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페이퍼2019 가을호 (236호)

「서울교육종단연구」의 의의와 추진 방향

박상현 (서울특별시교육청교육연구정보원 교육정책연구소, 선임연구원)

Ⅰ. 「서울교육종단연구」 의 의의

서울특별시교육청은 급변하는 현대사회의 흐름에 맞게 정책을 변화시키고 있다. 그런데 모든 정책이 학교 현장 구성원들의 동의를 받는 것은 아니다. 그 결과 교육청이 추진하는 정책 중 일부는 집행 과정에서 제대로 실행되지 않는 경우도 있다. 아무리 바람직하고 좋은 정책이라고 할지라도 집행이 잘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그 정책의 효과성 및 효율성은 감소될 수밖에 없다. 따라서 교육 정책은 학교 현장의 의견을 수렴하는 것이 필요하다.
교육 정책은 어떻게 학교 현장의 의견을 잘 수렴할 수 있을까? 이러한 질문에 대해 다양한 견해가 존재할 수 있지만, ‘우선 학교 현장의 실태를 잘 파악해야 한다.’는 것이 가장 기초적인 해답일 것이다. 왜냐하면 현재 학교에서 나타나는 모습을 잘 알고 있어야만, 학교 구성원들이 교육 정책에 대해 왜 그렇게 생각하는지를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학교 현장을 어떻게 잘 파악할 수 있을까? 학교의 주체인 학생, 교사, 학부모 등이 어떤 생각을 갖고, 어떻게 행동하고 있는지를 파악할 수 있을까? 이를 알기 위해서 학교경험이 풍부한 교원 몇 명의 견해를 들으면 충분할까? 아니면 대학에서 교사를 양성하는 교수들의 견해를 들으면 충분할까? 결론부터 말하면, 이들이 생각하는 학교 구성원들의 인식과 학교 실태에 대한 견해를 청취하는 것은 필요할 수 있지만 충분하지 않다. 즉 교육 정책을 형성(기획 및 결정)하는 과정에서 현장의 의견을 수렴한다는 것은 단지 교원 몇 명을 참여시키는 것이 아니다. 그것만으로는 상당히 불충분하다. 왜냐하면 소수 교원과 전문가의 의견이 학교 현장의 의견을 대표할 수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학교 현장을 잘 파악하기 위해서는 ‘다양하고 세밀한 통계 자료’가 반드시 필요하다. 즉 서울 교원 전체(모집단)를 대표할 수 있는 학교 구성원들(표본)이 최대한 조사에 많이 참여하고, 세부적인 설문 문항이 포함된 조사를 통해 수집된 통계 자료가 있어야 한다. 그리고 이러한 통계 자료에는 서울교육 정책에 관한 내용도 포함되어야 한다. 그렇게 해야 정책의 효과를 분석할 수 있으며, 정책 개선을 위한 기초 자료도 생성할 수 있게 된다.
그런데 특정 시점에 일회적인 설문 조사를 통해 학교 교육 또는 교육 정책의 성과를 정확하게 측정할 수 있을까? 이는 불가능에 가깝다. 왜냐하면 어떤 정책 및 교육의 성과가 발생하기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즉 정책의 효과는 그 정책을 시행한 이후 시점(t2)의 결과(Q2)에서 정책을 시행하기 이전 시점(t1)의 결과(Q1)를 차감해서 나타내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육 정책(또는 학교 교육)의 효과를 분석한 많은 선행연구들은 특정 시점에 설문 조사를 통해 수집된 자료를 분석한 결과를 근거로 “학교 간, 교사 간, 학생 간 ‘차이’가 ‘존재’하므로, 효과가 있다.”라고 추론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만약 이러한 ‘차이’가 이미 정책이 시행되기도 전(t1)에 ‘존재’했던 것이라면, 이것을 정책의 효과라고 말할 수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면 ‘정책 효과가 있다.’고 말할 수 없다. 이는 정책 효과 분석 연구에서는 독립(원인)변수가 ‘정책’이고 종속(결과)변수가 ‘효과’이기 때문에, 인과관계 입증을 위한 주요 법칙으로서 독립변수가 종속변수에 시간적으로 선행해야 한다는 것에 위배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교육 정책의 효과를 분석하는 데에 필요한 통계 자료는 시간에 따른 종단적인 변화를 관찰할 수 있어야 한다. 정책에 의해 변화된 결과가 (존재한 것이 아닌) ‘발생’한 것으로 파악해야 한다. 아울러 정책이 미치는 대상은 소수 특정인이 아니라 불특정 다수인 경우가 거의 대부분이며, 정책 이외의 다른 요인들은 최대한 통제해야 된다. 따라서 타당성이 있는 정책 분석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횡단적(cross-sectional) 특성과 종단적(longitudinal) 특성을 모두 갖고 있는 패널데이터(panel data)가 필요하다.(2
이에 서울시교육청은 서울교육에 관한 패널데이터를 구축하기 위해 2010년부터 현재까지「서울교육종단연구」 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것이다.

Ⅱ. 「서울교육종단연구 2020」의 추진 방향

「서울교육종단연구 2020」은 기존 「서울교육종단연구 2010」에 이어 학생패널을 중심으로 한 「서울학생종단연구 2020」와 함께, 교원만을 대상으로 한 종단조사인 「서울교원종단연구 2020」을 추가할 예정이다. 다만 여기서는 「서울교육종단연구 2010」과의 연계성을 고려하여 「서울학생종단연구 2020」의 추진 방향을 중심으로 간략하게 논의하고자 한다. 즉, 『서울학생종단연구 2020』은 기존 「서울교육종단연구 2010」의 조사 설계 중 긍정적인 부분(조사대상, 표본추출, 설문 문항의 틀 등)은 유사하게 유지시킴으로써 연계성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다른 한편으로 기존 종단연구의 문제점과 한계로 지적되었던 부분(학업성취도 검사, 신체적·정서적 발달 측면의 문항 부족, 정책활용도 부족 등)에 대해서는 개선할 필요가 있다.

1. 조사 목적과 대상

「서울학생종단연구 2020」 사업의 주요 목적은 서울시 학생들의 학생 역량과 행복감에 미치는 요인과 관련된 자료를 장기간에 걸쳐 패널데이터를 수집하고, 이를 활용하여 교육 정책 및 학교 교육 활동의 효과를 분석함으로써 교육활동을 개선하고 효과적인 교육 정책을 수립하기 위한 것이다.
「서울학생종단연구 2020」의 최초 시행 시점의 조사 대상은 기존 1기 「서울교육종단연구2010」과 동일하게 초등학교 4학년, 중학교 1학년, 고등학교 1학년 학생을 표본으로 추출한다. 그리고 아래의 <표>와 같이 3개 패널의 개별 학생들을 매년 반복적으로 조사하며, 해당학생의 학부모와 담당 교사, 학교장 등이 조사 대상에 포함된다. 그리고 사업 기간은 2020년부터 2026년까지 7년의 기간으로 한다.

2. 조사 내용과 방법

「서울학생종단연구 2020」의 조사 내용은 「서울교육종단연구 2010」에서 적용되었던 ‘투입-과정-산출’의 학교 효과 모형을 기반으로 학교의 책무성 구조를 조사 내용과 항목에 반영한다. 이처럼 기본적인 모형은 동일하지만, 설문 영역과 문항은 현 시점의 교육 정책 및 학교 현실에 맞게 기존 「서울교육종단연구 2010」의 내용을 보완할 예정이다.
서울교육 정책 및 학교교육의 결과에는 서울학생역량(인지, 사회·정서, 참여·자
치 역량)과 행복감, 진로 등을 포함시켰다. 그리고 이러한 결과 측면에 영향을 미치는 개인 및 가정, 학교, 지역 사회, 정책 및 제도 등의 다양한 변인들을 투입과 과정에 포함시켰다.
「서울학생종단연구 2020」은 온·오프라인 조사를 모두 활용하여 실시할 예정이다. 학생, 학부모 대상은 기존과 동일하게 오프라인 조사를 실시한다. 교사, 학교장, 학교 대상 설문은 온라인 조사를 도입함으로써 응답자의 편의를 증진시키고 효율성을 제고하고자 한다

3. 추진 시 고려 사항

지금까지 논의한 바를 토대로 「서울교육종단연구 2020」이 그 목적을 효과적으로 달성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사항들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도 장·단기적 계획을 철저하게 수립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리고 이러한 종단연 구 사업 계획에 부합하는 연구 개발의 수행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교육정책연구소의 역량 확보가 필요하다. 또한 서울특별시교육청의 행·재정적 지원이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실제 조사를 실행하는 과정에서 학교 구성원들의 참여 및 지원을 이끌어내는 것이 중요하다.(3


  1. 이 글은 서울교육 정책연구소의 이슈페이퍼 2019년 제2호(「서울교육종단연구」의 의의와 추진 방향)를 일부 요약한 것이다.
  2. 여기서 패널(panel)이란 ‘특정 주제에 공동으로 토의하기 위해 참석하는 참여자’가 아니라, 동일한 대상에 대해 거의 동일한 문항을 통해 횡단적(cross-sectional) 특성과 함께 종단적(longitudinal) 특성을 모두 관찰하기 위한 조사 대상을 의미한다. 다시 말해서 패널데이터란 처음에 표본으로 추출된 개체(학생)를 대상으로 하여 (거의) 동일한 내용의 설문을 매년 반복적으로 조사하여 구축된 데이터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특정 시점에 학생들 간의 차이뿐만 아니라, 동일 대상 학생의 시간에 따른 종단적 변화를 관찰할 수 있는 것이다.
  3. 본 글의 자세한 내용은 서울특별시교육청교육연구정보원 홈페이지의 교육정책연구소 ‘연구발간물’ 부분(http://www.serii.re.kr/board/lst.do?method=getList&mcode=S702&page=1)을 참고하기 바란다.