를 통한 비대면 ‘책 선물하기’ 행사를 기획하기도 하는 등 학생들의 호응을 이끌어내는 다양한 활동들을 진행하며 학생들에게 먼저 다가갈 수 있었다.
“등교수업이 가능하다면 방역 지침에 따라 교육 활동을 최대한 실시한다.”는 학교의 방침 아래 사회적 거리두기가 1단계로 완화되었을 때 ‘여우별 축제’를 실시하였다. 학부모, 지역 사회와 함께하는 기존의 계획대로 진행할 수는 없었지만, 온라인으로 대체하지 않고 동아리 활동의 성과물들을 서로 공유하는 발표회의 형식으로 진행하였다. 엄격하게 방역 수칙을 지키며 연극, 댄스, 밴드 등의 공연이 이루어졌을 뿐만 아니라 ‘마스크 스트랩 만들기’, ‘포토 부스’, ‘방탈출’, ‘보드게임’, ‘이모티콘 만들기’ 등 학생들이 주체가 되어 다양한 행사를 안전하게 진행하였다.
급변하는 환경에 맞게 하루 단위로 계획을 수정하며 준비한 선생님들의 고민을 공유한 학생들은 수업 시간보다 더 엄격하게 요구된 방역 지침들을 지키는 질서 있는 모습으로 보답하였으며 학생과 교사 모두에게 행복한 추억을 남기게 되었다.
수학여행이나 수련활동이 불가능해지면서 학급 단위로 수학여행, 수련회 대체 프로그램을 개발하였으며, 교차 등교 기간을 활용하여 ‘선생님을 이겨라’ 등 각종 게임을 활용하여 학생 만족도가 높은 학교 행사를 진행할 수 있었다. 그 결과 연말 실시된 학교만족도 조사에 서 학부모와 학생의 만족도가 작년보다 월등하게 좋아졌으며, 혁신학교 재지정에 대한 학부모 설문 응답률과 동의율이 매우 높게 나왔다. 학교 단위 외부 체험활동이 어려워진 위기 속에서 안전과 교육적 성과를 모두 담보할 수 있는 교내 전공 체험 캠프나 학급 단위 자율 활동을 대안으로 제시하고 적극적으로 추진한 것이 학 생들과 학부모들에게 큰 신뢰를 얻는 기회가 되었다.
함께하여 부담 없는 주제 통합 수업
우리는 코로나19 사태라는 전례 없는 시기를 보내면서 이 사태를 안전하게 넘기는데 급급하여 놓칠 수 밖에 없었던 학교의 본질적인 기능인 학생들의 능력 향상과 성장의 목표 구현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을 탐색 하기 시작했다. 그러한 탐구 끝에 우리가 계획하게 된 것은 학생들의 참여, 협력, 상호 간의 소통을 촉진하는 주제 통합 수업을 진행하는 것이었다.
박현진, 유시경 선생님 (보고서 내용 발췌)
“2020년에 학교에 처음 부임하신 선생님들께서 특히 어려움이 많았을 것 같습니다. 초임 선생님들께서 ‘정상적인 학사운영이 어려웠던 상황 속에서 속상한 마음이 컸었는데 교원학습공동체 활동을 통해 다른 선생님들과 소통하며 공동의 목표를 위해 몰입하는 경험을 할 수 있었고, 이를 통해 서로의 마음을 의지할 수 있었다.’며 ‘외로운 학교생활의 큰 낙은 교원학습공동체였다.’는 이야기를 하시기도 했습니다.
문정희 선생님(혁신연구부장)
교원학습공동체 활동을 진행하며 교사들은 내일을 예측하기 어려운 불확실한 상황 속에서 눈 앞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 급급하는 것에서 나아가 교육 현장의 본질적인 문제에 집중할 수 있는 여유를 갖게 되었다. 그 결과 학기 초부터 고민하던 ‘기후 위기’를 주제로 교과 융합형 수업을 계획하고 원격수업 과 등교수업 상황이 교차되는 상황에서도 이를 실행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방어적으로 최소한의 수업을 보장해 주는 것이 아닌 적극적으로 교육적 이상을 펼치며 달라진 교육 환경에도 그에 맞는 새로운 방식으로 학생들을 위한 특성화 교육 프로그램을 준비한 것이다.
이와 같은 노력의 결과, 2020년 신도고 1학년에서는 ‘기후 위기’를 주제로 사회과-과학과-국어과 교과 통합 수업을 진행하였다. 통합사회, 통합과학 교과 시간에 ‘기후변화에 대한 윤리적 쟁 점’, ‘기후 변화에 대한 각국 정부의 대응 방안’, ‘엘리뇨 현상과 지구의 열적 균형’에 대한 교과 내용을 학습했으며 국어 교과에서는 ‘한 학기 한 권 읽기’ 활동으로 기후 위기를 주제로 한 독서 활동을 진행했다. 이후 학생 퍼실리테이터의 주도로 줌(ZOOM) 프로그램을 활용해 월드카페식 토론을 진행하였다. 학생들은 토론에 참여한 뒤 기후 변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각자의 해결책들을 도출하며 기후변화 위기라는 현안 문제에 대한 깊이 있는 지식과 자신의 명확한 주관을 갖게 되는 등 세계 시민의 역량을 계발하게 되었다.
■ 1학년 주제 통합 수업 예시
(1) 통합사회+통합과학 주제통합 수업
① 각 교과에서 선행 수업
② 온라인 월드카페토론 진행
– 퍼실리테이터 모집 ⇢ 퍼실리테이터 교육 ⇢ 퍼실리테이터 리허설(2회/회당 2시간)
③ 학생들 실천 방안 모색 : 주 1회 채식 급식 방안에 대해
(2) 1학년 국어 “한 학기 한 권 읽기” 주제 도서를 ‘기후위기’로 정함
타일러 라쉬, 「두 번째 지구는 없다」 외
◇ 주제 통합 교육을 준비한 교사들의 평가 ◇
1) 월드카페 토론에서 학생 퍼실리테이터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 하다. 학생들이 함께 성장하기 위한 퍼실리테이션 교육이 준비 되어야 한다.
2) 동일한 토론이라도 2~3번 반복하면 소생효과가 있다. 한 번의 토론으로 끝났다면 참여하지 못했을 아이들이, 반복되는 토론에서 점점 자기 목소리를 내기 시작한다. 아이들은 ‘몰라서’ 하지 못하는 것이다. 아이들을 ‘앎의 길’로 끌고 오는 교육이 이루어 져야 한다.
3) 단순히 주제에 대해 의견을 나누는 데 그치지 말고 어떻게 실천으로 연결할 것인지에 대한 실질적인 실천으로 이어져야 한다.
4) 주제 통합 수업은 “함께 가는 것”- 학교에서 ‘외로움’을 넘어 ‘함께 하기’의 힘을 배울 수 있다. 교사도 학생도 성장하는 기회이며 다만, 수업이 파편화되지 않고 우리가 함께 하고 있음을 공유할 수 있어야 한다.
5) 각자의 수업을 공유(전시 등)할 수 있는 시공간을 마련해야 한다. 학교의 일상적 공간에서 수업이 나누어지고, 그를 통해 더 많은 사람들과 함께 할 수 있을 것이다.
뿐만 아니라 동아리와는 별도로 운영되는 학생 자율 탐구 공동체인 ‘두레’와 3학년 학생들을 위한 모의 면 접, 자소서 특강 그리고 ‘부적응학생을 위한 진로 집중 탐구’ 등의 프로그램들도 등교 기간을 활용하여 예년과 같이 실시하였다.
모두가 행복할 수 있는 2021년을 위한 제언
‘아이들을 좋은 사람으로 키우는 최선의 방법은 그들을 행복하게 만드는 것이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학생들은 학교에서 즐거워야만 합니다. 지금도 선생님들께서 잘하고 계시지만 원격수업은 등교수업에 비해 현장감이 떨어지기 마련입니다. 앞으로의 과제는 학생들의 자기주도적 능력을 길러주면서 또한 수업이 재미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토론 등의 방법을 통해 학생의 참여도를 높이기 위한 방법들을 연구하여 수업을 구성하는 것이 중요할 것 같습니다. 선생님들이 혼자서만 외롭고 힘들지 말고 교원학습공동체를 통해 수업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발전시키는 것이 필요하겠습니다.
이학섭 교장 선생님
유튜브 라이브를 활용하여 창의적체험활동을 진행할때 학생들이 아는 선생님이나 학생들의 얼굴이 화면에 나오면 집중도가 올라가는 것들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교육 콘텐츠 제작에 학생들이 주도적으로 참여한다면 그것에 대한 학생들의 주의집중이 보다 쉬울 것입니다.
문정희 선생님(혁신연구부장)
아이들이 행복하기 위해서는 자기 문화가 있어야 합니다. 교사도 마찬가지입니다. 수업, 자치활동, 교원학습공동체 등 열정은 다른 이에게 전염되는 성질이 있습니다. 하고 싶은 말은 언제든지 할 수 있는 분위기가 있다면 서로 상승 작용을 하게 되며, 매년 다르지만 또 한결같은 모습으로 운영되는 교원학습공동체가 교사와 학생들이 행복한 문화를 만드는 밑거름이 됩니다.
이원일 선생님(3학년 부장)
2020년에는 교육활동을 미루고 줄이는 대응 방식도 있었지만 2021년에는 교육자로서 지난 1년 동안의 고민을 바탕으로 대안을 제시해야 할 것입니다. 새롭게 시도해 본 원격수업에는 한계점도 명확했지만 시간적·공간적 제약이 없이 학생들과 소통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었습니다. 코로나19 상황 때문에 급작스럽게 시작하게 되었지만 이후에도 온라인 플랫폼과 기자재를 사용해서 학생들에게 익숙한 유튜브 라이브나 쌍방향 온라인 컨텐츠들로 효과적인 교육 활동을 구성할 수 있을 것입니다.
김민재 선생님(창의체험활동부장)
일 년 동안 선생님의 얼굴 한 번을 제대로 보지 못한 학생들이 생겨나고, 학교에서 쉬는 시간조차 행동이 엄격하게 제한되는 상황에서 학생들이 즐거운 학교란 먼 과거나 미래의 모습처럼만 느껴졌던 적이 있다. 그러나 교육의 주인인 학생과 교사가 교실에서 쫓겨났다는 박탈감과 무력감이 신도고에서는 느껴지지 않았다. 어떠한 것도 말할 수 있고 또 그것을 누구나 들어 준다는 확신 속에서, 교사와 학생 모두 학교와 수업의 주인이라는 생각으로 자신의 것을 지키려는 치열한 노력을 기울여왔다. 학생들과 선생님들의 마스크 낀 사진 속에서 오롯이 내 것이었던 그때의 즐거웠던 그 웃음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한치 앞이 잘 보이지 않는 요즘 신도고 홍보 책자의 마지막 쪽의 작은 문구 하나가 준 큰 울림을 나누며 기사를 마무리하고자 한다.
학교 하나 바뀐다고 세상이 달라지진 않겠지만,
그 학교를 다닌 아이들의 세상은 바뀌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